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화장품 포장재의 기술혁신과 화장품 경쟁력 제고
▲ 김학찬 연구소장
(주)연우
한국의 화장품 시장은 최근 15년간 꾸준한 발전을 지속해 왔다. 안정적인 글로벌 화장품 시장과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와 더불어 국내 화장품 포장재 시장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이러한 좋은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국내 포장재 업계에서 인식해야 할 화장품 포장재의 트렌드와 기술 동향 및 전망 등을 살펴본다.
한국의 화장품
최근 15년간 한국의 화장품 시장은 꾸준한 발전을 지속해 왔다. 2001년부터 2013년까지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5.8%였으며,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7.2% 이상이 예측된다.
이제 한국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화장품 수출국이 되었으며, 중국시장에서는 중국이 가장 화장품 수입을 많이 하는 국가 중 두 번째로 올라섰으며, 그 가파른 성장은 곧 1위를 차지할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화장품 포장재 시장도 발전을 거듭하였고 이제 중요한 수출 품목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표 1은 필자가 경험한 글로벌 화장품 업체와 한국의 화장품 업체의 신제품 개발 패턴을 포장재 개발 패턴에 의거하여 비교해 보았다.
이를 보면 한국 화장품 시장이 글로벌 시장에 비해 왜 트렌드에 민감하고 빠르게 변화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특징들은 전 세계 화장품 업체들이 한국 화장품 시장을 눈여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장품 포장재의 정의
사실 화장품 포장재의 존재 이유가 화장품 내용물에 있기 때문에 화장품 포장재를 화장품 내용물과 따로 분리하여 언급하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
화장품 포장은 일반 포장에서 다루는 내용물의 보존(Preservation), 취급의 편리성(Convenience)이라는 기본 조건 이외에도 판매를 촉진(Promotion)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 즉 제품의 형상이나 색상, 질감 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된다.
화장품 포장재의 트렌드
최근 화장품 포장재의 트렌드는 '에어리스 패키징(Airless Packaging)', '쿠션 패키징(Cushion Packaging)', '전문가 같은 화장을 도와주는 어플리케이터(Various Applicator)', '마사지 도구(Boosting Massage Tool)', 그리고 '멀티인원(Multi in One)'의 5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에어리스 패키징이 처음 화장품에 소개된 것은 1980년대 말과 1990년 초에 걸쳐서이다.
내용물과 공기의 접촉을 방지하여 내용물의 역가를 보존하는 기능성과 고점도 내용물도 쉽게 토출할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에 그 사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어 글로벌 화장품 포장재의 대표적 트렌드가 되었으며, 이는 내용물 보존을 패키징에 더 많이 의존하는 유기농, 자연주의 화장품 그리고 파마슈티컬 브랜드의 성장과 더불어 더욱 더 쓰임이 커져가고 있다.
쿠션 트렌드는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발 트렌드이다.
발림성을 극대화 한 저점도 내용물의 혁신과 이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용기의 혁신은 ‘에어쿠션 컴팩트’라는 새로운 제품을 통해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한국을 넘어 전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 에어 쿠션 컨셉은 컴팩트 뿐만 아니라 아이 메이크업, 립 메이크업 제품 등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되며 그 적용 폭을 넓혀 가고 있다.
다음은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전문가처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플리케이터의 등장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같은 멋진 화장을 통해 보다 아름다운 얼굴로 변화하고 싶은 욕망은 여성이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 봤을 것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해주기 위해 화장품들은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화장품의 사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구들과 함께 하고 있다.
메이크업 초보자라고 해도 이런 도구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기존에는 생각도 못했던 표현을 가능하게 하여 소비자의 자신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런 도구의 사용은 메이크업 화장품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기초 화장품의 영역에서도 내용물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마사지 어플리케이터들이 활용된다.
이런 어플리케이터들은 금속을 통해 차갑게 마사지를 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진동이나 자석의 힘을 통해 내용물의 흡수를 돕기도 한다.
이런 새로운 재질과 형상을 가진 어플리케이터의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나가고 있다.
마지막 키워드는 다수의 내용물이나 어플리케이터를 하나의 제품에 통합시키는 멀티인원(Multi in One)이다.
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기능의 제품들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도록 하였고, 변화된 소비 패턴은 이를 부추기며 화장품 시장의 아주 큰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하였다.
이는 화장품 내용물뿐 아니라 포장재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포장재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제품 사용 순서, 내용물 간의 조합, 제품 사용 동작 등을 고려해 하나의 제품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화장품 포장재의 기술 동향
화장품 포장재 기술은 내용물과 포장재의 상용성(Compatibility), 생산 기술, 품질, 금형, 소재, 성형기술, 그리고 용기의 디자인과 기능을 차별화하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 기술이 있다. 한국의 화장품 포장재 업계는 현재 뛰어난 크리에이티브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기술은 1970~1980년대 글로벌 선도업체 제품의 카피 수준에서, 1990년대 초 펌프엔진의 국산화 이후 디스펜서(Dispenser) 기반의 다양한 콘셉트가 배출되었다.
화장품 회사의 개발능력에 의존하던 신제품 개발이 펌프 포장재 회사 중심으로 독자적인 신제품 개발역량이 구축되었고 세계 시장 확대를 위하여 제품의 차별화 요소, 즉 크리에이티브(Creative)에 역량을 집중하게 되었다.
또한 모듈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 및 브랜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생산합리화가 구축되었으며, 글로벌 경쟁사 대비 빠른 개발속도로 고객의 니즈를 즉각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신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의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으나, 아직 글로벌 포장재 트렌드를 주도할 만한 혁신제품 개발 능력이 미비하고, 산업계와 학계에서 화장품 포장재 업계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고급 인력에 대한 수급의 어려움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화장품 포장재 산업의 대표적인 연관산업인 금형은 글로벌 품질 대비 기술력이 부족하다. 다(多)캐비티 금형 제작 및 금형의 내구성, 정밀도, 생산성 등이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있다.
생산 및 조립설비 기술도 국내 기술력이 떨어진다. 1990년대 이후 다양한 후가공 기법이 화장품 포장재에 적용되고 있으나, 국내 산업계는 새로운 후가공에 대한 연구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화장품 포장재의 전망
미래 화장품 포장재의 3대 키워드는 컨버전스(Convergence), 지속가능(Sustainable), 유기농(Organic)이다.
컨버전스는 기존의 화장품 포장재 테크놀로지와 전기 전자, 화학 등 이종 산업의 테크놀로지가 융합되어 포장재의 기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내용물이 제공할 수 없는 기능까지도 포장재가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포장재는 점점 환경 친화적이 될 것이다.
친환경 소재 채택, 중량 줄이기 및 소량화, CO2 저감, 리싸이클링, 리유스 등 친환경 콘셉트가 더 적극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내용물에서 방부제의 사용이 축소되고 유기농 내용물이 증가됨에 따라 포장재는 오염, 부패, 미생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분담하여야 할 것이다.
맺으면서
안정적인 글로벌 화장품 시장과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와 더불어 국내 화장품 포장재 시장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이러한 좋은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국내 포장재 업계에서 인식해야 할 것은 내용물 발전과 더불어 포장재 기능의 중요성이 높아지므로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요구되며,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외 포장재 업계의 경쟁은 중국을 포함한 신규 업체의 진출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산하는 기술 또한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며, 지적재산권의 확보와 특허 분쟁에 대한 대응책이 구축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화장품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지만, 화장품 포장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주변산업(금형, 설비, 후가공 등)의 발전이 시급하고, 유럽이나 미국처럼 대학, 연구기관, 산업계의 밀접한 산학연계활동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