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Win Tech -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자원화 공정 기술 개발
WIN-WIN TECH는 정부출연연구소 등 공공연구기관으로부터 듣는 최신 기술동향입니다.
▲ 허일정 한국화학연구원 온실가스자원화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zaiseok@krict.re.kr
19세기 후반 산업화와 더불어 화석연료 사용량이 급증하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NASA GISS01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지속적으로 녹아내리고 있으며, 1년에 약 500억 톤 이상의 해빙수가 해양으로 유입되어 지난 100년 동안 해수면이 약 23cm 상승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다양한 동·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고 이상 기후 및 자연재해가 증가하는 중이며, 관련 피해액은 전 세계 GDP 1.6%에 해당하는 최소 1.2조 달러/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이슈화되고 있는 난민 사태에 대하여 외신은 “환경난민시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시사하고 있다.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 온난화는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책을 강구해야한다.
사실상 지구 연평균 기온이 19세기 이후 약 0.85℃ 상승하였고02, 2100년까지 3.7℃ 상승을 예측하고 있어 세계 각국은 지구의 기온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다각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6대 온실가스(CO2, CH4, N2O, HFCS, PFCS, SF6)의 배출량이 1970년에서 2004년까지 70% 증가했다고 보고 하였고(1990년 이후 24% 증가),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배출량을 보이는 이산화탄소(CO2)는 처음 계측이 시작된 1958년 대기농도 310ppm에서 2015년 현재 400ppm을 상회하고 있다03.
온실가스는 발전소/수송 등의 화석연료 사용원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고, 발전/수송/시멘트/철강/화학/정제산업 등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가 전체 발생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그림 1 참조).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제시되기 시작하면서, 온난화 대응책 마련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교토의정서(1997년) 이후 지속적으로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2013년 COP19에서는 전 세계 각국이 2020년 이후의 감축 목표 제출에 합의하였다.
이듬해에 개최된 COP20에서 기존에 세계 각국이 제시한 2020년 감축 목표가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2℃ 이하 억제에 문제가 있음이 확인되어, 보다 강화된 감축 노력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사항들을 기반으로, 올해 연말 파리에서 개최되는 COP21에서는 신기후협약체제에 대한 각국의 합의문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자국 산업보호 문제 등으로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하는 등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체제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및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중-미 온실가스 배출: 전 세계 배출량의 45%)이 베이징 양자 정상회담 (2014.11.12.)을 통하여, 미국은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6~28%로, 중국은 특정 목표치를 제시하는 대신 원단위 배출 감축을 통한 배출 정점이 2030년 이내가 될 것이라고 감축 공약을 발표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2030년까지 석탄·화력 발전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2%로 새로이 강화),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을 공식 발표하여 기후변화와의 전면전을 선포 (2015.8.3.)하였다.
발표 직후 UN 총장 면담을 통해 세계 각국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신기후체제 도래에 대비한 주도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아시아권 국가 등 세계 주요국들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적극적인 태도로 변화하고 있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고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9년,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배출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 대비 30% 감축하기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여 국제사회에 공표한 바 있다.
2015년 6월 29일에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BAU 대비 37%로 INDC에 제출하여,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전략 및 기술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대외적 대응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온실가스의 배출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으로, 공정 시스템의 효율을 개선해 단위 연료/원료당 발생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 방식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정의 에너지 효율화 설계, 생산 수율 최적화 등이 필요하고, 더불어 에너지원 역시 풍력, 태양열 및 바이오 연료 등의 신재생에너지 또는 원자력 등을 활용해야 한다.
또한 소재 역시 경량화 소재나 부하에 의한 마찰손실이 적은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온실가스 저감에 효율적이며, 특히 이러한 부분은 이동원등의 온실가스 배출에 민감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최근 온실가스 배출 사전 저감을 위한 효율화 기술로는 발생되는 온실가스 감축에 한계가 있음이 확인되고 있고, 따라서 다양한 산업에서 배출되고 있는 온실가스를 포집·저감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배출 온실가스의 대표 격인 CO2를 포집·저장하는 기술인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산업 및 발전 부문에서 배출되는 CO2를 포집·수송(파이프라인, 전용 수송선 등 이용)하여 지층(고갈된 가스전 및 유전, 석탄층, 대염수층 등)에 폐기·저장하는 기술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 방안 중 하나이다.
이론적으로 CCS는 대기 중 CO2 방출을 줄이면서 화석 연료의 지속적인 사용을 가능하게 하고, 에너지 및 기후 정책적 관점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감축하는 수단을 제공하지만, 기술의 실현에는 보완 사항이 많다.
