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특별기고 - 상천입해(上天入海)를 꿈꾸는 거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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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이종원 소장 (주)웨트러스트코리아 중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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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4일부터 27일까지 3박 4일의 귀한 황금연휴를 이용하여 우리 전국연구소장협의회 회원들은 중국 북경에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10번째 해외벤치마킹을 중국 북경으로 선택한 것은 급속한 변화를 시도하는 중국의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연구소장협의회는 이번 벤치마킹 일정 동안 중국공정원(CA E , Chinese Academy of Engineering), 중국과학기술협회(CAST, China Association for Science & Technology) 기관 방문 및 중국 과학원 소프트웨어센터유한공사, 중관촌 국가자주혁신시범구 전시센터, Biosino 생명공학유한공사 등을 산업시찰 했다.

이번 벤치마킹에서 과학기술 국가기관과 기업을 살펴보면서 많은 점들을 배울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없던 부분들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중국의 경제방향과 미래전략을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은 현지 방문의 성과였다고 강조하고 싶다.

중국공정원(CAE)은 1994년 설립된 국무원 직속 사업 단위 중 하나로 과학기술분야 최고의 학술기구로서, 기계·자동차 공학·정보전자 공학·화학 및 재료 공학 등 과학기술 분야의 전반적인 학술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최고 권위의 국가 자문기구이다.

2010년에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은 중국 공정원은 국가개발은행의 전폭적인 지원책으로 전략적 신흥산업육성발전에 관한 전략연구 자문과제를 추진하고 있었다.

정보기술, 바이오 기술, 신에너지기술, 신소재기술 등이 교차 융합되면서, 미래의 과학기술 혁명과 산업혁신에 기여할 것이라고 한다.

1958년 설립된 중국과학기술협회(CAST)는 중앙서기처 직속기관이며, 과학기술자들의 민간 조직으로서 전국성의 학회와 연구회, 지방 과기협회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자연과학분야와 산업분야를 포괄한 네트워크형 조직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소프트웨어센터유한공사(SEC, Software Engineering Center Chinese Academy Sciences)는 1986년에 설립되어 중국내 IT분야의 운영제품과 서비스, 인터넷/모바일 인터넷 기초서비스, 임베디드SW, SW아웃소싱과 맞춤형 서비스, 응용서비스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중관촌 국가자주혁신시범구 전시센터는 차세대 정보기술과 신소재, 신 에너지, 우주항공 분야, 바이오의약, 첨단장비 제조 등 중국의 전략적인 신흥산업을 포함한 내용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센터로 사물인터넷 및 이동인터넷 기술과 모바일 단말 내비게이션, 원스톱 내비게이션 제공 등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마지막 산업시찰지였던 Biosino 생명공학유한공사(Biosino Bio-Technology & Science INC)는 1988년에 설립된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북경 국가자산관리위원회 산하 중국과학원의 기술력을 기초로 설립되었다.

의료설비를 생산하는 규모가 비교적 큰 회사로 바이오 제약분야 사업화와 바이오산업분야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낙후된 중국의 바이오산업에 역점을 두고 투자를 하면서 선두기업으로 앞장서 나아가고 있다.

젊은 여성리더가 국내는 물론 세계 진출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인구 13억 5천 명의 소비대상을 가진, 세계 수출 1위의 막강한 나라라는 기대심과 호기심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리커창 중국총리가 중국제조업의 비약적 발전을 목표로는 하는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여 주목받고 있다.

‘중국제조 2025’는 정보기술(IT)과 의료, 우주항공, 로봇 등의 10대 첨단 제조업을 향후 10년 이후인 2025년까지 독일과 일본의 경제 수준에 올려놓겠다는 야심찬 선언이다.

기업의 새로운 도약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 연구소장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중국의 기술발전은 놀랍고 흥미롭다.

