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안전산업 기반 확대를 위한 민·관 협력방안
Management는 최근 이슈가 되는 기술혁신 주제를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심도있게 다루는 섹션입니다.
현대 재난안전사고의 복잡화, 다양화, 불확실성은 재난관리에 있어서 과학기술 활용의 중요성을 높여주고 있으며, 안전과 첨단기술의 접목을 통한 안전사회구현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정부차원에서의 활동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안전한 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안전관리의 차원을 넘어 안전기술, 안전경영, 안전산업의 육성과 다양한 안전 분야로 화두를 넓혀야 하며, 안전 분야에 대한 정부의 역할뿐만 아니라 기업을 비롯한 관련 단체 등 민간차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요구된다.
서론
세월호 침몰, 경주 리조트 붕괴 등 각종 재난재해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 재난안전사고는 날이 갈수록 복잡화, 다양화되며 불확실해 지고 있다.
이러한 현대 재난안전사고의 특징으로 인해 재난관리에서의 과학기술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이 재난안전사고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주고, 더 나아가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국정비전을 제시하며 출범한 이후, 국내 과학기술 패러다임을 기술수요 중심에서 과학기술이 필요한 분야로의 변화로 이끌어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제5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국가 안전대진단과 안전투자 확대, 안전산업 육성을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과 성장이 선순환하는 대한민국을 구현해야 한다.”는 발언을 통해 안전 분야의 투자확대를 강조하였다.
이는 안전과 첨단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안전산업을 새로운 창조산업의 영역으로 키워나가고자 하는 계획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와 주요 공공기관은 SOC 및 건물, 시설물 보수, 보강 등의 안전산업 분야에 12조 4천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이는 전년대비 17% 증가한 규모이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첨단과학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재난안전 사고의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스마트 재난관리의 패러다임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소방방재청에서 “스마트 재난관리 추진계획(Smart Safe Korea)”을 수립하였다.
스마트 재난관리(Smart Disaster Management)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부터 최신 통신 서비스 기술과 같은 ICT기술을 기반으로 예방작업에서부터 복구 업무까지 전 과정의 업무를 처리하고 국민 개개인에게 재난에 대한 정보의 전달이 가능한 체계를 말한다.
ICT는 정보의 수집을 용이하게 하며 양방향의 공유를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래의 재난재해 사고에 대해 효율적,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안전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안전을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안전기술, 안전경영, 안전산업의 육성과 같은 분야로 화두를 넓혀야 한다. 안전에 대한 다양한 이슈들은 정부의 역할 뿐만 아니라 민간의 노력과 협력을 요구한다.
그에 따라 본 글에서는 안전산업의 현황을 분석하고, 안전산업기반확대를 위한 정부, 기업의 역할을 제안하고, 공공안전을 위한 민관협력의 매개체로서 민간 연구기관의 역할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외 안전산업의 현황
세계 안전산업의 동향은 안전 수요의 증가로 급성장 중이다.
전세계 안전시장은 2011년 기준 2.530억 달러 규모이며, 특히 안전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인 중동의 경우 안전산업은 연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안전산업은 첨단기술과 금융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으로서, ICT 등 첨단기술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접목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안전전문 기업들은 사업 확장을 통해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들은 안전산업을 자국의 관심분야로 인식하여 이에 대응하고 있으며, 안전산업육성을 국가 주요 과제로 추진 중에 있다.
미국의 안전산업의 경우 9.11 사건 이후, 테러 방지에 초점을 맞추어 항공보안 분야, 감시경호 등 테러방지, 보안 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재해 경감을 위한 국가 과학기술 기본체계」를 마련하고, R&D 및 상용화에 주력중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2010년 「첨단기술전략 2020」의 10대 미래 프로젝트에 보안 분야를 포함시켰다.
국내 안전산업의 경우, 첫째로 현실화되지 못한 안전규제와 불합리하고 중복된 안전기준으로 인해 안전진단 및 점검의 기능을 대부분 공공기관이 상당수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에는 민간의 자율 규제가 중심이 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에는 재난, 안전을 공공의 역할로만 인식하고 정부에 대한 기업들의 의존도가 높다.
실제로 2014년 국내 주요 안전투자(12.9조 원)의 82%가 정부와 공공부문에서 발생하였다.
두 번째로 국내 안전산업은 단순한 제품 제조 중심의 저부가가치 산업구조로 대부분 기업이 정부에 물품을 조달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단순제조 및 시공과 같은 수동적 역할을 수행한다.
