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기술혁신 성공사례 - (주)종근당

신약 개발 과정의 주요 현안과 성공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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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상무이사
(주)종근당 효종연구소



공동작성_ 정세호 교수(성균관대학교),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신화영 주임(KOITA)


기술혁신 성공사례에서는 혁신기업들의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가 시작되면서 만성질환인 당뇨병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발병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국내만 보더라도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10%가 넘는다.

특히 65세 이상은 23%가 당뇨병 환자로 당뇨병은 이미 한국 사망률 4위 질병에 올라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50년 국내 당뇨병 환자 수가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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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당뇨 치료제는 만성질환 가운데 향후 성장성이 가장 높은 의약품으로 꼽힌다.

당뇨 치료제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관심도 남다르다.

이러한 가운데 종근당은 글리타존(TZD) 계열 당뇨 치료제 개발을 계획하고 1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당뇨 치료제 신약인 '듀비에(성분명 로베글리타존)'를 개발하였다.

듀비에는 2013년에 신약 허가를 받고, 이듬해인 2014년 초에 발매되어 1년여 만에 기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신약 개발, 그 성공의 조건

“신약은 우리의 미래 먹거리다”

국내 굴지의 제약사 회장은 임직원이 참석한 올해 초 신년하례식에서 이 같은 말로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성공적인 신약 개발은 모든 제약사들의 소망이자 존재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신약을 개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간과 자본, 인력이 필요하다.

신약 하나를 내놓는 데만 최소 10년의 개발 기간과 1조 원 이상의 투자비가 든다. 그에 비해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 제약사들이 글로벌 신약 개발에 성공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1) 시장성, 경제성과 기술성에 대한 고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신약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시장성, 경제성, 기술성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시장성이다.

신약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체 시장 현황뿐 아니라 성분별 기작, 의사들의 처방 경향, 내성의 발생 현황까지 꼼꼼히 분석하여야 하며 어느 정도 규모의 시장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최소한 10년뒤에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하며 막연하게 신약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 발생 경향 등을 세밀히 분석해 어느 시점에서 출시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지와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신약 개발을 위해 두 번째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경제성이다.

비슷한 분야의 연구사례들을 벤치마킹하고 프로젝트의 예상수입과 투자비용을 고려하여 신약의 가치를 현재 기준으로 환산해 비교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약의 성공은 최종적으로 시장에서의 성공을 뜻하는 만큼 약가관리, 제품 등록, 판매에 대한 국가의 지원 또한 필요하다.

끝으로 기술성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한다. 신약 개발은 10여년의 기간이 필요하고, 개발 과정에는 다양한 개발 기술이 필요하다.

환자의 Unmet Needs(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없는 약)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하여 먼저 적절한 타깃을 선정하고 이 타깃을 조절하는 유효물질을 찾아야 한다.

발굴된 유효물질은 적절한 평가 기술을 통해 약효, 안전성 등이 평가되고 전임상, 임상을 거쳐 제품으로 개발된다.

이러한 과정에 다양한 분야의 선진 기술과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2) 혁신형 기업의 가치경영, 기술경영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조건은 혁신형 기업들이 주체가 되어서 신약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이 원하고 미래가 원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기업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때 기업은 신약 개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치경영, 기술경영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제약 선진국에서는 90년대 초반부터 제약 산업에 가치경영, 기술경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에서 개발한 신약이 해외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도 생각해 봐야 한다.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신약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여 마케팅이나 라이선스 아웃 등 전체적인 틀을 고려하지 않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며 판권에 있어서도 한국,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등의 큰 시장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신약 개발에 있어 성공과 실패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 스스로 힘을 키우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가치경영, 기술경영이 확산된다면 국내 제약사들도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R&D의 숨은 강자, 종근당의 기술혁신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종근당의 ‘듀비에’ 개발 성공사례

(1) 한국 신약 개발의 선두주자

1941년 궁본약방으로 창업하여, 1956년 현재의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한 종근당은 신약 개발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72년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수십 년 동안 연구개발에 집중해온 덕분이다.

가장 먼저 연구소를 설립한 종근당의 행보는 숱한 수상 경력으로 이어졌다.

1994년 선보인 면역억제제 ‘싸이클로스포린 A’는 국가 신기술 인정마크(KT마크)를 획득했고, 1999년에는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20세기 한국 100대 기술’에도 선정됐다.

