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한국형 제4차 산업혁명과 사물인터넷(IoT) 혁신
Editor 이정훈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영국 Cambridge대학교에서 산업공학경영 박사를 받았으며, 미국 Stanford 경영대 방문교수, UN ESCAP 외부 컨설턴트로도 활동하였다.
현재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부원장/교수, 언더우드국제학부 테크노아트 창의기술경영학과 교수 등으로 재임 중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우리는 제조, 해운·조선, ICT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뛰어난 성장과 혁신을 달성했지만, 최근 중국 등 신흥국들과의 기술력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국내 산업들은 성장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기의 한국 경제는 기술 강국들을 쫓아가는 빠른 추종자(Fast-Follower)에서 사물인터넷 기반의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새로운 한국형 선도자(First-Mover) 모형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며 이에 필요한 성공요인들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올해 개최된 2016 다보스 포럼(Davos Forum)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라는 주제 하에 나노기술, 인공지능 등 기술혁명이 우리의 삶과 미래세대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하여 다양하게 논의하였다.
제1차 산업혁명의 혁신 원천(Sources of Innovation)인 ‘증기’ 기반의 기계화 이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 자동화를 통한 제2차 산업혁명, 그리고 IT의 핵심인 반도체를 이용한 디지털 혁명인 제3차 산업혁명에 이어 제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물리,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새로운 기술 융합이 일어나는 ‘사물지능화 시대’로 정의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도시의 작은 가로등부터 복잡한 의료기기 및 거대한 산업 장비까지 물리적 공간과 IT를 통해 만들어지는 가상공간이 하나의 유기적 융합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새로운 산업사회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전망
제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우리는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Society)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바로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다.
Business Insider에 따르면, 2020년 사물인터넷 기기는 240억 대에 도달할 것이고, 2025년까지 약 13조 달러의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으며, 맥킨지는 2025년 사물인터넷 시장이 세계 GDP의 11%에 달하는 규모를 차지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또한, 산업연구원은 국내 사물인터넷 시장이 2015년 3조 8,000억 원에서 2022년에는 약 22조 9,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있으며, 관련 서비스 매출의 비중도 52.6%까지 증가하여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정부는 지난 5월 ‘신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규제혁신’에서 사물인터넷 관련 산업규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필요한 규제만 최소한으로 적용할 것이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사물인터넷 관련 산업규제가 대폭 완화된다면 다양한 사물인터넷 산업의 기술들이 기존 산업들과 접목되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지능화된 사물기기들이 빠른 속도로 연결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이러한 제4차 산업의 다이너미즘(Dynamism) 현상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는 신제품과 서비스들을 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으며, 기술혁신 생태계의 지형(Landscape)을 변형시키는 새로운 동력의 신산업 발굴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기획의도
현재 우리나라 정부도 우수한 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사물인터넷 기반의 ICT 융합 신사업 촉진 활성화 방안과 K-ICT 국가전략을 수립하였다.
특히 보건의료, 가전, 자동차, 도시 관리, 에너지 분야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및 기술을 기반으로 주요 성장동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본 특별기획에서는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기술에 대한 미래 전망과 함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물인터넷 적용산업 동향과 사업화 환경, 사물인터넷 기반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신융합 산업 생태계 조성 및 확산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더불어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구성하는 새로운 가치사슬에서 지속적 혁신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플랫폼의 기능 요소들을 설명하고, 이러한 플랫폼의 국내외 현황 및 파급효과 등을 설명하고자 한다.
특히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oneM2M(one Machine to Machine)과 이에따른 기대효과와 표준화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재 우리가 실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하게 되는 사물인터넷 적용 분야는 스마트홈과 생활가전 영역이다.
전통적으로는 건설기업 및 가전업체가 주도하였으나, 최근에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다양한 결합상품을 소비자에게 제시하면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향후에는 사물인터넷 산업 생태계의 지배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예방 및 사후관리까지 가치사슬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기존의 치료 및 진단 분야 등 국한된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의 가치 및 기회가 부상하고 있다.
