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특별기획 04 - 제우스의 다각화와 R&D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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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일 부장
제우스

kwang1jung@gmail.com


반도체, LCD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관련 제조업에 있어, 이와 연관된 장비산업은 중요한 후방산업이자 경쟁력 원천의 중요한 요소이다.

기술을 중심으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강화하여 시장입지를 다지거나 혹은 이에 더해 인접 기술에 대한 관련 다각화를 취하는 통상적인 해당 장비기업에 비해, 조금은 다양하고 특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제우스의 사례를 통해 다각화를 통한 성장의 일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우스의 다각화와 R&D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현재 사업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소개하고, 다각화와 관련된 제우스의 R&D 전략, 제품다각화 사례를 제시한다.



ZEUS의 포트폴리오 전략

경영에 있어, 한 기업의 전략을 정형화된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시기나 제품, 고객에 따라 전략은 능동적이며, 창의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LCD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관련 제조업에 있어, 이와 연관된 장비산업은 중요한 후방산업이자 경쟁력 원천의 중요한 요소이다.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반도체, LCD 산업과 더불어 국내장비 산업 역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어왔다.

관련 산업이 국내에 도입될 때, 미국, 유럽, 일본의 선발기업들이 장악하던 관련 장비시장은 국내 기업의 도전을 통해 조금씩 자리를 내주는 형국으로 변모해 왔다.

기술을 중심으로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강화하여 시장입지를 다지거나, 혹은 이에 더해 인접 기술에 대한 관련 다각화를 취하는 통상적인 해당 장비기업에 비해 조금은 다양하고 특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제우스의 사례를 통해 다각화를 통한 성장의 일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우스는 1970년 작은 무역회사로 창업된 후, 1988년 법인전환 이래 반도체, LCD 산업의 태동기부터 관련된 다양한 비즈니스를 확장하여 왔으며, 현재도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제우스의 다각화와 R&D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현재 사업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소개하고, 다각화와 관련된 제우스의 R&D 전략, 제품다각화 사례를 제시한다.

현재 제우스는 Profit Center를 기준으로 9개의 사업부문(Business Unit)을 단위조직으로 운영하고 있고 있다.

각각의 BU는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 수익구조, 고객군을 가지고 있으며, 독립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단위이기도 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크게 구분하면 제조 부문, OEM/ODM 부문, 무역 부문으로 나누어진다.

각각의 부문은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 따라 반도체, FPD(Flat Panel Display), 태양전지 영역을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FA나 일반 산업 분야 등에 넓게 걸쳐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반도체용 세정장비를 주력으로 LCD 분야의 열 장비, 물류 및 검사 장비 등을 주된 아이템으로 소개하고 있는 제우스는 현재도 매출액 기준으로 30%를 넘는 제품이나 고객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과 고객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 폴트폴리오는 45년 이상 영위되어 온 사업 과정과도 연관된다 할 수 있다.

제우스는 1970년 창사 이래 무역업을 시작으로 1980년대부터 반도체 장비, 부품사업으로 진출하였다.

장비제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그 후 기존 사업은 대부분 유지하며, 주변 영역으로의 확장을 지속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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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제조업을 중심으로 볼 때 대략적인 제우스의 비즈니스 확장은 반도체 장비/부품업 진출(무역 중심, 1981년), LCD장비 사업진출(무역, 서비스 중심, 1996년), LCD장비 제조 개시(2001년), 태양전지장비 제조업 진출(2007년), 반도체장비 제조회사 인수 및 제조 개시(2009년) 등으로 진행되었다.

현재는 반도체, LCD, 태양전지장비 제조를 중심으로 한 장비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HP/CP(LCD 부문), Tabbing 및 Laminator(태양전지 부문) 제품은 세계 일류 상품으로 인증 받는 등 시장 내의 입지를 확보해 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기업인수를 통한 다각화도 진행하였다.

산업용밸브를 생산하는 (주)3Z 인수(2007년)를 시작으로 반도체장비 생산기업인 일본의 J.E.T(2009년), 전자재료용 화학물질 제조기업인(주)APCT(2014년)를 차례로 인수하였다.

관련 및 비관련 다각화가 혼재된 형태라 할 수 있다. 일본 J.E.T사의 경우 과거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던 글로벌 기업이 금융위기 여파를 이기지 못한 시기에 진행된 건으로, 한국 내 대리점 등을 통해 십수 년간 형성해 온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케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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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이후 양사는 제조기술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협력을 강화하여 반도체용 차세대 장비 및 LED용 장비개발 등의 성공을 창출하며 제품다각화로 이어지고 있다.


R&D 조직과 운용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을 지향하는 제우스는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전체 임직원의 20% 수준의 인력이 연구개발에 투입되고 있으며, 최근 매년 100건 안팎의 특허가 출원되고 있다.

연구개발 조직의 경우, 중앙연구소와 반도체 및 FS 사업부 산하의 연구소를 포함 총 3개의 부서가 운영되고 있다.

