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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인사이트 - 공학교육의 새로운 바람, MOOC

혁신 인사이트에서는 혁신의 트렌드, 전략 및 혁신사례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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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시현 선임전문원 국가평생교육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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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대수명이 연장되면서 우리는 한 사람의 일생 동안 여러 직업을 가져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50+인생’ 혹은 ‘인생 2모작’이라 표현하며 인생의 남은 절반을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오늘의 현실인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것은 역시나 ‘교육’이다. 급속한 사회 변화와 발전에 적응하려면, 일과 학습의 병행은 필수가 되었다.

학업중에 현장에 일하러 갈 수 있고, 일하며 학교로 배우러 가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일하면서도 끊임없이 자기계발과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평생학습이 요구되고 있다.

이제까지 학교 교육의 결과로 인생의 전반전을 살았다면, 남은 후반전은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며, 이를 돕기 위해 고등교육 개혁은 필수적이다.

인터넷 보급이라는 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교육 분야에도 거대한 혁신을 가져다 주었는데, 다양한 사회적·개인적 요구에 부합하는 고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준 것이 바로 대규모(Massive) 공개(Open) 온라인(Online) 수업(Course)인 온라인 공개강좌 MOOC이다.

MOOC는 수준 높은 고등교육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 주부 혹은 대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이 미리 실제 학문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특정 학생의 전유물이던 대학 문호를 전면 개방하고 확대해준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MOOC는 2011년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이 인기 있는 컴퓨터공학 수업 일부를 웹사이트에 무료로 공개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어 하버드, MIT 등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명문 대학들이 인기 교수들의 질 좋은 강의를 동영상으로 만들어 공개하기 시작했고, 코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 에덱스(edX) 등의 MOOC 플랫폼은 MOOC의 세계적 확산을 이루어 냈다.

이제는 MOOC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물론 유럽, 아시아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다시티에서 2011년 인공지능 입문 강의를 MOOC 형태로 처음 제공하는 등 대다수 MOOC는 공학 관련 강좌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만큼 현재와 미래 사회의 관심이 공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고, 혹은 MOOC에 가장 적합한 강좌 분야라고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 해외 MOOC 확산의 주요 방향을 살펴보면 학문적 융합을 선도하고 수업 방법을 혁신하는 수준의 초기 단순 교육적 활용 차원에서 기업과 협업을 통한 인재 채용 연계, 관련 자격증 취득 연결, 학위 과정 연계 등 기업의 투자를 통한 인재 확보, 취업 및 학위 등을 연계하는 강좌 등으로 확대·변모하고 있다.


MOOC를 통한 고등 수업의 혁신

공학 분야에서는 런 바이 두잉(Learn by Doing)이라는 교육방식을 이용하는 MOOC가 늘어나고 있다.

‘직접 경험하면서 배운다’라는 뜻으로, 이론 중심의 수업을 탈피하여 사례와 예문 중심으로 직접 경험하며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말한다.

콜롬비아에서 설립된 플랫지(Platzi)는 실시간 프로그래밍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코딩 관련 수업을 제공하면, 수강생들과 실시간으로 질문을 받으며 교수자와 학습자가 지속적 상호작용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코드아카데미, 데이터퀘스트, 코드스쿨 등에서 프로그래밍 교육에 런 바이두잉 교육방법을 활용한다.

또한 포항공대는 2016년 MOOC를 통해 시·공간의 한계를 넘는 강의실 ‘오프노베이션(Openovation, 개방을 통한 혁신)’에 나선다.

학생들에게는 MOOC 수강료를 지원하고, 교실 현장에서 MOOC를 통한 ‘거꾸로 교실(Flipped Learning)’ 방식을 적용하여 수업하는 교수에게는 업적 인정과 더불어 재정 지원을 하며 장려하고 있다.

또한 포항공대는 코세라(Coursera)와 MOU를 체결하여 세계적 최고 경쟁력을 가진 철강분야 등을 중심으로 강의를 개발·제공하여 전 세계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포항공대는 학부생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및 교직원까지 코세라, 에덱스, K-MOOC(Korea-Massive Open Online Course) 등 MOOC 강의에 대한 이수증 발급료를 일부 지원하여 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관심 분야에 대한 자발적 심층학습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C를 통해 서울대, KAIST와 ‘SKP(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과학기술 MOOC’ 강좌 개발 및 운영을 통해 수강 학생들이 학점 인정도 받을 수 있게 추진하고 있다.

분야 최고의 교수진 간 공동 강의 개발과 이를 수업 현장에 적용하여 학습자들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며,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을 장려하여 대학 수업의 혁신을 선도해 가는 데 힘쓰고 있다.

플립 러닝은 학생들이 MOOC를 통해 사전학습을 수행한 뒤 강의실에서는 교수에게 의문점을 질문하고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의 역(逆) 진행식 수업이다.