즉 고투자 비용, 유해 포집제의 대기 방출 가능성, 잠재적 저장 능력의 한계와 불확실성, CO2 지층 저장의 안전성(누출 가능성)에 대한 대중적 저항 증가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CO2의 포집·저장을 위한 상당한 에너지 공급의 문제가 기술의 활성화를 위하여 선결되어야할 사항이다.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Use) 기술은 CO2를 단순히 포집할 뿐만 아니라 포집된 CO2를 유용 탄소자원으로 재활용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Value-added Compounds)로 자원화 하는 기술로, 최근 기술의 유용성으로 인하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그림 3 참조).
실질적으로, 대기 중에 400ppm 정도로 존재하는 CO2를 무게로 환산하면 3×1012 톤으로써 이는 매장 석유보다 양적으로 우월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지속적 활용 가능한 탄소원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폐기물로 인식되는 CO2를 자원으로 재활용하여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CCU 기술은 탄소자원의 지속적인 선순환(Sustainable Carbon Source Recycle)을 위해 필수부가결한 기술이며, 이는 자연계의 탄소 순환과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
CO2의 활용은 비변환 방식을 통한 직접 활용 및 변환을 통한 활용으로 구분할 수 있고, 기술적 범주를 화학적(촉매)전환, 바이오전환, 광화학전환, 전기화학전환 등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비변환 방식을 통한 CO2의 활용은 포집된 CO2를 용매나 음료용 탄산으로 활용하거나, 지열 또는 유전에 남아있는 오일/천연가스를 회수하기 위한 (열)유체로의 활용을 말한다.
하지만, 오일 및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의 회수를 위한 CO2의 활용 기술은 국내의 지리적 여건상 적용 가능성이 희박하다.
화학적 전환은 주로 공정 촉매 및 (광)전기화학촉매 방식 등을 통해 CO2를 자원화 하는 기술이다.
대표적으로 CO2와 환원제의 개질 반응을 이용하여 다양한 화합물의 플랫폼 물질인 합성가스(CO 및 H2)를 생산하고, 조건에 따라 특정 비율로 생산된 합성 가스를 목적 화합물로의 전환하여 제품화와 CO2 저감을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생물학적 전환의 경우, CO2를 미세조류 배양에 활용하여 바이오원료로 자원화하거나, 효소 또는 광전기 공정이 가미된 식물의 (인공)광합성을 이용하여 CO2를 화학물질로 전환하여 바이오 자원화 하는 기술이다.
미세조류 배양의 경우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조류의 효율적 재배 및 가공 등이 기술개발의 핵심이다.
인공광합성의 경우, CO2를 활성 물질로 전환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과정이 태양광으로 대체되기 때문에 자원화 과정에서 요구되는 에너지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광화학적·생물학적 전환을 융합한 인공광합성 역시 많은 기술적 진보가 있어왔고, 현재 실증화를 위한 연구가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CO2를 직접적으로 무기탄산화하여 고정·활용하는 무기탄산염 생산 기술은 현재 기술 단계가 높고, CO2의 대량 처리가 가능한 기술로 확인이 되고 있다.
또한 CO2를 활용한 플라스틱 고분자 생산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CCU 기술 중의 하나이다.
온실가스는 다양한 산업 및 공정에서 발생되며, 하나의 기술로 온실가스 저감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다양한 접근 방식이 전 세계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 중 하나이며 온실가스 감축기술 연구에 선두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역시 초기 CCS를 통한 CO2 저감을 고수하여 왔으나, 오랜 연구기간 동안 CCS의 한계 및 문제점들을 파악하여 현재 다양한 방식으로 CO2를 처리하고 자원으로 재사용하기 위한 CCU 기술 개발에 투자의 역점을 두고 있다.
이에 미국 에너지성(DOE, Department of Energy)은 CCU와 CCS를 융합한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Use) and Storage) 기술개발의 다각적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융합형 기술 개념을 통하여 산업 현장에서 온실가스의 자원화와 폐기를 유연하게 운영하고, 궁극적으로 신기후체제 도래에 따른 온실가스감축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자원화의 동시 구현을 위한 다양한 CCU 기술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조사 자료에 따르면04, 약 10개의 CO2 활용 기술이 세계 각국에서 대형 사업화 또는 실증화 단계에 있다고 보고되고 있고, 국내에서 개발 중이거나 활용 가능한 주요 기술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1) 요소 생산
요소(Urea)는 고체질소비료의 하나로 암모니아와 CO2의 반응으로 생산된다. 요소 생산을 위한 CO2의 활용 기술은 현재는 성숙단계이고, 상용화 공정이 가동되고 있다.
