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3

03 - 자동차산업의 와해적 혁신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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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자동차는 자동차 차체 내부에 물리적 제어가 아닌 첨단 전기 전자 제어기술을 접목해 안정성과 주행 효율성을 높이고 차량 내 정보를 통합 관리하여 안전과 편의성을 향상시키고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미디어 등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되는 차량을 의미한다.

초기에는 차량 내에서만 작동하는 제품이었으나, 향후 통신을 통해 외부 망과 연계된 제품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운전자에 대한 보조적 역할을 넘어서 차량 스스로의 인지·제어를 통한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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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유 연구위원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 kykim@kiet.re.kr


1990년대 중반 국내 그룹의 한 총수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글로벌 산업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였다. 이후 우리 사회에서 변화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조건이 되었다.

특히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였던 이 그룹의 주력 업종인 전자산업은 디지털화를 앞세워 제품, 생산방식 등 모든 분야에서 빠르게 변화되어 왔다.

ICT 기술의 발전은 최근 3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을 정도로 산업구조 전반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다수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대표적인 조립 산업으로 기능이 상이한 부품들 간의 유기적 연계가 중요하며 고가의 내구재로서 구매자가 새로운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여 브랜드파워에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일정한 수준의 성능,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품설계, 제조 및 생산관리 측면에서 상당한 경험이 필요하다.

또한 우수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장기간의 판매실적과 마케팅활동 등이 장기간 축적되어야 하므로 자동차업체들은 품질과 안전 등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의 새로운 변화에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

또한 자동차산업은 다른 제조업과 비교하여 수직계열화 경향이 강하며 기존의 가치사슬에서 변화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자동차산업에서 신규 진입자가 단시간 내에 생산기반 및 기술능력을 확보하여 기존 업체들의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이러한 자동차산업의 자본·노동·기술집약적인 특성으로 새로운 진입자에게 진입장벽이 높게 형성 되어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가장 보수적인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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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각국의 환경규제와 IT기술이 자동차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등의 패러다임 변화로 100여 년간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자동차산업이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고유가와 환경규제가 강해지면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파워트레인이 전동화되고 있으며 화석연료를 사용하던 자동차가 리듐이온 등 2차전지를 동력원으로 삼으며 등장하고 있다.

소재분야에서도 안전 등의 이유로 주로 사용되던 철재강판이 경량화 등이 중시되면서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차량탑재기기와 통신단말기의 연계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차량탑재 OS, 카내비게이션, 인터넷 라디오 등 차량탑재 기기를 중심으로 자동차 본래의 기능을 보조하던 역할을 넘어서, 자동차가 정보통신 단말기를 매개체로 외부와 정보를 교환하며 차량 주행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이라는 차량 기능에 대한 사람의 제어 활동을 없애려는 단계까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자동차는 과거 이동 중심에서 소비자 개성이 중요해지면서 새로운 가치가 부가된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고 있다.

즉,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오락 및 오피스 공간화 됨에 따라 차량의 편리성이 크게 강조되고, 관련 기기들의 장착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운전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자율운행시스템의 적용도 더욱 확대되고 있고, 사고방지나 사고 후 피해 최소화 등을 위해 각종 관련 시스템들이 차량에 장착되고 있다.

차량 내, 차량 간, 차량 및 여타부분과의 통신을 통해 각종 정보의 수집 및 전달, 외부와의 자율적인 연계 등이 실시되고 있다.

