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 유앤아이(주)
기술혁신 성공사례는 기업의 연구책임자 인터뷰를 통해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기획 단계(Fuzzy Front-End)의 Open Innovation 강화를 통한 신제품 개발
▲ 황성철 유앤아이(주) 연구소장
공동작성_ 이동기 대표(SBP 전략경영연구소),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신화영 주임(KOITA)
지난 1991년 개봉한 영화 ‘터미네이터2’에 악역으로 등장한 ‘T1000’은 이른바 액체금속인간이다.
‘T1000’이 자유자재 액체금속에서 인간으로 변신하여 공포를 주는 화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이처럼 금속이 몸에 들어가서 녹아 뼈로 재생되는 일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우리 일생생활과 가까운 현실이 되었다.
그동안 상상으로나 가능했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한 기업이 있다. 바이오·헬스케어기업, 유앤아이 이야기다.
유앤아이(대표 구자교)는 전체 임직원이 130명에 지나지 않는 작은 기업이지만 지난해 ‘대한민국 기술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수상제품은 세계 최초로 인체 구성 원소로만 이루어진 금속재질의 골절합용 나사, ‘케이메트(K-MET)’다.
이 나사는 골절된 뼈에 삽입되어 뼈를 붙여주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체에서 녹아 분해되는 의료기기로 사용된다.
기존의 금속 제품과 달리 체내에서 서서히 녹아 1~2년 안에 없어지기 때문에 시술한 골절합용 나사를 제거하는 2차 시술도 필요없다.
염증 반응 등 인체 부작용이 적고 녹았을 때 뼈를 구성하는 물질이 되어 뼈를 강화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유앤아이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국내 판매 허가를 획득한데 이어 올 2분기 안에 해외시장 판매를 위한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폭발적인 매출이 기대된다.
또한, 생체흡수성 금속은 정형외과용 뿐만아니라 성형외과용, 소아용, 심혈관 확장용 등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어 사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
신사업·신제품 개발을 위한 조직 내부의 핵심성공요인
과거 지역 및 영역 내에 한정되었던 경쟁의 프레임이 세계화되면서 기업 내부 가치사슬(Internal Business Value-Chain)에 연계된 활동의 ‘경쟁의 축’ 역시 후방(Upstream)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를 둘러싼 경영 환경 또한 급변하고 있다.
과거 시장 선점 경쟁 또는 기능 및 성능 측면에서의 경쟁이 중요했던 반면 이제는 근원적 생각과 차별화된 아이디어(Idea) 활동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에 따라서 기업들은 초기 아이디어의 창출과 개발방법 등 사업화를 위한 초기의 콘셉트(Concept)를 정의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아가기에 내부 자원의 확보와 운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신사업·신기술의 주제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스(Source)로부터 아이디어를 확보하고 사전 조사와 평가, 그리고 내부 역량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우선 추진 대상 아이템(Item)을 선정하기까지 긴 과정을 거친다.
이때 단 한번에 그 콘셉트가 정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수없이 반복되는 논의를 통해 신사업 및 신기술의 콘셉트가 수시로 변경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과정은 ‘연구개발기획(Fuzzy Front-End)’이라는 용어로 정의되고 있다.
그렇다면 신사업·신기술 개발을 위한 초기 연구개발활동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1) 다양한 아이디어의 확보
초기 연구개발활동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기업의 전략적 방향에 부합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자원이 풍족한 대기업의 경우 신사업개발팀 등 전문 조직의 상시적, 정기적 활동을 통하여 신사업의 아이디어를 확보·검증하고, 개발 단계별로 해당 사업부 혹은 연구소에서 적절한 단계의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아이디어의 소스(Source)부터 한정되어 있어 이를 포괄적인 방법(상시적, 일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부 체계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
물론 내부 인력을 통해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자원의 한계성으로 인해 불충분한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때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바로 아이디어 단계에서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것인데 이때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아이디어란 중요한 ‘사업·기술정보’로, 그것이 노출되는 순간 경쟁 위치(Positioning)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따라서 아이디어 창출자와 기업간의 적절한 이익 배분 구조가 확립되지 않으면 실행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2) 제품·서비스 콘셉트의 명확한 정의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개발 콘셉트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사회의 변화와 발전에 따른 시장 니즈(Compelling Needs)에 대응하는 제품·서비스의 콘셉트를 명확하게 정의한 후에 연구개발 과제(Project)로 진행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물론 연구개발의 기획단계가 철저하다고 해서 전체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교적 완벽한 상태의 설계 콘셉트(Design Concept)가 확보된 상황에서 연구개발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추후 변경(변화)에 의하여 소요되는 비용의 규모를 최소화 할 수 있다.(그림 3 참조).
