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 극동일렉콤(주) 이종기 대표이사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절박함과 결핍’ 상황에서의 창조적 사고 활동과 전방위적 협력 추진
▲ 이종기 대표이사
극동일렉콤(주)
공동 작성_ 이동기 대표((주)SBP 전략경영연구소),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신화영 주임(KOITA)
최근 조선, 물류산업의 트렌드는 선박들의 대형화와 스마트화로 요약된다. 이에 연동되어 적재, 수송과 운송을 담당하는 육상의 터미널 운영은 더욱 정교화/자동화되고 있다.
또한 온도 변화에 민감한 화물의 물동량 증가로 냉동컨테이너 사용 역시 증가 추세다. 냉동컨테이너는 화물의 손상을 막기위해 설정 온도, 동작 상태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리가 인력에 의존하고 있어 야간 및 악천후 시에 사고발생 위험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선 통신 방식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개발되었지만 전력부하가 커지면 신호가 약해지고 과다한 전력
소비의 이슈가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최근 조선기자재 제조 전문기업인 극동일렉콤이 개발한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이 이 같은 문제의 해결안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안전핀’의 발명과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일반적으로 ‘옷핀’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안전핀’의 발명에는 아름다운 로맨스가 숨어 있다.
1840년 12월, 헤스터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진 미국 청년 월터 한트(Walter Hunt, 1797~1859)는 헤스터의 아버지를 찾아가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헤스터의 아버지는 한트의 가난을 이유로 결혼에 반대했다.
한트가 이에 굴복하지 않자 헤스터의 아버지는 열흘안에 1000달러를 벌어 오면 결혼을 허락하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었다.
당시의 1000달러는 큰 집 한 채 값으로, 열흘 안에 좀처럼 벌기 힘든 액수였다. 어떻게 그 돈을 벌까 고민하던 한트는 자신의 공작 솜씨를 활용해 살을 찌르지 않는 ‘안전한 핀’을 발명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미국인들은 부활절 등 큰 행사 때마다 바늘 모양의 핀으로 리본을 꽂았는데 위험하고, 불편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트는 안전핀을 만들어 특허를 출원하고, 리본 가게에 가서 1000달러에 팔았다. 안전핀 특허를 사들인 리본 가게 주인은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며 백만장자가 됐고, 한트 역시 결혼에 성공했다.
이렇듯 ‘절박함이나 결핍’의 상황에서 새로운 창조나 발명에 성공한 사례는 기업의 혁신 활동이나 전쟁 상황에서 종종 나타난다.
2014년 개봉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Imitation Game)’을 통해서도 시간의 압박이 창조적 사고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영국의 암호 해독가이자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954)’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은 독일군의 암호 기계 ‘에니그마’의 암호를 해독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공격을 당하게 된다.
결국 연합군은 앨런 튜링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수재들을 모아 암호 해독 작업에 돌입한다.
1943년 12월, 세계 최초의 연산컴퓨터인 ‘콜로서스(Colossus)’를 만든 연합군은 1944년 봄, 암호 해독에 성공함으로써 전쟁을 2년 단축시키고 1,400만 명이나 되는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혁신을 촉진시키는 절박함
창조적 사고 활동은 일반적으로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습관 등에 대한 지식들을 모두 소진하고 난 이후의 공허한 상황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혁신적 창조란 사실상 우연히 발견했거나 짧은 시간에 발명되었다기보다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에 대해 그동안 가졌던 편협한 사고와 검증되지 않는 과거로부터 획득된 관습적 패턴에서 벗어난 상태에서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에서 창조적 사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서 시간 관리를 활용한 압박의 운용 형태로 차별화되어야 한다.
가령 새로운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는 시간에 너무 과도한 압박감을 느끼게 해서는 그 빈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기술이나 지식을 가진 사람들과 많은 정보를 교환할 경우가 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들이 창출될 수 있다.
