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나침반

R&D현장 속으로 - 동아ST 신약연구소

신약 개발을 통한 사회공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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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정라희(자유기고가)
사진_ 한제훈(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R&D현장 속으로는 혁신기업의 연구소나 부서 등 R&D현장을 찾아가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우리 회사의 사회공헌은 신약개발이다."

동아ST의 모태 격인 동아제약 창립자 강신호 회장이 연구원들에게 항상 당부하던 말이다.

과학이 발전해 인간의 생명이 연장되었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하는 질병은 존재한다.

전에 없던 혹은 기존 치료제보다 더 나은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인류의 삶을 한층 더 윤택하게 만드는 일.

국내 제약업계에 큰 획을 그은 동아ST가 신약 개발에 헌신하는 이유다.



전문의약품 개발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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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탄생 이후, 인간은 질병을 극복하고자 자연으로부터 새로운 치료제를 끊임없이 발견해왔다.

과학이 발달한 근대 이후에는 유효한 화합물을 만들어냈다. 덕분에 인류는 한때 불치병이라 여겨졌던 많은 질병을 쉽게 이겨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난치병은 존재한다. 신종 질환의 습격에도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
 
따라서 신약 개발은 제약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라고만 칭하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박카스’를 만든 회사로 대중에게 알려진 동아제약은 1977년부터 연구소를 발족해 신약 개발을 추진해왔다.
 
2002년에는 천연물 위염치료제스티렌, 2005년에는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등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2007년에는 연구본부 산하에 3개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전문의약품을 다루는 동아ST와 일반의약품에 집중하는 동아제약으로 전문화를 시도했다.

현재 동아ST 연구본부 안에는 2개의 연구소가 있다. 신약연구소와 제품개발연구소다.

신약연구소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술력과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감염증 치료제, 비뇨기계 질환, 대사내분비계 질환 등이 동아ST 신약연구소에서 집중하고 있는 분야.

1987년에 동아제약에 입사한 손문호 상무는 동아ST의 신약 개발 역사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인물. 그런 점에서 자부심도 높다.

“화합물 신약과 천연물 신약에서 각각 두 건 이상의 신약 개발 성과를 낸 연구소는 국내에서는 우리가 유일합니다. 화합물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화 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일부 성과도 있고요. 물론 그 과정이 녹록하지는 않았습니다.”

신약 개발은 최소 10년의 연구 기간을 둔다. 이 때문에 동아ST 신약연구소의 문화도 다른 업종과는 크게 차이가 있다.

연구 과정에서 성공보다 실패를 맛보는 일이 더 잦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실패 사례 분석.

한 번 실패했다고 해도 배울것은 있다. 오히려 다음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핵심 열쇠가 실패 사례에 있는 까닭이다.


필요에 집중하고 틈새를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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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ST가 국내 최초로 만든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역시 그러한 과정을 거쳐 개발에 성공했다.

자이데나가 국내에 발매된 시기는 2005년.

하지만 실제 연구는 1997년부터 진행되어 왔다. 동아ST 신약연구소 신약연구2팀 강경구 이사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자이데나가 출시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국내 신약 개발 여건은 좋지 않았습니다. 신약 개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존에 발매되어 있던 물질의 한계 등을 분석해 우리만의 강점을 개발해냈습니다. 국내 제약회사가 자체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발기부전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고요. 약효 지속시간도 하루 한 번 24시간으로, 4시간 혹은 36시간 등으로 양분되던 당시 기존 출시 물질과 비교해 가장 이상적이었습니다.”

2세대 슈퍼 박테리아 치료용 항생제인 ‘시벡스트로’ 역시 남다른 사연이 있다.

슈퍼 박테리아에 대항할 수 있는 최후의 항생제를 개발한다는 목표 하에 1999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끝에 개발되었다.

