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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아카데미 - MOT Framework 기반 기술기획

 

혁신 아카데미는 혁신의 주요 이론과 개념을 소개하고 실제와 연계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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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태영 대표
SBI consulting Korea Agent


가치를 지향하며··· Value Innovation, Proposition & Creation

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새로운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에 관한 기사를 읽을 수 있었다.
 
수년동안 많은 경영 이슈들 중 하나로 회자되었던 김위찬 교수의 블루오션 전략은 가치혁신(Value Innovation)에 관한 것으로, 업계에서 당연하게 생각되고 있는 여러가지 수단 가운데 가장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인자에 집중하면 새로운 가치를 얻어낼 수 있고 이는 사업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기술만이 살 길이다’라고 주장하는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 기술 역시도 여러 가지 가용한 수단 중 하나일 뿐이고, 가장 필요한 수단으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R&D에서 역시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쓰고 회사를 위해서 한 일이 무엇인가?, 제대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는 없는가?’ 하는 비난 아닌 비난 속에서 속앓이하는 연구원들이 많을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정신(The Soul of Silicon Valley)’이라고 찬사를 받고 있는 SRI(Stanford Research Institute) 역시 한동안 그런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이제는 연구개발 성과가 산업계에 막대한 기여를 하는 중요 연구소로서 자리 잡고 있다.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은 SRI가 내세우는 R&D가 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면서 실제 연구소에서 성과를 내는 데 활용되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40년대 말 설립된 SRI는 컴퓨터용 마우스, 인터넷의 전신인 APPA net, 주목받는 음성인식 알고리즘인 Siri 등 중요한 연구성과를 낸 바 있다.
 
하지만 SRI도 얼마 전 퇴임한 사장인 커티스 칼슨이 주도한 Value Proposition 활동 이전에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도 실제 산업에 반영하지 못해 엄청난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SRI에서는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치’로 구현될 수 있는 연구성과만을 ‘혁신’으로 인정하고, 그런 혁신을 이루기 위해 연구개발 결과가 정말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으며 그 대표적인 방법이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 NABC Profil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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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에 관한 또 하나의 흐름으로, R&BD의 대표적인 이론 중의 하나인 4세대 R&D를 들 수 있다.
 
에디슨 같은 천재들이 많은 실패를 하다가 한두 번의 성공으로 명성과 성과를 이어가던 1세대 R&D에 비하여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급박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R&D 부문은 전사의 역량을 모아 제대로 된 성과를 내고,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혁신적인 결과를 낼 수 있어야 하며(Dominant Design), 이를 사업까지 연계하여 성공을 이루어야만 생존할 수 있게 되었다.

4세대 R&D는 윌리엄 밀러에 의해 주장되었던 이론으로 연구원이 자신의 연구결과가 사업까지 잘 이어져 갈 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만 가치가 창출(Value Creation) 될 수 있다고 한다.

이상에서처럼 R&D에서도 ‘가치(Value)’가 자주 언급되고, 가치가 없는 활동은 의미 없는 연구성과로 외면당하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R&D에서 부각되는 또 하나의 이슈는 불확실한 미래 환경에 대한 적극적이고 유연한 대응이다.

연구개발 환경이 다양해지고, 이종 영역 간의 융합이 일어나며, R&D Cycle이 짧아지는 등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연구개발 체계를 슬림하고 유연하게 만들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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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가치를 지향하면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기회를 받아들여서 소화해내야 하고, 실제 가치가 구현될 때 까지는 한순간도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다.
 
매 순간 제대로 된 R&D를 하고 있는지, 전에 발굴했던 연구테마가 아직도 유용한지를 수시 점검하고 방향이 바뀌면 조정하는 일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에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R&D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회를 발굴하고 이들이 정말 가치가 있는 것들인지 수시 점검하고 재선별을 하는 작업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변화되는 기술경영체계
(MOT Frame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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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영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자 다양하고 많은 기술경영체계들이 제안되고 현업에 활용되어 왔다.

각각의 구성이나 프로세스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사업비전과 전략을 반영하고, 외부환경을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기술 측면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내부 조직과 자원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연구테마는 어떤 과정을 통하여 사업으로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프로세스와 방법을 제공하는 면에서는 유사한 부분들이 많다.

또 기술경영체계를 세분화하여 각 모듈마다 어떤 연구방법론이 적합한지를 고민하여, 각 기업 또는 학자마다 자신들이 주장하는 체계와 방법들만이 독특하고 유일하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각자의 주장은 각자의 상황에 대한 최고의 솔루션이고 실제적인 성과를 거두어 왔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가치 구현을 위한 차별화된 시도가 있어 왔다. ‘실리콘밸리의 정신’으로 불리는 SRI를 비롯한 MOT의 리더들은 ‘기술경영’에 ‘상업화 경영(Commercialization Management)’을 추가한 새로운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지적재산권 확보가 연구개발의 목표였고, 많은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새로운 특허나 제법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을 기술경영의 성과로 인식하여 왔다.

그러나 특허나 논문 등을 통하여 자신들의 노하우가 누출되기도 하고, 언제 발생할지 모를 특허분쟁을 대비하여 기약할 수 없는 기간 동안 특허 소유권 유지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연구결과가 사업부로 이관되거나 스타트업으로 이어지는 경우 원활한 연계가 되지 않아 생기는 기회 손실을 주목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술 상업화/사업화를 위한 부분을 추가하고 그 흐름을 원활히 만들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결국 연구개발이 성공했다는 것은 지적재산권을 등록한 것으로 다 한 것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돈을 벌거나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기술경영체계도 변화하고 있으며, 앞에서 언급된 가치의 실현이 눈앞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MOT Framework 기반의 기술기획

R&D 결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형태로 기술경영체계도 변화하고 있다.

기술사업화 성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에 부응하기 위하여, 변화된 기술경영체계를 충분히 활용하여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몇 가지 주요한 연구방법론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기회발굴과 가치제안(Opportunity Discovery & Value Proposition)이다.

R&D 성공의 첫 단추가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더 많은 기회를 발굴하되, 선정 기준을 강화하기보다는 적은 투자로 일단 연구개발을 시작하고 가치가 확인되지 않는 테마들은 가치제안 및 검증을 통해 조기에 조정하는 것이다.

둘째, 불확실한 미래 환경변화 분석(Environmental Analysis)이다.

예측이 불가능한 외부환경인자들 중 자사의 연구개발과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Drivers of Change)을 규명하고 이에대한 대책 마련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셋째,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이다. 연구결과가 지적재산권 상태로 머물지 않고 사업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 부문과 사업 부문 간의 연결을 원활히 하고, 두 부문이 다루어야 할 콘텐츠들을 최적화하는 작업이다.

넷째, 과제계획(Project Plan)이다. 고지에 깃발을 꽂는 것은 최전선을 누비는 보병인 것처럼, 기술경영체계를 통하여 기술기획이 체계적으로 수행되었다면 첫 실행은 과제계획이므로 전략을 구체화하고 핵심기술을 규명하는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다섯째, 과제관리(Project Management)이다.

이미 검증되고 많이 사용되는 일반적인 ‘Project Management’가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R&D에 최적화된 과제관리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착수 당시에 확정한 일정, 예산 등의 목표 잘 지키고 있는지를 단순히 관리하는 일에 한정하지 않고 외부환경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과제 방향을 적절한 순간에 조정할 수 있는 선제적 과제관리를 의미한다.

이상의 변화하는 R&D 환경에 대응한 기술경영체계와 연구방법론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사례와 더불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