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나침반

성공하는 IP - R&D전략 - 강한 디자인 경영과 IP 융복합 제품개발 전략(1)

성공하는 IP - R&D전략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한국지식재산전략원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지식재산전략원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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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태 전문위원
한국지식재산전략원

gunbaraki@kipsi.re.kr


현대 기업에서 혁신은 기업의 생존과 성장 그리고 번영을 책임질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의 혁신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일까?

지난 반세기 동안 기업은 새로운 경영 트렌드가 등장할 때마다 경영 컨설팅 그룹에게 도움을 청해왔다.

그러나 이제 경영 컨설팅 그룹의 역할만으로 혁신을 추구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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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볼 수 있듯 브랜드의 경영은 디자인 경영과 더불어 최근 기업 경영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영역이다.

디자인은 브랜드의 일관성 있는 의미전달과 핵심가치를 전달하며 표정을 짓고 말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브랜드와 디자인의 의사소통은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 있는 흐름을 가지고 통섭적인 방법론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와 디자인을 따로 따로 진행하여 그 의미가 퇴색되고 강한 브랜드, 강한 디자인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비단 브랜드와 디자인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기술과 디자인 혹은 기술과 브랜드의 핵심가치가 상충되어 하나의 제품이라 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있고 점점 더 스마트해져 가는 소비자에게 전통적인 프로세스로는 더 이상 공감을 얻기가 어려워 지고 있다.

알레시 디자인에서 보이듯이 현대의 소비자는 ‘품질’이나 ‘기술’보다는 제품이 주는 상징성, 즉 디자인과 브랜드를 소비한다.

이처럼 디자인과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감성적 욕구를 채워주는 수단으로 이제는 기업 핵심 경쟁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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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기업은 강력한 브랜드 자산 구축을 바탕으로 브랜드 경영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CI, BI 및 제품디자인, 패키지디자인, 광고디자인 등 다양한 디자인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인지구조 안에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디자인을 스타일링 관점에서 진행 해오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삶의 라이프스타일 접점에서 인간 중심의 기술 개발과 디자인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디자인은 생각의 전환을 도와주는 도구로써의 면모를 보여 주고 있고, 이런 맥락에서 최근에는 서비스 디자인기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들을 디자인하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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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디자인 융복합 개발 전략

디자인 경영에서 다루고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전략적 수준에서의 디자인 개발이다. 오늘날의 기업에게 디자인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경영의 핵심 전략이다.

기업의 디자인 업무가 외부의 디자인 전문회사로 넘어감에 따라 디자인 개발 업무 역시 단순히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을 이해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형태로 바뀌었다.

전략적인 디자인 개발은 디자인 기업이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전략적인 디자인 개발을 위한 방안으로는 고객 기업이 진행하는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것뿐 아니라 브랜드, 비즈니스 목표, 잠재적 장애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이해, 내부 직원 및 외부 고객에 대한 이해, 기업의 성장 의도와 혁신 성과 분석을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 기업의 아이덴티티 강화를 위한 로드맵 개발 및 구조적 모델링을 통한 최고 의사결정에의 참여 등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권리화적인 측면의 새로운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개발은 기술과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의 영역이 모호해지고 있고, 영국의 IDEO 디자인 그룹은 다학제적인 관점에서 디자인 개발을 수행하여 성공하고 있다.

이것이 IP(지식재산)관점의 디자인 개발 및 신규 기술 개발의 융합이 새로이 부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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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는 특허, 디자인, 상표, 저작권 등으로 말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선행 특허의 리서치는 시장분석에서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면밀하게 스캐닝 해주는 일종의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이 특허 빅데이터의 요소에서 드러나는 디자인 전략, 기술개발 전략, 혹은 브랜드 전략들이 연구 개발 단에서 융합하여 분석함으로 새로운 시각을 마련하게 되고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무엇보다도 품질을 강화하게 된다.

제품개발 단계에서 융복합 리서치는 결과물을 보호하고 때에 따라서는 공격하기도 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적재산권에서 특히 디자인이 제품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고 있으며 세계적인 제품들은 자사의 기술특허와 더불어 디자인권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품들도 세계 시장에서 그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모방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전략적 디자인 개발 사례, 스토리+독창성+사람

레고는 디자인을 전통적으로 존중하고 있다.