“연구 초반 훌륭한 후보로 꼽았던 물질에서 독성을 발견해 연구를 중단했어요. 당시로서는 큰 투자를 했는데 실패로 돌아가니 연구원들도 사기가 꺾였죠. 하지만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새로운 후보를 찾았습니다. 결국 이전보다 더 좋은 물질을 찾아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은 인류를 포함해 지구상의 많은 생명체에게 각종 감염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슈퍼 박테리아의 위협에 인류는 이미 노출되어 있다.

세균 감염으로 사망한다는 이야기가 생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슈퍼 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2만 5천 명, 1만 9천 명에 이를 정도.

국내 100대 병원에서도 연간 4만 5천 건의 슈퍼 박테리아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

“우리가 모르고 있지만 감염 때문에 응급실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그때 그 균을 잡을 수 있는 항생제가 있으면 그 사람은 사는 것이고 아니면 수일 안에 죽는 것이죠. 그 사람이 암이나 다른 중병에 걸렸다고 해도 감염으로 하루, 이틀 만에 죽는다면 치료할 기회도 없어지는 거잖아요. 항생제는 그런 사람들에게 치료의 기회를 주고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항생제 연구는 이미 국내에서 상당 부분 진행된 영역. 이 때문에 여타 제약회사에서는 항생제 연구를 중단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동아ST는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항생제 연구를 지속했다.

시벡스트로는 지난해 미국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이며, 올 상반기에 국내 및 유럽 승인을 받고 곧 발매될 예정이다.

더불어 시벡스트로는 현재 급성 세균성 피부와 연조직 감염에 대한 적응증 외에 호흡기 감염에 대한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사명감으로 만드는 신약

동아ST 신약연구소에서 선보이는 다음 신약은 지난해 연말 임상 3상까지 완료한 당뇨치료제 ‘슈가논’이다.

내년 2월 신약 허가 신청을 계획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신약 허가까지 예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당뇨병 약제인 인슐린은 혈당수치를 낮추는 호르몬이지만, 혈당이 그다지 높지 않은 상태에서 주입하면 저혈당이 올 수도 있다.

이 현상을 막기 위해 혈당이 증가한 상태에서만 작용하는 약이 개발되었고, 동아ST 신약연구소는 기존 약에 비해 최대 몇배 높은 효과를 지닌 슈가논 개발에 성공했다.

아직 제품 발매 전임에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각국에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신약 개발은 최첨단과학의 정점이다. 하지만 어떤 과학보다도 사람과의 교류가 중요하다.

오랜 인내도 필요하지만 사람들의 지식과 지혜, 경험 등을 하나로 집약시켜야 비로소 신약 하나를 겨우 개발할 수 있다.

그래서 동아ST 신약연구소에서 강조하는 것도 사명감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쓸 수 있는 마지막 치료제를 만든다는 마음으로 실패 앞에서도 다음 방향을 설계한다.

신약개발이야말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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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완성하는 글로벌 신약 개발의 꿈 동아ST 신약연구소장 손문호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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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약 개발에 대한 필요는 높지만, 막대한 연구비와 시간이 들기에 연구소 나름의 기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신약을 개발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A. ‘언맷니즈(Unmet Needs)’입니다. 기존 치료제가 있어도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각종 부작용 등으로 인한 불편함이 따르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항상 언맷니즈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생각합니다. 신약 연구개발에 접근하는 가장 첫 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신약 개발은 필요한 일이지만, 이전에 없던 것을 연구하는 일인만큼 고충도 많을 텐데요.

A.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불확실성이죠. 사람에게 유익한 물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물 실험을 하게 됩니다.

비슷한 것 같아도 사실 동물과 사람은 다른 점이 많습니다.

동물 실험 결과는 안전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실험 결과가 좋더라도 임상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미리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신약 개발의 고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동아ST 신약연구소의 다음 목표는 무엇입니까?

A. 동아ST는 시벡스트로의 초기연구부터 글로벌 개발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직접 주도하는 동시에 다방면에 간접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신약 개발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다른 신약 개발에도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만든 신약을 우리 손으로 해외개발까지 모두 해보는, 글로벌 신약을 만드는 것이 우리 연구소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