2001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위궤양 치료제 ‘오엠피 정’은 국내 최초 완제 의약품 형태로 유럽연합(EU)에 수출됐다.

2003년 항암제 신약 캄토벨에 이어 2014년 2월에는 당뇨병 신약인 듀비에를 출시하며 우수한 신약 개발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2~3년 내로 고도비만 환자용 신약인 벨로라닙(CKD-732) 개발이 완료된다면 종근당은 토종 신약 3개를 보유한 국내 유일의 제약사가 될 전망이다.

(2) 당뇨병 환자에게 희망을! 글리타존계 당뇨병 신약 ‘듀비에’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두 번째 신약 듀비에(성분명: 로베글리타존 황산염)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된 글리타존 계열 신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번째 국산 신약이기도 한 이 약은 국내는 물론 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약은 인슐린은 분비되지만 체내 장기의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져 인슐린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여기서 잠깐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당뇨의 병인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뇨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제1형 당뇨는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큰 원인이며 소화효소와 호르몬을 분비하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세포가 손상돼 당뇨병을 유발한다.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2형 당뇨는 비만과 저밀도 고칼로리의 서구화된 식습관, 잦은 음주와 운동 부족, 흡연 등 현대인들의 좋지 않은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병한다.

문제는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암협회와 미국당뇨병학회는 2010년 공동 보고서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간암, 췌장암, 대장암, 자궁 내막암, 유방암, 방광암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심각한 것은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78%가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대사 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인슐린 저항성이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으면 대사를 통해 세포가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포도당으로 바뀐다.

인슐린은 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세포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이 세포의 문을 열어도 포도당이 세포속으로 못 들어가고 혈액에서 돌아다니는 상태다.

비만도가 높을수록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진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당뇨병은 물론 비만,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을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림 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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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의료계의 중요 이슈로 부각되었고, 인슐린 저항성에 초점을 맞춘 당뇨병 치료가 요구되었다.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분비는 정상적인데 인슐린 저항성이 있을 때,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분비된 인슐린의 작용을 도와주는 약물이 글리타존 계열의 약이다.

듀비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기 때문에 다른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췌장의 베타세포 보호에 긍정적이며, 저혈당 등의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는 안전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3) 희소성과 차별화된 강점으로 성장성 확보

듀비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며, 순수 국산 신약으로서 동일 계열 의약품의 수입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출시 당시 종근당은 듀비에의 성공에 이같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출시 첫해인 지난해 6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50억 원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출시 2년 만에 연 매출 100억 원 이상의 대형 의약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출시된 다른 국산 신약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가파른 성장 속도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1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국산 신약 블록버스터 제품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그림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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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비에는 글리타존 약물의 국내 시장 7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 전 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약 40조 원이고, 이 중 글리타존 계열 시장은 약 3.2조 원으로, 글리타존 약물의 여러 부작용이 해결됨에 따라 시장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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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은 듀비에를 앞세워 40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기술수출과 함께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을 추진 중에 있어 향후 국내외에서 연간 매출액 1,000억 원 이상을 달성해 국산 신약의 자존심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4) 약효와 안전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2000년부터 듀비에의 개발을 시작한 종근당은 구조-활성 연구 등 의약화학과 약리, 독성 연구 역량을 총동원하여 자체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 7월 신약 승인을 받았다.

듀비에가 글리타존 계열 약품 중에서 약효와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유일한 신약이라는 것을 증명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종근당은 2004년부터 총 10개의 체계적인 임상실험을 통해 듀비에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입증했다.

그 과정에서 일찍이 가능성을 인정한 정부는 보건복지부와 지식경제부를 통해 R&D 비용을 지원했다.

듀비에는 지난해 ‘대한민국 신약개발상 대상’을 수상했고,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었으며, 올해에는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는 경사를 맞았다.


신약 개발의 전략과 과정

(1) 신약 기획의 출발 : 제약 시장 포트폴리오 및 환자의 Unmet Needs 분석

그럼 지금부터 종근당의 글로벌 신약 연구 및 개발 전략과 과정을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신약의 경우, 연구개발 착수로부터 신약이 환자에게 사용되기까지 10~14년이 걸린다.

따라서 신약은 Unmet Medical Needs가 있는 분야를 공략해 해외 수출까지 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을 구사한다.

개량신약의 경우는 기존에 형성된 시장에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가능한 빨리(5년 내) 시장에 나오게 하는 단기 전략을 구사한다.

신약 개발 기획은 제약 시장 분석과 환자의 Unmet Needs분석으로부터 시작한다.

