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증진을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겨울 제철음식
푸드&과학은 영양소, 조리법 등 음식과 관련한 과학 이야기와 음식문화에 대한 이슈를 살펴봅니다.
글_ 정혜경 교수(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 접어들었다. 겨울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위축된다. 기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약해져 외부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워진다.
쌀쌀한 기온과 감기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철 감기에 걸리기 쉬워지는 이유다.
체온이 떨어지면 면역력도 함께 떨어진다. 인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산소나 영양소, 면역물질 등을 운반하는 혈액도 체온의 영향을 받는데 몸이 차가워지면 혈관이 수축되어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체온은 1도만 떨어져도 배설기능이 저하되고 알레르기 증상까지 나타나며 자율신경실조증에 걸리기도 한다. 때문에 정상 체온인 36.5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란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고 보호해주는 힘이다. 따라서 면역력이 약해지게 되면 우리는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면역력을 높여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한 운동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고,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을 함께 먹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영양상태가 불량하면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질병이환율이 증가한다. 감염성질환뿐만 아니라 만성 퇴행성질환도 면역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면역기능에 영향을 주는 영양소로는 에너지, 단백질, 철, 아연, 구리, 셀레늄, 비타민 A, C, E, B 복합체, 항산화 영양소 및 지방산이 있다.
그리고 영양 상태가 면역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으로는, 첫째, 면역기관의 성숙과 퇴화, 둘째, 면역세포의 수와 기능, 셋째, 면역단백질 분비와 조절 등을 들 수 있다.
영양소 중에서는 단백질과 에너지가 특히 중요하다. 단백질에너지영양불량상태(PEM, Proteinenergy Malnutrition)가 되면 흉선, 비장 등의 면역기관의 성숙을 저해한다.
특히 영양불량 어린이들이 콧물을 잘 흘리고, 소화기계와 호흡기계의 감염에 쉽게 걸리게 된다. 다음으로 항산화영양소가 중요한데, 면역세포막에는 비교적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산화적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받기 쉽다.
또한 면역세포는 식균작용 중에 정상적으로 과산화물질을 생성하나 이 과산화물이 제거되지 않으면 면역세포의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므로 항산화효소나 항산화영양소의 부족은 면역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그리고 지방도 면역기능에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지방 중에서도 필수지방산이 부족하거나, 고지방 식사를 하게 되면 면역기능이 저하된다.
그럼, 면역력을 높여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굴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겨울(12월~2월)이 제철이다. 이 시기의 굴은 지질, 글리코겐 함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맛도 좋고 영양도 최고이다.
특히 굴은 면역기능에 좋은 미네랄인 아연 함유량이 높아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힘을 실어준다.
아연은 면역반응과 연관이 있는 백혈구를 생성하고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아연은 상처를 치유하는 일처럼 면역계가 하는 역할의 보조기능도 한다.
이외에도 굴에는 철분 및 구리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빈혈 예방에 좋다. 또한 굴에는 타우린 성분도 많아 간 해독작용 및 간 기능을 강화하는 데 좋다.
고구마 겨울이면 노랗게 잘 구워진 군고구마가 우리를 유혹한다. 고구마의 색깔을 내는 베타카로틴은 활성산소로 인한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면역시스템을 강화하고 노화과정으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다. 고구마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영양성분을 비롯하여 칼륨, 칼슘, 인과 비타민 A, B₁, B₂, C, E, 섬유질이 풍부하다.
특히, 고구마에 들어 있는 면역에 좋은 비타민 C는 다른 식품의 비타민 C와는 달리 익혀 먹더라도 50~70%까지 남아 있어 파괴되지 않고 섭취할 수 있다.
꼬막 꼬막은 다른 조개류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면역식품이다. 꼬막에는 필수아미노산이 균형있게 들어있고, 아미노산인 타우린 함유량이 높아 간의 해독작용을 돕고 간 세포 재생에 도움이 되며, 칼슘 함량이 높아 골다공증에도 좋다.
또한 ‘바다의 비타민’이라 할 만큼 비타민 B₁, B₂, B₁₂가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 B₁₂가 많이 들어 있는데 비타민 B₁₂는 적혈구를 만들고 신경세포를 튼튼히 해 준다.
무엇보다 꼬막에는 항산화와 노화 억제에 관여하는 미네랄인 셀레늄이 함유돼 있어 새로운 노화방지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메기 겨울은 과메기의 계절이다. 11월부터 1월까지가 제철인 과메기는 쫄깃쫄깃한 식감에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특유의 비릿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메기 맛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과메기는 본래 겨울철에 청어를 얼리고 녹이기를 반복하여 그늘에 말려 만들었다.
과거에는 청어가 주원료였으나 1960년대 이후 생산량이 줄면서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과메기라는 용어는 ‘청어의 눈을 꼬챙이에 꿰어 말렸다’는 뜻의 관목(貫目)에서 나온 말이다.
과메기는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고혈압,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좋다.
과메기 생산과정에서 생성되는 핵산은 피로회복, 신진대사 촉진, 빈혈개선, 간 기능 향상 등에 효과가 있고 고단백 식품이라 면역력 증진에 좋다. 특히 과메기에 들어있는 다량의 비타민 E는 노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귤 겨울철 과일로 귤을 빼 놓을 수 없다. 귤은 10월보다 겨울에 수확한 것이 비타민 C가 더 많이 함유되어 있어 겨울에 먹는 것이 더 좋다.
귤에는 비타민을 비롯해 당분, 유기산, 아미노산, 무기질 등이 들어 있다. 귤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면역력을 높여주고 항산화 작용을 하며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여 감기 예방과 피부미용, 스트레스 해소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귤의 풍부한 비타민 C는 콜라겐을 만들고,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액순환 촉진과 항균작용에 도움을 주므로 겨울철에 꼭 챙겨먹어야 할 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