때문에 영세한 제조업 중심이며, 소방산업과 보호구산업에 치중되어 있는 실정이다.
세 번째로, 전문기술, 인력 및 산업정책을 위한 기업 육성 인프라가 취약하다.
국내 소방관련 50개의 학교 중 전문대는 30개이며, 졸업자 중에서 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은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안전기술 관련 최고 기술보유국인 미국과의 기술격차는 6.3년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국내 안전산업의 한계와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우선 안전산업이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다각적인 노력과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안전산업 기반확대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
(1) 안전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정책
2015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안전산업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안전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구축을 위하여 “안전규제 선진화 정책”을 발표하였다.
안전기준을 상향조정하고, 안전규제 체계 선진화를 통하여 안전 전문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며, 기업의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안전 분야의 시장 메커니즘 도입을 통해 민간의 자발적 안전조치 강화를 유도하고, 안전진단, 컨설팅 분야의 성장을 도모하며, 전반적인 안전산업의 자생능력 향상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전망이다.
첫 번째 추진계획으로 22개 부처, 116개 법령으로 흩어져 있는 각종 안전기준의 불일치 및 중복규제 문제해결을 위하여 「안전기준 심의회」를 통해 ‘국가 안전기준’을 통합·관리하고자 한다.
2015년 3월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안전기준심의회 운영규정 제정 및 심의회 구성이 시작되었으며, 2016년까지 국가안전기준 등록관리시스템 및 대국민 정보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라고 한다.
더불어 안전제품의 기술기준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내보이며, 안전제품 기술기준을 ISO 등 국제규격 승인 가능 수준으로 상향하여 글로벌 수준의 제품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 현재 공공기관이 전담하여 수행중인 안전진단 및 안전점검분야에 대하여 민간의 참여를 점진적으로 확대시킬 전망이다.
공공기관은 민간 시장의 감시 감독기능에만 집중하고, 부수적으로 기술지원, 교육, 평가 등을 통해 기업의 역량을 강화시키며, 안전품질관리 기능을 수행한다.
안전산업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안전산업의 특화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하여 마이스터고와 특성화 대학원 육성을 통해 기업 맞춤형 전문 인재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2) 안전경영 확립을 위한 기업의 3C 경영원칙
안전은 정부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안전은 현장에서 실제 적절하게 관리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간의 참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다수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안전사고 현장을 다루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는 국가안전관리에 필수적이다.
세월호 침몰사고도 중소기업계에서 스스로 인정하였듯 안전불감증과 비정상적 경영에서 발생한 것이었고, 최근의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가스유출로 인한 공장 폭발, 여수 앞바다 유조선충돌 등의 사고도 그 시발점이 기업에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안전경영 실태는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다.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10년에는 17조 6,187억 원에서 2014년 19조 6,328억 원으로 급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안전경영 확립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3C 경영원칙을 제안하고자 한다.
안전경영을 위해서는 리더들의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Care)이 중요하다.
최고책임자가 관심을 가지고 안전관리를 기업의 가치로서 선언할 때 구성원의 협조와 자발적 실천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로는 원활한 협조와 실천이 이루어지도록 현장과의 소통(Communication)이 필요하다.
리더와 현장, 관리자와 현장, 현장과 현장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여, 안전사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효율적 관리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마지막 원칙은 일관성(Consistency)이다. 기업내부에서 안전관리가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안전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된 경우, 이것은 꾸준하게 준수되며,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신뢰감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3) 기업과 정부의 3S 협력방침
국가안전관리를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을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정부와의 성공적인 협력을 위하여 다음의 3S 협력방침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우선 정부의 안전사고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기업이 현장 맞춤형(Selective) 정보를 수집하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현장의 시각에서 철저하고 똑똑하게(Smart) 분석하고, 분석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간편하게(Simple) 따를 수 있는 기업의 자율적·자발적 규제 개선방안 또는 정책안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3S방침에 따라 기업은 현장에서 수집되고, 현장의 시각으로 분석된 정보를 제공하여 정부의 현장 이해도를 높이고, 기업이 이행 가능한 정책 또는 법령을 스스로 제안하여 실현 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규제 형성을 유도하는 것이다.
결론 : 민·관 협력 강화를 위한 민간 연구기관의 역할
(1) 법공학의 필요성 및 해외활용 사례
다변화된 재난안전사고에 대하여 더 이상 단일기관, 단일정책, 단일기술로는 대응할 수 없다.