먼저 한국 제약 시장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다(  그림 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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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08년과 2009~2013년의 시장 규모와 성장률을 비교하여 향후 시장 규모와 성장률이 높아지는 질환 분야를 선정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항암제, 대사질환, 면역질환 분야가 향후 주목할 분야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약에 대해 환자가 느끼는 만족도와 전문의사가 느끼는 치료기여도 간의 상관관계도 분석한다(  그림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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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환자만족도와 전문의 치료기여도가 모두 높은 약(예: 심혈관질환 치료제)은, 기존 약품보다 더 좋은 약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또한 환자만족도와 전문의 치료기여도가 모두 낮은 약(예: 치매약)은 성공한다면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지만, 연구개발 실패 확률이 크고, 연구개발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약효군에 대하여 종근당은 자체 개발 보다는 산·학·연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종근당은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통하여 환자의 Unmet Needs는 높고, 효과가 탁월한 치료제가 없는 영역(당뇨 등 대사질환, 면역, 항암제)에 집중하고 있다.

(2) 타사의 실패사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극복

종근당은 신약 개발을 위해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분석하여 연구개발에 반영한다.

듀비에의 경우, 먼저 외국기업에서 수행했던 선행기술(Prior Art)과 그에 대한 특허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해외에서 임상을 통해 개발하다가 부작용이 있어 그만둔 유사물질의 사례를 집중 분석했다.

약물의 효과는 나타나는데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 집중하면서 그 부작용은 어디서 왜 나타나며,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를 찾아냈다.

그 과정에서 종근당이 주목한 것은 심혈관 부작용이 이슈화되며 2007년 사용이 중지된 대표적인 글리타존 계열 약물인 A였다.

A약물의 사용중단으로 글리타존 계열 약물인 듀비에 개발도 난관에 봉착하였다.

이에 종근당은 A에 대한 임상실험 및 동물실험, 논문 등의 세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약물이 가진 지질 관련 부작용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약효를 나타내는 물질을 발굴하고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하였다.

(3) 모든 단계에서 시장성, 가치, 개발가능성, 안전성을 점검

신약 개발에서 안전성의 중요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신약 개발단계에서 첫 물질은 보통 2만 개 가운데서 하나가 선정된다. 이렇게 선정된 물질을 가지고 10년을 더 개발하게 된다.

만약 5년 뒤 임상에서 독성이 나오면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된다.

듀비에의 경우도 개발 중간에 이러한 위험에 직면했다.

유사 물질인 B가 방광암을 유발시키는 위험이 있다는 난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분석 결과 방광암의 문제는 B약물 자체의 문제이지 글리타존 계열 약물의 문제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근당은 신약 개발 매 단계마다 시장성, 가치, 개발가능성, 안전성 등에 대한 방향점검과 의사결정을 실시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논의 포인트는 가치로서, 환자에게 주는 혜택과 제약사가 얻는 이익을 의미한다.

종근당의 단계별 R&D 의사결정 체계 또한 눈에 띈다.

제안된 탐색과제는 1~3년간 연구소 회의와 과제 회의를 통해 진행사항을 점검한다.

이후 정규과제로의 선정여부가 과제선정 회의에서 결정되고, 선정된 정규과제의 추진상황은 월 1회 R&D 회의를 통해 점검된다.

그 다음 신제품 개발위원회에서 비임상·임상 단계 진입을 승인·허가하고 마케팅 전략을 점검한다(  그림 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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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유효물질을 찾아내기 위한 도전과 노력

신약 개발의 첫 단계는 초기물질 선정 단계이다.

특정한 병을 일으키는 수용체를 찾아내고, 그 수용체의 구조가 어떤지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수용체에 맞는 물질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원료와 화합물의 적용 및 실험이 반복되고, 여러 가지 조합을 만들어 맞춰보며 최종적으로 자물쇠인 수용체에 가장 잘 맞는 열쇠를 찾는다.

적합한 물질을 찾은 다음에는, 발견한 물질이 몸에 잘 흡수되는지? 독성은 없는지? 약효가 있는지? 우리가 원하는 타깃에 제대로 붙는지? 이 물질이 다른 단백질을 건드려 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약이 쓰여지고, 대사과정을 거쳐 몸에서 빠져나가는 과정은 어떤지? 등을 확인하고 밝혀낸다.

만약 약효가 없으면 앞 단계로 돌아와 물질을 다시 디자인하고 평가를 해야 한다.

