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특별기획 01 - 창업 생태계 선순환 구도 정착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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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화 교수 / KAIST / mhlees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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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연구회와 벤처기업협회는 2013년부터 각종 공개 포럼과 보고서를 통하여 언론에 알리고 정부와 소통해 왔다.

우리는 이제 간신히 첫 번째 고개인 창업 활성화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 우리 선배들이 이룩했던 1차 한강의 기적에 비하면 결코 어렵지 않다고 본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선순환의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제2 한강의 기적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제2의 벤처 붐과 벤처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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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연구회와 벤처기업협회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향한 4대 벤처 생태계 복원과 3대 보완정책을 위하여 2013년 9월부터 각종 공개 포럼과 보고서를 통하여 언론에 알리고 정부와 소통해 왔다.

그 결과 창업 생태계 모델에 핵심 장애요소들인 창업자 연대보증 폐지, 기업가정신 교육 의무화, 공인인증서 의무 폐지, 크라우드 펀딩, 핀테크, 특허 법원 집중화, 선도형 기수개발정책 등 숱한 혁신 정책을 제안해 왔다.

이러한 혁신 정책의 사회적 가치는 300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창조경제연구회는 추산하고 있다.

1995년 벤처기업협회 설립 이후 척박한 한국의 창업 생태계에 코스닥과 벤처기업특별법이라는 양대 정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순환 벤처생태계를 형성했다.

그러나 2000년 IT 버블 붕괴 이후 벤처 건전화 정책으로 4대 벤처 생태계는 붕괴하였다. 2013년부터 시작된 창조경제의 핵심인 제2 벤처 붐으로 이제 코스닥을 필두로 복원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특히 기술거래소의 발전적 복원은 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연결하는 창조경제의 연결고리로서 중요한데 반해 진전이 크지 않다.

한편 1차 벤처 붐에서는 상대적으로 후 순위정책이었던 3대 보완 정책은 오히려 새로운 정책이라는 점에서 혁신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당장 창업에 단비가 되어 줄 창업자 연대보증 해소와 크라우드 펀딩은 일단은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벤처에 인재를 공급할 기업가정신 교육은 드디어 한국도 2018년부터 의무화가 시작되면서 창업국가로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한국의 벤처 모델이 전 세계의 복음이 될 수 있는 기초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선순환 창업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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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는 창조경제연구회에서 한·중·일과 미국의 창업 생태계를 비교 연구한 도표이다. 미국은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반면 중국은 회수 시장이

중심이 되고, 일본은 기술 공급이 중심이 되었다면 상대적으로 한국은 정부의 공급 중심의 창업 생태계 구도라는 것이다.
 
즉 한국의 창업 생태계의 문제는 벤처 건전화 정책이 후 정부 주도의 공급 위주 정책으로 형성되어 왔다는 것이다.

정부 주도의 공급 정책에서 민간이 중심이 되는 창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순환 중심의 창업 정책을 회복하는 것이 당면 과제이며, 2015년 발표된 매킨지 보고서도 동일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의 창업 생태계는 2000년 이후 다음과 같이 정부의 공급 주도구도로 형성되어 왔다.

- 한국의 특허 창출은 세계 4위의 수준이지만 활용도는 OECD 국가 중 하위권

- 기술개발 자금 공급은 GDP 대비 세계 1위이나, 활용도는 OECD 최하위권

- 엔젤 투자 매칭 등 자금 공급 정책에 비하여 M&A를 통한 회수 시장이 매우 취약

- 벤처 투자의 경우에도 GDP 대비 투자 금액은 높지만 코스닥을 통한 회수 시장은 취약

- 이외에도 기존의 정책들은 사전 연대보증, 모태펀드 확대, 과도한 생계형 창업 투자 자금 등 공급 중심의 정책들로 구성

이러한 정책들은 이제 순환 중심적 사고로 전환되어야 하며, 사후징벌적 배상, 상생형 M&A 시장, 코스닥 분리 재건, 기업가형 창업투자를 지원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 개정 등이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될 것이다.

이제 엔젤 매칭 펀드의 공급 확대보다는 엔젤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생형 M&A 회수 시장의 형성이 중요한 정책 방향이다.

정부는 직접적인 자금의 공급이 아니라 투자 자금이 선순환할 수 있는 회수 시장을 만드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벤처 자금도 모태 펀드의 공급 확대가 아니라 코스닥 분리재건을 통한 회수 시장의 확대로 가야 한다.