이제는 과학기술과 인문사회학 그리고 정부정책을 통합하려는 융합적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며, 이러한 추세에 걸맞게 공학적 기반 위에서 모든 자연재난사고, 인적·사회적 안전사고를 다루는 “법안전공학(Forensic Engineering)”이 중요시 되고 있다.
법안전공학이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해 공학적인 해석으로 원인을 규명하여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그 외 안전사고 교육 등을 통해 사고 예방을 가능케 하는 학문이다.
그 범위는 공학적 기반 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자연재난사고 및 인적·사회적 안전사고까지 다양하다.
법안전공학은 손상물리학, 재료강도학, 기계구조학, 기계·건축·전기·산업안전 감정공학, 파괴역학 등 전반적인 공학을 다룬다는 면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법공학이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법공학과 관련된 다양한 기관이 있다.
해외 법공학 학술원의 경우, 미국의 ‘국립 법공학아카데미(NAFE)’와 유럽의 ‘유럽 법과학아카데미(EAFS)’가 있다.
이들의 목적은 비영리 목적의 학술진흥과 법공학 인력양성 그리고 사건사고감정이다. 해외 법공학협회의 경우 미국의 ‘법공학·법과학자 협회(SFES)가 있으며, 이들은 법공학과 관련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윤리규범 및 관련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해외 법공학연구소의 경우, ‘법과학연구소(NFI)’와 ‘프랑스 헌병대 과학수사연구소(IRCGN)’가 있다. NFI는 사건사고현장의 증거조사 및 증거물의 분석, 법정 전문가 증언을 수행하며, IRCGN은 법적·수사적 문제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제공하는 한편, 범죄현장 전문가와 수사관을 위한 교육과정의 개발, 법과학분야의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이렇게 다양한 해외 법공학 관련 기관들은 법공학의 기본 업무인 안전사건사고감정의 업무를 수행하되, 각 기관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학술대회나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한다.
국내의 경우, 법공학은 2014년 서울대학교에서 최초로 ‘법안전 공학’이라는 교양공통과목으로 개설되었다.
본 강의는 안전사고 사례들을 통해 사고원인분석과 재발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논의로 이루어졌다.
특히 최근 발생한 국내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구미 불산유출 사고 등을 통해 수강생들에게 현실감 있는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였다.
(2) 국내 최초 법안전융합연구소의 역할
공공안전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자발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민간 종합안전연구소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간 연구기관은 정부의 정책을 보완하는 동시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에 대한 교육지원 및 컨설팅을 통해 민·관 협력의 윤활유 역할을 수행한다.
2013년 당시 행정안전부 산하로 설립된 (사)법안전융합연구소는 국내 최초 법공학 기반의 민간 종합안전연구소이다.
(사)법안전융합연구소는 안전사회 구축을 위해 법학·공학·사회학에 걸친 다제학적 융합연구를 수행하고 각종 재난 및 안전사고에 대해 공학적, 기술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안전융합연구소는 각계각층의 전문가 집단을 구성하여 다변화된 재난안전사고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며, 사고유형별 법공학 전문가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법원감정을 수행하고 있다.
2014년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한변호사협회 등 다양한 안전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이 참여한 “재난안전 스페셜 심포지엄” 개최를 주관하였으며,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미래창조과학부, 한국공학한림원 등의 유관기관과의 정책연구를 통해 선제적 국가안전관리에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특화된 민간기업 안전교육 지원을 통해 안전관리 인력양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업안전교육을 지원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대한변호사협회와 연계하여 제1차 법조인 공학실무교육을 개설하여 안전사고 및 법안전공학의 지식 및 기술교류활동을 지원해왔다.
지금까지 안전한 사회 구현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서 안전 분야에 대한 정부의 역할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였다.
기업의 경우, 안전경영의 확립을 통해 국가안전관리의 파트너로서 참여해야 하며 민간 연구기관의 경우, 안전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부 안전정책의 한계점을 보완하며, 기업의 안전경영 확립을 위한 조력자로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안전산업의 기반확대를 위한 민·관 협력의 매개체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 참고문헌 >
한국공학한림원, 유비쿼터스형 국민 중심 안전망을 구축하자, 2014.
미래창조과학부, 안전사고 원인해석 및 예방을 위한 법공학 연구기반 구축에 관한 기획연구, 2013.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안전사회 확보와 안전산업 성장”, 2015.03.19.
산업연구원, 국가안전대진단과 안전산업 활성화방안, 20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