(3) 내·외부 자원과 지식의 활용
내·외부 자원과 지식의 활용, 사업화 모델에 대한 지속적 보완 및 강화 활동 또한 초기 연구개발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제품·서비스의 기술적 솔루션(Solution)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개발에 소요되는 다양한 기술적·사업적 세부 사항들에 대하여 일괄 대응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단계에서 적합한 파트너(사업, 기술 등)와 협의를 추진하는 것이 좋다.
만일 프로세스 소요기간이 장기화 될 경우 협의를 중단하거나 추후 과제로 미루게 되는데 그 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협의의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사업이나 기술의 독창성이 더욱 우수하다는 점을 기억하고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4) 아이디어 창출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마지막으로 아이디어 창출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개발기획’ 활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 도출이 하나의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우 일반적인 유형이 있다.
초기 누군가 아이디어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다음의 또 누군가가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는 등 전체가 하나의 아이디어를 완성해 나간다.
그 후 검토와 평가, 선정과정을 거치면서 초기의 아이디어는 새롭게 발전한다.
이때 일련의 과정 속에서 최초 창안자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들이 반복될 경우 그 누구도 쉽게 아이디어를 창안하려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아이디어 단계에서의 활동과 그 기여율에 따라 적절한 보상과 동기부여가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신사업·신제품 개발의 핵심 활동이라 할 수 있는 초기기획의 중요성과 고려사항들에 대하여 알아 보았다.
그럼 지금부터는 의료 소재 전문기업 유앤아이가 자체 개발한 생분해성 금속(K-MET)의 연구개발과 신사업 추진과정을 정리해 보자.
생분해성 골접합용 나사(K-MET) 발굴과 추진 체계
정형외과용 의료기기의 신기원을 열다
의료기기 전문 벤처기업 유앤아이는 연구원 약 20여 명(전체 종업원 130명 규모)의 작은 기업이다.
과거 정형외과용 의료기기를 수입 판매해(동광무역)오다 의료기기의 국산화 실현을 통해 질 좋고 값싼 기기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을 시작하였다.
1994년, 골절 시 뼈를 고정시켜주는 체외고정기기를 국내 처음으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유앤아이는 이를 계기로 1997년 세계에서 세 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가볍고 X-ray 투시가 가능한 카본 링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1999년에는 척추고정장치(Spinal Fixation System), 골수강 내 금속정(Dyna Locking Nail), 관형나사못(Cannulated Screw) 등을 처음으로 국산화하였다.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골절치료장치 및 척추고정장치분야의 독창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앤아이는 현재 선진 의약시장인 미국, 유럽, 호주 등 14개국에 자체 상표로 제품을 수출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2013년, 약 9년여에 걸친 연구개발의 결과 제품화에 성공한 신제품 ‘K-MET’의 개발로 다시 한번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유앤아이의 주력분야인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후발 기업들의 시장 진입 가속화로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유앤아이 입장에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상황으로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성장엔진의 발굴을 통한 신사업의 전개가 무엇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신제품 ‘K-MET’의 개발 초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새로운 도전의 시작 때는 2005년이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다각도로 신사업 아이디어 확보에 부심하던 유앤아이는 국내의 한 대학으로부터 임플란트용 신소재 기술을 소개받았다.
매출 성장 정체에 고심하던 CEO(구자교 사장)는 당장 임플란트용 신소재 관련시장과 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진행했다.
결과는 회의적이었다. 한 세대 앞선 생분해성 금속소재를 개발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까닭이었다.
결국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은 영역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앤아이의 경영진은 소위 체내에서 자연 분해되어 인공 보조물의 제거를 위한 2차 수술이 필요하지 않는 신개념의 소재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았다.