코스닥의 분리 복원 방침이 정해지고 코스닥의 운영이 기술 중심으로 복원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금융의 경우에도 기술거래소와 같은 회수 시장 정책이 기술금융 공급 정책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더 이상 반복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선순환 구도는 기업가의 재도전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창업자 연대보증 폐지를 통하여 건전한 창업자가 신용불량이 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창업자 연대보증을 통하여 그동안 보증기관들이 회수하는 금액은 천억 원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로 인한 창업 저해의 폐해는 연간 수십조 원에 달한다는 것이 창조경제연구회의 연구내용이었다.

2016년부터는 5년 내 창업자의 연대보증이 기보, 신보에 한하여 원칙적 폐지가 되는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패자부활전이 아니라 원칙적 재도전이 되어야 하고 도덕적 해이가 있는 경우에는 징벌적 배상을 징구하는 것이 선순환 창업 생태계의 사고방식일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도 투자자들의 환매를 적극 허용해야 활성화된다는 것은 다수 국가들이 입증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공급 중심의 사고에서 순환 중심의 사고로 일대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2 벤처 붐에서 선순환 창조경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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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벤처 르네상스를 넘어 국가 혁신으로 가는 창조경제의 선순환 구도를 살펴보기로 하자.
 
창조경제는 한 마디로 벤처의 혁신이 대기업의 효율과 선순환하는 경제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이제 창업은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과의 순환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한국의 창업 활성화는 분명히 평가받아야 하나, 분명한 것은 이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창업 벤처만이 아니라 사내 벤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또 하나의 거대한 과제다. 사내 벤처는 대기업의 혁신만이 아니라 창업의 90%가 기업발 창업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국가 과제다.

창업 벤처와 사내 벤처는 시장의 효율과 결합하기 위하여 대기업과 결합해야 한다. 혁신과 효율은 동시에 하나의 조직에서 존재하기는 어려우나, 상호 순환되지 않으면 의미는 반감된다.
 
시간을 두고 혁신과 효율이 결합하는 개방혁신(Open Innovation)은 이제 대기업 혁신의 주류로 부상했다.

한국이 M&A로 대표되는 개방혁신에 가야할 길이 멀다. 공간을 나누어 혁신과 효율이 결합하는 개방 플랫폼(Open Platform) 역시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는 닫힌 경쟁에 익숙했지 열린 협력 문화는 취약했음을 인정하자.

벤처와 대기업의 선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혁신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기술거래소의 복원이 필요한 이유다.

이 시장에서 공정한 룰을 유지하는 것은 경제민주화라는 정부의 역할이다.

창조경제의 구현에서 공정거래가 필수적인 이유일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인프라는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인 FTC가 지탱해 왔다는 시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혁신과 효율과 공정의 3요소에 지속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혁신 지향적 문화와 문제 지향적 교육은 이 사회의 역할이다.
 
궁극적인 국가의 혁신 동력은 바로 사회적 문화와 교육에 달려있음은 너무나도 명백하지 않은가.

우리는 이제 간신히 첫 번째 고개인 창업 활성화를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남은 과제들이 쉽지 않은 과제들이나, 과거 우리 선배들이 이룩했던 1차 한강의 기적에 비하면 결코 어렵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방향을 잡으면 빨리 갈 수 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선순환의 문제에 도전하는 것이 제2 한강의 기적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선순환 창업 생태계 구축 정책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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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의 미완 과제들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14대의 창조경제정책 MAP을 제안한다.

① 생태계 복원전략: 벤처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코스닥의 재건, 기술거래소 복원, 주식옵션과 벤처확인제도 개선을 통하여 벤처건전화 정책으로 무너진 생태계 복원이 필요하다.

② 중간회수 시장의 활성화를 통하여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상생을 도모하고 벤처기업이 개발에서 사업화를 넘기기 위해서는 엔젤 투자의 확대가 필요하다.

③ 창조경제 정책으로 창업의 활성화는 이루었으나 창업의 성공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발 창업(사내 벤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제도개선 및 지원이 필요하다.

④ 국내에서 부족한 수요와 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이 필요하지만 대기업에 비하여 부족한 글로벌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글로벌 진출 지원책이 필요하다.

⑤ 대기업에 비하여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불공정거래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한국의 히든 챔피언은 탄생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못된 갑을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⑥ 이외에도 개방 플랫폼으로 벤처기업들의 시장진입을 낮추며 정부 3.0의 확대로 정부의 정보를 개방하고 엔젤 투자와 VC의 지속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단계적 회수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