중앙연구소는 독립적인 단위조직으로 신규 아이템의 발굴과 개발을 담당하며 더불어 전사의 기술전략 운용을 위한 기술기획팀이 포함되어 있다.

자체 입안을 통한 신규아이템, 해외 기업을 상대로 한 OEM/ODM 아이템의 개발이 주로 진행되며, 사업부의 요청에 따라 기존 아이템의 차기 기술개발이나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부 산하의 연구소는 사업부 아이템에 대한 차기 기술개발이나 개선과 관련된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더불어 해당 아이템의 시장과 기술을 중심으로 주변 기술이나 시장 확장과 관련하여서도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중앙연구소와 사업부별 연구소는 수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업무 영역 또한 명확히 구분하고 있지 않다.

상호간의 업무 조율과 협력은 다음에 설명할 기술전략과 기술마케팅회의체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전사 기술전략

제우스의 기술전략은 ‘Market Orientation’, ‘Open Innovation’, ‘Mine Field’, ‘Hub&Poke’로 요약된다.

이는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기술-마케팅을 연계한 전략으로 운용된다.

‘Market Orientation’은 기술개발 아이템(Item)의 기회 포착과 발굴, 진입 시기를 포함하여 시장진출 전략 수립에 있어 시장지향을 강조한 개념이다.

이때 시장의 개념은 고객보다는 넓은 개념으로 사용된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의 등장은 고객의 관점을 포함하여 학계나 주변 산업계를 함께 고려하게 된다.

매월 진행되는 기술마케팅회의에서 마케팅 인원이 조사한 시장자료는 기술 인력 및 임원진과 함께 검토되며, 이를 바탕으로 기술개발 아이템을 발굴·선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을 택한다.

마케팅 인원에 의해 제기된 아이템은 기술기획이나 해당 기술 인력에 의해 좀 더 가치 있고 구체화된 형태로 확장되곤 한다.

개발이 진행되던 아이템도 시장상황의 변화에 따라 일정이나 지속여부를 재평가, 결정하기도 한다.

기술의 생명주기(Life-Cycle)가 지속적으로 짧아지는 IT 분야에 있어 장비기술 역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기업은 규모에 상관없이 언제나 자원의 제한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히, 새로운 기술 분야에 진입을 고려할 때 인적자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더불어 새로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자원은 사내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우스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으로 외부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대학이나 공공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협력사를 중심으로 한 산-산 협력도 포함한다.

개발과정에서 필요로 한 요소기술의 획득뿐 아니라 새로 등장하는 기술에 대한 검토와 추가적인 개발활동에 있어도 활용되고 있다.

과거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외국의 대형회사가 제기하던 지적재산권의 분쟁양상은 점차 작은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분쟁 등 그 범위가 확장되어 가고 있고, 이는 제우스의 경험에서도 체감된다.

이에 기술개발 과정에 있어서 지적재산권에 대한 관리강화를 진행하였다.

개발계획서를 입안할 시 관련 지적재산권에 대한 리스크를 필수로 점검하도록 하였으며, 회피방안이나 자체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권리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Hub & Poke’는 개발에 있어 인적자원 운용에 관련된 기준이다.

‘Hub & Poke’라는 개념의 연원은 FedEx의 창업주인 프레드릭 스미스(Frederick W. Smith)가 고안한 물류수송을 위한 집송과 배송에 관련된 개념이나 제우스에서는 연구개발 조직과 사업부의 기술 조직 간에 원활한 기술이전을 도모하기 위해 사용된다.

연구소를 Hub로 하여 현업 기술 인력은 개발 초기부터 연구소 인원과 함께 개발에 참여하게 되고, 그 산출물과 함께 해당 사업부로 복귀하는 방식을 택한다.

이 방법을 통해 개발과 생산조직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한 분쟁을 최소화하고, 이전 기간을 줄일 수 있으며, 별도의 이전 프로세스의 실행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각화를 위한 R&D Project 사례

다각화를 위한 R&D는 여러 형태로 검토되고 있으며, 기술마케팅회의 결과에 따라 진행된다.

다각화 추진방향은 관련과 비관련으로 한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기존 보유 기술이나 고객과의 연관성, 미래성장성 등은 주요 검토 항목이다.

최근 3년 내에 진행된 R&D프로젝트로 기존 시장에서 차세대 기술개발 사례, 유사 분야의 유사 기술개발 사례, 신규 분야 개척 사례 등이 있다.

(1) 기존 시장의 차세대 기술개발 : 반도체용 매엽식 고온황산 장비(HTS)

제우스와 자회사인 일본의 J.E.T사는 반도체 제조용 습식 식각 및 세정공정 장비분야에서 오랫동안 개발 및 제조의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J.E.T사의 경우 배치식(Batch-Type) 식각기술이 우수하였으며, 제우스의 경우 매엽식(Single Wafer Processing) 장비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PR(Photo Resist)제거용으로 사용되던 황산(SPM)장비 기술은 120~150℃로 가열된 약액을 사용해 왔는데, 약품의 사용량이 많다는 점과 최근 환경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된 약품의 처리문제 등의 단점이 있었다.

