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이석홍 본부장
최고기술경영인 인터뷰에서는 기술경영인과의 대담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기술경영인의 역할과 리더십 그리고 향후계획 등을 알아봅니다.
R&D 패러다임의 혁신을 이끈다
공동 작성_ 강성철 교수(한국기술교육대),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이동기 선임과장(KOITA)
현대건설은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후, 기술연구소를 연구개발본부로 승격시켰다.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전통적인 R&D(연구개발)에서 벗어나 R&D를 통해서 신사업을 발굴해 나가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연구개발 확대에 힘입어 수많은 특허와 신기술인증을 취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건설업의 특성상 연구개발 부문에 다소 소홀했다는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기술주도의 새로운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그 변화의 중심에 이석홍 본부장이 있다.
현대건설 R&D의 심장, 연구개발본부를 가다
▲ 이석홍 본부장이 ‘2015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포장을 수훈했다.
경기도 용인 마북동에 위치한 현대건설의 연구개발본부.
이곳에는 현대건설뿐 아니라 현대차의 환경연구파트, 현대차 인재개발원 및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연구시설도 함께 위치해 있다.
각 회사들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될 기술들이 이곳에서 탄생하는 셈이다.
산 중턱에 들어선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에서는 그린스마트와 최첨단 건축기술 개발은 물론 토목, 환경, 플랜트, 전력 분야의 각종 신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최근에 겹경사가 있었다.
연구개발본부를 이끌고 있는 이석홍 본부장은 ‘2015 엔지니어링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포장을 수훈한 데 이어 다산기술상 대기업 부문 ‘기술상’을 수상했으며, 연구원 4명은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동시에 등재돼 화제다.
겨울비가 운치있게 내리는 오후, 듬직한 체구에 부드러운 인상이 돋보이는 이석홍 본부장과 마주 앉았다. 간단한 인사에 이어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다산기술상 수상소식으로 이어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을 실천한 혁신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발굴하는 ‘다산기술상’ 시상식에서 이석홍 본부장은 ‘미래 기술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현대건설에 입사한 지 21년,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그 성공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현대건설이 보유한 100개 이상의 주요 기술과 58개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세운 첨단 건축물인 ‘그린스마트 이노베이션센터(Green Smart Innovation Center, 이하 GSIC)’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에너지 자급자족형 그린스마트빌딩
“현대인들은 대부분 아파트, 빌딩, 공장 같은 건물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는데요.GSIC는 우리가 건물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으로 편입된 후 진행한 첫 번째 대규모 R&D 투자 사업인 GSIC를 설명하는 이석홍 본부장의 말에서 강한 긍지가 묻어난다.
2014년 11월 현대건설 연구본부 내에 설립된 GSIC에서는 ‘제로 에너지’ 구현을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연면적 2470㎡, 지상 4층 규모의 GSIC는 실제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는 최첨단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개발해 직접 구현하고 있다.
태양광, 지열 및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ESS)만으로 연평균 필요한 에너지의 약 25%, 냉난방을 사용하지 않는 시기에는 약 70%까지 생산할 수 있다.
하루에 1448KWh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전용 85㎡ 기준으로 23가구가 사용하는 에너지와 맞먹는 양이다.
GSIC에는 ‘주거실증시설’과 ‘오피스 실증시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다목적 실험시설’ 등이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모델하우스처럼 생긴 주거실증시설에서는 일반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연구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 및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주택 내부에는 마치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처럼 일정 시간에 TV와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등 전자제품이 켜지고, 화장실 사용시간 등도 데이터로 만들어 활용한다.
표준 주거패턴에 따라 낭비되는 에너지를 잡아 전체적인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건물 에너지 전체를 통제하는 통합운영실에서는 GSIC의 에너지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연료전지와 태양광설비 등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에너지 현황과 사용된 에너지, 남아있는 에너지를 파악하고 남은 에너지는 다른 연구동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보내진다.
현대건설은 이 건물로 국내 녹색건축인증의 최고 등급을 획득했고, 미국 친환경인증제도인 LEED의 가장 높은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을 따냈다.
현재 GSIC는 그룹사·협력사·글로벌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와 협력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현대차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연구결과는 추후 현대건설의 그린홈, 그린빌딩 등 핵심상품에 적용될 계획이다.
