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02 - 2016 TI클럽 산업기술혁신포럼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트렌드와 혁신전략
산업계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12개 단체의 협의체인 TI클럽(Technology Innovation Club)은 지난 9월 27일, 역삼동 벨레상스 서울호텔에서 < 2016 TI클럽 산업기술혁신포럼 >을 개최했다.
TI클럽은 2012년 12월 결성된 이래, 산업계 기술혁신활동 애로 해소를 위한 공동 대응, 기술혁신 관련 공동 설명회·포럼 개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트렌드와 혁신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사례 발표를 중심으로 최신 기술 및 관련 산업의 동향을 진단하고, 우리 기업의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기업 CEO, CTO, 연구소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된 이후,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Big Data, IoT, Cloud, 초연결 사회 등 모든 기술적·산업적 복합 용어들로 대변되고 있다.
연초 스위스 금융그룹 USB는 ‘4차 산업혁명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나라’ 순위를 발표하였고, 한국은 조사대상 139개국 중 25위를 차지해 주요 국가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과거의 고속성장으로 인한 자만심으로, 또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새로운 혁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12개 단체를 대표하여 산기협 김이환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과거의 산업혁명이 기술발전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켜왔다면, 4차 산업혁명은 변화된 세상이 우리에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새로운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사고의 혁신과 아울러 기술과 시장, 사람과 세상을 함께 보는 능력을 길러야 하며,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위기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더레이터를 맡은 SK텔레콤 변재완 고문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국내외의 신규 기술개발 현황 및 발전 방향 등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대응 전략까지 얻어 가는 자리가 되길 염원한다”고 덧붙이며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되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포럼은 네 개의 강연으로 진행되었다.
지능정보기술연구원 김진형 원장과 현대자동차 최서호 팀장, U-헬스케어 전문기업인 비트컴퓨터의 전진옥 대표, 마지막으로 국내 스포츠 드론 선두주자인 드로젠의 이흥신 대표의 발표가 이어졌으며, 각 주제발표 후 자유질의 시간이 이어졌다.
주제 강연 1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인공지능 기반 혁신 전략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 명명되고 있는 컴퓨터과학의 현 추세는, 70년 전 컴퓨터가 발명됐을 시점부터 이미 예견돼 온 일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까?
발표_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 원장
인공지능 활용도는 무궁무진
인공지능시스템은 의료, 금융, 교육, 예술, 차량 및 무기 등에까지 두루 적용되며 활용 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다시 말해, 컴퓨터 과학기술은 이미 특정 분야만의 전유물이 아닌 산업/생활 전반 속의 기반으로 오랫동안 그 존재감을 다져왔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이 다를까?
지난 1·2·3차 산업혁명들은 육체노동 자유화를 위해 이루어진 반면 4차 산업혁명은 ‘정신노동 자유화’를 이룩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소프트웨어 혁명이라고도 일컫는데, 이것은 사회적 환경뿐 아니라 인식의 변화도 가져와 결국에는 지능정보사회로의 안착을 야기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한 배경에는 ‘고성능 컴퓨터 칩, 초고속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의 각종 소프트웨어’ 세 가지가 결합된 디지털기술이 자리해 있는데 이것은 인류 역사 이래 최고의 메타 기술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집중해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인류가 이룬 지식과 해결 방안을 일목요연하게 모아 놓은 집약체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공지능시스템이다.
컴퓨터과학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인공지능시스템은 크게 지식처리형(코딩)과 데이터 기반형 두 가지 방법으로 개발된다.
가까운 미래에는 소프트웨어가 곧 인공지능인 시대가 올 것이다.
현재는 소프트웨어 앱의 1%만 AI(인공지능) 기능을 쓰지만 2018년에는 50%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능정보사회에 대한 대비책 시급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즉 지능정보사회는 이미 시작됐다.
센서로 아기의 상태를 알리는 기저귀, 수분 보충 타이밍을 알려주는 화분, 사용자의 문제점을 알려주는 테니스 라켓, 공의 방향성과 개선책을 알려주는 축구공 등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제품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일자리 감소 등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다.
물론 전통적인 일자리는 감소하게 될 것이나, IT 영역과 신사업 분야는 여전히 일손을 필요로 할 것이다.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우선 누구든지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게 교육시스템부터 혁신해야 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이들 중 65%는 앞으로 지금은 없는, 그러나 머지않은 미래에 곧 나타날 새로운 직종에 몸담게 될 것이다.
