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SSUE 02

학연 공동 지원사업 성공사례 - (주)에코센스

시장을 바로 보는 순간, 비로소 기술의 혁신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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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훈 상무 (주)에코센스 Green-IT 사업본부

취재_ 이소영(자유기고자)

사진_ 이완기(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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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하였다. 소재가 좋아도 가꾸어 세상에 내놓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이 없다는 뜻이다.

기술 역시 마찬가지. 아이템은 훌륭하나, 개발 비용 등이 부족해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주)에코센스의 ‘다측점 전력측정기’ 등장이 반가운 것도 그래서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이하 산기협)의 「학연 공동 기업부설연구소 연계 후속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전력량계 분야의 진화를 앞당긴 주역을 만나러 가보자.



‘경제성+효율성+편의성’ 모두 갖춘 멀티전력량계

지난 2005년 설립된 환경·에너지경영전문기업 (주)에코센스가 최근 전력량계 분야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른바, ‘EMS(Energy Monitoring System)용 다측점 전력측정’ 장치의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력량계 사용이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도 아닌데 대체 왜 (주)에코센스의 성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여기서 우리는 ‘다측점’이라는 수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전력량계의 경우 1부하 1계측기 시스템이지만, 다측점 전력측정 장치는 전류의 세기와 상관없이 0~600A 범위를 단번에 아우르는 통합형 전력량계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16개 포인트를 동시다발적으로 계측, 계량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류의 세기에 따라서 개별 전력량계 설치가 이뤄져야 했던 종전 방식과는 달리 다측점 전력측정 장치 하나만 있으면 계량이 되니까 경제적입니다. 이에 따라 공간의 활용도 늘릴 수 있게 됩니다. 보통 빌딩전력량계를 보면 사무용 책상만 한데, 저희 제품은 A4용지보다도 작은 사이즈거든요. 깔끔하고 간편하죠!”

과제책임자이자 Green-IT 사업본부 이동훈 상무에 따르면, 설치작업 과정에 있어서도 다측점 전력측정 장치는 지극히 합리적이란다.

기존 제품은 전기 차단 후에 설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야간에 작업할 수밖에 없지만 (주)에코센스의 전력량계는 무선시스템으로 구축돼 있어서 단선 없이 설치가 가능하단 것이다.

이에 따라 유지보수 비용 또한 1/2 또는 2/3 수준으로 대폭 절감할 수도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할 수가 있으니 작업 기간 또한 단축되죠. 뿐만 아니라 통신모듈 시스템이 자체 내장되어 있어 통신공사 비용 감축도 꾀할 수가 있습니다. 별도의 네트워크 설치가 필요 없단 뜻이죠.”

전력의 품질을 계측하는 기능까지 추가되어 있다 하니, ‘멀티’라는 별칭이 붙은 연유를 이해할 만하다.

“실제로 시장의 반응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공급의 범주를 넓히려다 보니 몇 가지 보완점이 발견됐습니다.”


신기술 상용화 사업은 중소기업들의 베스트프렌드

총 개발 기간 약 2년(2009~2011년). 사업성·기술성·독자성 모두가 인정돼 신기술(NET) 인증을 받고 시장에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여러모로 매력적인 스펙의 제품이었으나 수출용으로는 미비한 요소가 허다한 것이었다.

“수출을 목표로 인도네시아(MOSCADS EXOUSIA), 일본(토카이 EC 및 Earth Partner), 유럽(LG전자 협업) 등등 다양한 국가의 고객과 접촉해 봤는데 니즈가 다양한 겁니다. 이를 테면 ‘전력량을 초 단위로 계측할 수는 없느냐’, ‘과금형 장치가 장착된 기기는 없느냐’ 하는 식의 요구사항들이 속속 발생했죠.”

그러나 당시 전력량계로는 이와 같은 요건을 100% 충족시킬 수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수출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시장의 확대는 여느 중소기업들이 그러하듯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주요과제였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고객이 원하는 기술을 적용한 업그레이드 형 다측점 전력량계 개발이 시급했다.

“문제는 자금이었습니다. 그래서 산기협의 「학연 공동 기업부설연구소 연계 후속 연구개발 지원사업」에 신청을 했죠. 전력량계 분야에선 상당히 독특한 콘셉트라 높게 평가받아 지원의 수혜를 입은 듯합니다.”

신기술 상용화 사업을 통해서 (주)에코센스가 지원받은 금액의 규모는 총 1억5천만 원 가량.

덕분에 (주)에코센스는 해외 고객사들 니즈를 보강한 새로운 기술을 무난히 완성할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16개 채널의 계측을 모듈별로 관리할 수 있게끔 하였으며, 다측점 전력량계 전용 O/S 적용을 위한 부품·회로 또한 업그레이드했다.

나아가 통신규격 확장(유선 PLC↔무선 바이너리CDMA 및 임베디드 운영체제) 회로구성 등도 확보했다.