전 세계 요소 생산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CO2를 활용한 요소생산 연구를 수행한 사례가 있다.
국제 비료협회에 따르면, 요소 시장은 연 160Mt 규모로 남·동아시아에 시장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소·암모니아의 상대적 가격 및 수요 변동성이 기술 상용화에 있어 고려 대상이 된다.
(2) 메탄올 생산
CO22와 환원가스로부터 전환된 합성가스를 이용하여 메탄올을 생산한다.
CO2 유래 메탄올 생산 공정은 기술 성숙도가 높고, 아이슬란드에서 상용 공정이 가동 중이다. 국내에서도 현대 오일뱅크 서산 공장에서 10톤/일 규모의 실증플랜트가 가동 중에 있다.
세계 메탄올 시장은 연 300억 규모로 추정되고, 국내의 메탄올 수요량은 연 150만 톤 규모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므로 국내에 활용가능한 CO2 유래 메탄올 생산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3) 무기탄산화
화학적 반응을 이용한 CO2의 고체 무기물 탄산염으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로 주요 생산물은 MgCO3 및 CaCO3 등이다.
무기탄산화기술은 CCU 기술 중 CO2를 대량 감축할 수 있는 기술의 하나로, 현재 산업용 폐기물을 이용한 CO2의 무기물화에 시험규모 공장이 가동 중이다.
무기물화 제품은 광산 매립, 건설자재, 시멘트 대체분으로 활용될 수 있고, 건축자재 시장은 연 320억 톤 규모이다.
(4) 개미산 생산
개미산은 CO2를 전기화학적으로 전환하여 생산된다. 하지만 전기화학적 CO2 전환 기술은 상용화 사례가 없고, 현재 개발 단계에 있다.
개미산은 가죽 처리, 염색 조제, 세정액 및 수소 저장체로써 다양한 유/무기 활용이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BASF, Kemira, 중국 등에서 생산이 되고, 전기화학적 전환 기법은 캐나다 Mantra 사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CO2를 활용한 전기화학적 개미산 생산 및 활용을 위한 연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5) 조류 생산
미세조류 등에 CO2를 주입하여 성장시키고, 수확하여 연료 및 화학제품으로 활용하는 기술로 이산화탄소 활용률이 화학적 전환기법에 비하여 높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역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로, 2022년 조류 생물연료 추정량은 약 400억 갤런에 이른다.
기술의 상용화를 위하여 재배시스템의 자본 집약성, 기존 농업 시스템 대비 영양분 사용량 제고, 시스템 가동기한 등의 신뢰성 확보가 필요하다.
(6) 고분자 생산
CO2 유래 고분자 생산 기술은 재래식 공급 원료(석유기반)에 CO2를 결합시켜 중합체와 고부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초기 CO2와 에폭시드 중합 연구를 시작으로 현재는 Novomer 사 등 다양한 기업에서 제품을 검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였다. CO2 유래 중합체는 재래식 플라스틱에 용도상 동일하게 사용될 경우,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폴리스티렌 및 PVC와 같은 재래식 석유 계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다.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제품의 세계 시장은 각각 80Mt, 45Mt으로 연 0.6%의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어 제품화 기술 개발 완료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 중합체 물성 개선이 필요하고, 재래식 플라스틱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CCU 기술은 온실가스를 폐기하지 않고 자원화여 감축한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CCU 기술 수준은 CCS에 비하여 성숙도가 낮고 기술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특히, CCU 공정의 에너지 효율화는 기술의 경제성 제고 및 상용화를 위하여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사항으로, 신재생 에너지 활용, 고효율 촉매 기술, 광-바이오 전환 및 전기화학전환 활용 등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CCU 기술의 적용을 위해 필요하다.
우리나라 역시 신기후체제 도래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제안하였고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므로, 국내의 실정에 맞는 온실가스감축-자원화 국산기술이 개발되기를 기대해본다.
01 NASA GISS(data.giss.nasa.gov/gistemp)
02 IPCC 5차 보고서
03 CO2Now.org
04 “Accelerating the Uptake of CCS: Industrial Use of Captured Carbon Dioxide”, Global CCS Institute & Parsons Brinckerhoff(20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