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3

특별기획 03 - 크루셜텍(주)의 시장선도형 R&D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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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과장
크루셜텍(주)

tony4626@hanmail.net


2006년 옵티컬 트랙패드(Optical TrackPa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상용화하고, 전 세계 OTP 시장의 98%를 차지하며, 급성장했던 크루셜텍(주)은 2010년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전면 터치 스크린 방식의 시장이 형성됨과 함께 부진을 겪게 된다.

그러나 사업다각화의 전략 중 하나로 진행해왔던 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Biometric TrackPad)가 신규 주력사업으로 선정하고, 제품 개발 및 상용화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이제 부진의 늪을 서서히 탈출하고 있다.

시장이 급변함에도 지문인식 시장의 수요를 예측하고 자체 알고리즘 및 패키징 기술을 기반으로 꾸준히 개발에 집중한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어 그 성공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들어가며

2006년 옵티컬 트랙패드(OTP; Optical TrackPa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상용화하고 전 세계 OTP 시장의 98%를 차지하며 급성장했던 크루셜텍(주)(각자대표 안건준, 김종빈)은 2010년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전면 터치 스크린 방식의 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부진을 겪었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의 핵심기능으로 각광받고 있는 지문인식 모듈 ‘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의 성공으로 부진을 만회하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크루셜텍(주)의 시장선도형 전략

크루셜텍(주)은 창업 초기부터R&D의 집중화, 글로벌 마케팅이라는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입력장치 전문기업을 추구하였다.

전략적 연구개발을 통하여 세계 최초의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물들을 기반으로 다수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하였다.

또한 국내 기업에만 집중하여 공급할 경우 그 기업에 종속될 수 있을 것을 우려하여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힘썼다.

크루셜텍(주)을 세상에 알린 첫 제품은 옵티컬 트랙패드(OTP; Optical TrackPad)이다.

OTP는 “PC의 광마우스를 뒤집어서 작게 만들어 휴대폰의 버튼으로 사용하게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처음 개발이 시작되었고, 2006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여 삼성전자의 휴대폰에 실장되게 되었다.

그 후, 블랙베리(Black Berry) 스마트폰에 공급하면서 급성장 하게 되었다.

현재 활발히 시장이 열리고 있는 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BTP; Biometric TrackPad)는 ‘입력장치+보안’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상용화에 성공하였으며, 내재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을 제외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디바이스업체에 공급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Biometric TrackPad) 개발

크루셜텍(주)이 개발한 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보안과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개발된 입력장치이다.
 
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는 지문인식 센서 모듈로서 지문인증, 4-방향 및 프리무빙이 가능한 방향키, 소프트 클릭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형상과 색상 등을 주문·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크루셜텍(주)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핵심역량인 센서패키지 및 모듈화 기술과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이 바탕이 되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1  ,  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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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트릭 트랙패드의 성공요인

(1) 전략적인 R&D 투자

크루셜텍(주)은 옵티컬 트랙패드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바이오 매트릭 트랙패드의 시장이 열리지 않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우 저조한 경영성과를 나타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영업이익이 적자를 나타내지 않았던 2010년, 2011년보다 많은 비용을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였다(  표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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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의 양적 성장과 더불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센서패키지 기술과 모듈화 기술에 집중하였고, 집중화된 핵심역량을 이용하여 상용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적인 R&D 및 투자를 진행하였다.

저조한 경영성과 속에서도 집중화된 전략적 R&D 투자가 가능하였던 것은 내부의 체계적인 사업기획절차를 통하여 생체인식, 특히 지문인식 시장이 성장할 것을 예상하였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과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할 것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2) 사업화를 위한 적극적인 협력전략

기술상용화를 위해 사업파트너를 찾던 중 네트워크 및 보안솔루션 기술과 지문인식기술 전문기업인 어센텍(Authentec)과 협업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2년간의 기술 협업을 진행하던 어센텍이 갑작스럽게 애플에 인수되어 더 이상 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내부 기술력인 제품의 모듈화 및 알고리즘기술과 결합되어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센서 파트너를 찾게 되었고, 2년간 어센텍과의 협업으로 쌓은 노하우를 이용하여, 2012년 상용화에 성공하게 되었다.

센서 파트너는 크루셜텍(주)에 지문인식 센서를 공급하고, 크루셜텍(주)은 센서를 이용해 패키지를 만들고 모듈화하여 고객사에 공급한다.

기술을 상용화하며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재료, 기술, 공정에 대해서는 외부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 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규 제품 및 고객이 요구하는 사양을 맞추기 위해서 외부 협력업체의 재료나 기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였다.

