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특별기획 01 - 진공펌프 분야의 글로벌 강소기업 에드워드의 R&D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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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정 상무이사
에드워드코리아(주)

9811naver@naver.com


최근 생산공장을 한국으로 이전한 영국계 회사 에드워드(Edwards)는 반도체용 진공펌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이 분야의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이다.

반도체산업은 집적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집적도의 증가는 반도체 공정의 발전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이러한 반도체 공정의 발전은 진공펌프의 신속한 성능향상을 요구한다.

이와 같은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하여 에드워드의 신제품 개발전략은 반도체용 진공펌프의 기술혁신을 통하여 고객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에드워드의 사례를 통해 시장의 변화가 급격한 반도체 산업의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지킬 수 있었던 전략적인 성공요소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세계 최초 건식진공펌프 상용화 기업

에드워드는 1919년 영국에 처음 설립되어 100년에 이르는 역사를 지닌 기업으로, 전 세계 진공펌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984년 세계 최초로 건식진공펌프(Oil Free Vacuum Pump)를 상용화함으로써 진공산업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였으며, 고객에게 보다 깨끗한 진공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 기술선도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오늘날 에드워드의 제품은 반도체, 플랫 패널 디스플레이, LED 및 솔라셀을 위한 제조 공정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전력, 유리 등의 코팅 분야, 강철 등의 야금 분야, 의약품 및 화학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산업 공정에 사용됨은 물론, 과학 기구 및 광범위한 연구개발 응용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에드워드에는 전 세계 약 30개국에서 4,2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400명 이상의 연구인력을 갖추고 신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는 기술기반 기업이다.

연구/개발팀은 특허 및 94년간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를 활용하여 고객과 함께 사업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제품개발 프로그램의 초기 단계부터 개발로드맵(Development Roadmaps)에 맞추어 고객을 참여시키는 협력적인 혁신(Collaborative Innovation)을 이루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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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된 시장에서의 지속적 제품혁신으로 고객요구에 대응

헤르만 지몬 교수는 그의 저서 < 히든챔피언 >에서 전통적인 강소 기업들은 시장을 매우 좁게 정의하고 고도의 집중과 전문화를 통하여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유지한다고 하였다.

진공펌프는 화학, 제약, 철강, 전자 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이용된다. 에드워드도 다양한 분야의 진공펌프 제품을 시장에 제공하고 있지만, 반도체용 진공펌프에 상당 부분 집중하고 전문성을 키움으로써 해당 산업에서 기술적 선도기업의 위치를 지켜가고 있다.

에드워드가 반도체용 진공펌프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세계 최초로 건식진공펌프(Oil Free Vacuum Pump)를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력과 전문성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반도체 제조프로세스는 진공환경을 요구한다.

1980년대 초반까지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진공펌프는 오일을 윤활유로 사용하는 제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진공펌프의 윤활작용을 하는 오일은 진공상태에서 기화되어 반도체를 만드는 챔버까지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었고, 반도체의 불량률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에드워드는 1984년에 세계 최초로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은 건식진공펌프(제품명: Dry-Star)를 상용화함으로써, 반도체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였다.

건식진공펌프는 오일에 의한 반도체 불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 오늘날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진공펌프는 건식진공펌프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건식진공펌프의 상용화는 반도체시장에서 에드워드가 기술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

건식진공펌프의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에드워드는 반도체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지켜가기 위하여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지속적인 제품혁신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반도체 제조 분야는 집적도 향상을 위한 기술 발전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진공펌프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의 지속적인 혁신 없이는 시장에서 경쟁우위의 위치를 지킬 수 없다.

따라서 에드워드는 신제품개발·개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고객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반도체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일에 집중해왔다.

① 반도체 제조장비 및 제조업체들과 개발 초기부터 함께 협업하여 고객요구에 대해 심도 깊게 이해

② 고객의 니즈에 따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자원(재원)들을 제품개발에 투입

③ 국제환경과 반도체 산업의 변화에 대한 이해

④ 그에 따른 위험요소에 대한 준비

에드워드는 반도체 산업의 최종 소비자(반도체 제조기업)와 함께 협업함으로써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고객요구와 변화를 파악하여 제품혁신을 이루어왔다.

반도체용 펌프의 특성상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부산물 처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펌프 메커니즘의 설계는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새로운 제품설계시에 고객의 제조환경에 맞추어 반도체 공정 부산물처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디자인이 고려된다.

또한, 펌프의 온도와 가스퍼지 시스템을 최적으로 제어하여 부산물에 의한 펌프의 고장을 최소화하는 개선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밖에 고객의 유지비용 측면도 신제품 디자인에 반영되고 있다.

반도체 Fab은 보통 클린룸(Clean Room)으로 되어 있어서 단위 면적당 건설/유지 비용이 일반적인 생산시설에 비하여 상당히 비싸다.

따라서, 펌프가 점유하는 공간(Footprint)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진공펌프에 사용되는 전기, 질소가스 그리고 냉각수와 같이 고객의 유지비용에 영향을 주고 있는 요소에 대하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철저히 분석하고 신제품에 반영하여 고객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지킬 수 있는 중요한 핵심역량이다.