우선 소재 개발에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우수한 연구자는 물론 공정별 연구장비 및 그와 연관된 설비, 세부 기술들에 대한 특허 등 다양한 정보의 선행적 분석을 통한 기술전략이 수립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산적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우선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제품화하기 위해 개발 콘셉트 및 체계를 구축했다.
인공관절을 포함한 정형외과용 의료기기의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그 해결책을 찾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내에서 신소재의 전주기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산·학·연의 ‘공동연구개발체계’를 구축하기로 하였다.
외부자원과 연구시설 활용 및 가치사슬 내의 다양한 요소기술들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판단 아래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한 기관들로 공동연구팀을 구성했다.
금속소재 연구와 생산기술개발은 충남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실험에 대한 대응은 병원과 연계된 카톨릭대학과 아주대학 그리고 아산병원, 삼성의료원에 일임했다.
유앤아이는 최종적으로 모든 연구결과들의 통합화 및 제품화, 그리고 판매망 구축에 힘쓰기로 했다.
한계를 넘어서다
공동연구팀을 구성한 만큼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만 한 가지 우려 되는 것은 각 연구주체들이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용어 사용이나 이해의 차이 등 의사소통의 문제였다.
이에 대해 유앤아이는 CEO를 중심으로 단순히 연구결과를 취합하는 점검 형태에서 벗어나, 유관 기관 및 대학과 함께 매월 한 차례씩 2일간에 걸친 합동 워크숍(Workshop)을 실시했다.
워크숍에서는 연구결과에 대한 공유와 리뷰(Review), 기술 적용상의 문제점 등에 대한 논의가 다각도로 이뤄졌다.
그 결과 기술에 대한 연구원들의 이해도가 월등히 높아졌다.
기술의 적용 가능성 및 품질 검증, 그리고 각종 문제점에 대한 개선 활동도 무리없이 진행되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후 다음 단계의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도 성공의 주요 원인이다.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소요되고 수많은 시행착오도 거친다.
골접합용 나사(K-MET)를 개발하는 과정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체내의 뼈를 고정하는 접합에 대한 절대적인 지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많은 도전과 극복을 반복했다.
예를 들어 마그네슘과 칼슘 등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으로만 만들어진 합금이 체내에서 용해되는 시점이 너무 빠르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즉, 뼈의 상태가 정상적으로 접합되지 못한 상태에서 나사의 효력을 상실해 완치되지 못할 수 있다.
만약 용해속도가 너무나 느리다면, 체중을 지탱하는 뼈를 나사가 대신하면서 뼈가 가늘어지거나 근육이 약화되어 오히려 퇴행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을 적절한 시점에 관리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안이 필요했다.
반복적인 실험 및 테스트와 함께 내부 연구원들에게는 다양한 의학적 지식이 요구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의 내부 교육체계를 완성했다.
동시에 마그네슘 합금의 배합 비율을 맞추고 각 조성에 대한 테스트도 이어나갔다.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대학 및 연구원과 함께 관련 자료를 수집·분석하는 과정도 병행했다.
그 결과 약 3년여 만에 최적의 조성 비율을 찾아내고 마침내 11건의 특허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유앤아이의 성공요인과 연구개발 체계
현재 업계내에서 유앤아이는 ‘인력양성 사관학교’로 알려질 만큼 교육훈련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과 비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 동안의 연구개발 체계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1) 외부를 통한 신사업 신기술 아이디어 확보 및 검증
먼저, 사업 구조를 지속적으로 고도화시키기 위해 신사업·신기술 아이디어를 외부의 다양한 소스를 통하여 상시적으로 확보하고 검증하는 체계를 들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끊임없는 신제품의 출시를 위한 파이프라인(Pipeline)이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이때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신기술 및 신사업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것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중장기적 계획 아래서 아웃소싱(Outsourcing)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디어 단계에서 외부의 리소스(Resource)나 네트워크(Network)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기업은 많지 않다.
반면 유앤아이는 외부 대학이나 출연연구소, 병원의 의사 그룹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관점에서의 신사업 아이디어를 확보하고 있다.
나아가 아이디어를 확인하고 협의하는 과정에 반드시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참여하여 직접 그 내용을 청취하고, 내부 연구자는 시장성, 기술개발 가능성, 인허가와 관련된 사항들을 확인하는 역할 체계를 이루고 있다.
