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현장스케치 - 상하이 CES 2016을 보면서 한국을 본다


 


-전국연구소장협의회 해외밴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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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전국연구소장협의회는 해외밴치마킹을 위해 지난 5월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상하이 CES 2016을 참관하고 중국과학원 상해고등연구원과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인 SMIC를 방문했다.

비록 3박 4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보고 느낀 점이 많았던 시간이었기에 함께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한국의 96배 크기와 13억 명 이상의 인구, 50개 소수 민족, 다양한 요리, 공산당 독재와 부정부패, 짝퉁 나라, 환경오염 등이 그려질 것 같다.

그런데 만일 이런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상하이 CES 2016

먼저 이번 상하이 CES 2016을 살펴보도록 하자.

표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지난해 대비 매우 큰 규모로 성장을 했다. 특히 중국 업체의 참여 증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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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기술적 측면은 국산 제품과 크게 차이를 느낄 수 없었지만 가격 경쟁력은 놀랄 만했다.

예를 들면 화웨이에서 전시한 스마트폰과 삼성 갤럭시를 나란히 비교하도록 했는데 제품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지만 가격은 갤럭시의 1/3 정도였다.

중국 업체가 전시한 품목도 다양했다. 로봇, 가상현실, 드론, 3D 프린팅, 웨어러블, 스마트 홈, 헬스케어 등 향후 시장을 주도할 신기술을 이용한 제품들이 대거 전시되었다. 중국 중소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인상적이었던 것은 20대 젊은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로봇 등을 활용한 과학기술을 생활에 접목시키는 실험적 연구를 시도하는 것이었다. 아직은 어설프게 보였지만 이 젊은이들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까 기대가 되었다.


중국과학원 상해고등연구원(S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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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고등연구원은(SARI) 중국과학원과 상해 시정부에 의해 2009년에 공동으로 설립됐다.

물리학, IT, 건강, 우주, 에너지 & 환경의 5개 분야의 연구원 582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해외에서 공부한 30대의 젊은 연구원들이 많은 것으로 소개되었다.

SARI는 다학제적 노력을 통한 선진 과학기술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연구로는 마찰과 윤활유를 연구하는 부서에서, 인체의 내 외부 마찰 연구를 통해 주사, 인공 관절, 관절 연골 복원 등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점이었다.

우리나라 생산기술연구원을 비롯하여 Shell, BP, Boeing, Drexel University, Sony, TOTAL, NEDO, Energy Technology Institute와 같은 선진 기업 및 연구소들과 국제 협력을 통해 과학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Shell과는 1,000만 달러 규모의 환경 관련 연구계약을 체결하여 수행하고 있으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ARI는 8년밖에 되지 않는 젊은 연구소로서 지리적 장점과 강력한 중앙정부 및 상하이 정부의 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다학제적 연구의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통해 상하이는 물론 중국의 기술과 정책 결정을 지원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SMIC

SMIC는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국 최대 파운드리 회사이다. 현 회장인 Dr. Zixue Zhou는 중국산업 정보기술 장관을 역임했으며, 영업 및 마케팅 임원을 제외한 모든 임원들은 중국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SMIC는 지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2015년에 21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Gross Margin은 23%이다. 특허는 11,000건을 보유하고 있고 5,500건을 출원 중에 있다. 향후 설계에서부터 조립/최종 시험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MIC의 기술 포트폴리오와 IP 플랫폼 로드맵은 표 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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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아래와 같은 다양한 응용 분야의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SMIC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업적이 큰 기업에게 수여하는 상을 3차례 수상하였고, SMIC가 세운 교육시설을 통해 2015년 한 해 동안 2,540명의 학생들에게 2개국 언어로 교육을 받도록 했으며, 전 중국 사립학교의 상위 1%의 순위를 자랑한다.

2013년도부터는 어린이를 위한 간이식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총 137명의 어린이를 도왔다.

해마다 직원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15,000시간 이상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변화

우리는 중국의 고도성장을 잘 알고 있다. 단지 저임금만을 기반으로 이렇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중국의 과학기술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과기부장관인 완강 박사이다. 물리학과 기계공학을 공부했으며 자동차 소음 감소기술로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도부터 지금까지 10년째 과기부장관을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중국의 강점을 볼 수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이다. 먼 미래를 바라보고 일관되고 지속적인 정책을 유지하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현재 중국과학원 산하에 100개 이상의 연구원이 있다. 우주항공 분야의 과학기술 인력이 약 15만 명, 바이오 관련 인력이 25만 명이며 총 과학기술 인력이 약 4,000만 명이라고 한다.