 그림 2  는 에드워드의 건식진공펌프의 제품혁신 역사와 각 제품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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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는 특화된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여 신제품을 혁신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건식진공펌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속해서 지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신제품 혁신을 지속해 가기 위하여 내부 개발 프로세스 또한 매우 전문화되어 있다.


고객요구 반영을 위한 신제품개발 프로세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개발절차가 필요한데, 에드워드는 이를 위해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여 제품에 적용하기 위하여 3가지의 개발 절차를 두고 있다.

첫 번째는 제품상용화 프로세스(Product Commercialization Process, PCP)의 스테이지 게이트 (Stage-Gate) 방식의 제품개발이며, 두 번째는 Applications & Deliverable(A&D) 프로젝트로서 PCP 절차에 따라 개발을 진행하지만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하여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여 고객의 수요가 발생할 경우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비표준(Non-Standard) 프로젝트로서 PCP 및 A&D 프로젝트를 통하여 개발되지 않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 PCP: 새로운 플랫폼 디자인의 제품상품화를 위한 제품개발 프로세스이다. PCP 제품개발단계에 주요한 9관문(Stage)이 있으며, 단계(Stage)는 기술로드맵 계획, 신제품 포토폴리오 계획, 프로그램 평가, 프로그램 실행, 운영 관리, 지원의 6단계로 구분된다.

• A&D 프로젝트: 특정 제품그룹에는 세분화된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한다. 제품그룹의 모든 모델에 대한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자원과 시간의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베타 테스터(Beta Tester)를 통하여 주요 고객의 중요 공정을 확인한 후 수요가 예상되는 모델을 위주로 개발을 진행한다. A&D 프로젝트는 PCP를 통하여 신뢰성이 입증된 제품그룹 내에서 고객의 수요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새로운 모델을 디자인하여 개발하는 프로세스이다.

• 비표준(Non-Standard) 프로젝트: 비준 프로젝트는 ETO(Engineeringto-Order) 프로세스를 통하여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다. Non-Standard 제품은 이미 개발되어 있는 제품그룹이나 모델에서 보다 고객의 요구에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이며, 제품그룹은 다른 제품끼리 조합하여 개발되기도 하며 단일 모델에서부터 모델을 조합한 제품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생산성을 고려한 제품설계

글로벌 강소기업에게는 제품개발 능력만큼이나 제품생산을 고려한 제품설계도 중요하다.

강소기업이 살아남아 경쟁하고 있는 시장은 대개 잘 알려지지 않아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에 의한 가격경쟁이 아니라, 어떻게 효과적으로 생산하는가가 중요하다.

에드워드는 제품설계 단계에서 이러한 생산성을 고려하여 모듈방식 설계를 도입하였다.

모듈방식 설계를 통하여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표준모듈은 대량생산에 근접한 생산프로세스를 갖춤으로써 생산비용을 최적화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장비 내부에 챔버(Chamber)라는 공간이 있으며, 이 공간을 진공펌프를 이용하여 반도체 제조를 위한 청정 및 진공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고객사에서 사용하는 장비의 용도에 따라 챔버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일정 시간 내에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진공도를 형성해야 한다.

따라서 진공펌프도 이에 맞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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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을 빨리 형성하기 위하여 펌프 모듈의 크기가 진공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모듈이 클수록 빠른 시간 내에 고객의 공정에 요구되는 진공도를 형성할 수 있다.

에드워드는 고객사에서 사용되는 각기 다른 반도체 제조장비의 사양을 파악하여 적정 진공도를 형성하는 데 적합하도록 기계구조 모듈인 건식진공펌프 모듈과 부스터펌프 모듈을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때문에 고객의 수요가 발생할 경우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도록 즉시 적정한 건식진공펌프 모듈과 부스터펌프 모듈을 조합 또는 단독으로 조립 후 고객에게 납품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듈방식의 설계 및 생산을 통하여 기계구조모듈의 예와같이 고객의 요구에 빠른 대응으로 납기를 단축할 수 있었으며, 몇종류의 기계구동모듈을 대량생산하여 맞춤화 조합을 통하여 완제품을 제조하여 낮은 비용의 완제품 생산의 성과를 달성하였다.


고객 가까이에서 생산 및 개발에 집중

강소기업은 주로 시장과 고객이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과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대부분의 주요 고객들이 아시아에 위치해 있다.

에드워드는 산업의 지정학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고객과 가까이(Close to Customers)”라는 전략으로 반도체용 진공펌프의 생산기지와 제품개발 부문을 충청남도 천안으로 이전하였다.

영국 본사에서는 핵심기술 분야의 연구에 집중하고, 실제로 제품의 설계와 생산은 시장에 가까이 위치시킴으로써 고객의 목소리를 좀더 가까이서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 천안의 생산/개발 시설에서는 40여 명의 개발인력이 제품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100여 대의 수치제어 5축가공기를 비롯하여 세계 최고의 가공장비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린(Lean) 생산 방식을 도입하여 지속적인 개선을 통한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에 노력하고 있다.


맺음말

글로벌 경기침체 시기에 특화된 시장에서 전문화된 기술력으로 경쟁우위를 지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강소기업은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에드워드는 건식진공펌프라는 제품혁신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파악한 시장의 요구를 연구개발에 반영하여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신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신제품개발에는 고객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제품개발 절차, 생산성을 고려한 제품설계 그리고 고객 가까운 곳에서 생산과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