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이정미 CTO
최고기술경영인 인터뷰에서는 기술경영인과의 대담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기술경영인의 역할과 리더십 등을 알아봅니다.
인류 미래를 위한 혁신
공동 작성_ 서민석 교수(한양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세계 최초의 정보기술 기업 IBM은 올해로 설립 105년을 맞았다. 물론 이들에게도 위기는 있었지만 곧 화려하게 부활하며 시장 변화와 고객 니즈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주도해 오고 있다.
현재는 코그너티브 컴퓨팅, 클라우드 등의 업계를 선도하는 신기술로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특허 부문에서는 지난 23년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IBM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은 무엇이고, IBM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설립 50주년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IBM에서 CTO를 역임하고 있는 이정미 전무를 만나 들어보았다.
IBM의 혁신정신과 커뮤니티(Community)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경력사원으로 입사하여 한국IBM에서만 20년 넘게 근무한 이정미 전무는 대외적으로는 한국IBM의 기술전략을 대변하고 대내적으로는 IBM 전 직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테크니컬 커뮤니티를 리드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에서 글로벌 파트너로서 유통·물류·운송 산업 섹터 비즈니스 리더를 겸하고 있다.
전문지식과 실무경력을 갖춘 여성 CTO인 만큼 흔히 받는 질문이 있다고 한다.
바로 여성이기에 겪어야 하는 직장 내 스트레스나 일과 가정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한 이 전무의 답변은 단순 명쾌하다.
“한국IBM에는 남자와 여자가 따로 없습니다. 같은 길을 가는 동료로서 각자의 역량을 투입하여 회사의 혁신과 성장에 기여하고 있을 뿐입니다.”
실제로 이 전무는 한국IBM에서 근무하는 오랜 기간 동안 본인은 물론 다른 동료들이 그 어떤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는 접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혁신함으로써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일례로 다른 기업에서는 여성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성(Diversity) 지원 프로그램이 한국IBM에서는 남녀 직원 구분 없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직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회사의 방침이 지금의 IBM을 만든 근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에게 요구되는 역할 역시 보통의 기업들과는 조금 다르다.
대부분 기업에서 CTO의 역할은 연구소장 혹은 기술원장의 몫이다.
하지만 서비스 기업인 IBM은 고객과의 직접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실현시킬 기술 전문가 커뮤니티(Community)를 지원하여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CTO에게 요구하고 있다.
IBM은 기술 전문가 커뮤니티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고 많은 경력을 지닌 이 전무가 CTO 역할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IBM에서 기술 전문가의 전문역량의 개발과 관리는 커뮤니티 스스로 운영하며 회사는 인사 시스템과 연동하여 커뮤니티가 주관하는 전문역량 인증을 기반으로 인력들의 기술 수준을 관리하고 있다.
기술 전문가 커뮤니티야말로 IBM의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게 이 전무의 설명이다.
“IBM은 커뮤니티 자체적으로 수립한 기준에 따라 커뮤니티의 시니어 보드에서 전문 인력들의 직무기술 역량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역량 평가시 단순한 기술 수준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에 공헌도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레벨(Level)을 부여함으로써 커뮤니티가 항상 살아 움직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IBM의 기술 전문가 커뮤니티는 인력들의 전문 기술역량을 스스로 정의하고 관리함으로써 직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IBM 같은 글로벌 대기업에서 엔지니어의 기술역량 개발과 관리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제도가 정착하기는 참으로 힘든 일이다.
하지만 IBM의 커뮤니티는 구성원 간의 네트워킹과 조직 공헌도 등을 중요하게 평가하여 기술력의 고도화와 조직의 지속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발전해 왔고, 이러한 제도는 IBM이 자랑하는 가장 유서 깊고 선진적인 제도로 자리잡았다.
진화하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 1997년 IBM이 개발한 ‘딥블루(Deep Blue)’가 2승 3무 1패의 성적으로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가스파로프(왼쪽)를 꺾었다.
▲ 2011년 IBM이 만든 인공지능 왓슨이 미국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 출연해 인간 챔피언 두 명과 경쟁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공지능의 대명사’로 불려온 IBM의 왓슨(Wats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6년. IBM은 당대 최고의 인공지능인 ‘딥블루’를 개발하고, 인간과 기계의 체스대결에서 세계 챔피언이었던 카스파로프를 상대로 승리함으로써 인공지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되었다.
이후 IBM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명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원대한 비전에 도전하였다.
창사 100주년이 되는 2011년 2월 미국의 TV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 출연해 인간 챔피언을 상대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2004년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 ‘왓슨’ 개발에 착수한 IBM은 2008년 성공리에 개발을 완료했다.
그리고 개발 4년 만인 2011년 퀴즈쇼의 역대 최강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그 존재를 세상에 공표했다.
