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3

03 - 중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변화와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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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철 선임연구위원
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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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고도성장에서 안정적 성장기로 접어들었고, 중국 로컬 업체들의 기술 및 품질 수준은 크게 향상되었다.

고도성장을 예상하여 투자한 생산능력은 공급과잉을 발생시켜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중국 로컬기업과 가장 근접하여 경쟁하는 한국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더불어 차세대 자동차라 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 등에서 중국 기업들의 부상이 두드러져 향후 한·중 자동차 산업에서 새로운 경쟁관계가 예고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 변화 및 구조 고도화에 따라 우리 자동차 산업의 전략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둔화에 따른 경쟁 심화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다. 2000년대 들어 2010년까지 2008년 한 해만 빼면 모든 연도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을 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및 2010년에도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30~4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중국의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다.

2013년 13.8%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한 자릿수 증가율이었고, 작년에는 4.7% 증가에 그쳤다.
 
이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시점과 일치하는데, 성장률 둔화가 자동차 판매 둔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기오염 문제와 교통난이 심각해지면서 자동차 보유를 억제하는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상해, 귀양, 북경, 광주, 천진, 항주, 심천 7개 도시가 번호판 제한 발급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향후 많은 대도시들이 이 제도를 도입할 예정으로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소비구조에도 변화가 초래되고 있는데, 대도시보다 중소도시 및 농촌에서 자동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이들 지역이 선호하는 MPV나 SUV 판매가 집중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세단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작년에는 SUV가 40% 이상 판매가 증가한 반면, 세단은 8% 이상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중국의 자동차 공급능력은 빠른 속도로 증가해왔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능력 증가로 자동차 수요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의 가동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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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5%에 달했던 가동률은 2014년 59.6%로 낮아졌고, 작년에는 53% 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공급과잉 현상은 2020년까지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14년 대비 2015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상위 20개 브랜드만 하더라도 2,143만 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과잉 능력으로 인해 시장에서의 경쟁은 매우 치열해질 것이다. 특히 가동률이 낮았던 업체들은 주로 중국 로컬 브랜드로서 기존에도 낮은 가격이었지만 공급과잉 능력을 해소하기 위해 더 치열한 가격 경쟁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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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향상과 한국 업체의 위축

전통적으로 중국 로컬업체들의 자동차 가격은 크게 낮은 수준이었고, 선진업체들과 큰 가격차를 보여 왔다.

2012년의 경우만 하더라도 북경현대의 위에뚱(아반떼 모델)이 9.98만 위안이고 일기도요타 코롤라가 12.38만 위안이었던 반면, 동급인 치루이의 A3는 7.78만 위안이었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최근들어 더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북경현대의 랑동(아반떼 모델)은 10.58만 위안으로 2012년에 비해 다소 상승했는데, 일기도요타의 코롤라는 10.78만 위안으로 가격이 하락하였고, 치루이의 E3는 5.29만 위안으로 북경현대랑 동의 반값 수준으로 하락했다.

공급과잉에 따른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중국 로컬업체들은 가격을 더 하락시킨 것이다.

중국 로컬기업들의 자동차 가격은 낮아지고 있지만 품질수준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2000년 중국 로컬기업들의 판매차량 100대에서 발생하는 문제발생 건수는 834건에 달했지만 2013년 현재 155건으로 크게 낮아졌다.

아직 외자계 기업들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지만 과거에 비하면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그림 3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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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뿐만 아니라 중국 생산 차량의 안전도도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중국 자동차의 안전도 검사(C-NCAP)에서 최고 수준인 별 다섯을 받은 비율이 2006년 8.3%에 불과했지만 2014년 92.5%에 달할 정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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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중 기업 간 가격은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데, 품질이나 안전도 등은 격차가 축소되고 있어 한국 기업의 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 최근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SUV 부문에 있어 중국 기업들이 소형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모델을 다수 출시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SUV 모델 판매 상위 10개 중 6개가 중국 로컬기업의 모델이었다. 이에 따라 작년 한국계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도 이러한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4년 9.0%까지 상승했던 중국 내 한국 승용차 브랜드의 점유율이 2015년 7.9%로 떨어졌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전략과 성과

