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과 발전방향
▲ 홍성범 센터장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상해글로벌혁신센터
2020년 소강사회 달성이라는 중국 국가 발전목표의 마지막 주자인 시진핑은 13차5개년규획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 수단들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정책 패러다임의 핵심은 ‘혁신’과 ‘산업고도화’이다. 이를 위해 중국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등 다양한 정책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의 산업고도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분야에서 우리에게 힘겨운 혁신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성장 공간이 창출되면서 우리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기회를 수익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혁신 협력의 정밀한 로드맵 작성이 절실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들어가면서
중국은 호흡이 긴 나라이다. 많은 중국의 정책과 계획들이 2020년과 2050년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 정책의 금과옥조처럼 불리는 ‘국가중장기과학기술발전규획강요’는 2006에 시작해 2020에 끝난다.
‘국가중장기교육개혁발전규획강요’(2010-2020), '국가중장기인재발전규획강요'(2010-2020), '국가원자력중장기발전규획'(2005-2020) 등 많은 정책들의 1차 귀결점이 2020년이다.
중장기 예측, 예를들면 중국과학원이 각 분야별로 작성한 중장기 기술로드맵은 2050년까지 확장되어 있다.
2020년은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라는 시간적 의미뿐 아니라 국가 발전목표라는 구속성을 가지고 있다.
일찍이 공자는 예기(禮記) 예운(禮運)편 9편에서 사회발전단계를 온포(溫飽)→소강(小康)→대동(大同)의 3단계로 표현한 바 있다.
온포는 먹는 문제를 해결한 단계, 소강은 사람답게 사는 삶의 질이 보장되는 단계, 대동은 요순시대 같은 이상사회를 말한다.
1982년 등소평은 국가발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소강사회’를 궁극적인 국가 발전목표로 확정했다. 2002년 강택민도 3단계 발전론을 구체화하면서 2020년까지 소강사회 달성을 국가발전목표로 확정한다.
1단계(~2010)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초보적 확립단계, 2단계(~2020)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해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전면적 소강사회 실현단계, 3단계(~2050)는 중국 건국 100주년으로 1인당 GDP 5만 달러 수준의 발달국가 수준단계이다.
2012년 집권한 시진핑은 2020년 소강사회 달성을 위한 마지막 주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집권 시기는 12차5개년규획시기로 집권 3년은 후진타오 정책의 계승이라면 13차5개년규획은 명실상부한 시진핑 정책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투자와 소비, 내수와 해외 수요 간 불균형 문제, 에너지 다소모·환경훼손형 산업구조, 도농 지역격차 등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면서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으로 ‘혁신’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신형도시화규획’, '중국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일대일로’ 등 다양한 정책 프리즘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13차5개년규획(2016~2020)에서의
산업고도화 정책
혁신이 중국을 구한다: 혁신 드라이브 발전전략 실시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이 클수록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도 긍정적 역할을 하며, 새로운 소비와 산업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들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3차 산업을 넘어서 4차 산업, 심지어 5차 산업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는데, 이들은 정보/기술 산업 위주의 산업고도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특히 첨단기술개발과 연구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역시 ICT를 바탕으로 하는 첨단 기술 도입과 개발을 위해 대규모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미 첨단 산업고도화 관련 정책을 마련하여 실행하고 있다.
13차5개년 규획의 핵심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혁신”으로, 이 혁신이란 단어로 기존 산업의 현대화, 첨단 산업의 육성, 정보기술 인프라 확충 등의 정책을 설명할 수 있다.
과학기술 혁신을 핵심으로 인재발전을 지원하며, 과학기술 혁신과 “대중창업, 만중혁신(大众创业万众创新)의 유기적인 결합을 추진하며, 혁신 구동과 많은 강점을 바탕으로 발전을 이끌 것임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IoT의 응용과 높은 수준의 국가 과학센터 및 기술혁신센터 건설, 국제 경쟁력을 갖춘 신형 선도기업 육성을 추진하며 2020년까지 GDP 중 R&D 투입비율을 2.5%로 확대하고, 과학기술의 경제성장 공헌율을 60%로 확대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2016년 5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 국가혁신드라이브발전전략강요 >(国家创新驱动发展战略纲要)를 발표, 시진핑 정부의 핵심인 “혁신”을 산업고도화로 연결시키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혁신드라이브정책은 총 3단계의 목표를 설정하였으며, 2050년까지 세계 과학기술 혁신강국 도약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그림 1 참조).
현대적 산업 시스템 고도화
산업 구조조정, 경제발전을 위한 공급자 측 구조개혁, 신흥 산업 육성, 전통 산업의 업그레이드, 강력한 혁신능력/우수한 품질과 서비스/긴밀한 협력/친환경적 현대산업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현대적 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며, 특히 중국정부가 강력 지원하는 전략적 신흥 산업의 경우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15% 이상 늘린다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였다.
또한 집중 융성할 분야로는 현대 에너지 기술, 차세대 인터넷 기술, 헬스케어 관련 기술, 자원 고효율 이용 및 생태환경보호 기술, 스마트그린 제조기술, 스마트시티 및 디지털 사회 구현 기술, 현대화 농업기술, 해양 실용기술을 제시하였다.
