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2

특별기획 02 - (주)메타바이오메드의 협업과 빠른 실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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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화 본부장
(주)메타바이오메드 사업개발본부

choeejh@naver.com


(주)메타바이오메드는 충치 치료에 사용하는 근관 충전재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또 다른 주력상품인 생분해성 봉합사는 외과수술용 실로서, 인체에서 분해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으로 독자적인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세계 최초로 카메라 일체형 카테터 등을 개발·판매해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메타바이오메드의 경쟁력은 기업 설립 이후 끊임없는 R&D 투자를 바탕으로 ‘협업’과 ‘빠른 실행력’에 있다.



들어가며

“GE에는 30만 명의 직원이 있다. 이들은 한 가지에 집중한다. 고객에게 보다 신속히 많은 성과를 전달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전사적 혁신을 실행하는 것이다(비브 골드스타인 제너럴일렉트릭 부사장, KEY PLATFORM 2015.).”

“예전엔 한 기업이 기술개발부터 제품 생산, 유통, 판매 등 모든것을 한꺼번에 했지만 지금과 같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엔 혼자서 모든 것을 하긴 힘들다. 내가 갖고 있는 역량과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역량을 더해서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혁신을 이루는 개방적 협업이 필요하다. 개방적 협업이란 게 말만 해선 안 되고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하며, 실행을 해야 협업의 크기가 커지고 혁신도 가능해진다(김재홍 코트라 사장, 머니투데이, 2015. 4. 23.).”

변화의 속도가 빠른 지금 같은 시대에는 기업들이 개방적 협업을 통해 비즈니스 성공 확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폐쇄적인 환경에서는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타바이오메드가 세계 치과의료기기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배경에는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혁신을 이루기 위해 빠르게 실행하고 협업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치근관 충전기 개발 사례가 좋은 예이다.


치과의사의 시술 피로감을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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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드르륵’ 드릴로 이 가는 소리, ‘파아, 파아’ 공기 분사하는 소리….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치과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치과의사들이 고객(환자)들의 ‘두려움’을 없애는 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메타바이오 메드는 치과의사들의 시술 피로감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메타바이오메드가 1990년 회사 설립 때부터 생산·수출하고 있는 치과용 치근관 충전재와 치근관 충전기는 세계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제품이다.

충치 또는 잇몸병 등으로 치아 신경조직에 염증이 생기면 근관치료를 통해 치아 내부의 신경을 모두 제거하고 신경이 있던 자리에 다시 감염이 되지 않도록 치근관 내부를 채워야 한다.

이때 치근관을 채우는 소재가 ‘Guta Percha’이고, 이를 채우기 위해 사용하는 기기가 치근관 충전기다.

치근관 충전재 ‘Guta Percha’는 치아 신경치료를 받고 턱뼈에서 치아로 신경과 핏줄이 지나는 치근관을 채우는 재료로 메타바이 오메드가 세계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치근관 충전시스템은 ‘Pen’과 ‘Gun’, 그리고 ‘Common’으로 구분한다. Pen은 온도조절이 가능한 열전달기구로 치근관 내부에 삽입한 Guta Percha Point에 열을 가하여 치근관 윗부분을 절단하고, 내부의 Guta Percha에 압력을 가하여 충전하는 기구다.

Gun은 내부의 니들에 Guuta Percha Bar를 삽입하여 열을 가한 후 미 충전된 치근관 내부를 충전하는 기구다.

Common은 Pen과 Gun의 온도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와 기구를 충전하고 거치하는 역할을 한다.

메타바이오메드에서 생산·판매하는 근관 충전기는 자체 브랜드로 국내외에 직접 판매하는 ‘E&Q PLUS’와 덴탈 Endo 기기 제조업체인 Sybronendo사에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으로 수출하는 ‘Elementsfree’로 구분된다.

무선 근관 충전기인 E&Q PLUS는 기존의 수동방식이나 유선제품과 달리 선이 없어 시술자들의 동선을 자유롭게 해주며, 시술피로감을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이다.