중국은 ‘중국제조 2025’정책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발전 목표를 명확히 했다. 전체적으로 저탄소화, 전동화, 지능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중국 자주 브랜드를 위한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친환경) 자동차 발전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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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화를 위한 커넥티드카 육성도 내세우고 있지만 친환경 자동차 특히 전기자동차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중국의 친환경 자동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수소연료 전기자동차) 판매는 200만 대에 달해 전체 자동차 판매의 5%, 2025년에는 이 비율이 2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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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30년에 가면 중국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20년에 중국 자주 브랜드의 전기자동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간 판매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하여, 중국 국내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70%를 중국 자주 브랜드가 차지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는 중국 자주 브랜드의 친환경 자동차 생산이 300만 대에 달하고 중국 국내시장에서의 점유율도 80%에 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친환경 자동차가 중국 국내시장을 주도하며, 생산의 30%를 수출할 계획이다.

수소연료 전기자동차는 2020년 실증운행을 목적으로 1,000대 정도 생산하고, 2025년에 소규모 산업화 생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부품업체의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하여 2020년까지 중국 부품업체의 동력전지, 구동모터 등 핵심부품은 국제 선진기술 수준에 도달하며, 80%의 국산화율을 기록하고, 연료전지는 생산기술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동력전지, 구동모터 등 핵심부품의 대량 수출을 실현하고, 연료전지의 핵심재료와 부품은 국산화로 대량생산을 실현할 전망이다.
 
동시에 중국 전기자동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은 전체적으로 국산화율이 80%를 상회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연료전지의 국산화율(핵심 재료 및 부품)은 2020년 30%, 2025년 50%, 2030년 70%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친환경 자동차 발전정책은 전략형 신흥산업 발전전략과 더불어 꾸준히 추진했고, 이미 일정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3년 2만 대에 불과했던 친환경 승용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생산 및 판매는 2014년 1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21만 대에 달할 정도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작년에 친환경 상용차도 17만 대나 생산 및 판매되었다.

중국 내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상용차는 말할 것도 없고, 승용차도 거의 모두 중국 자주 브랜드들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체 6만 4천 대 생산에서 BYD와 상치(上汽)가 5만 대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전기자동차는 종타이(衆泰), 지리(吉利), 캉띠(康迪), 베이치(北汽), 치루이(奇瑞) 등이 상위 5위를 기록하고 있고, 15위까지 나머지 업체들도 모두 중국 자주 브랜드들이다.

외자계 업체로는 작년에 BMW만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1,255대 생산하여 판매한 것이 전부이다. 결국 중국 자주 브랜드들이 중국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친환경 자동차의 높은 국산화율 목표에서도 나타났듯이 중국의 친환경 자동차 관련 기술도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예상대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자동차로 급속하게 재편된다면 중국 자주 브랜드의 부상은 더욱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전략

한국 기업의 자동차 판매 800만 대에서 중국이 170만대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그렇지만 최근 중국 로컬기업의 구조 고도화로 한국 자동차 업체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는 아직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낮은데 가격은 높은 것에 기인한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이 품질이나 가격수준을 향상시켜 오면서 우리기업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정부 주도로 중국 자동차 시장을 전기자동차 위주로 재편하고자 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것 역시 중국의 로컬기업들이다. 현재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고 있지 않지만 품질수준이 좀 더 향상되면 소형차를 중심으로 5년 이내에 우리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지금도 2,500만 대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고 앞으로 4,000만 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고, 어차피 세계시장에서도 중국과 경쟁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향상시켜야 잃어버리고 있는 시장을 되찾아 올 수 있다. 우리가 아무리 자동차를 잘 만들어도 시장에서 인정해주지 않으면 높은 가격에서 팔릴 수가 없다.

중국 시장에서 우리 자동차 업체의 이미지는 일본 자동차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미국 자동차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단기간에 상승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 자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 부문에 있어서는 중국 시장의 동향에 맞추어 생산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전제가 되는 것은 경쟁력 있는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경우 아직까지 충전 후 주행거리나 충전시간 등의 불편함 때문에 중국에서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가 제한적이다.

경쟁력 있는 차량만 개발된다면 향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