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 Tech - 영상기반 멀티모달 촉각센서
Win Tech는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이수웅 수석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복합기술그룹
사람과 로봇의 조화로운 공존(Coexistence)을 위해 로봇이 우리의 삶에 침투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로봇은 신비의 존재에서 점점 현실의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람과 로봇의 공존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또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과 로봇이 격리된 공간에서 ‘생활’했지만, 지금은 같은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관계가 됐기 때문이다.
가까워진 물리적 거리 속에서, 안전을 위해서는 로봇도 이제 사람이라는 존재를 다양한 방법으로 인식해야 할 때가 되었다.
로봇은 기계다. 딱딱한 금속으로 외피를 두른 기계다.
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사람의 피부는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쉽게 반응하며, 그 자극이 셀수록 다치거나 상처받을 수 있다.
사람과 로봇의 공존에서 중요한 것은 어쩌면 ‘각 존재가 접촉할 때 어느 정도의 세기까지 다치지 않고 서로의 자극을 허용할 수 있는가’일 것이다.
‘힘’은 이러한 자극 중의 하나이다. 같은 힘을 서로에게 가했을 때 로봇보다 사람에게 더 불리한 것은 명확하다.
로봇의 경우 기본적으로 사람의 접촉에 대한 감각, 즉 ‘촉각’을 갖추지 않으면 외부로부터의 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사람과 로봇이 접촉할 때 딱딱한 로봇의 표면이 사람에게 해를 가할 수 있지만, 만약 사람의 힘에 대한 정보를 로봇이 알게 된다면 사람이 상해를 입는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영상기반 멀티모달 촉각센서(VMTS: Visionbased Multimodal Tactile Sensor)’의 개발 동기는 이러한 사람과 로봇 간의 물리적 상호작용에 있어서의 안전 문제에 있다.
VMTS는, 쉽게 말하자면 임의의 부드러운 소재를 촉각센서로 활용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고무, 스펀지, 가죽과 같은 일반적인 부드러운 소재가 다양한 정보를 감지할 수 있는 촉각센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이라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부드러운 다축 힘 센서, 압력분포 센서, Human-machine Interface, 생체정보 검출 센서 등 응용 범위가 다양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기술은 공기주머니 형태의 부드러운 물체를 사람과 로봇 간의 힘 센서로서 사용하는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기존의 힘 센서에 비해 저가로 구성이 가능하며(공기주머니와 공기압센서로 구성), 동일한 물리적 특성을 가진 완충재를 덮은 힘 센서에 비해 자체적으로 부드러움을 가질 뿐만 아니라 배치가 자유로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이다.
하지만 공기주머니로부터 힘을 추정하는 것은 의외로 많은 난점이 있다. 공기주머니에 가해지는 힘은 공기주머니 내부의 공기압뿐만 아니라 소재의 탄성, 접촉면적, 심지어는 내부의 온도와도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림 1 과 같이 부드러운 공기주머니를 피스톤-실린더의 모델로 대체하여 가해지는 힘을 추정하였다.
그림 2에 공기주머니를 이용한 힘의 추정 실험 결과를 나타내었다.
공기주머니는 혈압측정용 압박대(소재: 우레탄고무)를 사용하고 내부의 공기압을 측정하기 위해 관을 통해 공기압센서를 연결하였다.
실험 결과, 기존의 힘 센서(로드셀)로 측정된 힘의 실측치와 극히 작은 오차로 힘을 추정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동일한 물리적 특성을 가진 완충재를 덮은 힘 센서에 비해 응답이 개선된 것도 알 수 있었다.
이 기초실험의 결과를 인간 협업형 로봇의 힘 제어에 적용한 결과, 제어 성능도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기까지의 연구결과는 공기주머니에 대해 오직 수직 방향, 즉 1축 방향에 대한 내용이다. 실제로는 공기주머니에는 다양한 방향으로 힘이 가해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공기주머니 상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을 추정할 수 없다. 결국 여러 방향에서 가해지는 힘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가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필자는 힘이 가해질 때 변형하는 공기주머니의 내부 영상을 이용하여 3축의 힘을 추정하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즉, 가해지는 힘을 전기적인 신호로 변환하는 기존의 센서에서 흔히 채택된 방식이 아니라, 그림 3과 같이 공기주머니 안에 이미지센서를 설치하여 힘이 가해지는 접촉면의 상태를 촬영 후 영상처리를 통해 3축의 힘을 추정하는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고안된 방법을 검증하기 위해 그림 4와 같이 3축의 힘 센서와 제작된 VMTS의 시작품으로 실험을 수행하였다.
공기주머니에는 앞서 진행한 실험과 마찬가지로 혈압측정용 압박대를 사용했으며, 내부 상태를 촬영할 수 있도록 이미지센서를 내장하였다.
그리고 공기주머니는 완전한 탄성체라 가정하여 각 축에 대한 비선형 탄성 모델을 적용하여 접촉부의 초기 위치에 대한 변위를 영상을 통해 산출함으로써 각 축의 힘을 추정하였다.
실험 결과, 3축의 힘 센서에 의해 실측된 X-Y-Z 각 축의 힘을 영상을 통해 추정 가능하였다.
본 실험을 통해, 영상을 이용함으로써 혈압측정용 압박대에 사용된 우레탄고무뿐만 아니라 섬유, 스펀지, 가죽과 같이 다양한 소재를 ‘촉각센서화’할 수 있고 공기주머니 형태가 아닌 펼쳐진 소재에도 적용이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기본적인 하드웨어 구성은 부드러운 소재와 이미지센서 뿐이며, 핵심 기능은 소프트웨어로 실현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갖출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5에 나타낸 VMTS의 체험용 시작품에는 접촉부에 수영복에 사용되고 있는 네오프렌이 적용되었으며 힘의 추정뿐만 아니라 압력분포의 추정도 가능하다.
또한, 그림 6에 나타낸 소형 VMTS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촉각센서로서 제작이 되었으며 3축의 힘 추정이 가능하다.
VMTS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기술이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다양한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할 수 있고, 저가로 구현이 가능하며, 다양한 기능을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공이 용이하다는 점이 기존의 촉각센서 기술과의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VMTS는 로봇용 센서뿐만 아니라, 사무용 의자나 침대와 같은 가구의 스마트화, 자동차용 Humanmachine Interface, 의료·복지기기용 노약자 모니터링 센서, 마우스를 대신할 수 있는 PC 및 게임용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화할 수 있도록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소형화와 박형화에 관련된 핵심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어 기존 기술보다 한 차원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VMTS는 지금까지 논한 기술의 장점을 인정받아 올해 미국 워싱턴 DC 개최된 Tech Connect 2016에서 Innovation Award 수상한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