디자인이 자사 제품 개발에서 핵심적인 요소이고, 디자인을 경쟁무기로 사용했으며, 디자인팀에 높은 수준의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였다.

레고 블럭의 특허권 만료 이후에 유사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때 레고는 위기를 겪게 되었는데 이때, 개발한 것이 스토리 중심의 디자인이다.

레고 블록 자체를 판매한 것이 아니라 스토리 관점에서 아이들의 행위에 이야기란 옷을 입혀 마케팅 전략을 세워 아직도 레고의 명성을 굳건히 이어 나가고 있다( 그림 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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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부엌용품 전문 브랜드 바큐빈(VacuVin)은 대부분의 제품들이 독창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

바큐빈은 품질관리와 고객서비스의 결합으로 제품의 품질을 강화해 왔는데 고객의 제안들이 R&D와 함께 조사된다.

‘Wine Saver Concetto’라는 제품은 펌프 안에 사용자에게 주의를 주는 ‘딸깍’소리가 나게 하고 최적의 진공상태를 만들어 공기와 접촉하는 면적을 최소화해 와인 고유의 맛과 향을 보존시켜주는 와인 액세서리 제품이다.

이 제품이 2006년과 2007년에 ‘네덜란드 베스트 아이디어’에서 BIN International 네덜란드 특허분야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림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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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디자인은 디자인에 대해 매우 광범위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디자인을 ‘사람’에 관한 것으로 본다. 그래서 어떻게 사람들이 다른 사람, 혹은 주위를 둘러싼 환경과 연결되어 있는지 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필립스가 사회학, 심리학, 인류학, 문화인류학 등의 휴먼 사이언스(Human Sciences)로부터 방법론과 통찰력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른 학문을 바탕으로 사람에 관해서 얻은 지식들이 기술이나 기존 지식과 결합되면 사람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

필립스는 과거의 전통적인 디자인 기술에, 현재 벌어지고 있거나 미래에 벌어질 복잡한 문제의 해결 방법,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 더해진 ‘하이 디자인(Hign Design)’이라는 콘셉트에 따라 일하고 있다( 그림 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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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디자인 창출, 패밀리 룩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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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많은 기술들이 기업 사이에서 공유되어 모든 상품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던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가치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품질이라는 것은 이제 당연히 갖추어야 할 것이 된 것이다. 따라서 가치를 높인다는 말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Unique Experience)을 제공한다는 말로 대체되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가치 창조이며, 이러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다가올 시대에 디자이너들의 큰 도전 과제가 된다.

애플 디자인의 유니바디(UniBody)룩처럼 KT는 디자인 전략을 새롭게 정의하여 성공한 사례 중 하나이다.
 
자사의 제품 라인업을 하나의 언어로 통일하여 과거 제품보다 강한 디자인 룩을 구축하였다.

이와 같이 KT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정립에서처럼 디자인과 브랜드는 결국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브랜드는 어떤 것의 정수, 즉 본질의 표현이라 할 수 있는데, 디자인 프로세스를 잘 관리하는 것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살아있게 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디자인 경영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디자인을 포함한 모든 브랜드의 표현은 언제나 제품의 기본적인 기능이나 효익에 대해 반드시 솔직해야 한다.

왜냐하면 고객은 언제나 브랜드가 그들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만큼 충분히 똑똑하기 때문이다.

이제, 디자인의 역할은 진정 제품과 브랜드에 부가가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가지고 디자인이 단순히 표면적인 데코레이션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디자인 경영을 기술개발 관점에서 개발해 나가야 한다.


기술과 디자인의 양손잡이, 테크자인(TECH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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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방식의 디자인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문제를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더 좋은 디자인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해 주는 역할에서 앞선 디자인이 오히려 기술 개발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기술을 요구하며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기술이 디자인을 따라가기 위해 비지땀을 흘려야 할 정도이다. 이는 과거 인간의 부(Wealth)가 단순히 ‘무엇을 살 수 있는가?’로 측정되다가 이제는 살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넘쳐나서 ‘무엇을 살 수 없는가?’로 측정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대 모든 기업은 ‘차별화’와 ‘혁신’에 대한 니즈로 가득하다.