HTS장비의 경우 매엽식 장비로는 세계 최초로 양산에 적용된 기술로서, 자체 개발된 IR히터를 사용하여 웨이퍼를 직접 가열하는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기존에 불가능했던 200℃ 이상의 처리온도를 순간적으로 올릴 수 있게 되어 공정 시간과 화학약품의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본 개발 프로젝트는 J.E.T사가 최초 기획한 후 제우스의 연구소와 반도체사업부가 함께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 성공하게 되었다.

J.E.T사는 습식공정 설계, 화학약품 공급 장치 및 평가 중심으로 참여하였으며, 제우스는 매엽식 장치 구성 및 열원 설계, 온도측정 및 제어 부문을 담당하였다.
 
특히 열원과 온도 측정, 제어의 기술은 기존 세정/식각 분야에서는 도입된 바가 없는 개념이었으나, 열처리 장비제조의 경험이 있는 제우스의 인력이 참여함으로써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HTS장비는 2014년 상반기까지 양산라인에서 평가가 완료되어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본 프로젝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협업을 통한 추가적인 공정개발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2) 유사 분야 유사 기술: LED용 Lift Off 장비

LED시장의 경우 반도체 공정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공정기술이 사용되어 왔으나, Wafer Size의 확대(2″에서 4″, 6″ 혹은 8″)와 반도체 수준의 공정관리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어 기존의 소규모의 업체에서 고정도의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로의 전이가 진행되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LED WET장비로의 시장진출을 시도하게 되었고, PR 및 Metal막 Strip장비인 Lift Off 공정 장비를 개발하여 시장공급에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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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비의 특징은 많은 수의 Wafer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Batch식 Dipping Bath와 매엽식 Spin Chamber의 조합을 함께 구현함으로써 다양한 공정에 대응하기 위한 폭넓은 변수를 가져갈 수 있으며, Lift Off 공정에 있어 Wafer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공정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의 특징은 Dipping 방법에 있어 Wafer를 수직으로 Dipping하여 Wafer 간의 공정편차를 줄이며, Overtime Dipping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 및 양산적용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LED의 최대 생산국인 중국 및 대만시장으로의 진출을 위해 활발한 마케팅활동과 데모 등을 진행하고 있다.

(3) 신규 분야 개척: 결정형 실리콘 태양전지용 Tabbing System

태양전지 장비시장의 경우, 축적된 반도체 및 LCD장비기술을 확장할 수 있는 유효한 차기 시장으로 인식하여 많은 국내 장비기업이 개척하고자 노력한 분야이다.

2000년대 말 무렵 공공 R&D 과제나 개별 기업이 집중한 분야는 대부분 반도체, LCD기술을 쉽게 확장할 수 있는 박막태양전지장비 분야였다.

이는 당시 실리콘 품귀현상과 맞물려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따른 신규투자 축소와 기존 결정형 태양전지 효율증대가 지속되며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결정형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이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더불어 반도체, LCD시장과는 달리 태양광 시장에서 국내시장은 전체시장의 5%선에 불과하여 장비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한 상태라 할 수 있다.

이에 현재 태양전지 장비기술 개발에 참여하였던 많은 국내 기업은 해당 사업에서 철수한 상태이다.

제우스의 경우, 태양전지 장비시장 진출 초기부터 시장규모가 큰 결정형 실리콘 태양전지를 타깃으로 하여 개발에 참여하였다.

현재는 국내 주요 고객사의 양산 주력 장비를 공급하는 주요장비공급자로 활동하고 있고, 해외 진출도 점차 확장하는 추세이다.

제우스가 집중한 장비군은 결정형 태양전지 분야에서 모듈공정 영역이다.

반도체, LCD 분야에서 모듈장비 분야에 진출한 경험은 없으나, 주요 공정이 Tabbing, Lamination, Bussing 등 Soldering, 열처리와 관련되어 있으며, In-Line형식의 생산방식은 기존 열처리 장비나 물류장비의 경험을 연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다.

LCD장비 제조를 통해 축적된 기술을 활용하여, 라인전체의 물류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영역에서부터 모듈라인 전체의 설비를 일괄 공급하는 방식과 핵심설비를 개별로 공급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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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시장의 활황과 위축, 소자기업의 투자시기와 규모 등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산업의 경우, 내부역량을 활용한 특정 분야에 집중된 R&D와 기술혁신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하려는 전략뿐만 아니라, 제우스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개방형 혁신과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 상당히 유효할 수 있다.

비즈니스모델에 있어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온 제우스의 경우 1등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자리에 오르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겠으나,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한다는 점에서 유효한 전략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은 2009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매출액 증대와 영업이익 유지에 있어 큰 동력이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