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1

Hot Tech는 기술을 선도하는 혁신기업으로부터 듣는 최신 기술동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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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상범 부소장/이사
(주)파로스백신 연구소


(주)파로스백신(이하 파로스백신)은 2011년 바이오 의약품 R&D 전문기업을 비전으로 설립되었다.
 
설립 초기 동물용 백신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현재는 동물용 의약품뿐만 아니라 사람의 면역세포치료제로 연구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작지만 강한 기업을 지향하고 있는 파로스백신은 바이오, 제약 분야의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R&D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사람 및 동물 면역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의 기초 위에 단백질재조합, 유전자재조합, 균주 개발 등의 생물공학 기술과 배양, 정제, Refolding 등 공정에 대한 축적된 기술을 접목하여 신개념의 백신과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구제역과 구제역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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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북 안동 등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여 검역 당국의 방역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가 가졌던 구제역 청정국의 지위를 상실하고 구제역 예방을 위한 백신을 상시적으로 사용해 온 지 벌써 6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의 지속적인 백신 접종과 방역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까지 구제역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구제역의 척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체 구제역이 어떤 가축전염병이기에 척결이 어려우며, 구제역 청정국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구제역은 구제역바이러스가 소, 돼지, 양, 염소 등에서 연구소일으키는 전염병으로 발굽, 입, 유선 등에 물집이 생기고 발열과 식욕부진 등이 수반되며 치사율이 5~55%에 이르는 질병이다.
 
구제역바이러스의 종류가 다양하고 변이가 쉽게 일어나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새로운 종류의 구제역바이러스가 유입되거나 유행했던 구제역바이러스가 변이되면 구제역이 발생하게 된다(표 1 참조).

구제역은 국제적으로 축산제품의 수출입시 관리해야 하는 중요 질병으로 구제역이 발생된 국가의 축산제품은 국제 교역에서 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구제역은 국제적으로 한 나라의 축산업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 구제역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래 백신의 국산화를 추진해 왔으나 백신 균주 개발의 어려움, 연구시설의 부족, 효과적인 면역강화제 부재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백신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올해 농림축산검역본부 산하에 구제역백신연구센터가 설립되어 본격적인 구제역 백신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구제역 백신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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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백신 개발의 출발점은 일반적인 백신 개발과 마찬가지로 높은 효능을 가지는 항원의 개발이다.

백신 개발시 일차적으로 백신용 항원으로 고려되는 것은 병원체 자체이고 구제역 백신의 경우는 구제역바이러스이다.
 
하지만 구제역바이러스는 국제적으로 동물의 중요 병원체이며 한국에서도 제1종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어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연구실에서는 취급할 수 없고 생물학적안전등급 3(Bio-safety Level 3:BSL3)의 고도의 안전시설이 요구된다.
 
따라서 국내 산업 여건 상 기업에서 구제역바이러스를 직접 사용하며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당사에서는 구제역바이러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구제역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개발 전략으로 정하고 생물공학적 방법을 사용하여 재조합 키메릭 단백질을 백신용 항원으로 개발하였다(그림 1 참조).

구제역바이러스의 표면 단백질을 모방한 구조에 의해 구제역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운반체가 되는 단백질을 접합시켜 안정성 및 면역력을 높이도록 하여 백신의 항원으로 사용할 재조합 키메릭 단백질이 완성되었다.

또한 높은 생산성을 실현할 수 있는 대장균 발현 시스템에서 항원단백질을 생산함으로써 대량생산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구제역 단백질 백신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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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가 개발한 구제역 백신 제조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백신에 구제역바이러스가 아닌 재조합 키메릭 단백질을 항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개발 및 제조과정에서 구제역바이러스를 전혀 다루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 변이, 유출 등으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그에 따라 생산시설 면에서도 많은 투자와 고도의 안전을 필요로 하는 BSL3의 시설이 필요하지 않아 투자 및 생산 비용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재조합 키메릭 단백질 항원의 최고의 장점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발생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백신의 효능은 백신에 들어있는 항원에 의해 유발된 면역반응이 목적하는 병원체에 얼마나 정확하게 대응하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구제역바이러스는 수많은 변종이 있으며 이웃한 농가 사이에서 발병한 바이러스 간에도 유전자 염기서열에서 차이가 날 정도로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이다.

바이러스를 사용한 백신으로 이에 대응하려면 개발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조금 과장하면 백신을 개발하는 동안 이미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다른 변종이 되어 개발된 백신이 소용없게 될 수도 있다.
 
당사 구제역 단백질 백신 기술은 발생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이용하여 한 달 이내에 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키메릭 단백질을 적용한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그림 2 참조).

나아가 구제역바이러스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어 바이러스의 변이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발생이 예상되는 변종에 대한 단백질 항원을 사전에 개발하여 백신의 예방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제안하자면 국가 차원에서 구제역바이러스 모니터링 및 예측 시스템과 구제역 백신 단백질 항원 은행의 연계를 통한 구제역 방역체계가 구축되면 이상적일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대장균에서 항원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대장균 시스템은 세포배양 등의 다른 생산 시스템에 비해 생산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
 
또한 상업화를 위한 대량생산의 어떤 생물학적 시스템에 비해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기 때문에 면역강화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입 백신의 경우 면역 강화제로 인한 부작용이 이슈가 되고 있으며, 농가에서 가장 큰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이다.

백신의 특성상 부작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제형 개선을 통해 기존 백신보다 부작용을 줄인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 당사에서는 현재 정부의 지원을 받아 면역강화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계획 및 전망

당사의 구제역 단백질 백신 기술은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일본, 미국 등 8개국에 특허로 등록되었으며 2015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구제역 백신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제일 중요한 사업목표로 하여 현지 사정과 당사의 여건을 고려하여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유수의 동물용의약품 회사들과 활발히 협의하여 진행 중이다.

또한 중동지방의 허브로 활용할 수 있는 터키의 회사와도 기술수출을 위한 기술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5년 말 개정된 법령에 의해 위탁 생산에 의한 품목허가가 가능하게 되어 2017년을 목표로 자체 품목허가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구제역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에 2015년 기준 약 600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
 
국산 백신이 없기 때문에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 정부 및 지자체의 예산이 투입된다.
 
2017년 당사의 구제역 단백질 백신이 허가되어 출시되면 수입대체 효과와 구제역 백신의 국산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 기대된다.

파로스백신은 작지만 강한 R&D 전문기업을 지향하고 있으며 당사가 가진 핵심 역량은 연구개발에 있다.

개발된 구제역 단백질 백신 제조기술의 경우에도 품목허가를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직접 론칭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지만, 적절한 파트너와의 기술제휴, 품목 라이선싱 등을 통한 협력 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파트너에 의해 성공적인 기술의 사업화가 이루어지면 실현된 연구개발의 과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몰입하는 것이 파로스백신의 모든 구성원이 바라는 최고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