또한 특정 이슈나 주제에 대해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는 시간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돌파구를 찾거나 창조적 아이디어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한정된 자원 상황에서 짧은 기간을 두고 수많은 유형의 기술개발에 치중하는 연구개발 형태는 신기술이나 신제품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
오히려 일반적인 상황보다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자칫 기술개발 자체가 실패할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들이 심한 정신적 압박감으로 인하여 회사를 떠나는 부작용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럼 지금부터 이러한 ‘절박함’에서 출발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통해 사업화에 성공한 극동일렉콤의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극동일렉콤의 창업과 기술 확보 과정
1992년 설립된 극동일렉콤은 지난 20여 년간 해양플랜트 및 육상/해상 LED 조명분야의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국내·외 글로벌 조선업체의 우수 협력회사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우수한 연구인력, 첨단 연구설비 및 오랫동안 축적해 온 높은 기술력(방수, 방염, 방전, 방열)을 바탕으로 원천기술의 심화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선박용 오프쇼어(Offshore) 관련 제품, 야간감시시스템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오고 있다.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의 개발 과정을 살펴보기에 앞서 회사의 설립배경과 기술 확보 과정에 대해 살펴보자. 극동일렉콤을 설립한 이종기 대표는 창업 전 전선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당시 마케팅/영업 업무를 담당하며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한 그는 오직 기업의 관점에서 제품 개선과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었다.
‘내가 직접 사업을 한다면 고객의 불만사항을 잘 살펴서 좋은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창업에 뛰어든 이 대표는 선박시장의 고객, 즉 선주들의 수요의 상당 부분이 선박용 조명에 있음에 주목하였다.
선박용 조명은 운항 환경 특성상 대형엔진과 파도에 의한 상시적 진동과 충격, 그리고 수시로 변화하는 습기와 건조, 강한 열기 등 방수, 방염, 방전, 방열과 관련된 조건들이 잘 맞아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제품이다.
당시 국내에서 선박용 조명을 생산하는 기업은 단 한 곳으로 일본 제품을 복제하여 선사에 배급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더구나 주요 부품의 50%는 수입품들이라 물량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다. 따라서 선박회사들은 충분치 못한 물량과 그 품질에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는 극동일렉콤이 선박용 조명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계획한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당시 국내의 사업환경과 기반이 너무나 열악하여 기술개발을 추진하기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해상용 조명제품이 있다는 것조차 잘 모르던 때라 전문인력과 관련 정보를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 조명기기의 핵심 기술인 금형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설계와 테스트를 무한 반복한 끝에 해상용 조명등 개발에 성공한 극동일렉콤은 내부기술 역량 확보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술연구소 설립에 착수했다.
일반 중소기업들이 추구하는 개발 중심의 연구소와는 다른 진정한 연구개발을 목표로 기초기술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고 실질적 연구를 지도할 수 있는 한국 해양대 교수를 연구소장으로 기용했다.
이후 꾸준한 R&D 투자를 통한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 수백 종의 선급인증을 획득하고 국내 7개 조선사는 물론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의 사업화
그러던 2013년, STX 해양조선의 부도로 납품 대금의 수금이 지연되면서 극동일렉콤도 연쇄 부도를 맞았다.
그 과정에서 많은 우수 인력들이 떠났고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몰렸다. 이때 가뭄 속의 단비처럼 두바이 항만터미널 D. P.(Dubai Port) World T3 입찰 기회가 찾아왔다.
그동안 냉동컨테이너의 관리는 적재된 화물의 모니터링을 위해 2~6시간마다 화물상태를 직접 점검해야 하는 등 대부분 인력에 직접 의존해 왔다. 야간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는 관리가 더욱 어렵고 인명사고의 위험도 매우 컸다.
그 보완책으로 전력선 통신 방식(PLC; Power Line Communication)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개발되었지만 역시 많은 한계가 있었다.
전력선 모뎀이 장착된 냉동컨테이너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고주파 노이즈에 취약하며, 전력 사용이 필요없는 화물을 적재한 냉동컨테이너에까지 전력 사용료가 부과되며 화주들의 불만이 계속되었다.
세계의 터미널 운영사들이 그 해결책으로 다양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2015년 말, 세계4위 터미널 운영사인 두바이 항만터미널이 입찰을 실시했다.
극동일렉콤의 이종기 대표는 실무 개발자와 함께 두바이로 날아갔다. 하지만 입찰 경쟁상대는 세계 최대 규모 해양설비의 유지보수 및 서비스 제공업체인 미국의 에머슨(Emerson)社. 패배가 직감되었다.
하지만 이미 부도가 난 마당에 여기서마저 패배한다면 기업 재건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반드시 입찰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고조되었다. 그렇게 고민과 토론을 이어가는 사이 참신하면서도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냉동컨테이너의 합리적인 관리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 도입을 원하는 시장의 요구에 착안하여 개발계획을 수립한 기술을 활용해 모든 컨테이너에 부착되어 있는 다운로드 포트를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안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을 설계도면으로 구현할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다시 한참을 고민한 끝에 두바이와 부산 본사와 5시간이라는 시차를 활용할 묘안이 떠올랐다.
