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기술 협력을 통한 혁신적 R&D 성과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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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문 교수 강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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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경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방향을 정확하게 읽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주도하거나 따라갈 필요가 있다.

최근의 기술혁신은 내부 자원과 내부조직만으로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속도와 변화정도가 매우 크므로 외부협력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고 있다.

외부 기술협력을 통한 혁신적 R&D 성과 창출에 대해 알아본다.



R&D 투자확대의 한계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쟁심화는 기업들 간의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일자리 창출이나 지속성장에 중요하게 작용하면서 기술혁신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많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과 국가들은 새로운 기술혁신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변화하는 경쟁환경과 새로운 시장질서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PWC의 세계 1,000대 R&D 투자기업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글로벌 1,000대 R&D 투자기업들은 2015년 총 6,800억 달러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대비 5.1% 증가한 수치로 연평균 매출액대비 3~4% 수준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기대만큼의 기술혁신 성과를 달성하기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표 1 과 같이 R&D 투자금액의 규모가 큰 기업들과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의 순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은 것이 R&D 투자와 혁신 간의 패러독스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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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로 자동차산업을 흔들고 있는 테슬라(Tesla Motors)의 경우, 2015년 R&D에 5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1,000대 기업 중 273위 수준이며, 가장 많은 R&D를 투자한 폭스바겐(Volkswagen)의 153억 달러와 비교하면 불과 1/30수준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100년 역사의 자동차 산업을 뿌리째 흔드는 엄청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술혁신에 기반한 기술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부와 민간 분야의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우리나라 R&D 투자 총액은 2005년 24조 1,554억 원(GDP 대비 2.63%)에서 2010년 43조 8,548억 원(3.47%)를 넘어 2014년에는 63조 7,341억 원(4.29%)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이상의 R&D 투자확대를 통해 역사상 최대 규모의 R&D 투자금액을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R&D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2007년 2,916백만 달러 적자에서 2013년에는 5,192백만 달러로 적자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다.

R&D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무역수지 적자 확대, 국내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같은 문제가 심화되는 사실은 우리의 기술혁신 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 R&D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R&D 투자는 매년 빠르게 확대되어 왔으나,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에 대한 R&D 투자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R&D 방식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그림 1과 같이 민간기업들의 R&D 재원 중 공공연구 기관에서 사용한 비율은 2005년 1.16%에서 2014년에는 0.79%로 감소하였으며, 대학에서 사용한 비율 또한 동기간 2.01%에서 1.35%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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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고급 연구인력과 최신 연구장비의 상당수가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 같은 현실은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확대와는 별도로 기술혁신 성과 제고를 위한 자원의 활용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R&D 방법의 혁신: 개방형 혁신과 협력

기술혁신과 R&D 투자에 대한 많은 보고서와 연구결과들은 R&D에 대한 막연한 희망에 기초한 투자만으로는 기대성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즉, 단순한 R&D 투자의 확대가 기술혁신의 성과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혁신의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2세대 과제관리, 3세대 포트폴리오 관리 및 4세대 사업개발 방식과 같은 다양한 기술혁신 방법론들이 제시되어 왔으나 이들 방법론으로는 기술혁신 투자에 따른 성과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

위와 같은 방법들의 기존적인 전제는 조직내부에서 직접 R&D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제한된 내부인력과 기존 방식에 대한 관성에 빠진 조직내부에서의 노력만으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이나 시각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내부 R&D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로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과 기술협력(Alliance)의 중요성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관심이 증가해왔다.

이는 조직 외부의 다양한 기술혁신 자원, 새로운 기술정보 및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협력 파트너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조직내부의 관성과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기술혁신을 추구하고자하는 시도이다.

