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서비스 및 투자 장벽
▲ 고준성 선임연구위원 산업연구원
서비스무역 및 해외직접투자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 및 해외투자와 관련된 장벽 및 애로의 대응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해외 진출 우리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서비스 및 투자 장벽의 유형 및 특징을 살펴보고, 이를 기초로 정부 및 기업의 서비스 및 투자 장벽에 대한 대응 방안과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본다.
서비스 및 투자 장벽이란 무엇인가?
비관세장벽이라 할 때 이는 기본적으로 상품무역과 관련된 관세 이외의 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제반 비관세조치를 가리킨다.
그렇지만, 서비스무역 및 해외직접투자(FDI)의 비중 및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서비스 및 해외투자와 관련된 장벽 및 애로의 대응 역시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서비스 및 투자 장벽이란 무엇인가? WTO 서비스무역일반협정(GATS, 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에서는 회원국들의 서비스무역 자유화를 위해 서비스무역의 4가지 공급 방식을 정의한다.
이 중 서비스만 국경을 넘어 제공되는 서비스의 국경 간 공급 방식(모드 1)01과 개인인 외국의 서비스 공급자가 다른 국가로 이동하여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식(모드 4)02 등에 대해 부과되는 제한과 규제는 서비스 장벽에 해당된다.
이에 비해 외국의 서비스 기업이 다른 국가의 영토 내에 상업적 주재에 의한 서비스 공급(모드 3)에 대한 제한과 규제가 있는데 이는 다른 국가 내에 법인을 설립하여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실상 서비스 투자에 해당되는 점에서 서비스 투자 장벽으로 볼 수 있다.03
그런데 이러한 투자 장벽은 제조업이나 농업 등에 대한 해외투자 기업에 대해서도 존재한다.
한편, 국가는 WTO GATS에서 행한 자국의 개방 약속이나 자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또는 투자협정에 따른 개방 약속을 제외하고는 자국에 대한 외국인(기업)의 서비스 및 투자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규제나 제한 등의 장벽을 부과할 수 있다.
아래에서는 그러한 서비스 및 투자 장벽의 유형 등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서비스 및 투자 장벽의 유형 및 특징
조세 관련 애로, 설립 및 투자 제한, 현지인 채용 요구, 근로허가·비자 발급 애로 비중 큰 것으로 조사
해외 진출 우리 기업이 직면하는 서비스무역 및 투자 장벽의 유형은 다양한 바, 조세 관련 애로가 가장 많았다.
가령, 동남아의 유망 투자국으로 부상 중인 V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은 이전가격 조사와 관련 V국과세당국이 이전가격 결정시 비교가능가격의 산출 근거로써 사용하는 업종별, 규모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대응하는 데 어렵고, 투자 확대에 대해 법인세 감면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는 등의 애로를 호소한다.
또한 시장 개방과 관련하여 외국자본의 지분 제한 등 투자 제한 및 외투기업의 설립 제한(불허 포함)에 대한 애로 호소도 많다.
실제로 동남아의 M국에서 소매 유통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은 현지인의 명의를 빌려 사업을 하고 있는 애로를 호소하는데 그 이유는 M국 정부가 외국인에게는 소매 유통업 설립을 허가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밖에 현지인 채용 요건, 현지 직원의 과다한 복지 요구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이는 낮은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해 진출한 해외 투자 기업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외국인의 근로허가나 비자 발급 제한 역시 우리 해외투자 기업이 직면하는 애로 사항이다.
유통·물류, 건설 및 금융 서비스업종과 의약품, 식품 제조업종에 대한 투자 장벽 주목
해외 진출 우리 서비스 기업 중 유통·물류, 건설 및 금융 서비스업종에 대한 장벽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된다.
이는 이들 업종에의 진출이 활발함에 비해 당해 업종에 대한 각종 제한 및 규제가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조업 분야의 경우 의약품·바이오, 식품 및 자동차·운송장비 업종에 대한 투자 장벽이 상대적으로 많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의 투자 장벽 많아
해외 진출 우리 기업에 대한 서비스무역 및 투자 장벽이 많은 국가들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및 싱가포르 순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 서비스 기업의 투자진출 관심 및 이익이 큰 것과 관련이 크다.
선진권 국들의 경우 투자 건수 및 금액 대비 장벽이 적은 것은 투자 자유화 수준이 높고, 행정의 투명성 등 법의 지배가 확립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비스 및 투자 장벽에 대한 대응 방안 및 과제
첫째, 해외 진출 우리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서비스 및 투자 장벽에 대해서는 진출 국가의 국제규범04상 약속이나 의무와의 저촉이 있는지를 검토하여, 저촉되는 경우에는 해당 국제협정에 규정된 분쟁해결절차05를 통한 해결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가령, 유럽의 F국은 2014년 EU 역외의 제3국 기업들이 국방(기업, 설비, 장비), 에너지, 물, 운수, 통신, 공공보건 등 6개 분야에 지분이나 의결권의 1/3 이상에 해당하는 직·간접투자(M&A 포함)를 하는 경우 사전에 F국 경제 장관의 허가를 득해야 한다는 제한
규정이 포함된 법령을 도입하였는데, 이는 우리 기업들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하였다.
한국과 F국이 가입해 있는 EU 간의 FTA에 따른 F국의 시장 개방 약속을 보면 통신과 도로 화물 운송 등에 대해서는 어떠한 제한도 부과하지 아니한 관계로 상기 법령은 국제규범 위반에 해당될 소지가 크며, 따라서 협의를 통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중재패널의 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
반면에 국방이나 국내 연안 운송 등은 협정의 적용범위에서 제외된다고 명시되어 있어 국제규범과 합치된다.
둘째, 진출 국가의 국제규범 위반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장벽이나 애로 사항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 간의 협의 채널을 통한 해결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가령, 아프리카의 M국에서는 해운회사의 요구 서류나 공개 입찰에 사용되는 서류를 프랑스어나 아랍어로만 작성해야 한다.
이는 M국 해운업계의 관행으로서 우리 기업에게 명백한 애로 사항이기는 하나 국제규범의 위반에는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수요가 많은 반면에 투자 장벽이 높은 국가들(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는 투자 애로가 많이 제기되는 조세나 노무 등 분야의 당국 간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정보교류 등을 추진할 필요가 크다.
한편, 기업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에 앞서 당해 국가의 국제규범에 기한 업종별 시장 개방 약속 내용은 물론 현행 규제나 제한을 확인함으로써 투자 장벽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가령, 중남미의 G국에서 전문분야 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한국 업체들은 총임금 중 최소 80%는 현지인 직원의 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노동법 규정을 호소하는데, G국은 자국의 WTO GATS 약속에서 외국인 고용주는 최소한 총임금의 85%를 자국 직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제한을 기재하였기 때문에 국제규범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
01 이는 통신장비를 활용한 원격의료진료나 원격교육 등이 해당된다.
02 가령, 외국 변호사가 개인 신분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03 그렇지만, WTO GATS에서는 모드 3 역시 서비스무역의 일부로서 간주한다.
04 이는 당해 국가의 WTO GATS, 기 타결 FTA 투자 협정 등을 가리킨다.
05 여기에는 협의를 통한 해결부터 근거 국제규범에 따라 WTO 분쟁해결기구(DSB) 제소나 국제투자중재 부탁 등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