즉각 해당 아이디어에 대한 기술 콘셉트를 스케치한 용지를 촬영하여 스마트폰 사진을 한국으로 전송했다. 사진을 전송받은 연구원과 직원들은 일제히 도면작업에 착수했다.
5시간 동안의 작업 끝에 두바이 현지시각으로 아침 8시에 마침내 도면이 완성되었다. 이메일을 통해 전송된 도면은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삽입되어 무사히 입찰에 참가할 수 있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두바이 항만터미널에 20억 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한데 이어 신규로 건설하는 확장터미널에도 50억 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세네갈, 터키의 경쟁 입찰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어 오는 연말까지 15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극동일렉콤의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은 컨테이너터미널에 냉동컨테이너가 들어오면 냉동컨테이너의 온도, 알람 정보 등을 수신하고 소비전력을 측정하는 기능을 한다.
수신된 정보를 운영사무실로 전송해 냉동컨테이너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해준다. 기존의 전력선 통신망을 활용한 방법(40%)과 달리 공실률이 없는 기술을 구현한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의 성공 요인
규모를 떠나 국내 대부분 기업들은 미래 혁신을 위한 선행적 투자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그것이 빌미가 되어 시장 선점이나 제품 경쟁력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극동일렉콤의 연구개발 체계와 활동은 다른 기업들과 대비된다. 구체적으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요인은 무엇이고 다른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첫째, 글로벌 경쟁을 위한 차별화된 기술 기반의 구축과 선행개발 체계를 들 수 있다.
극동일렉콤은 초기 선박용 조명 사업을 위한 기술개발 과정에서 국내 최초로 일본 기술을 대체하는 자체 기술 확보를 위한 활동에 많은 투자를 통해 시장 개척에 성공하였다.
이후 지속적으로 해양산업과 관련된 기술을 선행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의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력이 두바이 항만터미널 D. P. World 프로젝트의 수주로 이어졌다.
흔히 미래를 위한 선행 연구개발이 사업화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시장성장의 시점과 고객의 니즈, 기술의 완성도 등 필요 요건들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행개발에 따른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기업들이 선행기술 개발에 소극적인 이유다.
두바이 D.P. World 프로젝트의 입찰 참여 과정에서 이종기 대표가 우려했던 부분은 글로벌 리더 기업인 에머슨社와의 ‘기술적 차별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룻밤이라는 짧은 시간에 기술 콘셉트 잡기부터 도면 설계까지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일상적인 연구개발 활동에서 중장기 사업을 위한 기술을 선행적으로 확보했기에 가능했다.
두 번째는 조직 전체의 집중력과 전방위적 협력활동을 꼽을 수 있다. 기업내 기능조직은 창업 초기와 성장기, 안정기 등 각 단계마다 공조와 협력, 그리고 의사소통의 효율성이 급격하게 변화되는데 보통은 둔화되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극동일렉콤은 그와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메모지에 스케치된 기술 콘셉트를 도면으로 설계를 완성해 다시 입찰자료화하는 과정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조직적 집중력과 협력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더구나 많은 우수 인력들이 회사를 떠난 상황에서 남은 인력만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것은 모두가 한 사람처럼 생각하고 움직였음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
세 번째, 유연한 연구개발 체계와 상시적 고객관리활동도 돋보인다. 극동일렉콤의 연구개발 프로세스는 보통의 기업 연구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다양한 내·외부 자료 등을 활용하여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사업의 기회를 구체화한 후 기술 개발의 콘셉트를 정의하여 기초설계를 진행한다.
그리고 현장 테스트 과정과 시니어 개발자의 설계검증이 마무리되면 생산으로 이관하는 단계를 거쳐 완료한다.
이때 보통의 기업과 다른 점은 사업내용이나 기술의 특성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켜 적용했다는 점이다.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한 아이디어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CEO에 의하여 도출되었다.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과정에서는 먼저 관련 기술 및 특허 조사와 분석활동을 진행하여 전체 7건의 특허 기술 중 핵심 특허 매입 전략을 취했다.
복잡한 현장 테스트 역시 무난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수리업체를 통해 테스트용 냉동컨테이너를 확보했기에 가능했다.
두바이 항만 지역(Dubai Port Zone) 협력사들에 대한 각종 자료와 정보들 역시 협력기업을 통해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평소 고객이나 협력기업과의 관계를 얼마나 친밀하게 유지해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는 고객의 무한 신뢰 속에서 사업이 추진되었다는 점이다. 극동일렉콤은 두바이 항만터미널 D.P. World 프로젝트 입찰에서 납품 업체로 선정이 되었지만 얼마 전 닥친 경영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초기개발을 위한 자금력이 부족하였다.