개방형 혁신에 대한 초기 개념을 제시한 Chesbrough는 내부 기술혁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외부 기술자산들을 적극적 내부화(Inbound)과 함께 미활용 자산들에 대한 사업화 목적의 외부화(Outbound)를 통해 기술혁신 창출 및 사업화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개방형 혁신에 대한 많은 논의들은 외부화보다는 내부화에 초점을 두고 개방형 혁신이 기업의 실제 성과에 기여함을 실증연구와 사례연구로써 살펴보았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외부 기술정보 활용의 범위와 깊이에 대한 연구가 다수 진행되어 외부 정보원을 확대할수록 기술혁신 성과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정 개수 이상의 외부정보원의 활용시에는 정보의 중복성이나 정보탐색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해 기술혁신에 미치는 효과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개방형 혁신의 협력 및 전략적 제휴에 대한 많은 연구들에서도 기술혁신을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넘어 누구와 어떻게 협력하는 것이 기술혁신 성과를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가 제시되었다.

최근에는 외부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술협력 관리능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즉, 외부와의 기술협력 그 자체만으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마치 R&D 투자만으로 좋은 결과를 달성할 것이라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협력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기술협력 관리능력(Alliance Capability)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기술협력 관리능력(Alliance Capability)

기술협력 관리능력은 개별 기업 입장에서 기술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외부 기관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수확하는 전반적인 관리능력을 의미한다.

개별 기업 입장에서 외부 조직과의 기술협력 관리능력은 기술협력의 형태와 대상에 따라 개별 관리능력, 포트폴리오 관리능력, 협력상대별 관리능력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협력의 단계에 따라 협력 이전 단계와 협력 이후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개별 관리능력은 외부 기술협력을 위한 파트너 탐색, 협력을 위한 협상, 협력방식에 대한 조정, 의사소통 및 대인관계, 학습정도 및 협력의 종료와 같은 단위 협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능력을 의미한다.
 
협력 포트폴리오 관리능력은 기업 입장에서 개별 협력이 아닌 여러 기술협력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와 관련된 역량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다양한 외부조직들과 서로 다른 목적 하에 여러 기술협력을 진행하므로 이질적인 목표의 기술협력 주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기술협력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 기업차원의 전체적인 협력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관리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기술협력을 통해 기대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협력파트너의 특성을 고려한 특화된 관리능력이 필요하다.

개별 파트너들마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능력의 수준, 협력에 임하는 자세 및 상호 소통방식의 정도가 제각각 다르므로 개별 파트너 특성에 적합한 별도의 관리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의 기술협력 상황에 따라 갖추어야 할 기술협력 관리능력을 협력 단계에 따라 정리하면 표 2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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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협력은 궁극적으로 협력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협력뿐만 아니라 보유자산의 가치실현을 위한 기술협력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술협력을 통한 R&D 성과 제고를 위해서는 협력의 목적과 협력의 단계에 따라 체계적인 기술협력 관리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협력 단계와 목적별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과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필요역량을 정리하면 표 3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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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협력 이전단계에서 기술확보를 위해서는 파트너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자사 기술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이해하고 협력을 통해 필요로 하는 올바른 기술파트너를 선정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자사와의 기술적 시너지 가능성과 좋은 기술협력 파트너를 탐색하고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술사업화를 목적으로 하는 협력이전 단계에서는 확보하고자 하는 기술에 대한 권리나 파트너의 협력파기나 기술유출과 같은 기회주의적 행동을 차단하고 당초 기술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협력방식에 대한 협상과 체계적 관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협력이후 단계에서 당초 기대했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협력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습득하여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상호 의사소통이나 지식과 기술의 이전 및 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능력이 필요하다.

협력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돌발상황이나 협력강도를 효율적으로 대처함으로써 협력을 통해 필요로 하는 기술들을 성공적으로 획득할 필요가 있다.

기술사업화를 위한 기술협력 과정에서는 기술유출이나 파트너의 지속적인 협력관계 유지와 결과 창출을 위한 상호신뢰와 노력이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방향을 정확하게 읽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변화를 주도하거나 따라갈 필요가 있다.

최근의 기술혁신은 내부 자원과 내부조직만으로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속도와 변화정도가 매우 크므로 외부협력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고 있다.

과거 막연한 희망으로 R&D 투자를 확대해왔던 시대처럼 단순히 외부협력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기대하는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외부 기술협력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협력 관리능력을 높임으로써 협력을 통한 가치창출과 가치수확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