E&Q PLUS를 비롯해 이전에 출시했던 유선 근관 충전기(Obturation System, 2003), 무선 근관 충전기(Cordless Obturation System, 2007) 모두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E&Q Series는 2014년에 4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2015년 50만 달러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Sybronendo사에 ODM으로 납품하는 Elementsfree 제품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여 올해 상반기에 200만 달러, 연간 40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기술에 반한 다국적 기업의 러브콜

Sybronendo사는 치과의료 분야의 Endo기기제조 전문기업으로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메타바이오메드와 Sybronendo사와의 인연은 2009년 메타바이오메드의 무선 근관 충전시스템인 E&Q Master를 일부 변경한 SystemB Cordless 모델을 OEM으로 납품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Sybronendo사는 유선 근관 충전시스템인 EOU(Elements Of Unit) 제품을 10년 이상 생산 및 판매하고 있었다.

제품 성능 향상이 요구되는 상황이었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남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다.

Sybronendo사는 고육지책으로 EOU와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의 성능을 비교했다. 그 과정에서 메타바이 오메드가 생산하는 E&Q Master의 우수성이 높이 평가되었다.

Sybronendo사는 디자인과 성능요구 조건을 제시하며 OEM 납품을 요청하였다. 메타바이오메드는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곧 E&Q Master의 디자인 일부를 개선하여 납품을 시작하였다.

메타바이오메드 제품의 기술력에 반한 Syrbonendo사는 이후 자사의 고유모델인 EOU 제품을 OEM 제품인 SystemB Cordless로 대체하면서 지속적으로 디자인 개선과 시스템 검증을 동시에 요구하였다.

메타바이오메드는 Syrbonendo사가 원하는 것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움직였다. 사소한 지적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 노력했고, 미래 의료기기 환경을 예측해 아이디어도 보탰다.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2012년,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Syrbonendo사가 Opturation System 경쟁사인 Dentsply사를 견제하고, B&L사 등에 빼앗긴 시장을 회복할 목적으로 메타바이오메드에 공동개발을 제안한것.

당시 Sybronendo사는 메타바이오메드에서 OEM으로 납품한 초기 모델인 System B Cordless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기대하며 보증기간이 지난 구 모델의 제품에 대해서도 대부분 무상 연장(Extended Warranty)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또 메타바이오메드 미국법인이 직접 수리하고, 제품 불량 등으로 반품된 제품은 24시간 내 수리하여 고객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다.

Sybronendo사의 성공을 위해 메타바이오메드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지원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반한 Sybronendo사가 ODM 방식의 공동개발을 제안하기에 이른 것이다.

공동개발 설계는 Sybronendo사가 제공하고 개발, 검증 및 제품구현은 메타바이오메드에서 하는 것으로 협의되었다.

Sybronendo사가 이에 소요되는 소재·부품의 제작과 인허가 등을 포함하여 250만달러(약 2억 5,000만 원)의 비용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약 2억 원 정도의 인건비를 투입하고 12개월 동안 제품개발을 추진하였다.

Elementsfree 제품은 개발단계에서부터 고객의 편의성을 최대한 반영하여 설계한 제품이다.
 
환자 치아의 근관치료를 위해 필요한 소재를 비롯해 기기의 사용 순서와 종류에 따른 준비사항, 치근관 치료과정에서 의사의 손놀림과 Elementsfree를 쥐는 방식, 근관치료 시술과정, 근관치료 시술의 마감과 사용한 소재 및 기기의 사후관리 전반에 대해 근관치료 전문의를 대상으로 인종, 성별, 치료 경력 별로 트렌드를 분석하고, 실제 개발제품의 사용 테스트와 피드백을 거쳐 설계하였다.

2013년 12월, 메타바이오메드는 최종 프로토타입 15세트를 제작하여 Syrbonendo사 마케팅팀에 전달하였다.

Sybronendo사는 자체 성능 테스트와 치과의사들의 검증을 거쳐 2014년 1월, 1차양산 제품 153세트를 거래처에 납품하였다.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고 했던가. 뜻밖의 사건이 발생했다.