차별화와 혁신에 대한 열망은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는 욕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이 전략수립에 혈안이 되어 있고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다를 바가 없다.

바로 이곳에 ‘기술’과 ‘디자인’의 연결고리가 생긴다. 사실상 모든 회사들은 전략을 ‘디자이닝(Designing)’하는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 마인드가 있다는 것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든지간에 유용하다고 볼 수 있다.

디자인적 사고나 디자인 리서치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위한 전략수립에 유용할 뿐 아니라, 수립된 전략을 눈에 보이게 하고 손에 만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식으로서의 디자인’ 또는 ‘지식 기반의 디자인프로세스’는 디자인 패러다임이 변했다는 의미이다.

과거의 디자인 스튜디오 형식의 스타일링을 위한 디자인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지식과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지식기반의 디자인 프로세스’로 자리 잡혔다.

과학적지식과 기술이 녹아들지 않은 디자인이나 그러한 태로를 지니지 못한 디자이너 들이 하는 디자인 행위를 ‘Silent Design’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지식 기반의 디자인이 중요함을 말해준다.

지식기반이라 함은 다양한 영역의 분야를 대상으로 조사분석하고 경험이 있어야겠지만 IP 관점의 지식기반의 구축과 IP관점의 디자인 개발 방향 수립 등이 상당히 중요하다.

자주 언급되지만 어쩔 수 없이 애플 이야기를 하면, 애플의 전략, 즉 그들의 DNA는 항상 ‘사용자 중심적(User Friendly) 사고’이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더 편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용자 환경에서 ‘소소하지만 매력적인 차별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어느 한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자, 마케터 그리고 디자이너들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고민하면서, 그 공통된 목표를 회사의 역량으로 키워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디자인과 지식재산 권리화

21세기의 경제 패러다임이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지식과 정보는 부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부의 원천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영화 < 해리포터 >는 소설, 영화, 캐릭터로 1997년부터 10여 년간 308조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8,30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하였다.

영화 < 아바타 >가 2009년 기록한 매출액은 연간 중형자동차 20여만 대의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였다.

최근 삼성과 애플의 지식재산권 분쟁은 ‘세기의 재판’이라 불릴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사가 되었으며,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시킨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디자인권 확보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것도 현실이어서 디자인권 등록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 않음에 따라 향후 디자인권 분쟁 사례도 증가할 전망이다.

디자인을 등록받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성립 요건을 디자인보호법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디자인의 물품성’, ‘디자인의 형태성’, ‘디자인의 시각성’, ‘디자인의 심미성’이 그것인데 디자인을 등록받기 위해서는 위에서 설명한 디자인의 성립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신규성, 창작성, 공업상 이용 가능성 등을 충족해야 하며 확대된 선출원주의에 위배되지 말아야 한다.

다만 심사 없이 등록출원된 디자인에 대해서는 위의 등록 요건 중 신규성, 창작성, 확대된 선출원주의, 선출원주의 등을 심사하지 않고, 방식심사와 성립요건, 공업상 이용 가능성, 부등록사유 해당 여부 등만을 심사하여 등록하고 있다.


맺음말

뉴 리퍼블릭 수석 편집자 그렉 이스터브룩은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의 규모로 물질에 대한 갈망이 의미에 대한 갈망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우리 시대 가장 중용한 문화 발전으로 인정받을지도 모른다.”라고 하고 있다.

최근의 기술은 기능성(Functionality) → 사용성(Usability) → 즐거움(Pleasure)으로 변화해 간다. 과거에는 물리적인 품질이 우수하면 다 좋았던 것이 이제 남들과 다른 차별화나 상징을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자인이 중요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디자인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본다. 따라서 디자인의 접근 방식 및 디자인의 역할 정립 및 기술과 특허의 권리 보호를 위한 디자인의 역할에 대한 부분도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디자인이 스타일링의 툴이 아닌 기술 개발의 도구로 정착된 기업만이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따라서 R&D 개발의 기획에서부터 디자인, 브랜드, 마케팅과 함께 선행특허 조사 분석을 하여 IP포트폴리오 구축뿐 아니라 디자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