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 대한민국과학발전대토론회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김민주(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지난 10월 23일 금요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대한민국과학발전 대토론회가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광복 7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를 비롯한 4개 단체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2015 세계과학정상회의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으며, 분과별 토론회와 스페셜 다이얼로그 등으로 구성되었다.
총 4개 주제로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린 토론회는 한국 과학기술발전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과학기술의 과제와 비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한 3분과 주제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혁신은 필수다.
이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혁신적인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기술혁신 환경은 급변하고 있는 중. 이 때문에 산업계는 물론 학계와 연구계 등 기술혁신 주체의 역할 변화도 필요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김이환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세계의 변화와 혁신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개방, 협력, 신뢰를 토대로 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기술혁신 환경변화를 비롯해 그 전략과 추진 방향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어졌다.
토론회 사회는 R&D경영연구소 윤석열 대표가 맡았으며 SK이노베이션 곽병성 GT총괄과 쎄트렉아이 박성동 의장의 발제가 각각 25분간 이어졌다.
이후에는 넥스트벤처 파트너즈 한승호 사장이 좌장으로 나서 패널토론을 이어갔다.
패널토론에는 전국연구소장협의회 손진형 회장, 서울대학교 이준식 교수, 여성경제인협회 김유숙 부회장, 중소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학·연 전문가가 함께 모여 진행한 주제발표와 패널토론. 현장에서 오간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자.
주제발표 1
기술혁신 환경변화와 혁신전략
발표_ 곽병성 SK이노베이션 GT총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자원으로 꼽혀온 석유는 수요가 높은 만큼 원유 가격 등락에 따라 많은 사람의 희로애락이 좌우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한 SK이노베이션의 기술혁신 방향과 전략은 무엇일까.
최근 세계 원유 시장 수급 및 가격 동향 살펴보면, 2013년 4/4분기 이후 수요와 공급이 역전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에 따라 원유 가격은 폭락했다.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정유사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정유사의 이익은 원유가가 아닌, 정제마진에 따라 결정된다.
정제마진은 제품의 수요와 공급, 역내 경기, 자본시장 등에 좌우된다.
정유사가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려면 고도의 공정 설비와 운전 기술, 원료 조달, 기획, 연구개발 등의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이를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 조합도 필요하다.
사업 환경 역시 지역별, 유종별, 공정별로 마진이 달라진다.
지금은 중국의 성장과 기술경쟁 심화,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기술혁신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유가나 경기의 영향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기술혁신은 필수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수시로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보다 특정 대상에 대한 갈망을 따르는 ‘불편의 트렌드’를 찾아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다(Ideas from Everywhere!)는 신조로 여러 학교 및 기관과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오픈이 노베이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술전략과 함께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유에서 시작해 소재와 화학까지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었다.
주제발표 2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전략과 과제
발표_ 박성동 (주)쎄트렉아이 대표이사/이사회의장
코닥, 노키아, 소니, IBM, HP 등의 제품들은 당대 기술의 아이콘이었고,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현재에 이르러 중소기업도 아닌 이 기업들이 시장에서 퇴보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성공 요인으로는 우수 인력, 지속적인 교육, 창업자와 중간관리자의 리더십, 과거의 성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 조직 내 적절한 위기감 등을 들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다수 기술개발이 정부 연구개발과 제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의도와 맞지 않게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지원기업의 매출 규모를 감안해 지원하는 연구개발지원 총액제 도입이 필요하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 혁신 역량이 줄어든다는 말이 있듯, 조직이 갖고 있는 혁신역량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다윗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공격을 시도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하거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때 고민할 부분이다.
압도적인 열세를 극복하거나 월등한 강세를 능가하려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
명량해전 당시 전함 12척을 보유한 이순신 장군은 소위 망하기 직전의 중소기업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리한 전세를 만회하기 위해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하는 전략과 구성원들의 정신 자세를 끌어올리는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이 있었다.
중소기업이 직면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때로는 CEO와 혁신에 동참하는 직원의 의지가 기술개발보다 근간에 있어야 할 것이다.
