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 Tech - 엔진/연소기 배출 오염물질 제거를 위한 플라즈마 기술
Win Tech는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우수 공공기술을 선별하여 게재하고 있습니다.
▲ 이대훈 책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플라즈마연구실
산업혁명이 연소기와 내연 기관의 발달에 의해 가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거기에 더해 인류 문명의 발달 단계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의 구분이 연소기술에 의해 결정되어졌다는 사실은 혹시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연소기술의 발달로 점점 더 높은 제련 온도를 구현해 낼 수 있었고, 이는 바로 인류가 사용하는 재료의 강도와 종류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연소 과정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열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우리에게 해로운 부산물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운전 중 짜증을 유발하는 앞차의 검은 매연,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이륜차들이 뿜어내는 하얀 미연 탄화수소 등 고마운 줄만 알았던 불이 우리에게 주는 해악 또한 만만치가 않다.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각 정부 및 국가 간 협의체 들은 오염물질을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규제들을 제정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연구자들은 가능한 해로운 부산물이 최소화되면서 연소반응이 일어나게 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연소기에서 어쩔 수 없이 배출되는 오염물질들을 사후에 처리하는 다양한 후처리 기술들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글에서는 연소기에서 배출되는 대표적인 오염물질인 입자상 물질(이하 PM, Particulate Material)과 질소산화물(NOx) 저감을 위한 후처리 기술들과 이들 후처리 기술에 적용되는 플라즈마 기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플라즈마는 사전적으로는 전기적으로 중성 상태를 가지는 이온화된 기체 상태를 의미하지만 통상 높은 전기장에 의해 발생하는 방전 과정(Discharge Process)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플라즈마는 발생 방식에 따라 전자, 이온, 여기종(Excited Species)을 포함한 화학종의 온도, 밀도 등이 상대적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다양한 형상과 화학적 특성을 가진 플라즈마로 분류된다.
가장 큰 범위의 분류로 전자와 기체 분자의 상대적 온도차에 따라 비열(Non-thermal) 플라즈마와 열(Thermal) 플라즈마로 분류할 수 있다.
아크와 같은 열 플라즈마의 경우 전자의 평균 에너지는 1eV 혹은 그 이하로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반면 전자의 밀도가 높고 기체 분자의 온도가 수천K 이상으로 매우 높은 상태를 구현할 수 있다.
실제 플라즈마를 연소기/내연기관의 후처리에 적용하려면 고려해야 하는 점들은 1) 차량에 적용할 경우 가용할 수 있는 전력양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Battery에서 공급 가능한 수준), 2) 저온 플라즈마에서 발견되는 지나치게 낮은 전자 밀도는 화학 반응의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 3) 열 플라즈마와 같은 과도한 고온 조건은 재료, 열효율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열 플라즈마에 해당하는 아크의 특성을 제어하여 기존 아크에 비해 낮은 전류 조건을 통해 비교적 낮은(1,000~3,000K) 온도로 플라즈마를 발생시킬 수 있는 회전 아크 기술을 개발하였다.
회전아크의 사용은 저온 플라즈마보다 화학적 반응성이 높으면서도 열 플라즈마에서 발견되는 낮은 열효율과 과도한 전력 사용량 문제를 피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이러한 회전 아크를 버너에 활용할 경우 기존 버너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운전 조건을 얻을 수 있다.
연소 과정은 연료와 산화제가 만나 화학적인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화염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한정된 연료/산화제의 비율 범위(가연 공연비) 내에서 운전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플라즈마 버너는 플라즈마가 만들어 내는 반응성 높은 화학종,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아크에 의한 열적 활성화, 수십 kHz의 반복적인 아크 채널 형성 등을 통해 기존 버너에서는 화염이 유지될 수 없는 매우 넓은 연료/산화제의 범위에서 화염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부분산화 반응이 일어나는 연료농후(Fuel Rich)조건에서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플라즈마 버너를 사용할 경우 다양한 탄화수소계 연료로부터 수소(합성가스)를 생산해 낼 수 있다.
특히 액상 연료를 공급하는 경우에도 별도의 기화 수단이나 과정 없이 반응기 내로 유입된 액상의 연료가 아크 공간을 지나는 과정에서 급속히 기화/혼합되기 때문에 버너의 크기를 매우 작게 구성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플라즈마 버너의 연소 후처리 기술에의 적용에 있어 가장 특징적인 기능은 플라즈마 버너 자체에서는 연료농후 운전을 해서 수소, 일산화탄소 등을 포함한 합성가스 성분을 만들어 내고 이를 2차적으로 배기관 내 잔존하는 산소와 반응시켜 공급한 연료의 열량을 활용하면서도 추가로 공급되는 공기의 양을 최소화하여 원하는 온도로 승온시키기 위해 공급하는 연료의 양을 절감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그림 2 참조).
