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05 - 중국 스마트폰 산업의 구조변화와 대응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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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희 책임연구원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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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기업의 성장으로 인해 기존 삼성, 애플을 중심으로 한 양강 구도에서 새로운 경쟁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은 기존의 저가 이미지를 탈피하여 기술력과 차별화를 통해 질적인 성장을 이루어 내고 있다.

이 글에서는 화웨이, OPPO, VIVO 등을 중심으로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고, 이에 대한 국내 스마트폰 산업의 대응방향을 제시해 본다.



들어가면서

스마트폰 산업에서 중국 기업이 성장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2011년부터 화웨이, ZTE 등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2014년경에는 샤오미로 대표되는 2세대 기업들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중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 스마트폰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2016년 1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15개 스마트폰 기업 중 무려 10개가 중국 기업이며, 이들 기업의 점유율 합은 33.4%에 이른다.
 
비록 삼성전자가 여전히 세계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 합은 27.5%로 중국과는 상당한 격차가 벌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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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점유율 비교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저가 시장 중심의 경쟁에서 탈피하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보다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형태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글에서는 화웨이의 성장과 OPPO, VIVO 등 신흥 강자의 등장을 통한 최근 중국 스마트폰 산업의 구조변화를 알아보고,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


글로벌 3위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화웨이

화웨이는 2015년 삼성과 애플에 이어 세 번째로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 1억 대를 돌파하며 시장점유율 7.4%를 기록하였고, 2016년 1분기에는 8.5%로 2위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2014년까지 유지되던 스마트폰 시장의 삼성과 애플의 2강 구도에서, 화웨이가 경쟁자인 레노버-모토로라, 샤오미, LG 등을 따돌리고 3위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인 Strategy Analytics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까지 화웨이의 시장점유율은 9.7%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화웨이가 이처럼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애플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2015년 화웨이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15.1%로 삼성전자의 7.4% 및 애플의 3%에 비해 훨씬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자체 AP인 Kirin 프로세서를 개발하여 자사 기기에 탑재하고 있으며, 최근 자체 OS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삼성·애플과 기술적인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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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LTE 표준 특허 침해로 제소한 사실은 스마트폰 기술 경쟁력에 대해 화웨이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에 대한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둘째는 화웨이는 샤오미, OPPO, VIVO 등 신흥 중국스마트폰 기업과 다르게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 중 41.9%가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었다.

특히, 2016년 1분기에는 스페인(17.9%, 2위), 이탈리아(16.2%, 3위), 프랑스(9.8%, 3위), 독일(8.9%, 3위) 등 서유럽 국가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판매량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극단적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샤오미가 최근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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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PO, VIVO 등 신흥 스마트폰 강자의 성장

OPPO는 2016년 1분기 1,550만 대를 출하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샤오미를 제치고 삼성, 애플, 화웨이에 이어 4위를 차지하였으며, VIVO는 1,350만대 출하량을 기록하여 7위를 차지하였다.

중국 시장에 한정한다면, OPPO는 화웨이에 이은 출하량 2위를 차지하였고, VIVO가 4위를 기록하였다.

OPPO, VIVO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직까지는 다소 생소한 제조사이지만, 적어도 중국 시장에서는 애플(5위), 삼성(6위)을 제치고 화웨이와 샤오미를 위협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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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PO와 VIVO는 많은 경우 함께 언급되는데, 그 이유는 이 두 기업이 BBK일렉트로닉스라는 하나의 모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하나의 기업이 두 가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형태이다.

따라서 OPPO와 VIVO을 하나의 회사로 가정하여 판매량을 합하면 2,880만 대가 되며, 이는 화웨이의 2,830만 대를 뛰어넘는 글로벌 3위 수준이다.

OPPO와 VIVO의 성공 요인은 철저한 차별화를 통한 세부 시장 공략이다. 기존 스마트폰 기업들이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단순히 가격대로만 차별화한 것과 달리 OPPO와 VIVO는 연령과 성별로 세분화하여 목표 시장을 정확히 공략하였다.

OPPO는 감성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카메라 성능을 통해 ‘셀피(Selfie)’를 중요하게 여기는 20~30대의 여성층을 공략하였다.

세계 최고 수준인 5,0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거나, 1,300만 화소 카메라를 돌려서 전후방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채택하는 등 카메라에 특화된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으며, 최신 기종인 OPPO F1의 경우는 ‘Selfie Expert’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할 정도로 타깃 고객층이 명확하다.

VIVO는 스마트폰으로 주로 음악 감상을 많이 하고 스마트폰 사양에 민감한 20~30대 남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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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당시 세계에서 제일 얇은 스마트폰(6.55㎜)를 출시하여 주목을 받았으며, 별도의 DAC(Digital Audio Converter)를 탑재하거나, 세계 최초로 6G RAM을 탑재하는 등의 시도가 대표적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부분은 이들 기업이 더 이상 저가시장에 머무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OPPO의 2015년 스마트폰 평균 판매단가는 대당 245달러였다.
 
이는 화웨이의 150달러, 샤오미의 138달러와 비교하여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미 시장 포화로 인해 가격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고가 시장 중심의 시장확장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점은 OPPO가 타 중국 로컬 기업과 차별화되는 점이며,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게 직접적인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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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 및 대응방향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성장으로 인해 산업구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존 스마트폰 시장의 양강 구도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성장이 과거와 같이 가격 경쟁력에만 의존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성장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부터 저가 스마트폰 시장까지 넓은 가격대의 시장을 대응해야 하는 삼성전자에게 더욱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가격대별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판매량의 70% 이상이 30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앞에서 언급한 중국 기업의 주력 시장과 상당 부분 중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경쟁 상황만을 가지고 미래를 예단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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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무섭게 성장했던 샤오미가 결국은 중국 시장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사례를 볼 때, 현재 급성장하는 중국 기업의 성장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의 화웨이, 샤오미가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면, 언젠가는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결국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이외에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스마트폰 기업이 등장할 수 있는가가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출시하여 국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루나폰의 사례를 볼 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루나폰은 젊은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심플한 디자인과 가성비에 집중하여 제품 기획 단계부터 반영하였고 이를 통해 20~30대 고객층에게 호응을 얻어냈다.
 
이처럼 더 많은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하여 세분화된 타깃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한다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스마트폰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 즉 VR 기기, 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확대도 장기적으로는 중요한 경쟁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 디바이스들은 일반적으로 롱테일 마켓을 형성하기 때문에 소수의 기업이 주도하기 어려우며, 수많은 스타트업이 참여하여 성장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제조사 및 이통사를 중심으로 IoT 기기를 위한 칩을 개발하여 배포하거나, 창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내 스마트 디바이스 산업이 활성화된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기업과의 격차를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