패널 토론
기술혁신을 통한 기업의 지속성장 방안, 혁신적인 새로운 기업의 성장환경 조성
좌장_ 한승호 대표(넥스트벤처파트너즈)
패널_ 손진형 회장(전국연구소장협의회), 이준식 교수(서울대학교), 김유숙 부회장(한국여성경제인협회), 노민선 연구위원(중소기업연구원)
기술혁신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술혁신을 통한 기업의 지속성장 방안과 일자리 창출에 대해 패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승호 대표
최근 우리나라의 성장둔화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연초 4%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현재는 2.7%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청년실업률은 2012년 7.5%에서 계속 상승해 올 4월에는 10% 수준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불확실성이 증대하면서 기술경쟁이 심화되고, 기술 융합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같은 사회적 문제도 대두됩니다.
오늘 토론회에서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고 성장을 위해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먼저 기술혁신을 통한 기업의 지속성장 방안에 대해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손진형 회장
기업 경영환경 변화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한국기업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압축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으나, 핵심역량 확보는 아직 미흡한 수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은 침체 상태입니다.
특정 산업만이 아닌 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전자, 자동차, 조선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합니다.
10년 이내에 이 사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본 것이죠.
반면 중국 제조업은 280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19.8%에 해당하는 점유율로, 다섯 개 중 하나 꼴로 1등을 차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2, 3위까지 합하면 중국이 제조업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지위가 상승하고, 중국과 같은 추격자들이 등장하면서 지속성장에도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게임의 룰’을 바꿔야만 후발주자들의 경쟁을 극복하고 지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술혁신을 통해 창조경제로 진입해야 합니다.
창조경제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와 또 다른 ‘유’의 결합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통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사실 국내 중소기업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국내 산업기술 역사도 50년이 넘습니다. 기술력을 융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기반 기술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사회 시스템은 물론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평가 기준도 달라져야 합니다.
창조적인 기술, 산업 발전 기회 창출 등의 기준에 따라 연구비가 재분배되고 보상도 주어져야 합니다.
이준식 교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했습니다.
교육에 대한 국민의 열정, 기업인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역사입니다.
197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 사이에는 각 대학교 공과대학도 상당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대학생들이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하는데도, 막상 기업에서는 제대로 활용할 인력이 없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학을 평가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대학의 책무는 실무역량을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교수평가가 SCI급 논문발표 실적 위주로 이루어져 있어 교수들이 학술연구에 시간을 더 할애할 때가 많습니다.
자연히 정작 산업에서 필요한 분야에 대한 교육의 비중은 낮습니다.
대학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작년 4월부터 정부의 R&D재정사업의 평가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이에 따라 실무에 강한 창의적 인재가 배출되고,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CEO를 만나 대화를 나누어 보면 자금보다 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
기업이 기술혁신에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우수 인력 확보입니다.
기술 인력을 원하는 기업도 현장에 실습 나온 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별도의 커리큘럼을 만들되, 설비나 시설은 기업과 정부가 협력하는 것입니다.
또한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안이 필요합니다.
전문연구요원 활용방안을 제고하고 스톡옵션 제도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희망사다리 장학금 등 대학생 장학재원을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 취업 연계 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동시에 대학 교육과정에 기업가 정신 및 사업화 관련 교과목 확대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유숙 부회장 저는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여성의 역할과 참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여성 기업이 몇 퍼센트나 되는지 아시나요? 39.1%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치지만, 알고 보면 음식이나 숙박업, 도소매업 등 생계형이 많고 규모도 작습니다.
반면 여성 제조업 기업 숫자는 적고,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기업은 2%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부과제 신청 비율도 불과 6%입니다.
사실 연구개발 성과가 뛰어난 기업에게만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여성 CEO가 하는 제조기업은 영영 연구개발을 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러잖아도 기술 인력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데, 대표가 여성이라고 하면 더욱 망설입니다.
오늘날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지칭하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적어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인적 자원이므로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성 기업을 주목해야 할 근거가 있습니다.
일반 중소기업 부도율이 30%가 넘을 때, 여성 기업은 불과 7%였습니다.