또한 외부 자문위원의 평가와 검토의견을 확인한 후 다시 내·외부의 검토결과를 종합하여 채택 여부를 결정하고, 최종 결과는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만나 전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틀어 볼 때 CEO와 연구소장의 업무 중 상당부분이 아이디어의 확보와 검증에 할애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2) 합당한 보상과 인센티브 제도
두 번째 눈 여겨 볼 부분은 직접적 연구내용과 노하우에 대해서는 그에 적합한 보상과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디어란 한번 공개되고 나면 그 창출자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노출된 것에 대하여 심한 박탈감과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연구개발 과정에서 획득된 노하우나 스킬(Skill) 역시 그에 걸맞는 보상이 뒤따라야만 내재화가 가능하다.
‘K-MET’의 개발과정에서 유앤아이에서는 공동연구 기관과 함께 보상기준을 마련하여 서로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유앤아이의 특별한 인센티브 시스템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지속적으로 사업화 아이템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실제 신기술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3) ‘프론트-엔드(front-end) 활동’ 강화
일반적으로 신사업·신제품의 연구개발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진행된다.
처음 확보된 아이디어는 확인 및 검증 과정을 거쳐 연구개발 아이템으로 발전되고, 다시 제품의 상세 콘셉트가 정의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단계는 ‘프론트-엔드(front-end)활동’이다.
유앤아이에서는 ‘프론트-엔드(front-end)활동’을 총 다섯 단계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여기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첫단계(PhaseⅠ)에 대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한다는 점이다.
즉, 제품 아이디어에 대하여 먼저 사업 모델에 따른 개발 범위(Scope)를 정의하고 주요용도, 판매지역, 주요 기능이나 성능, 판매가격 등을 확정한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디자인 고려 사항(Design Input) 요소를 확립하여 결과물의 이미지(Output Image)와 프로토타입(Prototype)을 제작하여 검증 및 평가를 진행한다.
이때 체크리스트 항목만 50~200여개에 달한다. 마지막으로는 실제 제품을 사용할 의사들로 구성된 자문그룹(Medical Advisory Board)의 평가와 협의를 거쳐 디자인을 확정(Design Freeze)한 후에 개발을 추진한다.
이 같은 ‘프론트-엔드 활동’은 다소 수고스럽게 여겨 질 수 있다.
하지만 유앤아이는 추후 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빚어질 혼란과 비용에 비하면 이 같은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세밀한 기획활동을 펼친다.
아이디어 이후 곧바로 결과물을 요구하는 일부 기업들과는 분명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4)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과 인센티브
유앤아이의 연구개발 체계 가운데 마지막으로 눈여겨 볼 부분은 교육훈련과 인센티브에 대한 부분이다.
우선 유앤아이의 일반적인 채용 형태는 다른 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해 입사 희망자를 모집한 후 1차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해당 기능 부서의 실무 면접을 통해 대상자를 확정한다.
이후 CEO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그러나 연구원의 채용은 조금 다르게 진행된다.
정형외과용 임플란트 등 의료기기 분야에 해당하는 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대학이 거의 없을뿐더러 실제 채용 비중은 매우 낮다.
때문에 그와 유사한 생체역학(대학원 과정), 응용생물학, 신소재 공학 등의 전공자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경력자 위주의 채용을 강화하고 있지만 유앤아이의 경우는 다르다.
내부의 교육훈련 시스템을 강화하여 기존 연구원 및 신규 인력의 역량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인력은 조기에 실제 연구개발 활동에 투입해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교육훈련 프로그램은 총 6개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업에 직접 활용될 수 있는 지식과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같은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2회 반복하고 세미나 형태의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특별하다.
이때 기존 연구원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을 체계화하고, 리뷰(Review)해 봄으로써 지식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최신 정보를 획득하게 된다.
신규 인력의 경우에는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현업에 조기 투입함으로써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 결과 연구개발 프로젝트 수행에서 사업적·기술적 성과를 이룬 연구자 혹은 팀에게는 그에 부합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상위 평가등급(S급)을 받은 연구원에게는 월급여의 100%(반기)를 지급하고,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그 규모에 따라 팀당 1,000만 원을 지급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외부의 아이디어와 연구활동에 따른 보상체계도 연계하여 운용하고 있다.