국내 최초의 ‘그린스마트 아파트’ 탄생 예고
최근에는 현대건설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에서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의 ‘제로-에너지 빌딩 시범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어 지난 10월 분양한 송도국제신도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건설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 단지에 최신 건축기술을 총동원했다.
고단열 고기밀 창호 및 건물 외피, LED조명 등의 고효율 기기 등을 적용했고, 가구용 에너지 환경관리시스템과 외기냉방겸용 폐열회수 환기 시스템을 적용해 난방에너지 및 환기에너지를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신재생 에너지(태양광, 풍력발전, 지열발전, 연료전지, 에너지 저장시스템 등) 등을 활용해 단지 내에서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 소비가 가능하도록 건설해 외부로부터 끌어오는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도록 했다.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결과 국내 아파트 최초로 에너지 효율등급 ‘1++등급’을 획득했다. 에너지 효율극대화를 통해 입주민들의 관리비·난방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인천시 소재 아파트 평균 에너지 소모량의 75% 수준으로 절감되도록 설계했는데요. 민간 아파트 최초로 국가가 인정한 아파트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소재 벽지를 사용하여 아토피환자들도 안정적으로 주거할 수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센서들을 곳곳에 배치하여 여기로부터 수립되는 정보를 활용하고 자동제어하여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국내 최초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기반의 그린 스마트 아파트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물 분야에서 현대건설은 가장 선도적인 위치를 입증하고 있는 만큼 자신감이 남다르다.
“2020년부터는 모든 공공건물의 신축에 제로에너지 빌딩을 의무화하고, 2025년부터는 민간 건물로 확대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방침입니다. 제로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현대건설이 제일 빨리 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산업으로 발전시켜서 해외에 수출할 계획입니다.”
연구원 출신 1호 CTO
▲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와 국토교통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이 주관한 ‘혁신도시 건축시설 운용 전략 정책포럼’에 참석한 이석홍 본부장
이처럼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건설 밸류 체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건설업계에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이석홍 본부장 역시 후배 연구원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
연구원 출신 최초로 연구개발본부 CTO로 부임한 이후 ‘R&D based Business Creation’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혁신을 주도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편입 이전에는, 현대건설 기술연구소는 현장지원에 집중하였고 관례적으로 현업부서 출신 임원이 연구소로 부임하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연구원 출신인 그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묻자 학창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야구를 했어요. 남다른 재능도 있어서 실력도 인정받았습니다. 그만큼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죠. 그러다 허리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 두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늦게 시작한 공부가 쉬울 리 있나요. 첫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해서 동국대 토목공학과에 입학했죠.”
조금 늦게 시작한 대학생활은 꽤 즐거웠다. 전공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러다 대학원에 진학할 즈음 미국에 유학 중이던 형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로드아일랜드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는데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조달했어요.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영어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듬해 애크런대학에 입학한 그는 유창한 영어실력을 눈여겨 본 교수의 주선으로 오하이오주 도로국(Ohio Department of Transportation)의 장학금을 받아 토목환경공학과에서 석사학위(지반 분야) 및 박사학위(도로 분야)를 취득하였다.
그렇게 4년이 지나고 박사학위를 받을 무렵 우연한 기회가 찾아 왔다.
“한 리쿠르트 업체가 미국 전역을 돌며 한국 주요 그룹의 구인활동을 하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참석자에게는 항공료 등 경비를 준다니 무작정 참석했죠. 그곳에서 현대그룹 계열사의 임원이 현대건설에 전달해 주겠다기에 별 기대 없이 입사서류를 제출했어요.”
그로부터 한 달 후 연락을 받고 현대건설 연구소에 입사한 것이 1995년이었다. 과장 직급으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묵묵히 실적과 경험을 쌓아가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2015년 현대건설 최초의 연구원 출신 CTO로 발탁되었다.
2020년 글로벌 건설리더를 향한 혁신
▲ 2015 현대건설 기술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이석홍 본부장
지난 2015년 현대차는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에, ENR 순위 14위에 머물고 있는 현대건설도 글로벌 건설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 이석홍 본부장은 스스로의 질문을 통해 최소 2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기존의 시공위주의 건설사업으로는 목표를 이루기 어려울 거라 판단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2015년 CTO 취임 이후 세 개 영역에서의 혁신을 통해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겨졌다.
