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in Tech - 각종 생체인식 기술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글_ 최성우 과학평론가
사진출처_ 네이버영화(http://movie.naver.com)
MOVIE IN TECH에서는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과학기술에 대해 알아봅니다.
첩보영화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의 다섯 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이 최근 국내외에서 개봉되었는데, 대역이나 컴퓨터그래픽 등을 쓰지 않고 주인공인 톰 크루즈가 위험한 장면들을 직접 촬영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지문인식, 홍채인식 등의 각종 생체인식 기술들은 최근 실제로도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보안 등의 관련 분야 과학기술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문인식과 홍채인식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오래전 TV드라마 시절부터 미디어 기술을 비롯한 각종 과학기술의 발달과정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가 되어왔다.
예를 들자면, 영화나 드라마의 첫 시작 부분, 즉 전달한 후에 바로 소각시켜버리는 극비의 중요한 지령을 전달하는 미디어의 종류가 해당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필자 역시 어린 시절에 ‘제5전선’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도 번안, 상영되었던 이 시리즈물의 TV드라마를 재미있게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드라마 초반이었던 1960년대에는 해당 미디어가 부피가 큰 녹음테이프였고, 이후 보다 작은 크기의 카세트테이프로 바뀌었다가, 리메이크작이 나온 1988년 이후에는 CD, MP3플레이어 등이 등장하기도 했고 영화판에서도 새로운 미디어가 선보이곤 하였다.
이번 영화에서는 고전적인 레코드판이 지령 전달 매체로 이용되었지만, 지문인식, 음성인식, 홍채인식 등 각종 생체인식 기술들이 대거 등장하는 장면들은 눈여겨볼만하다.
생체인식 기술 중에서도 비교적 오래된 지문인식은 사람들의 손가락무늬인 지문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만 17세가 되면 발급되는 주민등록증에도 본인의 지문이 찍혀 있다.
이제는 출입문이나 각종 증명서 발급기 등에도 지문인식시스템을 채용한 곳이 매우 많은데, 지문은 격심한 노동이나 빨래 등을 오랫동안 하면 지워질 수도 있고, 땀이나 이물질 등이 묻으면 제대로 인식이 안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문인식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최근에는 홍채인식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홍채인식 기술이 인상적으로 등장한 영화로는 역시 톰 크루즈가 주연을 맡았던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떠오르는데, 사람의 눈에서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는 신체 부위 중에서도 개인 간의 차이를 가장 잘 드러낸다고 한다.
홍채의 독특한 무늬는 생후 6개월경부터 형성되어 두세 살이 되면 거의 완전한 모양을 지니고 이후로 평생 변하지 않으므로, 홍채의 무늬 패턴 및 망막의 모세혈관 모양 등을 인식하여 보안시스템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홍채의 특징적인 패턴은 지문패턴보다 훨씬 다양해서 식별력과 보안성이 더욱 우수하다.
홍채를 인식하려면 초점을 맞춘 적외선 카메라가 홍채를 촬영하여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을 착용하고 있어도 인식하는 데에 문제가 없고, 지문인식과 달리 굳이 밀착하지 않아도 원거리에서 홍채를 인식할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한 셈이다.
최근 업그레이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계 윈도우10에서는 생체인식 장치를 사용하면 얼굴이나 지문 또는 홍채를 인식하여 인증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여 관심을 불러 모은 바 있다.
얼굴인식과 걸음걸이 인식
최근 온라인 금융, 전자상거래 등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금융기술과 IT를 결합시킨 핀테크(FinTech) 기술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핀테크에서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할 경우 인증을 위해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 등을 사용하지만, 이 역시 정보유출의 우려 등 보안상의 문제가 여전하고 번거롭기도 하다.
따라서 지문, 음성, 홍채 등 사람의 신체를 이용하여 개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생체인식 결제(Biometric Payment) 기술이 이런 문제를 보완하고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신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삼성페이와 애플페이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를 장착한 모바일 결제 기능에 생체를 인식하는 기술을 포함시킨 바 있다.
이처럼 생체인식 기능을 장착한 스마트폰은 앞으로 2∼3년 내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4억 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 한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여 결제하는 ‘스마일 투 페이’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얼굴인식은 결제용 인증에도 사용될 수 있지만 원래 CCTV 등에 찍힌 영상으로부터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고 확인하는 보안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개발되었다.
이 영화에서도 범죄자의 대략적인 몽타주를 확보한 주인공이, 공항 등 세계 각처의 CCTV에 찍힌 영상들을 검색해서 그를 추적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의 얼굴인식 기술은 이러한 용도에만 한정되지 않고, 광고 및 영상 분야 등에서도 활용된다.
즉 광고나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분석하여 감정을 판독하면, 거기에 적합한 정보나 광고 등을 제시할 수 있다.
시청자들의 눈, 눈썹, 코, 입술 등 감정을 표현할 때에 변화되는 얼굴 상태의 요소들을 구조화하는 알고리즘을 통하여 행복, 슬픔, 놀람, 혐오, 공포 등의 감정 상태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얼굴인식 기술은 실종되거나 납치된 어린이들의 얼굴을 인식하여 판별함으로써 미아/실종자 찾기 등의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데, 최근 이를 위한 스마트폰 앱이 개발되기도 하였다.
또한 이번 영화에서는 중요한 보안시스템에 접근하러 가는 사람의 걸음걸이를 분석하여, 접근이 허락된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별해내는 ‘걸음걸이 인식 시스템’ 장면이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걸음걸이 인식 기술은 실제로도 현재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의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용의자들의 얼굴 영상이 확보되기는 하였으나 화질 및 환경이 너무 열악하여 얼굴인식 시스템을 활용한 용의자 검거에 실패하면서, 걸음걸이와 같은 새로운 인식기술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다.
즉 기존의 CCTV환경에서는 얼굴인식 기술만으로 사람을 인식하는 데에는 여러 제약이 따르므로, 걸음걸이 인식이 CCTV 영상감시 환경에 매우 적합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걸음걸이 특성에 대한 인식은 고대 그리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되었는데, 의료 및 심리학 분야에서 사람의 걸음걸이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어 오면서, “걸음걸이는 사람마다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최근에는 영상처리 및 모션 분석 등에 기초하여 컴퓨터 시각처리 기반의 걸음걸이 분석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걸음걸이 인식이 조만간 새로운 지능형 영상감시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