물론 기술개발 과정 중에 난항도 있었다.

유럽이 요하는 16개 채널 전송속도 고속화를 위해서는 지역적인 특수성을 고려하여 무선통신규격 확장모듈 Z-Wave를 써야만 했는데 공급비용이 너무 커 적용이 부담스러웠던 것.

더군다나 국내에선 사용치도 않는 시스템이었다.

(주)에코센스는 Z-Wave를 대체할 방도를 모색해야 했다. 그래서 발굴한 대안이 한국전자부품연구원에서 개발한 바이너리(Binary)CDMA 기술이었다.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이것은 Z-Wave의 역할과 비슷하게 최적화돼있는 데다, 수급은 편리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이로써 다측점 전력량계를 통해 국내 토종 근거리 무선규격 기술 수출도 꾀할 수가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그리하여 이제는 과금형, 말하자면 평형별로 전기세를 부과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전기를 사용한 시간만큼 과금하는 형식의 인증만을 남겨둔 상태이다.


시장의 니즈를 적확하게 파악하는 안목이 중요해

개발에서부터 상용화까지 2년, 그리고 세계무대 진출까지 또다시 2년.

이쯤 되니 멀티 전력량계의 단기간 상업화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러자 이동훈 상무는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속도가 타(他)기업에 비해 다소 빨랐을 뿐 ”이라며 겸손을 표한다.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새로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제품을 다각적으로 업그레이드하였을 따름이라고.

다만 조직적 특성상 유리한 부분은 있었다.

“저희 회사 경우, 기술개발팀과 컨설팅부서가 동일한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협업을 하다보니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쪽으로 편중되는 식의 우를 범하지 않았습니다. 각각의 부서가 생각하는 업계의 향방을 적절히 조합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기술성과 시장성 모두를 만족 시킬 지점을 찾게 되곤 하니까요. 타(他)기업 대비 기술의 발상이 특이한 것도 아마 그래서가 아닐까 싶습니다(웃음).”

이동훈 상무는 개방형 R&D시스템 역시, 다측점 전력량계를 탄생시킨 동력이라 설명한다.

20여 명밖에 되지 않는 기술개발인력으로 위와 같은 성과를 이룩해내기란 불가능한 탓이다.

(주)에코센스와 R&D를 진행한 외부협력기관 수원대학교 협력연구센터 손수국 교수팀.

임베디드 운영체제 구동을 위한 하드웨어 개발 및 탑재 자문을 도왔다.

“손수국 교수님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느냐고요? 실은……, 기술개발팀원의 은사님이어서 손쉽게 협조를 부탁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해당 방면으론 저희가 지식이 부족해 걱정했었는데 천만다행이었죠, 하하. 호흡도 최고였습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다측점 전력량계 기술의 도약을 가능하게 한 것은, 산기협 신기술 상용화 지원 사업이었다는 이동훈 상무.

수출을 가능케 하는 데에 반드시 있어야 할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해 줬으니 그럴 만도 하다.

“새삼, 신기술(NET) 인증 획득을 위하여 발표를 준비한 지난날이 떠오르는군요. 특허와는 달리 신기술 인증은 아이디어가 좋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기술성은 말할 것도 없고 사업성 및 창의성 등이 완벽하게 증명돼야 하니 더욱 어려웠죠. 게다가 심사위원 질문들이 여간 날카로운 것이 아니더라고요, 하하하.”


전력량계 세계시장 개척에 앞장서

최종 심사단계까지 가면서 기업의 역량을 제고할 수 있었다 하니 이동훈 상무가 신기술 인증 획득 및 상용화 지원 시스템을 호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술의 가치를 소명하는 동안 축적되는 자양분이 다채로운 까닭이다.

특히, 다측점 전력량계 기술은 (주)에코센스 사상 최초의 신기술(NET) 인증 성과.

“신청기업 가운데 약 17~20%만 선정되는 영광을 누릴 수가 있다는 신기술 상용화 사업의 지원까지 받았으니 저희로서는 행운이었죠. 개선점 혹은 제안방향이요? 제품에 따라서 시장 정착기간 등이 전부 다르니까 이와 같은 점을 반영하여 지원금에 차등을 둔다면 더욱더 완전한 상용화가 이루어질 듯합니다.”

이동훈 상무는 마케팅 시스템 없이 기술만 보유한 기업을 위해 관련기관 연계를 주선시켜주는 프로그램 개설도 제안하는 등 중소기업 현실을 조심스레 대변한다.

기술력이 있는데도 판로를 몰라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이 예정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그밖의 선진국을 대상으로 EMS용 다측점 전력량계 탄생을 부지런히 홍보할 계획입니다. 효율성을 비롯하여, 설치·유지보수 전반에 경제성을 가미했단 사실을 집중 부각시켜야죠.”

앞선 생각, 앞선 기술, 앞으로도 KOITA와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이는 (주)에코센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가 있다는 명제의 미학을 묵묵히 선보인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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