국내 보건의료 시장은 2020년 GDP의 10.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국내 법제도, 규제 등에 따른 구조적 문제가 있어 기술력 있는 기업들의 발길을 국내로 이끌기 위해서는 후행성 규제완화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사물인터넷 기반의 자동차 산업에서는 교통사고가 현재보다 90%이상 줄어들 것이며, 2025년에는 고도화된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차량이 전체 시장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서비스 기업 중심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수익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동차 산업의 개방형 융합 생태계 구축을 통한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카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에너지 산업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시대적 변환기에 서 있다.
특히 매년 전력난으로 어려움이 거듭되는 국내 상황에서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분산자원 기반의 가상발전소를 통해 에너지 수요를 능동적으로 센싱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분산자원 중개시장도 2017년에 개장될 것이다.
분산에너지 산업 즉, 마이크로그리드 형태의 산업으로 진화함에 따른 ICT 융합의 성공사례와 에너지 신산업에서의 생태계활성화 방안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상기 제시한 사물인터넷 산업 적용 분야의 서비스인프라의 집대성은 우리가 매일 생활하고 있는 도시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사물인터넷 기술들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시설물에 대한 원격검침, 가로등, 주차, 대기환경 모니터링 등의 서비스로 이어져 시민의 복지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스마트시티(Smart City)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도시의 다양한 기능을 향상시켜 주거, 환경, 교통 등 도시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 도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 적용 산업들의 공통점과 차이점
앞서 설명한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적용이 가능한 다섯 분야의 산업 영역을 살펴보면서, 다음과 같은 몇가지 공통점 및 차이점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첫째, 본 특별기획에서 다룬 사물인터넷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활성화되고 있는 산업들은 모두 개방형 혁신을 통한 자생적 생태계 형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의 개방성이 중요해지면서 기술 및 서비스 혁신은 기업 내부 또는 하나의 기업에서 이루어지기보다는 기업 또는 산업 간의 공유·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형성하고 개방형 혁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산업 생태계들 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개발은 특정 산업에서는 이미 활성화되고 있는 반면, 헬스케어, 자동차 등 몇몇 산업들은 복합적인 법제도와 규제의 완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사물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정책은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출발이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기술지진(Techquake) 또는 기진(技震)현상에 의한 국내 주력 산업들의 변화와 해외시장에 대한 대응 측면에서는 아직 미흡하다.
이에대한 개선을 위해 새로운 이슈와 변화하는 정책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중앙 집중적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셋째, 사물인터넷 산업은 사회적 협의에 따른 산업활성화 및 수요 증대가 요구되는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정부 주도의 단일 산업 육성 형태가 아니라, 가치사슬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민관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산업 영역이다.
따라서 이에 요구되는 효과적인 R&D 거버넌스 및 생태계 체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사물인터넷 기반 산업의 생명주기에서 초기 시점까지는 정부의 정책들이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주요 동인이 되지만, 그 이후에는 시장논리에 따라 산업을 육성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효과적인 산업 간 융합을 위해 창의적 리더십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융합적 성격을 가진 사물인터넷을 포괄적으로 각 산업별로 적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강자가 현재 저성장 시대에서의 돌파구가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소기업 또는 많은 젊은 창업자들이 스타트 업(Start-Up)에서 스케일 업(Scale-Up)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각 산업별로 조성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른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치평가가 진행되는 올바른 창업문화도 형성되어야 하며 이는 저조한 국내 M&A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데 있어 중추적 역할에 기여할 것이다.
결론
본 특별기획을 통해 다양한 산업이 어떻게 사물인터넷과 접목되어 이를 활성화 시키는지를 살펴보았다.
최근 거론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적인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되는 사물인터넷 플랫폼과 주요 기술, 생태계의 형성까지 꽤 넓은 영역이라 볼 수 있지만 이는 기존 산업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Value-Up) 또 하나의 기회이다.
국외 사례에 비추어 보았을 때 단순한 일회성 정책이 아닌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장기적인 국가 차원의 일괄적인 로드맵과 정책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