이 수업은 양방향 학습으로 진행되며, 학습자는 수동적 지식 습득이 아닌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수업 참여로 사고력과 탐구력을 높이고, 교수자는 분야(이공계) 리더로서 학습자들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멘토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MOOC를 통한 학문 융합 교육

창의·융합적 지식·능력의 함양은 최근 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요인이 되었다. 의학, 교육, 창업, 예술 분야 등 거의 대부분의 학문적 영역에서 한 분야의 뛰어난 지식보다는 의학 물리학, 디지털 아트, 컴퓨터 음악 등 다양한 학문적 융합과 통섭이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핵심적 학문 영역이 공학 분야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의학, 물리학의 경우 의학, 물리학, 수학, 생물, 컴퓨터 등 여러 학문적 지식이 요구되고 있어, 이러한 지식 습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MOOC는 이러한 융합 분야에 더욱 부합하는 교육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분야 내에서도 전문 교수들이 팀을 이루어 하나의 강좌를 가르치는 팀 티칭(Team Teaching) 또한 MOOC를 통해 많이 활용되고 있다.

국내 MOOC인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K-MOOC)를 통해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가 과학기술 관련 강좌를 팀 티칭으로 개발하여 2016년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코세라의 학습론 강좌의 경우 컴퓨터 엔지니어링 분야 교수와 뇌 과학 교수가 함께 팀을 이루어 학습론 강좌를 개설·서비스 하는 등 MOOC는 학문 융합의 최적 학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OOC와 기업의 협업을 통한 맞춤형 인재 채용

미국에서 MOOC는 기업들의 투자와 적극적 참여로 급속도로 확산·활용될 수 있었다. AT&T, 구글, 월마트 등 주요 기업들이 특정 직능을 보유한 실무형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이 MOOC 강좌 개발부터 활용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참여했다.

2015년 9월 유다시티는 AT&T, 구글 등 9개 기업들과 함께 공개교육연합(Open Education Alliance)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서비스했다.

기업들이 약 25만 달러를 투자하여 이 강좌를 개발하였고 이에 따른 수강생 정보를 얻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채용하는 데 활용했다.


MOOC를 통한 자격증 취득과 취업 연계

다수의 미국 글로벌 기업들은 자격증 방식을 채용하여 MOOC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에서 원하는 자격과정을 만들어 두고 관련 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은 MOOC를 이용하여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을 들여 강좌를 수강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구글에서는 ‘HTML5게임’ 자격증을, 오토데스크의 경우 ‘3D 그래픽’ 강좌를 자격증과 연계해 개설하였다.


MOOC는 샐러던트를 위한 교육의 장

100세 시대의 도래, 베이비부머 세대의 조기 명퇴 및 퇴직, 계약직 등 불안한 고용 등이 만연한 우리 현실에서 이제 직장을 다니며 자기계발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샐러리맨들, 이른바 ‘샐러던트(Saladent, Salaryman+Student)’가 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와이비엠 한국토익위원회가 직장인 6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기계발을 한다는 응답자의 53.9%는 이직을 위해, 32.0%는 직무 전문가가 되기 위해, 31.3%는 일을 더 잘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2016.4).

이직뿐 아니라,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자기계발은 평생 해야 하는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MOOC가 이들을 위한 탁월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와 같이 MOOC는 다양하게 활용되며 확산되고 있다.

대학의 교수-학습 방법을 혁신하였고, 고등교육의 실질적인 기회 균형의 실현, MOOC의 국제적 확산과 고등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100세 시대 평생학습 기반을 조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으며 앞으로도 기대가 크다.

취업을 원하는 개인의 요구와 적합한 인재를 필요로 하는 사회의 필요충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으로 현재 MOOC 만한 대안이 없다고 본다.

MOOC는 누구에게나 열린 학습의 장을 제공하며, 이전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고등교육의 새바람을 몰고 온 것이다.

게다가 기존 온라인 강의가 강사와 수강자 사이의 상호 소통이 어려운 일방적인 전달식이었다면 MOOC는 과제, 토론, 평가, 수료 등 기존 수업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장점까지 고루 갖췄다.

오늘날 세계는 더욱 강력하게 연결되며 상호 관계가 밀접해지고 있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역량은 MOOC 플랫폼 내에서 이루어지는 협업을 통해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공통 관심 분야의 학습자들 간 다양한 관점으로 이루어지는 협력 학습 과정으로, 학문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공동체에 의한 협업을 이루며 앞으로 더욱 양질의 교육을 누구나 접할 수 있는 혁신적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다음 편에서는 MOOC의 세계적 열풍에 동참하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 강좌 K-MOOC 돌풍과 발전 방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