Sybronendo사의 연구책임자가 전시회에서 의사를 상대로 시연하는 과정에서 Pen 도구의 발열현상이 나타났다.

최종 프로토타입 15세트 중 하나로 시연하던 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설정온도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시간을 초과할 경우 계속 가열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사실 Pen 제품은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제품을 사용할 때 상온조건을 가정하여 제품의 프로그램을 설계하였다.

그런데 당시 미국 동부지역의 한파로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보관하게 되었고, 그 상태에서 제품을 시연하면서 Pen의 Heater가 설정온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계속 가열되었던 것이다.

초기 설계단계에서 Opturation System을 영하의 실내온도에서 작업시 Pen의 온도를 제어하는 알고리즘을 반영하지 않은 탓이었다.

생산된 제품 153세트가 리콜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검증 또 검증… 피말리는 선진기업들의 요청

이때 Sybronendo를 인수합병한 Kavo&Kerr사의 부사장과 기술이사가 메타바이오메드를 방문하여 R&D 프로세스를 비롯해 품질관리, 생산공정 등 제품설계 전 과정에 대해 원점부터 재검토를 진행하였다.
 
Pen 제품의 Heating Cycle 기록과 테스트를 비롯한 제품의 설계검증 작업을 진행하였으나 특이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이 과정에서 성실하고 빠른 피드백을 보여준 것은 물론 기술문서 보완요구 등 후속작업에도 성실하게 응하였다.

한편으론 Sybronendo사가 제품 설계시 요청한 사항에 대해 자체적으로 재검토하고 Pen 제품의 Heating Module을 재설계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시제품의 테스트를 완료하고 R&D 프로세스, 품질관리, 생산 공정 등에 대한 검증 후 그 결과를 Kavo&Kerr 본사에 보고하였다.

그런데 Kavo&Kerr사는 Elementsfree 제품의 전체 개발 및 생산 프로세스를 검증하기 위하여 자체 예산으로 인도의 개발자 문회사인 HCL사에 제품의 재검증을 의뢰한 상황이었다.

이유는 Sybronendo사와 메타바이오메드가 공동으로 개발하였기 때문에 제3자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또 Sybronendo사 M&A 계약내용에도 Kavo&Kerr사에서 피인수회사 제품의 개발 및 생산 System에 관해 제3자를 통한 검증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Kavo&Kerr사의 주요 재검증 요청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제조 및 판매회사 간 R&D Process 검증을 통한 생산방식에서 제3자 검증에 의해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

둘째, 온도표시부인 OLED 파손 방지, 내부 회로기판의 방수처리, 230℃에서 Fill Heater의 열변형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 변경할 것.

셋째, 설정온도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 온도표시부에 알람 기능과 자동 전원차단, Overheat 및 온도제어 알고리즘의 보완이다.

Kavo&Kerr사의 재검증 요청사항에 따라 2014년 4월부터 3개월 동안 HCL사 검증인력이 제품설계, R&D 및 제조과정 전반의 검증을 실시하였다.

메타바이오메드와 공동으로 최종 제품설계를 확정하고, 시제품과 실제 생산한 제품에 대해 각각 HCL사 평가를 통과하였다.


빠른 실행력으로 신뢰를 얻다

금번 Kavo&Kerr사 및 HCL사의 검증 과정은 제품설계의 중요성과 본격적인 생산 이전에 개발제품의 검증과 확인을 거쳐 생산과 판매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좋은 계기였다.

또 빠른 실행력과 성실한 협업을 통해 Kavo&Kerr사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Kavo&Kerr사는 의료기기 전문제조업체로 끊임없는 카이젠(KAIZEN, 改善, 전사적 품질관리 활동) 활동을 통해 전 사업분야에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불량률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이를 제조사까지 확대하여 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Kavo&Kerr사의 카이젠 활동을 경험하게 된 것은 행운이자 새로운 기회였다.

이는 메타바이오메드가 고객사를 위해 빠르게 대응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업’에 나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