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 사이언스

Movie in Tech - 첨단 자동차의 시대 <분노의 질주>

MOVIE IN TECH에서는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과학기술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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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최성우 과학평론가

사진출처_ 네이버영화(
http://movie.naver.com)


‘슈퍼카들의 무한질주’를 선보이는 시리즈 영화의 일곱 번째 작품인 ‘분노의 질주 - 더 세븐(Fast & Furious 7)’이 최근 국내외에서 개봉되었다.

마치 모터쇼를 보는 듯이, 다양한 성능을 자랑하는 갖가지 차들이 나오는 것이 주요 볼거리인데, 이 영화를 통해서 미래의 자동차, 특히 전기자동차와 무인자동차 등에 대해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

현재 갖가지 종류의 자동차 대부분은 가솔린이나 디젤 등의 화석연료를 태워서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을 엔진으로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내연기관 대신에 배터리를 장착하여 전기모터에 의해 움직이는 전기자동차, 그리고 내연기관과 배터리엔진을 함께 지니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이미 실용화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이들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연비(燃費)가 높고 배기가스의 배출량을 크게 줄인 친환경자동차라 볼 수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의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 및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인 당면 과제가 됨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는 이들 친환경자동차의 보급을 늘리기 위한 각종 대책과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

사실 자동차 및 관련 기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전기자동차는 지난 19세기에 가솔린 엔진 자동차보다 먼저 개발되었다.

또한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를 위한 대안의 하나로 꼽히는 연료전지 기술 역시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을 생성하는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전력을 이용하는 원리로서, 역시 내연기관의 역사보다 훨씬 앞선다.

그러나 배터리의 무거운 중량과 너무 오래 걸리는 충전 시간 등이 보급에 걸림돌이 되었고, 이후 석유의 대량 생산과 함께 값싼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대거 공급되면서 전기자동차 등은 상용화되지 못하고 밀려났다.

오늘날에는 배터리의 소형, 경량화 기술이 발전하고 충전시간도 예전에 비해 많이 단축됨에 따라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크게 늘었으나, 여전히 성능 자체만을 놓고 볼 때에는 가솔린자동차와 동등하게 경쟁하거나 이를 능가할 수 있는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현재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자동차로 옮겨가는 과도기적 기술로 본다면, 향후 전기자동차나 연료 전지자동차의 성공 여부는 기술 개발 못지않게 인프라의 구축이 선결 과제가 될 것이다.

즉 배터리나 연료전지를 더욱 소형화하고 성능을 높여서, 짧은 시간의 충전으로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이들 자동차에 전기나 수소연료를 공급해 줄 전기충전소 또는 수소스테이션이 지금의 주유소나 LPG충전소만큼이나 많아져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전기자동차의 총아처럼 떠오르고 있는 ‘테슬라 자동차(TESLA MOTORS)’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의 소규모 전기자동차 회사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세계적인 혁신기업이 된 테슬라 자동차는, 최근 전기자동차에 관한 자사의 특허를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밝혀서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이를 통해 전체 전기자동차 시장이 더욱 커지고 저변이 확대되어야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인운전과 지능형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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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항상 그렇듯이, 이번 영화에서도 온갖 값비싼 슈퍼카들이 줄을 지어 선보인다.

상당수는 현실에서는 구경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이고, 한 대에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차도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악당과의 추격전 등으로 난폭운전과 충돌을 일삼으며 결국은 크게 부서지고 만다.

만약 현실이라면 고성능의 슈퍼카가 충돌이나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매우 조심할 텐데, 무인운전과 지능형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 이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도요타, 다임러벤츠 등 기존의 유명 자동차회사뿐 아니라 구글, 애플 등의 대형 IT기업들까지 가세하여 무인운전을 비롯한 차세대 첨단 자동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인자동차는 전문용어로는 자율주행 자동차라 지칭하는데, 운전자가 운전대와 페달에서 손을 떼도 차가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즉 사람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본 원리를 기계와 컴퓨터 기술로 구현하는 것이다.

자율주행 운전이 가능해지면, 운전자가 운전 대신에 다른일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교통사고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자동차사고의 90% 정도가 운전자의 실수나 판단 오류로 인하여 발생한다.

또한 완전한 무인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주행 중 운전자의 머리 움직임이나 시선, 생체신호 및 주변 환경 등을 분석하여 운전자가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전운전 및 지능형 운전자 지원 시스템도 상당부분 실용화되고 있다.

운전자의 상태를 인식하고 운전자의 주의와 집중도를 분석하는 것으로서, 졸음운전을 방지하고 경고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지능형 운전자 지원 시스템에는 항공기의 레이더처럼 전파를 보내서 앞 차량과의 거리와 속도를 계산하고 충돌이 예상되면 경고음을 내거나 속도를 줄이는 ‘충돌 예방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운전자가 사이드 미러를 보거나 고개를 돌려 직접 확인하지 않고도 재빨리 주변환경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서 갑작스런 장애물이나 보행자 등에 의한 사고를 방지하는 ‘사각 감시 시스템’도 있고, 어두운 밤에도 적외선 카메라와 모니터로 전방을 대낮처럼 훤히 볼 수 있는 나이트 비전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무인자동차 기술의 핵심은 측정과 관찰, 계산 및 통신이다.

측정과 관찰은 현재 자동차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다른 차량과 보행자 또는 주변의 지형지물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으로서 카메라와 레이저, GPS와 항법장치 등이 이용된다.

또한 차량에 설치된 컴퓨터가 측정, 관찰된 온갖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여 최적의 속도와 주행 경로를 판단할뿐 아니라, 차량들끼리 연결된 통신망을 통하여 필요한 정보들을 주고받아 주행에 반영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인 무인운전이 가능해진다.

얼마 전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네이처’의 표지에 무인자동차가 실리면서, 무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 기술과 무인자동차가 변화시킬 미래의 도로 풍경이 소개된 적이 있다.

2020년대에는 무인자동차가 상당히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아울러, 앞으로 무인자동차가 공유된다면 새로운 방식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등장하면서 개인의 자동차 소유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