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혁신의 열쇠 - 과학기술 문화는 소중한 외교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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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열쇠는 우리 사회 및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혁신의 키워드와 마인드에 대해 조망하는 칼럼입니다.


올 한 해 동안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는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재평가하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흐름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획한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을 발표하는 등 한국 경제의 초고속 발전을 견인해 온 과학기술의 역할도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진정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 국가 성장전략도 새롭게 세우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온 모방·추격형 전략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국민의 창의성에 기초한 창조·선도형 전략을 경제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국가경제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는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R&D 시스템과 생태계의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광복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과 여정에 나서는 우리 ‘대한민국 호’.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의 화두로 부상한 개방과 소통, 공유를 기반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글로벌 기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오늘날 지구촌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따라 국경까지 무의미해지는 글로벌 단일 경제권으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국가 간 교류확대와 개방형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으며, 과학기술 분야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

한 나라의 과학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문화는 국격(國格)과 국력을 신장할 수 있는 소중한 외교자원이 될 수도 있다.

과학기술이야말로 인류 공동의 지적 자산이기도 하거니와 이념과 종교, 인종 등에 구애 받지 않고 국가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날로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무대에서 과학기술을 홀대했다가는 국가든 기업이든 낙오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의 국제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에너지 고갈, 식량난 및 물 부족, 신종 질병 출현 등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국가의 위상을 한껏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글로벌 이슈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공동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국제 공동연구 확대와 국제협력 강화 즉, 과학외교를 통해 우리의 과학기술 글로벌 리더십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2025년을 전후로 하여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와 인구 5,000만 명을 동시에 갖춘 국가에게 주어지는 ‘40-50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과학기술과 과학문화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기술자협회로 꼽히고 있는 미국과학기술진흥협회(AAAS) 등 선진국의 과학기술진흥 관련 기관과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양 기관은 지난 7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학술대회(UKC 2015)’에서 공동포럼을 개최하여 ‘미래세대 과학교육 표준’ 개발을 위한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래세대를 위한 과학교육 표준’이 개발될 경우 미래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움을 되찾아 주고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과학교육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셋째, 참혹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빠른 속도로 지구촌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도약한 우리의 과학기술 지식자산과 경험, 과학교육을 비롯한 과학문화를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수단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전쟁 이후 ODA의 지원을 통해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우리에게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를 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 ODA는 단순히 못사는 나라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 중장기적인 투자의 성격이 더 크다.

불확실한 미래를 열어나갈 새로운 시장 개척과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물고기를 나눠 주거나(ODA 1.0)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ODA 2.0)”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가 수원국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ODA 3.0) 단계로 확대 발전시키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무릇 한 나라의 과학기술 문화는 경제성장을 이끄는 동력에 머물지 않고 경제외교, 민간외교를 강화하는 데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

과학기술을 매개로 하는 국제협력과 지원을 활성화한다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제고와 ‘경제대국, 과학강국’에 기초한 문화 선진국이 되려는 우리의 꿈이 더욱 빨리 실현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