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엣세이 - 참 지도자는 어디 있는가?
플러스 엣세이는 사회 원로와 저명인사, 각계 전문가가 기고한 글입니다.
오늘날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교육, 과학기술 등 각 분야의 여러 가지 갈등과 어려운 상황들 그리고 사건·사고 부정비리 등을 보면 무언가 크게 잘못되는 불안감과 함께 시급히 바로 잡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조바심과 초조함을 강하게 느낀다.
더욱이 급변하는 국제 관계의 심상치 않은 흐름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북한의 비정상적 행태들을 보면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되나 하는 걱정이 적지 않다.
그동안 우리는 경이적 산업발달과 경제성장으로 국력을 크게 신장해 왔고 문화수준 또한 선진국과 비견할 정도로 크게 성장하여 왔다. 우리는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졌다는 데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여러 국면에서 우리의 성장 동력이 한계에 봉착하였다는 우려와 함께 GDP 3만 달러 선을 눈앞에 두고 벌써 몇 년째 그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시급히 이와 같은 답보와 한계를 깨고 복잡한 국내외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우리의 위상과 동력을 한 단계 높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전반이 먼저 통합적 인화(人和)와 함께 나(我)가 아닌 ‘우리와 나라’를 우선하는 협동협력의식을 강하게 함양하고 정도(正道)와 원칙을 중시하는 준법정신을 또한 체질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의식과 정신으로 다듬어진 신뢰받는 리더들이 배출되어야 한다.
대소를 막론하고 하나의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비전과 책임 그리고 사명의식을 갖고 헌신하는 리더가 참으로 중요하다.
아놀드 토인비의 말처럼 소수(Minority)가 다수(Majority)를 이끌어 가는 것은 조직사회에서의 상식이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는 뛰어난 소수, 창의적 리더가 지속적으로 배출되어야 한다.
요즘 절실하게 요구되어 회자되는 이야기로서, ‘이 나라의 참다운 리더는 다 어디 갔나?’, ‘중심을 잡아주는 원로들은 다 어디 갔나?’, ‘아니, 이 나라에 참다운 리더나, 원로들이 있기는 한 것인가?’, ‘이 짜증스럽고 한심한 사회현상을 바로잡고 올바르게 이끌어 줄 존경스러운 리더는 왜 나오질 않나?…’ 우리나라는 예부터 뛰어난 리더가 나올 풍토가 마련되기 어렵다고들 말한다.
인재의 싹들이 자라서 크면 클수록 밀어주기 보다는 끌어 내리려는 나쁜 풍토가 문제라고도 말한다.
매일 아침 신문을 보거나 뉴스 듣기도 이제 짜증이 난다.
연일 계속되는 정치계, 경제계, 산업계 그리고 공직사회에서 터져 나오는 추한 모습과 부끄러운 뉴스들, 사회생활 속에서의 잔혹한 사건·사고들, 종교계, 교육계에서도 벌어지는 낯 뜨거운 사건들, 심지어 기강이 생명인 군(軍)에서조차 발생되는 경악스러운 사건들, 군의 참모총장들이 비리·부정 사건으로 둘씩이나 구속되는 이 나라.
하기야 대통령이 둘씩이나 연달아 구속된 적도 있는 이 나라.
심지어 국민의 생명, 국가의 핵심동력, 그리고 국가 안전과 직결되는 원자력 발전소에서조차 일어난 가짜부품 구입이나 위조배임 사건들, 도무지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범죄들을 지속적으로 저질러온 뻔뻔스러운 사람들.
수많은 가짜식품들을 만들어 팔고, 사기를 치며 전자발찌를 차고 또 추행을 저지르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이 차라리 잔챙이들로 느껴지는 우리의 이 심각한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나?
이 나라 지도자라고 행세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정치판, 경제판 그리고 사회 여러 분야에서 나름 리더라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지금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나?
대선이나 총선에 나설 때는 온갖 약속을 다하고 그렇게 겸손하고 온몸을 바쳐 헌신할 것 같은 사람들이 당선이 되고 나서는 왜 그렇게 얼굴들이 두꺼워 지고 사람이 변해 버리나?
자기의 분수를 모르고 능력이 안 되면서 권력을 향해서, 부(富)를 향해서 여름밤 불빛에 달려드는 부나비 같은 사이비 지도자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이 나라는 나의 나라요. 목숨으로 지켜야할 우리의 나라이며 영원히 발전해 나가야 할 귀한 나라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내일을 살아갈 후손들에게 자랑스럽지는 못하더라도 부끄럽지는 않은 나라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막중한 책무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관된 철학을 갖고 앞장서서 헌신하는 책임 있고 용기 있는 리더들이 많이 나오도록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참다운 리더를 기르는 데 뜻과 정성을 모아야 한다. 리더의 새싹들이 잘 자라고 거목이 되도록 보호하고 성원해야 한다.
미래의 리더, 인재를 육성하는 데 사회의 제도화와 체계적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가 바라는 참다운 리더, 바람직한 리더는 누구인가?
초등학교 때부터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들라면 으레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강감찬 장군, 김구 등 여러분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살펴보지 않더라도 실제로 각계에서 존경받고 신뢰받는 훌륭한 리더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걸출한 시대의 영웅, 각광을 받는 국가적 인물들만이 리더가 아니다.
작은 시골학교에서 몇 안 되는 학생들을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해 몸소 일하면서 반듯한 학생, 좋은 인성을 가진 학생, 꿈을 가진 학생을 길러내는 교사, 그들 또한 훌륭한 리더이다.
참다운 리더에 대해 탈무드에서는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였고, 플라톤도 ‘인간 최대의 승리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라 하였다.
우선 참다운 리더는 나부터 올바르게 관리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2000여 년 전 공자는 참다운 지도자의 요건에 대해서 첫째 노인들이 안심하는 인물, 둘째 친구들이 신뢰하는 인물, 셋째 후배들이 추종하는 인물을 들었다.
이 말은 노인들의 안목으로 겸손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믿음직한 인물, 친구들의 안목으로 진실하고 솔직하며 능력이 있는 인물, 후배들의 안목으로 포용력이 크고 몸소 실천해 가는 따르고 싶은 인물을 말한다.
또한, 조선조 영의정을 지낸 잠곡 김육 대감은 국가지도자의 핵심 요건으로 ‘첫째,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둘째, 경제를 잘 관리해야 한다. 셋째,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국민에게 희망을 갖도록 참신한 비전을 제시하며 더불어 소통하고, 언행이 일치되며 책임질 줄 아는 인물이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가 있다.
또한 주민들이 먹고, 입고, 사는 문제가 안정되고 일자리가 잘 마련되어야 하며, 나라의 안보와 국방이 탄탄하고 세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국제 간의 위상을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 핵심 요소라고 말하였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참으로 빨리 흘러간다. 더 늦기 전에 이 나라, 이 어려움을 시원하게 해결해 나갈 인물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기대할 만한 신선한 예비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도하며, 이를 위한 체계적 지도자육성대책이나 육성제도를 공론화시켜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갈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