그러나 D.P. World 측은 기술의 우수성에 대한 조기 지원 차원에서 좋은 조건의 선급금(50%) 지불을 약속했고 그 덕분에 제품 개발과 생산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끝까지 회사를 떠나지 않고 일심동체가 된 직원들의 일사불란하고 헌식적인 열정과 노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렇게 일을 진행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고객에게 수시로 진척 상황을 알리고 고객을 생산 현장으로 직접 불러 제품을 보여주는 한편 케이크와 샴페인을 준비해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축하의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활동들은 고객들의 안정감과 신뢰감을 더해주었고 결국 후속사업의 수주로 이어지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시사점 및 향후 전망
극동일렉콤은 창업 이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해 가는 과정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선행기술 개발력을 기반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쌓고 세계 시장을 개척해 가고 있다.
이러한 극동일렉콤의 경영 및 연구활동의 성과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첫째, 기업은 추구하는 목적과 목표에 따라서 그에 적합한 연구소의 역할을 정의하고 기술역량 강화를 위한 운영체계와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 연구소의 대부분은 그 역할이 생산을 위한 선행 활동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각 기업의 제품과 시장경쟁의 헤게모니가 무엇인지에 따라 추구해야 할 기술의 내용과 수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가령 향후 시스템의 완성이나 구현을 위한 제품 개발이 우선이라면 해당 제품인 부품이나 소재를 선행적으로 개발해야만 발전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반면 기존 시스템의 성능이나 효율, 내구성 향상을 위한 부품이나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한다면 현재 해당 시스템의 성능과 시장에서의 요구사항이나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거친 후에 개선된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기술경쟁은 대·중·소기업을 막론하고 동일한 조건하에서 공평한 경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세계화를 꿈꾸는 기업의 경쟁기업은 글로벌 리더 기업들임을 인지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을 위한 품목들이 정해져 있거나 국가를 상대로 하는 사업에 대해서도 그 대상기업이 별도로 정해져 있기도 한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의 경우는 다르다.
즉, 품질력과 기술력으로 사업의 승패가 갈린다. 따라서 세계화를 위하여 시장경쟁을 해야 한다면 글로벌 리더 또는 그 이상의 기술력과 품질력을 갖춰야 한다.
극동일렉콤의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 또한 글로벌 리더인 에머슨社와의 경쟁을 통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매사에 절박함을 가지고 조직의 전방위적인 공조와 협력이 추진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한다는 점이다.
‘절박함과 결핍’은 조직이나 개인으로 하여금 고도의 집중력과 그에 따른 무한한 창조적 활동을 유발한다. 누구나 한 번은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해 오랫동안 고민한 적이 있다.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골몰히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독특한 해결책이나 아이디어, 혹은 최선의 방안을 찾게 되는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극동일렉콤은 글로벌 리더와의 기술적 차별화를 위한 경쟁을 위해 짧은 시가동안 치열하게 몰입하고 전사적 차원에서 전 개발자가 협력함으로써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네번째, 기술역량의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인력, 즉 풍부한 기술력과 경험을 갖춘 시니어급 엔지니어 및 도전정신이 충만한 신입 인력이 잘 조화된 조직 경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책임 연구원급이 신입 연구원을 직접 멘토링 하거나 기술적 지식을 장기간에 걸쳐 교육하고 역량을 강화해 주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물론 서로의 역량 격차가 너무 크거나 책임 연구원의 바쁜 연구활동 때문일 수는 있다.
하지만 연구원 상호 연계 부족은 신입 연구원 조기 전력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극동일렉콤은 어려운 경영환경 아래에서 줄어든 인적 자원을 강화하기 위해 고참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신입 연구원을 매칭시킴으로써 역량 있는 인재의 조기 전력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제 극동일렉콤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항만터미널 뿐 아니라, 냉동컨테이너가 선적되는 컨터네이선을 목표로 악조건의 해양환경에 대비해 데이터 손실율 감소 및 간소화된 네트워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컨테이너 출발지에서부터 터미널, 해상, 항공 및 육상운송을 통한 기착지에 이르기까지 봉인 확인, 위치 추적, 상태 감시, 알람수집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합관제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선박용 조명등과 냉동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을 뛰어넘는 새로운 제품 및 시스템 개발로 더 큰 성장과 발전을 지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