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 Tech - 초박형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용 기판제조 기술
Win Tech는 정부출연연구소 등 공공연구기관으로부터 듣는 최신 기술동향입니다.
▲ 장보윤 책임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창의소재연구실
태양에너지는 지구가 자연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중 가장 풍부하고 깨끗한 에너지 중 하나일 것이다.
태양에너지는 사용하고자 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크게 태양열과 태양광으로 나뉜다.
태양열은 적외선을 포함한 장파장에 해당하는 빛을 이용하고, 태양광은 그보다 짧은 파장의 태양빛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태양광은 빛을 바로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에너지원이다.
전기에너지는 인간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에너지원으로, 이는 저장/이송/변환 등이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손쉽기 때문이다.
태양광의 가시광선 부근의 빛을 바로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주는 장치가 바로 태양전지인 것이다.
전지(Battery)란 에너지를 다양한 형태로 변환시켜주는 장치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건전지는 화학에너지 형태로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시(리모컨 등의 전자장치에 삽입했을 때) 그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주는 장치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러한 태양전지는 기본적으로 단순 다이오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반도체 다이오드 공정에 비해 매우 간단한 공정으로 제작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다른 신재생 에너지들(Sustainable Energy)처럼 태양광 에너지 역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석유에너지(화학에너지)와 가격 경쟁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신재생 에너지는 석유에너지보다 싸거나 비슷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어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태양광 에너지를 보다 싸게 얻을 수 있는 기술이 바로 태양광 기술의 핵심이다.
태양광 에너지를 보다 싸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태양전지의 핵심기능인 태양광에서 전기에너지로의 변환효율을 극대화하는 것과 태양전지 자체를 보다 싸게 제작하는 것이다.
1950년대 태양전지의 개념이 소개된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태양전지의 변환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예를 들어 실리콘 태양전지의 경우 이론효율이 27%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20∼23%의 변환효율을 갖는 태양전지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다양한 태양전지 구조와 새로운 소재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었고, 최초의 태양전지 효율이 5% 미만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엄청난 기술적 진보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태양전지를 싸게 제조하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기술적 진보가 더디었다.
하지만, 태양전지의 효율이 그 한계치에 도달할수록 태양전지의 저가화 기술은 보다 많은 집중을 받게 되었다.
이 글은 바로 이러한 태양전지의 저가화 기술의 대표적 예인 태양전지용 기판의 박형화 기술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태양전지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여기서는 현재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림 1에 보이는 바와 같이 태양전지 밸류체인은 시작점인 고순도의 실리콘 원료로부터 잉곳 및 기판, 그리고 태양전지 및 모듈로 나뉜다.
이때 태양전지 가격(모듈 기준)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태양전지의 잉곳 및 기판이 태양전지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이다.
이러한 실리콘 잉곳 및 기판의 제조 공정은 그림 1의 아래에 나와 있다.
우선 고순도의 실리콘을 녹인 후, 이로부터 단결정(Monocrystalline Type) 또는 다결정(Polycrystalline Type)의 실리콘 잉곳을 제조한다.
이러한 잉곳을 다양한 톱으로 잘게 썰어서 기판을 만들게 된다.
매우 단순한 기술로도 가능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리 단순하지 않다.
예를 들어 단결정 실리콘 잉곳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실리콘의 순도가 최소 99.9999% 이상이 되어야 하며, 제조된 잉곳의 순도는 99.999999999% 정도가 되어야만 한다.
이는 인간이 개발한 고순도화 기술의 정점을 찍는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이렇게 제조된 고순도의 실리콘 잉곳을 기판으로 잘게 써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바로 실리콘 자체의 물성 때문이다.
실리콘은 인류 역사상 산소를 제외하고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원소이다.
바로 모든 전자산업의 근간이 되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이 되는 원소이다.
엄청나게 많은 연구개발이 실리콘을 이용하여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리콘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물성의 한계로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로 실리콘의 깨지기 쉬운(Brittle) 특성 때문이다.
실리콘은 100% 공유결합이라는 강한 원자결합을 하고 있어 강도는 매우 좋지만, 특정 방향으로 쉽게 부러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몰라도, 이러한 특성이 실리콘을 절단할 때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실리콘 잉곳을 기판으로 절단 중에 기판이 쉽게 부서지게 되고, 이러한 문제로 인해 실리콘 기판의 제조단가가 상승하고, 결국 태양전지의 가격을 낮추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
현재 실리콘 기판은 95% 이상이 그림 2와 같이 절단하게 되며 다중와이어 절단기술이라 불리는 실리콘 잉곳 절단기술에 대한 개념도를 나타낸 것이다.
가이드 롤러에 감겨 있는 수백 가닥의 금속와이어 표면에 실리콘보다 강도가 높은 입자를 붙여 고속으로 회전시킨다.
이상태에서 실리콘 잉곳(그림에서 Work Material)을 위에서 아래로 이동시키면, 와이어 표면에 있던 고강도 입자가 실리콘 잉곳을 톱질하듯이 한꺼번에 수백 장의 기판으로 절단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태양전지의 가격을 급격하게 상승시키는 또 하나의 근본적 문제점이 있다.
바로 절단 손실(Kerf-Loss)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나무막대기를 톱으로 절단하면, 톱밥이라는 가루가 생긴다.
실리콘 잉곳에 있어, 톱밥이 바로 절단손실이다.