① R&D Contents의 혁신
일반적으로 건설사업은 EPC(Engineering< 설계 >, Procurement< 구매 >, Construction< 시공 >)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서 설계 및 엔지니어링 능력부족으로 생기는 문제가 많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대규모 건설사업에서 실패를 겪는 이유는 엔지니어링 기술이 취약한 때문이다.
대학에서는 소단위 연구에 집중하고 기업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논문중심의 연구를 선호하다보니 생긴 문제다.
결국 설계능력이 부족한 우리 건설사들은 외국기업이 만든 설계도에 기초하여 시공만을 담당하게 되는데 자칫 설계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이석홍 본부장이 직접 경험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대규모 사업을 수주할 경우 해외 유수업체에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설계 콘셉트를 도입해 옵니다. 우리 기업은 시공을 위한 세부 설계만을 하다보니 각종 문제 발생시 설계기술을 도입한 업체와 소통을 하느라 번번이 공기가 지연돼 막대한 지체상환금을 지불하게 되어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결국 ‘R&D Contents의 혁신만이 살길’이라 판단한 이석홍 본부장은 R&D 분야의 역할로서 ‘설계 및 엔지니어링 능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② 명확한 R&D의 롤 구축
기업연구소의 연구목표는 R&D성과 상용화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이석홍 본부장 역시 ‘사업화로 연결되지 않는 기술개발은 무의미하다.’고 믿는다.
따라서 연구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 단순히 연구개발 중심인 R&D개발 개념에서 벗어나 연구 시작단계부터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에 착수하는 R&BD(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과거와 다른 ‘변화된 R&D의 롤’을 전체 연구원들에게 확실히 심어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③ R&D Way 정립
현대건설은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때문에 이석홍 본부장은 연구개발의 목표는 물론 연구원들 역량 역시 글로벌 경영환경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는 믿음 아래 다양한 혁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족한 설계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미국계 글로벌 건설업체 벡텔(Bechtel)에서 20여 년간 핵심 설계를 한 엔지니어 등 외국기술자 4명을 영입해 연구원들을 훈련시키고 그들의 DNA(일하는 방법, 문화, 언어)까지 심어주는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자동차나 TV같은 제품은 판매를 하면 끝이지만 건설 산업의 경우는 다릅니다. 만일 5천억 원 규모에 시공기간이 3년 걸리는 사업을 수주했다면 건설사는 발주사와 진척상황을 공유하는 등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사의 권익을 위해 밀고 당기는 협상도 합니다. 이때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거나 글로벌 이슈 및 그들의 삶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제대로 된 협상은커녕 발주자의 의도대로만 협상이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글로벌 경영환경에 맞는 R&D Way는 Global Way라고 정립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체질개선 노력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되기 전 기술연구소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혁신을 주도하지도 못했고, 사업본부에서 필요한 현장기술을 개발하여 지원하는 등의 역할 외에 새로운 트렌드를 예견하고 기술을 선행개발하여 사업에 성과를 안겨주는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저 연구원들이 하고 싶은 과제위주로 계획이 수립되고 연구소장이 의사결정을 하면 과제를 수행하는 내부지향적 관점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후 2년 전부터 과제 선정 Process가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7월부터 이듬해 과제준비를 시작하여 10월경에 의사결정이 되는 구조로 바뀌었는데 7월 과제 준비시 과제 제안자와 관련 사업본부의 핵심팀장, 기획본부 및 재경본부 관계자로 구성된 ‘연구과제 평가 위원회’를 가동한다.
이때 제안자는 제안하는 과제의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며 위원회 멤버들을 설득해야 한다.