왓슨에는 자연어 처리, 추론 생성과 검증, 기계학습 등의 기술이 포함되어 있는데 IBM은 자연어 기반의 정형/비정형 데이터 처리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의 육체적 스포츠 경기만큼이나 지성을 겨루는 대결에서도 왓슨이 인간 챔피언을 꺾고 승리를 거두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왓슨은 활용도면에서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결국 인류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이 전무의 견해는 어떨까.
“인공지능과의 대결 결과를 인간의 패배로 받아들여선 안됩니다. 인간이 빨리 달리기 위해 자동차를 타거나 무거운 물체를 기중기로 들어 올리듯 인류 발전의 또 다른 한 획으로서 인식해야 합니다. 특히 IBM의 왓슨은 인간과 경쟁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인류가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전무는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거나 넘어서는 일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많았던 미래의 예측들이 실현되는 변곡점에서 현시대를 바라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동안의 컴퓨터나 기계는 많은 양을 기억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연산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을 도와주거나 미리 코딩된 형태의 반복작업을 수행하는 데 머물렀지요. 이제는 계속해서 배우고 발전해 나가는 인간처럼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발전해 나가고 스스로의 학습에 따라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을 어떻게 잘 활용하여 인류의 보다 나은 삶과 산업의 발달을 꾀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명확한 철학과 원칙이 필요한 것입니다.”
디지털 인텔리전스와 디지털 비즈니스의 만남
코그너티브 비즈니스(Cognitive Business)의 도래
▲ < IBM 커넥트 2016 >에서 공개된 IBM 인공지능 ‘왓슨’ 탑재 로봇 ‘나오미’(좌) < IBM 커넥트 2016 > 전시 부스(우)
이세돌과의 대결을 위해 알파고가 훈련했던 수개월의 기간은 인간의 시간으로는 약 천 년의 세월에 해당된다고 한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연구되고 있는 양자컴퓨터가 실제로 구현된다면 원자 하나하나에 연산 기능을 부여할 수 있고, 어른 주먹 크기의 물질 하나로 인류의 집단 지성을 뛰어넘는 컴퓨터를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전망들이 더 이상 놀랍지 않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이 전무는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이며,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설명한다.
“지금의 변화는 어떻게 보면 예정된 것이었고 거스를 수 없는 추세입니다.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세상은 진화하게 되어 있지요.”
현재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대한 의존도가 10년 전보다 높아진 것처럼 앞으로 사람의 일을 기계와 컴퓨터에 위임하는 일은 더 깊고 넓은 분야에서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인공지능이란 어떤 의미이고, 인공지능에게 인간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발명되었다고 다리가 쓸모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기중기가 발명되었다고 역도 스포츠가 폐지되지도 않았지요. 이제 인간은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춘 컴퓨터와 더불어 살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 어떤 도구든 인간에게 이로운 것이 되기 위해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고, 그러한 노력과 시도는 그 도구가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를 반증합니다. 한국IBM은 세계 최고인 IBM의 인공지능 기술을 토대로 한 코그너티브 비즈니스를 통해 한국의 기업 활동에 공헌하고 궁극적으로 한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코그너티브 비즈니스(Cognitive Business)란 디지털 인텔리전스, 즉 인공지능과 비즈니스와의 접목을 뜻한다.
여기서 인공지능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B2C 기업들의 개인비서 프로그램과는 그 수준이 다르다.
즉, 입력된 프로그램의 규칙(Rule)에 따라서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코그너티브 비즈니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기업이 IBM과 경쟁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상품처럼 판매량 등으로 순위를 따질 수는 없다.
IBM의 코그너티브 비즈니스는 주로 기업체를 고객으로 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사업 영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제조, 유통, 금융 분야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IBM은 세계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기술(Core Technology)을 제공함으로써 인지 컴퓨팅 선두주자로서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즉 다양한 영역의 기업들이 고객의 지식을 효과적으로 데이터화하여 입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입력된 데이터를 IBM 시스템을 통해 분석하도록 한다.
이 분석 과정의 성능과 품질에 따라 생성되는 정보와 지식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IBM의 인공지능은 외부에서 입력된 규칙뿐 아니라 스스로의 학습을 통해 인간의 직감(Intuition)과 같은 능력을 갖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자연어와 이미지(心象, 감각에 의하여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서 재생된 것)처럼 정형화되지 않은 정보를 처리할 수도 있다.
현재 IBM의 코그너티브 비즈니스는 의료지식의 정보화 수준을 고도화하려는 동남아시아의 수요와 만나 성공적으로 적용되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암 센터에 제공된 IBM의 왓슨 시스템은 전문의사들이 수주 일에 걸쳐야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을 수분 만에 처리해 낸다.
이러한 능력은 최저가를 탐색하는 유통 분야에서 이미 사용되어 있으며, 금융 분야에서도 그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는 제약 분야의 실험과 인증 작업 등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인공지능에서 코그너티브 컴퓨팅으로
한국IBM은 매일 쏟아지는 빅데이터 속에서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을까?