한편 연소 과정 특히 경유차에서 주로 배출되는 PM은 배기관 내에서 필터에 포집되는 배출 성분 중 응축수분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성분을 통치하는 말로 주로 카본, ash, 엔진오일에서 유래된 유기성분 등을 포함한다.
PM의 크기는 수 마이크론에서 수 나노미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를 가지는데 최근 나노PM 즉 10나노미터 이하 크기의 PM의 유해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PM의 제거를 위한 기술로는 입자상 물질을 포집해서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필터(DPF, Diesel Particulate Filter)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필터는 형상이나 구성 물질에 따라 세라믹 또는 금속 필터가 사용된다.
기본적으로 DPF는 입자를 걸러내는 필터이기 때문에 일정량 이상의 PM이 포집될 경우 배기관 내 차압 상승으로 인해 엔진구동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필터에 포집된 PM을 제거하는 재생 과정이 필요하다. PM은 기본적으로 탄소 혹은 가연성의 유기 물질이기 때문에 포집된 PM의 제거는 연소를 통해 이루어진다.
PM의 연소를 위해서는 배기관 내에 550℃ 이상의 온도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한편 디젤 엔진의 배기계에는 엔진에서 배출되는 CO, 미연 탄화수소를 산화시켜 제거하기 위한 디젤산화촉매(DOC, Diesel Oxidation Catalyst)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다.
DOC에 코팅 된 산화 촉매의 양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통상 DOC의 작동을 위해서는 250℃ 정도의 온도가 필요하다.
DOC가 작동하는 온도 조건만 형성되면, 열원이 되는 연료를 공급할 경우 연료의 산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배기관 내의 온도 승온이 가능해진다.
즉 DOC+DPF로 구성된 배기계에서 DPF의 작동을 위해서는 배기가스가 250℃ 이상의 온도가 되어야 한다.
고속주행을 위주로 하는 자동차의 경우나 엔진에 추가적으로 연료를 과분사하여 배출가스의 온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엔진효율의 증가와 주·정차가 잦은 도심에서의 운전 패턴으로 인해 배기관 내의 온도가 250℃ 이하로 유지되는 구간이 길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엔진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열만으로는 DPF의 구동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인 열을 능동적으로 공급해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게 된다(그림 3 참조).
엔진 배기가스 내에서 추가적으로 열을 공급하기 위해 촉매반응기, 전기 히터, 버너 등을 통해 이를 구현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자동차 배기관은 잦은 운전 조건에 따른 유량과 온도의 변화가 심하고 엔진 배출가스 내의 산소 농도가 낮아 일반적인 연소기로는 연소가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촉매반응기는 안정적으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운전 조건이 매우 예민하고, 전기 히터의 경우는 고속의 유동을 히터의 줄열(Joule Heating)만으로 승온시키려면 너무 많은 전력 소모를 가져오게 되어 일반적인 자동차의 배터리, 알터네이터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
유일하게 버너 방식이 상용화되기는 했으나 안정적으로 화염을 유지할 수 있는 구간이 제한적이어서 적용 및 운전의 범위가 제한된다.
이러한 능동재생방식 DPF의 운전을 위해 플라즈마 버너가 사용될 경우 플라즈마 버너의 강력한 화염 안정화 구조에 의해 어떠한 RPM, 부하 조건에서도 배기관 내에 안정적인 화염의 형성이 가능하다.
특히 연료농후 조건의 운전을 통해 기존 버너의 20% 이하 수준에서의 공기 사용량으로도 필터의 재생을 위한 버너 운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기 압축기, 버너 크기 등의 측면에서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DPF 재생용 플라즈마 버너의 경우 50W 이하의 전력 소요 조건으로 운전이 가능하다.
실제 차량에 플라즈마 버너를 이용한 DPF 시스템을 설치한 Field Test에서 20,000㎞ 주행결과 환경부 노후경유차 매연 저감 사업에서 요구되는 매연 저감율을 얻으면서 NOx와 미연 탄화수소도 동시에 저감 될 수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그림 4 참조).