이제 중국은 대국이 아닌 강국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KISTEP에서 2년마다 실시하는 주요 5개국 기술 수준과 기술 격차를 평가한 내용을 보면, 중국에 1.4년 앞서고 있으며 2012년 대비 해서는 0.5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일본과 한국의 격차는 별로 줄어들지 않는데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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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학기술 기본 계획상의 10대 분야 중 우주항공 분야는 한국이 중국에 약 4년 정도 뒤지고 있고,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비슷하거나 추월당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한다.
 
반도체도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중국 정부가 10년간 10조 위안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한화로 1,800조에 달하는 금액이다. 중국 정부의 특성상 이 계획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품질이 100인 100만 원의 갤럭시와 품질이 90인 30만 원의 화웨이 제품 중에 고객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제 대륙의 실수라고 치부하기엔 대륙의 실력이 너무 커졌다. 대륙의 실력이라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해 말 한국경제 기사에서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4년 후에는 인도에도 밀린다는 것을 예측한 내용을 보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도, 베트남 등의 국가들에게도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한국은 고속 성장을 해 왔다. 그 기반은 제조기술이었다. 선진국의 좋은 제품을 모방해서 우수한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저가로 수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인당 GDP 28,000달러의 한국이 부가가치가 가장 낮은 제조기술에 계속 의존해서는 지속가능한 국가가 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지적했던 것처럼 중국이나 인도가 우리가 그동안 잘 해왔던 제조 기술력을 갖추게 되었고 우리의 제조 경쟁력을 추월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최근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조선/해양 산업의 적자와 구조조정 문제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조선/해양산업이 왜 이렇게 되었나?

세계경제가 위축된 원인도 있겠지만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기술에 의존한 사업수행이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개발 기술력 없이 턴키(Turn Key)방식의 수주로 인해 부가가치 높은 설계(Engineering) 기술과 핵심장비는 비싼 값을 치르고 선진 업체로부터 사와야만 했다. 이제라도 빨리 산업구조를 제조기술 중심에서 개발기술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

필자는 이것을 창조경제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낮은 부가가치 일에서 높은 부가가치의 일로 전환이다.
 
중국이나 인도가 이런 개발 기술력을 갖추기 전에 우리가 한발 먼저 갖추고 미국, 일본, 유럽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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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국 시장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술력과 제품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중국이라는 호랑이 등에 탈 수 있는 방법이고, 중국 옆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이것은 단순히 산업현장에서의 문제만이 아닌 교육, 문화, 정치, 경제 등 총체적 사회 환경과 관계가 있지만 우선 산업 현장에서의 사고 전환이 급하다.

제조기술 중심에서 개발 기술력 중심으로의 전환이란 그림 4에서와 같이 구현, 통합, 검증 배치 및 지원, 확인, 운용, 유지 보수, 폐기와 같은 기술 프로세스 중심에서 사업 또는 업무분석, 이해관계자 요구사항 정의, 시스템 요구사항 정의, 아키텍처 정의, 설계 정의, 시스템분석과 같은 기술 프로세스 중심으로의 전환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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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기술 프로세스들은 프로젝트 프로세스, 조직 프로젝트 활성화 프로세스, 합의 프로세스와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수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여 개발과정에서 생성되는 기술 관련 모든 데이터, 자료를 DB화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빅데이터를 지배할 수 있는 역량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에 기술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재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맺음말

중국의 기술 경쟁력은 최소한 우리와 비슷하거나 추월했다고 보는 것이 냉정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옆에 있는 우리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이다.
 
다만 이렇게 달리는 중국 등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한발 앞선 기술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제조기술 중심의 모방 또는 개량 역량은 중국이나 인도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개발기술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모든 산업 분야와 대학에서 개발기술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개발기술력을 통해 모방하고 개량하는 역량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및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겠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여 평소에 기술 관련 모든 데이터를 확보하고 DB화하여 재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하여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

연구소장협의회 내 연구소들은 각자의 강점을 모아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협업 및 공동연구 환경을 강화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쌓아왔던 저력과 기술을 융합하여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산출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