이 전무는 분명 그 차이는 존재하지만 충분히 극복해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문화나 생활방식 같은 환경 요소는 아주 작은 차이라도 커다란 원인으로써 작용할 뿐 아니라 비즈니스모델과 전략에도 크게 영향을 끼칩니다. 한국IBM은 1967년부터 IBM의 상품과 서비스를 한국에 적합하도록 국지화(Localization)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한국 기업에 대한 서비스 가치를 높이는 데 필수적인 한국어 데이터 처리 기술에 있어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IBM은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거쳐 현재의 서비스 및 IT 컨설팅 회사로 진화를 거듭해 온 만큼 코그너티브 비즈니스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 철학은 인간과 모바일의 가치에 우선성을 부여할 것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코그너티브 인공지능인 왓슨(Watson)은 앞으로 모바일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든 손쉽게 접속하여 인류의 사고능력을 극대화할 예정이고, 애플이나 트위터 같은 B2C 기업들을 통해 축적된 글로벌 마케팅과 물류 데이터를 처리하여 브랜드 가치를 감지하고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을 제공할 것입니다.”
현재 한국IBM의 임직원 중 절반은 엔지니어들이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셀러(Seller) 및 마케팅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에 의해 고객들의 새로운 의견과 요구는 끊임없이 감지되고 회사 전체에 공유되어 새로운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IBM은 산업계와 학계를 아우르는 지식 집단인 Academy of Technology, Outlook, Industry Team, Leadership Team 등을 100년 가까이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미래에 일어날 변화를 선도적으로 감지하고 산업계를 주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서비스 기업인 IBM은 철저하게 시장 관점의 접근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IBM이 자랑하는 지식 커뮤니티는 IBM의 전반적인 사업 방향을 결정해 왔으며, 그에 맞춰 IBM의 코그너티브 비즈니스를 뒷받침하는 마케팅 추진체(Marketing Initiative)와 실행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IBM은 구글이나 중국의 바이두 같은 기업들을 경쟁상대로 삼지 않는다.
단순 개인 정보나 검색 정보보다는 고객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정보의 가치를 파악하고 축적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유통 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인 날씨 정보는 개인적인 정보로서는 큰 가치가 없지만 농업 파생상품이나 물류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IBM에게는 중요한 정보가 된다.
실제로 IBM은 지난해 글로벌 기후 정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웨더 컴퍼니를 인수하며 구글, 애플 등의 B2C 기업과는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다르다는 것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IBM을 움직이는 힘, 자기계발과 네트워킹
▲ 한국IBM이 국내 개발자들과의 본격 소통의 일환으로 매달 개최하는 개발자 대상 무료 교육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IBM의 개발 플랫폼인 ‘블루믹스’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평소 다정다감한 성격의 이 전무 주변에는 조언을 구하며 따르는 후배와 동료들이 많다. 그들에게 항상 잊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IBM 내에서는 승진을 위한 경쟁이 없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만 있을 뿐이지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IBM의 구성원이라면 끝없는 자기계발과 적극적인 네트워킹 노력이 필요하다고 늘 강조합니다.”
특히 자신 같은 여성 임원을 멘토로 삼고 있는 후배 여성 직원들에게는 크게 두 가지 사항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롤모델을 여성에 한정 짓는 것, 그리고 자신의 존재나 실력이 폄하될까 두려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저 역시 남성 임원의 조언을 통해 성장해 왔는데 그것은 결코 남녀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선배의 역량 자체를 본받기 위함이었습니다. 또 여성 임원의 경우 보통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남에게 표현하거나 상담을 구할 경우 임원으로서 자신의 역량이 폄하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혼자만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소극적인 태도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차별은 없었지만 스스로와의 싸움이 더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스스로가 작아졌고, 커뮤니케이션을 겁내게 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던 지난 시절.
그때의 경험을 통해 그가 내린 결론은 ‘항상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이렇듯 소통의 가치를 중요시 하는 한국IBM은 한국의 클라우드 사용자들과의 소통과 지원에도 열심이다.
일례로 누구라도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또는 서비스 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블루믹스(BlueMix) 플랫폼’을 통해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어디서든 간편한 절차를 통해 가입과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 전무는 블루믹스 플랫폼은 IBM이 지향하는 미래상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산업계는 사업주(Business Owner)로부터 개발자(Developer) 쪽으로 권력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변화의 핵심으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누구나 창업을 통해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실제로 법과 제도,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위한 진입장벽은 사라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1인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초등학생도 약간의 훈련을 거치면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구현하고 시장의 변화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는것이다.
앞으로 IBM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아이디어라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성장시켜 시장에 공개하는 혁신을 선도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에 따르면 ‘세계 500대 기업’ 명단에 1955년 이후 지금까지 남아 있는 기업은 71개로 생존율이 14%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IBM은 달랐다.
한때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전과 변신에 성공하며 새로운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과 목표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석학들의 예측과 전망을 현실로 만들며 미래 기술을 선도해온 IBM이 준비하는 다음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그 구체적인 모습을 상상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인간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창의성을 극대화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되리라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