중국제조 2025 :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의 전환
2015년 중국 국무원은 10개의 중점 분야와 5개의 중대 프로젝트를 제시한 < 중국제조 2025 >를 발표, 향후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전환함으로써, 산업고도화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산업체인 추구
중국제조 2025의 추진 배경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중국은 2010년 이미 세계 1위의 제조업 부가가치 국가가 되었으나, 중국 GDP 구성에서 점차 3차 산업의 비중이 늘어나 2012년 3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었고, 제조업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게 되었다.
둘째, 세계 1위의 제조업 대국이지만 선진국과의 수준은 여전히 차이가 있으며, 최근 인건비 상승 등의 원인으로 제조업은 중국에서 점차 동남아 국가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자원 고갈, 노동력 등의 생산요소 원가 상승, 수출 둔화 등의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 Made in China의 성장은 한계에 도달하였다.
셋째, 정보통신 기술과 제조업의 융합 흐름이 활발해짐으로써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바이오공정, 신에너지 산업에서 첨단 기술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세계 각국은 이에 대한 대응 정책을 세우며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중국이 산업고도화를 위한 정책을 제시한 이유이다.
3단계 목표와 10대 중점 산업 분야
중국제조 2025는 크게 3단계의 목표와 10대 중점 산업분야를 선정하였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인터넷 플러스 : ‘인터넷+’ 행동계획을 통해
새로운 성장 공간 창출
중국 국무원은 2015년 7월 4일 < 인터넷 플러스 행동 적극 추진에 관한 국무원의 지도의견 >을 발표하였다.
“인터넷 플러스 행동계획은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현대 제조업의 결합으로 e-비즈니스, 산업인터넷과 인터넷 금융의 발전을 촉진하여 해외시장 개척을 유도한다”라는 리커창 총리의 담화에서 함축적인 정책목표를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플러스정책은 인터넷(ICT 기술)과 전 산업 간의 융합을 강조한다. 11개 중점 액션플랜 분야는 다음과 같다.
① 인터넷 + 창업/혁신 : 인터넷 + 혁신의 역할을 발휘하여 창업 혁신 지원 강화, 창업을 위한 중창공간(衆創空間) 적극 개발, 개방형 혁신을 추진한다.
② 인터넷 + 제조업 : 인터넷 + 제조업의 융합 추진으로 제조업의 디지털화·스마트화 수준 제고, 산업사슬 간 협력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③ 인터넷 + 농업 : 신농업 생산·경영·관리 시스템 구축, 정밀화된 생산방식 도입, 온라인 농업 서비스 수준 제고 등을 추진한다.
④ 인터넷 + 금융 : 인터넷 금융 서비스 플랫폼 건설, 금융기관의 서비스 범위 확대, 인터넷 금융 서비스 혁신 등을 추진한다.
⑤ 인터넷 + 스마트 에너지 : 인터넷을 통한 에너지 생산과 소비 혁명 추진, 에너지 효율 및 절감 추진, 신재생 에너지 비율 확대, 에너지 이용구조 최적화 등을 추진한다.
⑥ 인터넷 + 대민 서비스 : 인터넷의 장점을 발휘하여 서비스 소비 원가 절감, 의료·건강·양로·교육·여행·사회보장 등 서비스 발전을 추진한다.
⑦ 인터넷 + 고효율 물류 : 물류 정보공유 시스템과 스마트 창고 저장 시스템 구축, 스마트 물류 분배/배송 시스템 완비 등이 주요한 정책 목표이다.
⑧ 인터넷 + 전자상거래 : 농촌 전자상거래 발전, 인터넷 생산·유통·소비 보급, 공공서비스 등 지원환경 구축을 추진한다.
⑨ 인터넷 + 교통 : 인터넷과 교통운수 융합, 인프라·수송·운행 정보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편리한 교통운수 서비스를 촉진하는 정책이다.
⑩ 인터넷 + 녹색생태 : 인터넷과 생태환경 융합, 오염감시 및 정보 공표 시스템 개선, 주요 생태요소 자원의 환경 적재능력 감시 네트워크 형성, 환경 데이터 공유 등이 추진된다.
⑪ 인터넷 + 인공지능 : 인공지능을 이용한 미래산업 발전 추진, 중점 산업영역에서의 스마트 제품에 대한 혁신 장려 등이 추진된다.
중국의 산업고도화 정책 추진과 한국의 대응
2015년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중국제조 2025'는 ‘혁신’의 하부 정책목표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산업체인을 만들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 정책에 포함된 10대 중점 영역의 제조 분야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19대 성장 동력과 일치한다.
새로운 성장 공간을 만들어 내는 ‘인터넷 플러스’ 정책은 한국의 창조경제와 일맥상통한다.
전 세계적으로 정책의 동질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정책이 아니라 투자 임팩트와 구체적인 정책 포트폴리오 부분이다.
향후 많은 분야에서 한국이 우위에 설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한 과학기술이나 산업 차원이 아닌 국가혁신 경쟁력의 문제로 귀결된다.
반면 중국 시장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가공무역 등 값싼 인건비 활용에 안주했던 대중 수출은 중국 정책 변화에 따라 심각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완제품보다는 중간재/원자재 중심의 대중 수출, 서비스업보다 제조업 중심의 외상투자, 중국 로컬기업의 기술 경쟁력 제고 등으로 2020년 9,750조 원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중국과의 혁신 경쟁,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혁신 협력에 대한 정밀한 대응 로드맵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