하지만 나무 톱밥과 달리, 실리콘 잉곳의 절단손실은 99.999999999%의 고가 실리콘이라는 것과, 이 고가의 손실이 잉곳의 50%를 차지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이러한 절단손실로 발생한 실리콘은 쓸 곳이 없어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이없는 절단손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기술이 100% 가까이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이보다 더 저렴하게 절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런 절단손실을 최소화하거나 근본적으로 제거하려는 연구개발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하였다.
최근에는 절단손실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절단되는 기판의 두께를 감소시켜 태양전지 가격을 절감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것이 바로 초박형 태양전지 기술이다.
그림 3의 위쪽 그래프는 위에서 언급한 벨류체인 내 구성요소의 원가동향을 나타낸 것이다.
2011년 이후 본격적인 원가절감이 진행된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원가절감의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폴리 실리콘 원료의 가격하락과 기판 제조단가의 절감이다.
그림 3의 아래쪽 그래프는 기판의 두께 변화 예측치이다.
현재 170∼180㎛의 두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2년도에는 100㎛까지도 두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실리콘 기판의 두께 감소가 태양전지 저가화의 핵심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초박형 실리콘 기판이라 함은 100㎛ 이하의 두께를 갖는 기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실리콘 기판이 현재 180㎛ 에서 100㎛ 로 감소하면, 왜 태양전지의 단가가 절감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은 간단한 계산으로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제조 공정이 동일한 경우 600mm 길이의 실리콘 잉곳을 180㎛ 로 절단하면 2,000장의 기판을 얻을 수 있다(가정: 제조수율 95%, 와이어 두께 80㎛ ).
하지만 100㎛ 의 두께로 절단하면, 총 2,308장의 기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가정: 제조수율 95%, 와이어 두께 120㎛ ).
결론적으로 동일한 잉곳에서 308장의 기판을 더 얻을 수 있어, 제조단가의 15.4% 절감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계산에는 중요한 가정이 있다.
바로 제조수율이 95%로 동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판의 두께가 얇아지면 위에서 언급한 듯이 더 잘 부러지는 특성이 있어 수율을 95%로 유지하는 데에는 매우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제조수율의 저하 없이, 두께를 100㎛ 로 절단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그림 4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개발된 100㎛ 두께의 기판과 이를 이용한 태양전지, 모듈의 사진들이다.
두께를 100㎛ 까지 감소하면서, 기판의 제조수율을 95%이상으로 유지하고, 태양전지의 효율저하가 없도록 기판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수많은 연구개발의 결과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2011년도부터 연구를 시작하여, 기판의 두께를 100㎛ 까지 감소시키는 데 성공하였으며, 현재 80㎛ 공정을 개발중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리콘은 쉽게 부러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그림 4에서 보면 손으로 기판을 휘어도 부러지지 않고 마치 플라스틱 기판처럼 휘어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휨 현상은 실리콘 기판의 두께가 140㎛ 이하가 되면서 기판의 기계적 특성이 변화하는 것에 기인한다.
이 유연한 실리콘 기판의 특성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응용한계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s)의 경우, 기존에는 창문이나 벽 등 평평한 면에만 실리콘 태양전지가 적용 가능하였으나, 초박형 실리콘 태양전지는 곡면에도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초박형 실리콘 태양전지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의 태양전지 제조 및 모듈 공정에서 이렇게 얇은 기판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기존의 태양전지 및 모듈제조 공정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러한 초박형 실리콘 태양전지를 상용화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다양한 연구개발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잉곳 절단 중 발생하는 50% 이상의 절단손실이다.
최근 50% 이상의 절단손실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무절단손실(Kef-less) 실리콘 기판제조 기술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보통 이렇게 얻어진 실리콘 기판의 두께는 30∼50㎛ 의 두께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독일의 프라운호퍼 CSP(Fraunhofer Center of Silicon Photovoltaics)와 함께 이러한 무절단손실 실리콘 기판제조 기술들을 공동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그림 5는 구체적 기술내용을 나타내는 것이다.
왼쪽 그림은 수소이온을 잉곳 표면에 조사하여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절단이 일어나도록 하는 이온주입절단기술(Ion-Implantation Wafering)에 대한 개념도이고, 오른쪽 그림은 잉곳 표면에 금속 또는 고분자를 코팅하여 열처리를 통해 한 장씩 띄어내는 박리기술(Exhoilation)의 개념도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이온주입절단기술로 30㎛ 두께를 갖는 단결정 실리콘 기판을 얻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절단손실이 없기 때문에 제조단가의 혁신적인 절감이 가능하다.
그러나 두 기술 모두 한 장씩 기판을 제조하는 방식이라 한꺼번에 수백, 수천 장의 기판을 얻는 다중와이어 절단방식에 비해 아직까지 높은 제조단가를 가지고 있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아크방전을 다중와이어 절단장치에 적용하여 기판의 두께를 100㎛ 이하로 한 번에 수천 장씩 절단하면서 절단손실을 10% 미만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다중와이어 방전절단기술(Multiwire Discharge Slicing Technology)이 한국에너지 기술연구원에서 연구개발되고 있다.
태양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대표적인 태양전지인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의 제조단가를 혁신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다양한 초박형 태양전지용 실리콘 웨이퍼 제조기술이 개발 중이다.
다중와이어 절단방식에서는 80∼100㎛ 두께의 초박형 기판을 높은 제조수율과 낮은 절단손실을 갖도록 연구개발중이며, 절단손실이 전혀 없는 30∼50㎛ 의 두께를 갖는 다양한 무절단손실 기판제조 기술들이 연구개발되고 있다.
무한하고 깨끗한 태양에너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폴리실리콘에서 태양전지 모듈까지 모든 밸류체인 기술들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