이는 대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직업군이 될 것인데 우리는 이에 대해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서는 절망적인 대답밖에 해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늦기 전에 초중고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필수 과목으로 선정하고 소프트웨어 친화적인 문화 및 제도 등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지능정보사회로의 변화는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흐름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효과적인 전략과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 강연 2
현대자동차 자율주행기술 개발 현황
자율주행자동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및 생활상을 변화시킬 허브임은 명백하다.
현대자동차의 사례를 통해 국내 자율주행기술의 현주소를 알아보자.
발표_최서호 현대자동차 인간편의연구팀 팀장
자율주행기술 개발 배경
자율주행기술에는 크게 5단계가 있다. 수동 안전시스템만 내장되어 있는 ‘Level 0’, 운전대나 페달 등을 통해 서고 가는 것만 선택 제어하는 ‘Level 1’, 차선 안에 차를 놓아주고 15초 이상 운전대를 잡지 않게 되면 경고 센서 등을 작동하는 ‘Level 2’,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되 불가한 상황이 발생시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Level 3’, 모든 환경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되는 ‘Level 4’가 그것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사고 발생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가 연간 130만 명, 그중에서 90~95%가 운전자의 과실이다. 우리나라에서만도 연간 5천 명이 이와 같은 사고 탓에 사망한다.
그렇지만 자율주행차를 사용하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졸음운전이나 과속운전 등을 막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운행으로 교통 혼잡에서 역시 자유로울 수가 있다.
운전습관별로 작게는 20%에서 크게는 40%까지 연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지능형자동순행시스템(SCC)으로 23~39% 정도 고속도로 연비 개선 또한 꾀할 수가 있다.
요컨대, 자율주행차는 자동차가 ICT와 융합하여 스마트 디바이스화된 첨단 테크닉의 집합체이다.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기술 및 인프라 구축이 첫 번째이다. 기술력의 완성도를 더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신호등과 교차로의 재정비도 필요하다.
나아가서 기술력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고 안전, 보안, 보험제도 등도 재정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법규 제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인 수용성에 대한 부분이다.
자율주행 중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 등을 가릴 기준들이 아직까지는 불투명한 까닭이다.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인 만큼, 차량 동선 등에 관한 해킹위험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기술 현재 어디까지 왔나?
이렇듯이 자율주행기술이란 자동차에 ICT를 접목하는 것이라서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ICT 업체까지도 개발 경쟁력을 갖추고자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차이는 분명히 보인다. 완성차 업체는 안전성에 주안점을 두고 점진적인 방식(Evolution)으로 접근하고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만을 취급하는 ICT 업체는 편의성에 집중하는 급진적 접근 방식(Revolution)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됐든 이와 같이 치열하고 빠른 기술개발 덕에 2020년에는 ‘Level 3’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로부터 10년 뒤인 2030년에는 ‘Level 4’ 자율주행차량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는 주행 환경 등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필요시에는 운전자를 보조해 주는 ‘지능형 高안전 차량’을 최우선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완전 자율주행기술까지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주제 강연 3
디지털 헬스케어 현황 및 전망
4차 산업혁명은 의료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IT 기술이란 무엇이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활용될지 알아보자.
발표_전진옥 비트컴퓨터 대표
헬스케어 시장에도 ICT 기술 강세
2030년도 세계 노령인구수는 지금보다 2배가량 되는 23.4%에 달할 것이라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일본 다음으로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의료 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는 병원 등과 같은 특정 의료기관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직장/이동 공간 어디서든 24시간 건강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으며, 결과에 따라서 다양한 맞춤형 치료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날로 눈부시게 발전하는 혁신적인 IT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하며, 이는 디지털병원의 시대를 열었다.
디지털병원이란 종이·차트·필름·슬립 4가지가 없는 의료기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분당서울대학병원이 이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의료 정보화는 의료 서비스를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킬 최적의 수단이며,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우리나라로서는 디지털병원의 도입이 시급한 과제이다.
디지털병원의 대표적인 특징은 ‘데이터 웨어하우스(Data Warehouse)’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는 데이터를 사용자의 목적 등에 따라 추출/변환/통합하여 요약시킨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의료서비스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때 의료진은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 즉, 확보된 데이터 안에서 유용한 정보를 발견해 취하는 역할에 머문다.
진단은 인공지능기반 시스템으로 전환되는 등 모든 면에 있어 디지털형식을 띤다.