매연은 주로 경유차에 한하여 규제가 진행되고 있지만 NOx의 경우는 경유차뿐 아니라, 선박, 발전소 일반 산업용 버너 등 광범위한 연소기기에서 수도권 대기관리 특별법, NOx 총량제, IMO Regulation 등 다양한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
NOx는 선택적 환원 촉매(SCR,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를 통해 아래 식과 같이 N2로 환원시키는 것을 기본적인 제거의 메커니즘으로 사용한다.
환원제는 암모니아, 수소, 탄화수소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암모니아가 환원특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환원제의 공급에 있어 암모니아의 직접 사용에 따른 저장, 이동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경우 우레아((NH2)2CO) 형태로 환원제를 공급하게 된다.
SCR 기술 자체는 오랜 기간 연구 및 산업현장에서의 적용이 이루어져 왔다.
SCR촉매는 V, W, Cu, Ag 등의 금속계 촉매 혹은 ZSM-5 등과 같은 Zeolite가 사용되고 있다.
SCR 반응은 사용되는 촉매의 종류와 반응물 조성 등에 따라 활성이 높은 온도 범위가 정해지는데 가장 널리 활용되는 SCR 촉매인 V2O5/TiO2계 촉매의 경우 통상 250~450℃ 정도의 온도범위에서 높은 활성을 가진다.
최근 들어 SCR 연구의 핵심은 통상 250℃ 이상으로 알려져 있는 반응온도보다 낮은 온도 조건에서 NOx를 환원하는 것에 있다.
NOx 배출 제어의 핵심은 자동차, 발전소 등 적용처와 무관하게 배기가스 온도가 높지 않은 냉시동 조건에서의 NOx 배출을 저감하는 것이며 특히 선박 대형 엔진의 경우 2016년부터 발효된 IMO TIER 3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2-stroke 운전으로 인해 배출온도가 200℃ 안팎인 낮은 온도 조건에서 SCR을 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250℃ 이하에서 SCR 운전시 발생하는 문제점들로는 100~200℃ 온도 범위에서 발생하는 환원제로 공급된 암모니아와 NO2의 반응에 의한 질산염(NH4NO3) 형성, 배기가스 중 황성분의 산화 과정에서 SO2의 산화로 형성된 SO3가 암모니아와 결합하여 생성되는 고상의 ABS(Ammonium Bisulphate, (NH4)2SO4)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고상의 염들은 촉매의 활성공간을 막아서 SCR 성능을 저하시키게 된다.
이 중 ABS의 생성은 가역과정으로 290℃ 이상의 온도 조건을 형성해 주면 ABS 분해되면서 다시 SCR 반응이 진행된다.
SCR 촉매 자체의 작동 온도와 더불어 우레아를 환원제로 사용할 경우 우레아의 열분해를 위한 온도 조건 또한 만족시켜야 한다.
우레아가 특정 온도 조건에 체류하는 시간에 따라 열분해를 위해 요구되는 온도 조건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길이가 길지 않은 배기관 내에서 우레아가 증발, 열분해를 하기 위해서는 300~400℃ 이상의 적정한 온도 수준이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On/Off가 잦은 국내 열병합 발전소의 냉시동으로부터 경유 차량의 냉시동, 상시 저온 조건의 배출가스를 가지는 저속 선박 엔진 등 일시적으로 빠른시간 내에 SCR 촉매상에서 SCR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온도로 승온시키기 위한 승온 수단은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이러한 적용처에 플라즈마 버너를 적용할 경우 얻게 되는 이점은 1) 기존 버너 대비 1/4~1/7 정도의 공기만을 사용해서 버너를 연료농후(Fuel Rich)한 조건으로 운전하는 과정에서 연료 사용량이 절감(조건에 따라 10~20%의 연료비 절감 가능), 2) 강력한 화염 안정화 구조를 활용, 화염 기저부의 부피를 확장시켜 화염길이를 절감하므로 얻어지는 버너크기의 감소(특히 대용량 버너일 경우 화염 길이 감소로 인한 버너 설비의 부피 절감효과가 증대) 3) 넓은 안정적 연소 공연비 확보를 통한 버너 운전 로직상의 단순화 등을 들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10MW급 선박엔진의 저온 SCR에서 우레아 분사 및 촉매 재생을 위해 플라즈마 버너를 적용한 실증 평가를 수행하였고 발전소에서의 냉시동 문제 해결을 위한 플라즈마 버너 기반의 우레아 분해 장치를 개발하였다.
PM 및 NOx의 저감 외에도 플라즈마 버너는 바이오 원유, 저급유 등 안정적인 화염을 얻기 어려운 가혹한 연소 조건, 공기를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는 조건 등 다양한 연소장치에서 안정적으로 화염을 유지하고 조건에 따라 수소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