통과 후에는 중간평가 및 결과평가도 통과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이석홍 본부장은 제안자가 자신의 연구과제를 어떻게 기술사업화로 연결할 것 인가를 묻고 해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기술경영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렇듯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체질개선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연구개발본부는 장기 전략으로 2개의 목표를 설정했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GSIC센터처럼 새로운 트렌드에 맞추어 신개념의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건설사업에서 생길 수 있는 위기를 혁신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사업플래닝, F/S, 기본설계 등 그동안 해외 선진사에 철저히 의존했던 것을 자생적 능력으로 해결해야만 향후 해외사업에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Engineering 분야의 외국인 연구원을 영입해 연구원 훈련에 매진하는 한편 입찰, 상세설계는 물론 시공 후 Operation & Maintenance까지 전 Value Chain의 리스크를 저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 전사의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찰초기단계(기본설계검증)부터 전체공정을 이해하고 무리한 수주가 되지 않도록 연구개발본부가 참여하며 사업지원을 한층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설사인 벡텔(Bechtel)사 등은 상기와 같은 건설사업의 Process에서 기본 설계 이전의 Basic Engineering에서 매우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에 국내 건설사들은 매우 취약함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는 이런 Basic Engineering을 R&D 부문에서 역량을 한 단계 올리는 데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미래를 향한 준비
IT, 자동차 등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건설산업 역시 2000년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변하는 각국의 사회, 환경 및 기술과 국내외 경제침체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연구개발본부의 행보가 바쁘다.
불확실한 미래 환경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가기 위한 과업들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고 있다.
첫째, 미래 준비의 조타수 역할을 할 R&D기획실을 20명 수준까지 보강하였다.
2020년 글로벌 건설리더라는 목표를 구체화시키기 위하여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기술로드맵(Technology Roadmap)을 완성했다.
여기에는 R&D전략팀과 연구실이 공동으로 참여했는데 R&D기획실에 소속된 R&D전략팀에서는 연구실의 도움을 얻어 매년 선진사를 모니터링하고 기술센싱과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하여 연구방향 설정과 성공적으로 사업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둘째로, 기존의 단순한 MOU 문제점을 개선한 ‘MOU 2.0(2세대 MOU)’를 기반으로 새로운 글로벌 사업에 진출하는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Open Innovation 일환으로 다양한 파트너와 MOU를 체결했으나 형식에 그치고 후속 액션으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MOU 2.0’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즉, R&D를 주요 이슈로 하여 관계를 구축한 후 비즈니스 파트너로 연계 발전하는 방식을 연구개발본부의 주도로 추진 중이다.
이때 3개의 Class로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할 경우 신사업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이석홍 본부장의 생각이다.
이런 신개념의 접근방식을 통해 단순한 기술연구를 수행하는 연구개발본부가 아닌 다른 사업본부와 대등한 위치에서 회사의 혁신을 주도하고 신사업을 창출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셋째, 글로벌 차원의 연구개발협력을 가속화시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해외사업 비중이 매우 크다. 따라서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 우수인재 양성 및 자사가 보유하지 못한 기술을 해외대학과 협력할 수 있는 공동연구센터를 구축해 Globality를 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폴 경제개발청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글로벌 명문 대학인 난양공대와 Urban System Centre라는 공동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분야는 글로벌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오염토 재활용, 담수화 및 지하공간 분야이다.
성공적인 과제 종료 이후에는 현지에서의 관련 공사 수주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현대건설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점차 불확실해지는 산업환경에서 이와 같은 현지 맞춤형 개발 & 사업수주의 접근방식은 매우 참신한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소통과 상생을 위한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현대건설이 최근 발표된 ‘2015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 지수(DJSI) 평가’에서 건설 및 엔지니어링 부문 세계 1위에 선정됐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이후 전 세계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업계 최초로 업계 1위인 ‘업종 선도 기업’으로 3년 연속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해외에 진출하여 수익을 얻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위한 제반활동(교량건설지원, 교육지원, 환경보존 활동 외)을 통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를 창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이윤추구 못지않게 사회적 측면에서 소통하며 상생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석홍 본부장은 앞으로 공유가치창출(CSV) 경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DJSI 평가는 우리가 현지사회와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사회 속에서 고객과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소통하겠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이석홍 본부장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글로벌’과 ‘소통’이었다.
그가 지향하는 연구개발본부의 핵심가치 역시 ‘글로벌 지향’과 ‘소통과 협력’이다.
현대건설 최초의 연구원 출신 CTO로 190여 명 연구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이석홍 본부장.
그가 소통과 협력으로 함께 만들어 나갈 글로벌 초인류기업, 현대건설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