생산성은 낮아도 자기 자본 비중이 높고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20~30년 업력을 유지해온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대중소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의 노력이 더해져야 합니다.
시장에서 공정거래를 위한 정부의 감시자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은 현재 고용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고용은 중소기업이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민선 연구위원 IMF 이전과 이후의 연구개발 투자 경향이 달라졌습니다.
기업들은 초반에 연구개발 투자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그 비중이 늘어났습니다.
현재 고용창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3.9%에 달합니다.
고용 관점에서 기술 혁신을 바라보면 단연 중소기업 대표들이 애국자입니다.
박성동 의장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지원대상의 선별과 지원규모의 극대화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기술 정책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정책 숫자가 많아도 기업들이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창업을 하면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발전하고, 나아가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 사다리에도 관심을 지녀야 합니다.
개방과 협력, 신뢰를 강조했는데 이는 사회적 자본입니다.
유럽에서 인력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는 직업 훈련이나 산학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실정입니다.
산학 협력을 통해 인력을 키우고 프로젝트를 병행하면서 그 인력이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기본적인 선순환 모델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산학협력이 본격화된 것은 십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산업역사를 볼 때 짧았던 산학협력 기간에 비해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서로 발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합니다.
한승호 대표
다음은 혁신적인 새로운 기업이 많이 생겨나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해보겠습니다.
손진형 회장
무엇보다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혁신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열심히 노력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면 국익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중견기업의 숫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0년에 중견기업이었던 217개 기업이 2014년에 이르러 중소기업으로 후퇴했습니다.
이익률이 줄어 연구개발 비율도 대폭 줄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구개발 동력이 상실되어 가는 겁니다.
새로운 혁신기업의 배출도 중요하지만, 기술혁신 역량을 확보한 중소기업의 중견·대기업으로의 성장이 더욱 중요합니다.
중소기업은 자체 역량이 충분치 않으므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폐쇄성은 혁신적 기업의 배출과 성장에 방해요인으로 꼽힙니다.
기술혁신 분야에서 개방적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수요를 창출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제품이 나오면 이러한 것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이준식 교수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는 인재 육성이 필요합니다.
최근 대다수 대학에서 우수한 결과물을 성공적인 사업으로 이끌기 위해 창업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이 보유한 지적재산의 사업화와 기술이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창업가 정신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센터 인력이 지식재산권의 패킹 또는 라이센싱을 위한 협상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전문 인력 배치를 위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수 인력이 안정적인 대기업 취업에 안주하고자 하는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창업지원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일부 대학의 기술 수익은 몇 천억 원대에 이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으로 한양대가 43억 원, 서울대가 36억 원에 불과합니다.
대학의 평가 시스템을 바꾸고 기업가 정신을 함양한다면,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잠재력은 충분합니다. 능력 갖춘 전문가를 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합니다.
미국처럼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네트워크를 확장해 타 대학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대학이 지닌 한계점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해외 유수대학과의 협력을 통한 상호 홍보와 공동 라이센싱 전략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김유숙 부회장
최근 우리나라의 여성 창업 비율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싶지만, 취업이 안 되니 창업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도 여성의 기술 창업은 매우 낮습니다. 살펴보면 여성들이 기업가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은 30~40대가 되어도 자신이 CEO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꾸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 초기부터 여성들이 기업가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을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고, 여성을 위한 창업 강좌와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노민선 연구위원
창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안타까운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창업 5년이 경과한 기업의 생존 비율이 30%인데 반해, 미국이나 유럽은 40~60% 정도에 달합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기업에 대한 주식 형태의 투자도 60% 불과합니다.
아직도 벤처기업 투자가 주식이 아닌 채권 형식으로 이루어질 때가 많은 것입니다.
창업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좋지만, 그 과정에서 탈출구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우리나라 M&A 구조는 2% 정도에 불과합니다. 배고픈 창업자의 현실을 감안해야 합니다.
창업지원도 세분화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장려하고, 스톡옵션 제도 활성화 등 창업환경 조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승호 대표
지금까지 산·학·연 전문가들이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우리의 도전과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해결방안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 나누어 주셨습니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산업계의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