디지털 헬스의 존재적 가치와 방향성
디지털 헬스란 E-헬스(Electronic Health), U-헬스(Ubiquitous Health), M-헬스(Mobile Health), S-헬스(Smart Health) 모두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환자 뿐 아니라 일반인까지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그러므로 의료기관이나 약국 이외에도 바이오 R&D기업, 헬스클럽, 각종 헬스 디바이스 등이 전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구성하는 주축이라 할 수 있다.
실제 구글에서는 지난 2014년 헬스케어 플랫폼인 ‘Google Fit’을 발표하여 건강정보 연동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고, 애플 역시 같은 해에 ‘HealthKit’을 공개하며 헬스케어 분야로의 진출을 본격화하였다.
삼성도 그 즈음 ‘SAMI’와 ‘SimBand’를 선보여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렇듯이 세계 유수의 기업까지 나서 헬스케어 시장으로 뛰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헬스케어계가 더욱 확대되려면 우선 전문 의료기관 간의 의료 정보공유 시스템이 안착되어야 한다. 이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일 단초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활성화를 위해 지속 가능한 형태의 서비스 구조가 필요하며 디지털 헬스케어에 특화된 투자환경 또한 조성되어야 한다.
더불어 의료법과 관련한 시행규칙 등의 재정비도 이뤄져야 보다 안정적인 헬스케어 시장을 만들 수가 있을 것이다.
주제 강연 4
드론 산업과 기술
여러 산업 분야에서 두루 활용되고 있는 드론. 그렇다면, 국내 드론 산업의 개발 현황은 어떠한가? 개발 및 상용화에 관한 전반적인 드론 생태계에 대해 알아보자.
발표_이흥신 드로젠 대표
드론은 어떻게 개발되는가?
드론은 대체로 9단계를 거쳐서 개발이 되는데 첫 번째가 용도를 정하는 것이다.
사용 목적 및 환경 등을 정해야만 구체적인 계획도를 그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후 하드웨어, 즉 각종 전자 부품들에 대한 전반적인 선택으로 넘어간다.
이때 여타 업체와의 공동개발 진행 협의사항 또한 점검하게 되는데 카메라 등과 같은 기자재를 선정하고, 기본 설계안을 정립한다.
그리하여 기체 디자인을 완성하고 부품 조립을 위한 최적화가 달성되면, 소프트웨어를 튜닝하고 실내 테스트에 들어간다.
테스트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정까지 끝마치면 바야흐로 론칭 및 생산까지 이뤄지는 형식이다.
그러므로 드론 신제품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기획, 재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3D, 물류 및 AS, 전문 테스트, 수입관리 등 모든 부문에서 전문 인력들이 필요하다.
드로젠은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개발하여 국산화한 업체로서, 주로 스포츠 드론을 다룬다.
이와 같은 드론에는 보통 4개 기술력이 적용된다. 핵심 부품 FC(Flying Controller), 양력 발생의 원동력인 모터, 이를 제어하는 변속기와 앞의 모든 부품들을 최적화할 소프트웨어가 그것이다.
드론용인 BLDC모터의 경우 한국, 중국, 대만 등이 주요 생산국인데 국산 모터의 효율성이 타 제품에 비해 15% 정도 높다.
드로젠은 내년도에 성능을 개선한 하이브리드모터를 론칭할 예정이다.
국내 드론 시장 및 생태계 구성
엄밀히 말하면 드론과 로봇은 다르다.
드론은 원격제어자의 의지에 따라서 조정이 가능한 시스템이지만, 로봇은 원격제어자의 관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드론의 개념이 로봇으로까지 확대되어 가고 있다.
물류용 드론을 보면 외관은 드론의 형태를 띠지만, 원격제어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로봇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드론의 두뇌에 속하는 핵심부품 FC의 국산 제품은 드로젠의 것이 유일하며, 그 외에도 고급 기종 및 중대형용 기종 안에 주로 사용되는 A3, 자체 짐벌 포트 내장으로 항공촬영 기체에 유용하게 쓰일 우공(WooKong), 올인원의 디자인을 갖춰 드론 DIY를 즐겨 하는 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NAZA 등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드로젠은 모터 역시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상용화하여, 세계시장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세계 드론 시장의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국내 드론 기업이 세계시장으로 뻗어가기 위해서는 물류뿐만 아니라 사람의 탑승도 가능한 ‘드론의 항공 산업화’를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독일에서는 Volocopter를, 중국에서는 E-HANG이라는 항공용 드론을 선보인 바 있지만 안전성 면에서 신뢰가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항공용 드론 개발은 주요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드론 산업의 성장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 등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