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IP-R&D전략 - 표준특허 확보를 위한 기업의 전략
성공하는 IP-R&D전략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한국지식재산전략원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게재하고 있습니다.
▲ 김광수 선임연구위원 한국지식재산전략원
들어가며
표준이란 일종의 ‘약속’으로 제품, 프로세스, 서비스 등의 공통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을 위하여 제시된 규칙이나 가이드라인 또는 특성이나 관련 공정 및 생산방법을 규정하는 문서를 말한다.01
또한 표준화란 (1) 사물, 개념, 방법 및 절차 등에 대하여 합리적인 표준(Standard)을 설정하고, (2) 이를 따르고 활용하기 위한 규칙, 지침, 가이드 등을 만드는 조직적 행위를 의미한다.02
이러한 표준기술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우리가 매일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하고 있는 LTE 통신 표준과 무선랜 표준(IEEE 802.11x)이 대표적이며, 이러한 표준을 따르는 장비를 이용하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더해준다.
표준특허는 표준에 기재된 내용이 특허를 침해할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특허 또는 표준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실시되어야 하는 특허를 의미하며, 조금 더 자세히 보면 특허 청구항의 구성요소들 중 하나 이상이 표준규격에서 그대로 읽히는, 즉 해당 표준을 구현하는 제품을 만들었을 때 회피가 불가능하여 침해될 수밖에 없는 특허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표준특허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표준기술을 후발주자로부터 보호하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높다.
따라서 표준특허 보유자들의 권리 남용 방지와 표준기술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주요 표준화 기구들은 FRAND 03 기반의 특허정책(IPR Policy)을 도입하게 된다.
이러한 표준특허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직접 특허를 출원하여 확보하는 방법이 가장 정석이지만, 전략적인 매입 또는 제휴를 통해서도 보유 또는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들을 전략적으로 혼용하는 것이 보다 폭넓은 표준특허 확보 방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표준특허 확보 전략: 자체 개발
일반적으로 표준특허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표준의 제정 과정에서 해당 기술이 공유되기 이전에 특허를 출원하여 청구 범위를 최종 버전의 표준 문서와 일치시켜야 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일반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전략은 (1) 고전적(Classic) 방법론 (2) 전략적(Strategic) 방법론 (3) 특허 마이닝(Patent Mining)방법론의 3가지가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접근법은 공존 불가한 것이 아니며, 기업이 처한 상황과 목적에 따라 병용될 수 있다.
고전적 방법론은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의 기술제안을 표준안에 반영시킬 수 있는 기술력과 정치력을 보유한 경우 적용 가능한 프로세스로, R&D-특허-표준의 연계에 기초하여 연구개발 방향 또는 결과에 따라 특허를 출원하고, 이와 연계하여 표준화를 추진하는 전략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표준화 진행 과정에 따른 유기적인 대응으로, 크게 2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표준의 기획, 승인 및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표준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표준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분야의 기술에 대해 다수의 특허를 설계·출원하여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때 해당 분야에서 과거 표준화 활동에 자주 참여했던 주요 멤버들의 최근 표준 및 특허동향 정보를 분석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이후로는 표준화가 진행되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표준규격이 변경될 때마다 추가적으로 특허 출원을 고려하거나, 특허 청구범위를 표준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표준 문서는 참가자들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므로 표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자사의 특허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고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PCT 출원-개별국 진입, 보정, 분할 출원 및 계속 출원(미국)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다양한 특허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사례가 컬럼비아 대학의 경우로, 특허풀04이 활성화된 동영상 압축분야(MPEG-2)에서 활발히 활동하여 성공적으로 다수의 표준특허를 창출하였다.
다음으로는 전략적 방법론이 있다.
이 전략은 표준화에 참여하여 관련 동향과 논의 방향을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사의 기술을 표준 문서에 반영시키기 어려운 경우, 혹은 표준화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용이한 경우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는 직접적인 기고 및 이의 반영을 위한 활동보다는 진행되고 있는 표준화 동향을 기고문 분석 등을 통해 면밀히 파악하고, 관련된 기술에 대해 빠른 선출원을 통해 표준 문서와 매칭 되는 특허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 또한 마찬가지로 특허적인 옵션을 전략적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기반이 되어야 하며, 관련 기고 등 표준화에 대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이 공개되는 경우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기고문이 공개된다고 하더라도, 표준화의 핵심이 소수 핵심 표준화 그룹 내 전화회의(Conference-call), 유선상 메일 회의 등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성공적인 수행에 한계가 있게 된다.
세 번째 방법은 특허 마이닝을 통한 접근법으로, 표준화와 완전히 유리된 IP-R&D만을 진행했다면 다소 한계가 있고, 표준화와 관련된 활동을 충분히 진행한 경우, 또는 앞선 두 전략을 활용한 후 표준특허를 확보하기 위한 ‘후속관리’ 형태로 활용하는것이 올바른 활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해당 기업이 보유 중인 특허의 포트폴리오 분석 및 Claim-chart 작성을 통해 표준특허화가 가능한 특허를 발굴하여 특허 청구항의 보정이나 재발행 출원(Re-issue) 등을 통해 표준특허를 만드는 방법이다.
대체로 표준특허 활동 경험이 많은 대리인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표준특허 확보 전략: 매입 및 제휴
표준특허를 자체 개발하기 어렵거나 추가적인 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매입 또는 제휴의 방법으로 표준특허를 확보할 수 있다.
먼저 매입과 관련하여 자사가 보유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기 위한 목적으로 표준특허를 매입하거나 표준특허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 합병하여 지식자산을 확보한 후 개발하는 A&D(Acquisition and Development)전략이 있다.
후자는 관련 특허들을 앞에서 언급된 특허 마이닝 등의 방법으로 표준특허화하는 것도 포함한다.
표준특허와 관련된 기업 간의 제휴는 대체로 크로스 라이선싱의 형태를 띠게 된다. 크로스 라이선싱은 경쟁사 간에 관련 특허권을 상호 교환하여 상호 간의 특허분쟁을 극소화하고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하며, 표준특허와 관련되어서는 일반적으로 제조사 간에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제휴를 통해 기업들은 로열티 지출을 최소화하고 분쟁을 미연에 방지(혹은 분쟁을 종료)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이를 통해 표준특허를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에 대비해 경쟁우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상으로 표준특허의 개요와 중요성 및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표준특허는 표준화에 따른 시장 지배력 강화의 수단이 될 수 있고, 동시에 후발 기업 배제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표준특허의 확보는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활동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표준특허의 확보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은 자사의 지식재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상황에 맞는 능동적인 확보 전략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01 ISO/IEC Guide2:1996, WTO TBT Annex 1
02 이 글에는 대체로 첫 번째 의미로 사용된다.
03 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라이선스 원칙
04 다수의 특허 소유자가 특허 업무 대행 기관에 보유 특허권을 공동 출자하여 위탁 관리시키는 방법으로, 특허 업무 대행 기관은 특허 소유자를 대신하여 특허 실시 계약, 실시료 징수 및 배분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