‘K-MET’개발에 참여한 충남대, KIST 등 개발팀에게 매출비중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했는데 다른 어떤 기업보다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결국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 확보와 공동연구 및 공조 강화의 계기가 되고 있다.
시사점
이상에서 우리는 유앤아이의 생분해성 골접합용 나사, ‘K-MET’의 개발과정과 내부의 연구개발 체계 등에 대하여 살펴 보았다.
유앤아이를 포함하여 소위 우량·강소기업들에게는 그들만의 독특한 경영과 운영활동에 대한 노하우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앤아이가 추진해온 연구개발 활동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정리해 보기로 하자.
첫째, 지난 1990년대부터 많은 기업들은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의 효과와 중요성 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아웃소싱(Outsourcing), 특히 적절한 규모 이상의 오프쇼링(Offshoring) 형태의 운영방식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Don’t Offshore Your R&D, Walter Frick, January 24, 2014, HBR).
그러나 연구개발 전주기의 첫 단계에 해당되는 아이디어의 확보를 위하여 다양한 내·외부의 소스를 활용하는 체계는 일반적으로 추진되는 형태는 아니다.
외부로부터의 자유롭고 다양한 아이디어 소스를 확보하는 것은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구조와 내부 대응 체계와 잘 조화되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흔히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아이디어는 공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 소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앤아이는 보통의 기업들과 다르다.
골접합용 나사 ‘K-MET’의 아이디어 확보는 물론, 현재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신제품 아이디어들 역시 오픈소스(Open Source)및 아웃소싱에 기반한 기술들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두번째, 내부 연구인력의 조기 전력화를 위한 교육훈련 체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흔히 산업이나 기술의 형태가 특이하거나 뿌리 산업과 관련되는 기술분야는 연구인력 확보에 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일부기업들은 다른 경쟁기업으로부터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또한 ‘업무는 현장에서 배워라’ 는 말을 강조하며 준비되지 못한 인력을 선제 배치해 성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적 오류를 범할 가능성만 높일 뿐이다.
반면 유앤아이는 체계화된 교육훈련 과정을 거친 후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조기 성과 창출 및 비용 절감 차원에서 효과적이라는 것을 직접 증명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보기 드물게 내부의 체계화 된 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 연구원들의 지식과 역량을 업그레이드 한 후 현업에 투입함으로써 원활한 연구개발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번째, 신소재의 개발은 장기간에 걸쳐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비로소 그 성과가 가시화 된다.
그 과정에서 세부 스팩이나 기술적 수준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될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연구개발의 목표만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장기간이 소요되는 신기술의 경우 경영층의 집요한 추진과 내부 연구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유앤아이의 경우, 2005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진행되어 기본적인 성능을 확인하기까지 약 4~5년이 소요되고 출시까지는 거의 10여 년이 걸렸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어느 한 기업이 1~2년의 짧은 기간에 걸친 연구개발로 제품화를 시도한다면 제품이 출시되었다 해도 시장의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된, 한차원 앞선 기술이 기반이 된 제품이라야 장기간 강한 독창성과 가격의 프리미엄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네번째, 유앤아이의 연구소장은 ‘연구개발은 변수를 상수로 변화시켜 나가는 활동’이라고 말한다.
초기 아이디어가 가지는 불확실성과 프로토타입이 완성되고 콘셉트가 정해지는 소위 ‘Concept Freeze’ 단계에서의 불확실성의 정도는 서로 다르다.
이후 테스트가 진행되는 각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점차 줄여가는 과정을 거쳐 시장에 출시한다.
거기에 소요되는 기간은 제품의 유형과 형태에 따라 매우 차별적이다.
만약 그것이 새로운 소재라면, 장기간에 걸친 연구개발에 대하여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 때 그 중심에는 최고경영자가 있어야 한다.
기업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일관된 추진의 이면에는 CEO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가 그 기반이 된다.
최고경영자의 적극적인 참여 아래 다양한 지원과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만이 신제품 신기술의 개발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점 또한 기억해야 한다.
2015년 ‘K-MET’의 본격적인 사업화에 착수한 유앤아이는 올 상반기에 유럽의 CE마크와 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나아가 ‘K-MET’를 세계적인 제품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 아래 현지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을 위한 신제품 개발활동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생체소재 의료임플란트 분야의 선두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유앤아이의 밝은 미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