이 과정이 수없이 반복된다. 여기까지의 과정을 Discovery 단계라고 부르는데 통상 4~5년이 걸린다.

Discovery 단계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종근당은 화합물 라이브러리(Compound Library)를 운영 중이다.

종근당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물질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신약 개발을 시작할 때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5) CIMS를 통한 연구개발 데이터 관리 및 과제 관리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 소요되므로, 과제 담당 연구원이 과제 진행 중에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

10년간 발생하는 방대한 연구개발자료를 어떻게 관리하고 보관하고 평가할 것인가는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종근당은 효과적인 연구개발 데이터 관리 및 과제 관리를 위해 CIMS(CKD(종근당) Intelligence Management System)를 도입했다.

CIMS는 과학적인 의약품 연구에 IT기술을 접목시켜, 체계적인 과제운영과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과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8  은 CIMS를 이용한 과제관리 프로세스로서, CIMS의 효율적인 연구개발 지원 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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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과 PL(Project Leader)은 CIMS 내에서 과제의 일정계획(대 일정, 상세 일정) 수립 및 점검, 과제수행(Activity 수행, 시험 수행, 산출물 등록 조회), 과제진행 정보공유(이슈 공유 및 해결, 주간보고), 단계별 평가(평가항목별 점검, 단계 종료평가) 등의 과제활동을 실시한다.

단계별 주요 일정 준수 여부와 필수산출물 평가 등 모든 과제평가가 PMS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6) Red Flag(Early Alert System) 운영

CIMS의 큰 특징 중 하나는 Red Flag(Early Alert System)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제 진척이 늦으면 Red Flag가 자동으로 뜨게 된다.

이를 통해 경영진은 과제 이슈를 빨리 찾아내고, 추가자원 동원 등을 통해 그 이슈를 신속히 해결한다.

Red Flag는 장기간의 연구 및 임상과정에서 지연되는 연구진행을 표시해 주어 빠른 의사결정을 유도하며, 다음 단계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여러 요소를 다각도로 점검하는 능동적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더 이상의 연구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좌절하는 잘못을 미리 막을 수 있다.

과제 진척상황을 기준으로 볼 때, Red Flag는 위험 단계, Yellow Flag는 요주의 단계, Green Flag는 정상 단계임을 나타낸다.

(7) 회사 내 협업 및 외부 전문가의 활용

신약 개발에는 과제 초기부터 화학, 생물학, 약학, 의학 부문의 연구원들이 함께 참여해 팀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각 부문 간 긴밀한 의사소통을 통해 이슈를 공유한다.

또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활용해 내부에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는다.

현재 외부 연구기관, 병원, 학교 등 25개 국내외 기관과 연결해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회사 내부의 화학, 약학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유명 대학교수들의 기술적인 자문도 받고 있다.

주로 당뇨, 면역 부문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상회의, 이메일, 학회 등을 통해 의견을 듣는다.

또한, 우리가 나가는 방향이 맞는지? 요즘 나타나는 새로운 방향이나, 부각되는 타깃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하여 협의한다.

연구원들은 외국 저널에서 질환별 연구결과를 모니터링하고, 각 분야의 세계 전문가들과 논문 및 특허 내용을 이메일 등으로 공유 하며, 해외학회에 참석해 지속적으로 정보수집, 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

한편 과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내부 전문가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의 전문가도 적극 활용한다.

연구개발 과제들은 과제선정, 과제초기단계에서 대부분 정부의 평가를 받고 정부 연구비를 받고 있다.

해외 다국적 회사와도 기술 논의를 하면서 종근당에서 수행 중인 과제들을 평가받는다.

이러한 전략과 과정을 통해 종근당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2004년 항암제 캄토벨을, 2014년 당뇨 치료제 신약 듀비에를 발매한 데 이어 고도비만 치료제 CKD-732를 개발하여 미국 자프겐(Zafgen)사에 기술수출하였다.

CKD-732는 현재 미국에서 프래더윌리 증후군으로 임상 3상을, 고도비만 치료제로 호주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신약 개발은 기나긴 기간 동안 많은 자원이 투자되며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야하는 험난한 과정이다.

그러나 종근당의 사례처럼 시장성, 경제성, 기술성을 포함한 효율적인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연구 진행 과정에서 체계적인 진도관리 및 평가를 통하여 과제 관리가 된다면 우수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통하여 국내 신약개발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신약들이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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