연구소 내의 R&D 기획 부서에서는 일선 개발부서에서 기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 및 재료의 조달, 공정 및 설비의 검토, 개발과 공정 개선을 위한 기술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실제 공정에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생산효율을 높였다.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사업화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보완하기 위한 다른 기업들과의 적극적 협력전략은 2013년 이후에 성과를 거두게 된다.

2013년 애플이 아이폰5S에, 2014년 삼성이 갤럭시S5에 지문인식 모듈을 탑재하며, 본격적인 지문인식 입력장치의 보급이 시작되었고,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다.

이에 크루셜텍(주)은 삼성을 제외한 안드로이드 진영을 적극 공략하였고, Fujitsu와 팬택을 통해 BTP 공급을 시작하였다.

또한 2014년 중국 내 선두 업체인 Huawei와 OPPO 등에 잇따라 공급하게 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에 따라 삼성을 제외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지문인식 입력장치의 최대 공급사가 될 수 있었다.

(3)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한 극복

글로벌 OTP 시장의 98%를 장악하고 2011년, 2012년 2년 연속 코스닥의 히든챔피언으로 스타기업 반열에 올랐지만,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최고경영층의 깊은 고민이 있었다.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었다.

또한 사업의 구조가 OTP 한 가지 제품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어 전략 제품을 다양화 하고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대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었다.

크루셜텍(주)은 고민 끝에 신제품 및 신사업 개발을 적극 전개하였다.

미래전략본부에서 운영 중인 기획실과 사업부 기획실에서 내부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개발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 조사하고 몇 가지 아이템을 선정한 후, 관련 기업 및 활용이 가능한 제품군에 대해 조사하였다.

또한 해당 기업과 제품군에 대해서는 특허 전담 부서에서 관련된 지적재산권을 조사하여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그림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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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등장 후 사용자의 편리성 이면에 보안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가 있어 왔다.

이와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는 반면,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과 기업은 가파른 성장이 예측되었다.

그 결과 ‘보안 + 중국 로컬 기업’에 대한 기회가 확인되었다.

보안강화의 측면에서는 생체인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특히 지문인식 시장의 경우 기존의 옵티컬 트랙패드를 양산하며 축적된 핵심역량인 센서 패키징 기술을 활용할 수 있었으며 모바일 생체인증 시장의 성장 가능성 또한 매우 높았다.

그래서 가장 잘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지문인식 시장에 집중화하는 전략을 구사하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그림 4  ,  그림 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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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컬 기업의 성장세는 2011년을 기점으로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2013년을 기점으로 애플과 삼성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단일기업으로는 여전히 애플과 삼성의 강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중국의 주요 6개 업체들의 점유율의 합은 2013년 21.1%로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인 15.5%를 앞서고 있다.

더욱이 2014년의 수치를 확인해 보면, 26.6%로 삼성의 점유율인 26.4%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같이 중국 내 글로벌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크루셜텍(주)은 국내 대기업에만 집중하여 제품을 공급하고자 하지 않고, 중국 업체들을 지속적으로 공략하여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근간은 중국 시장에 대한 예측, 그 예측에 대한 집중화, 집중화를 위해 신속하게 중국 내 영업조직과 연구조직을 구성하고, 현지 기업이 원하는 개발 및 품질에 대한 이슈들을 고객사의 성향에 맞게 대응한 결과라 판단된다.

실제로 크루셜텍(주)은 중국 내 영업과 연구개발 집중을 위해 심천에 현지 연구소를 개설하고 고객이 원하는 신속한 대응을 하고 있다.

(4) 기술보호 전략

시장선도전략의 핵심 중 하나는 다른 기업의 기술추격이나 모방을 최소화하고 선도기술로 인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위해 크루셜텍(주)은 창업 초기부터 핵심 기술력을 보호할 수 있는 진입장벽 구축을 위하여 특허경영을 중요시하였다.

옵티컬 트랙패드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98%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특허 때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특허가 중요한 이유는 중견기업으로서 기술적 경쟁우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크루셜텍(주)은 기술력이라는 내부 자원을 지적재산권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낼 수 있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으며 결국 시장에서 선도자(First-Mover)로서의 지위를 확보하였다(  표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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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앞서 논의되었던 생체인식 시장, 특히 지문인식 시장의 성장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성장,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같은 기업 외부의 환경적 요인과, 지속적인 특허경영과 R&D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같은 기업 내부적인 요인들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향후에도 크루셜텍(주)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 판단한다.

또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물인터넷과 Fintech, 그리고 생체인식 기술융합의 트렌드로,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공인인증서 의무화 폐지와 개인정보보호통합법의 발의로 크루셜텍(주)이 성장하기에 유리한 산업환경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시장의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전략적인 R&D를 통한 신기술 개발과 사업구조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