중국의 과학기술을 대표하는 기관들과 첨단 기업들을 돌아보면서, ‘중국의 10대 제조업이 10년 후에는 상천입해(上天入海)할 것’이라는 말의 숨은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늘을 날아오르고 바다 깊숙이 스며들게 된다는 뜻을 다시 해석해보면, 구름을 타기도 하고 바다 속 잠수도 하는 손오공의 뛰어난 능력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이미 우주탐험가협회 연례회의에서 2022년을 전후하여 우주정거장 구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기초연구분야에서도 R&D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바이오분야는 현재 줄기세포 단백질체, 바이오정보와 약물 육종 등 상당 부분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는 추세에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다소 탄력을 잃고 추진속도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중국의 여건과 비교해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이처럼 고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멈출 줄 모르는 중국의 상황을 살피고, 동시에 우리나라의 모든 방향을 다시 재검토하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연구소장들이 머리를 맞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희망(希望, Hope, Wish)은 환경 조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절망(絶望, Despair) 또한 환경에 좌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 중국정부는 성장환경을 조성하지 못하고 목표도 분명치 않았으며 희망보다는 절망이 많았기에, 전 분야에서 포기하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경제성장 또한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희망의 꿈을 안고, 하면 된다는 일념으로 뚜렷한 목표를 향해 앞만 내다보며 나아가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불행을 치유하는 약은 희망 밖에 없다”라고 했다.

중국은 현재 국내외적으로 희망을 향해 줄기차게 나아가고 있다.

잘 살려는 노력이 남보다 앞서고, 앞서야만 살 수 있다는 의식이 깨여가고 다양한 분야에서 그 가능성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강점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부단히 상품화해가는 응용력이라고 본다.

과거 우리나라의 성공을 모델로 하여, 앞서가기 위한 잠재력을 높이면서 세계 무대에 우뚝 서려고 한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경제와 사회발전에서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물론 발전과정에서 부조화와 불균형 무질서 등 다양한 문제점들이 여전하지만, 질서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그 노력이 정착되고 있음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대표적인 무질서로 꼽혔던 무단횡단 등 길거리 질서도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 의해 줄어들었다.

특히 감명 깊었던 것은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적이고 혁신지향적 투자정책이었다.

이는 매우 잘 된 정책으로 우리가 배우고 도입해야할 과제라고 본다.

물론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에 대해 집중투자를 해 왔지만, 중국의 경우 이미 R&D 투자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음을 느꼈다.

중국은 모든 경제성장의 중심에 인재가 있다는 생각으로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리커창 총리가 뛰어난 인재가 창의적인 발상으로 혁신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문제를 만들고 해결하는 것도 역시 사람이라며 국가가 과학기술 원사제도를 운영하며 원로 연구원을 최상의 대우로 격상하고 정책에 기치를 올리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보니, 역시 중국은 무서운 잠재력을 지녔음을 실감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인재를 제조업 발전에 투입하여 포문을 열어젖히고, 이를 국내파 창업 청년들에게 전수하는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과감한 지원은 우리나라와 너무도 달라, 환경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발목잡고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중국은 모든 정책이 탄력을 받아 추진되도록 힘을 실어 때로는 밀어붙이기식으로 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무조건적인 반대와 저항으로 인해 정책 추진이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복잡한 집단구조와 의견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사회단체와 정치인들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문제점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또한 사회적 갈등 역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악조건이 되고 있다.

중국은 등소평 시대에서부터 지금까지 검은 고양이이건 흰 고양이이건 쥐만 잡으면 된다는 정책으로 일사천리로 앞서나가려 하고 있다.

전 세계 지구상의 73억 명 인구중에 13억 명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중국인 13억 명이 아닌 세계인 60억 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고 경제성장을 하려는 것이 그들의 야심이다.

또한 실천을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미 과학기술인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와 양성정책은, 과학이 중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경제발전에 대한 지도자의 강한 의지가 밑바탕이 되어 세계의 무대에 우뚝 설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루게 되었으므로 이제 연구 분야에 대한 보다 과감한 지원육성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해외벤치마킹에서 연구소장 모두는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

절대적으로 자만하거나 안주하지 말라는 중국의 경고에 번갯불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 같은 충격과 교훈을 얻은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