과거 기계기술 중심의 자동차가 전자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융·복합화가 추진되고 있어 이업종 간 교류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완성차업체 중심의 자동차기술 개발 및 발전에서 IT, 신소재 등 여타 산업의 혁신결과를 활용하는 Open Innovation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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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기자동차의 대두로 도요타, GM, 폭스바겐 등 기존 완성 차업체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양산용 전기차를 출시한 미쓰비시 자동차와 후지 중공업, 전기차 벤처 기업의 대표 주자인 미국의 테슬라모터스(Tesla Motors) 등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산업에서 뒤쳐져 있던 완성차업체와 벤처기업들이 전기자동차 개발의 주요 업체들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자동차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 첨단 기술 개발 능력, 수많은 공급 업체를 관리하는 기업 간 조정 능력 등과 자본력이 요구되어 신흥업체들의 진입이 어려웠으나 전기자동차라는 새로운 기술 영역으로 신규 업체들이 자동차산업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구성 부품은 모듈화되어 있기 때문에 요소 기술 단위에서 전문 기업이 다수 존재할 수 있다. 각 요소 기술의 전문 기업은 산업 내에서 공유된 인터페이스의 규칙에 따르기 때문에 수요업체와의 밀접한 상호 작용이 덜 필요하게 된다.

차세대자동차의 등장 및 성장은 부품산업의 사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스마트자동차나 친환경자동차는 일시적인 유행이라기보다 중장기적인 흐름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친환경자동차의 경우 아직 산업화가 미흡하지만 향후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자동차가 보급되면 기존의 내연기관과 관련된 파워트레인은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자동차에서도 전기자동차 등에서 필요로 하는 부품이 요구될 것이다. 또한 스마트자동차는 그 자체가 새로운 부품의 추가 및 기본 부품이 전자식으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차세대자동차에서 단순 기계부품보다 전기전자부품,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나 통신 등과 같은 서비스분야의 중요성도 커지게 될 것이다.

전기차 추세의 강화와 이로 인한 시장 신규 진입자의 등장에 따라 자동차 산업의 Value Chain 역시 향후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와 관련된 특정 원재료에 대한 수요 증대가 예상되며 원활한 원자재 공급을 위한 통합화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파워트레인 및 기타 부품의 전장화가 가속화되면서 완성차 업체의 Multi - Option 추구로 인한 복잡성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존의 In - House 기반의 생산 방식의 변화가 예상된다.

차세대 자동차의 출현은 부품업체를 비롯한 자동차 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구성 부품의 변화에 의한 부품의 감소라는 위협과 함께 새로운 부품의 증가, 새로운 비즈니스 출현 등의 기회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차세대 자동차의 증가는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보급에 의해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자동차인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자동차와 비교해서 동력전달계통이 단순해지면서 내연기관의 기계부품이 필요 없어지고 엔진 관련 부품회사들의 역할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기차 특유의 부품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구동배터리, 충전기, 컨버터, 엔진 역할을 대신하는 모터와 모터를 제어하는 인버터, 감속기 등이 대표적인 부품들이다.

이러한 엔진 부품 및 구동계 부품은 부품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엔진 부품 및 구동계 부품은 출하액의 3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에서 차지하는 전기차의 비중이 높아지면 이러한 부품 시장이 축소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부품의 생산에 종사하는 중소 부품 업체에게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차세대 자동차는 새로 필요한 부품의 증가로 이어져 자동차 부품 업체에게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가 불필요한 반면 전기차를 움직이기 위한 모터와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 배터리로부터의 직류(DC) 전류를 교류(AC) 전류로 변환하는 인버터 등이 새롭게 필요하다.

이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배터리이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전지의 경우, 차량 가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기차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배터리의 생산 비용 절감을 실현하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차세대 자동차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열 제어 및 진동 제어가 요구된다.
 
고전압과 대전류를 필요로 하고 구동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내연 기관 열 제어 및 진동 제어와 다른 제어를 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한 부품설계 및 제어를 위한 새로운 부품이 필요하다.

이러한 새로운 부품의 수요 증가 및 디자인의 다양성은 부품 자체를 생산하는 1차 부품업체뿐만 아니라 2차 부품업체와 소재업체들에게도 비교적 큰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품 중 일부는 차세대 자동차에 공통으로 필요한 부품도 많다.

하이브리드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기존의 가솔린 엔진 자동차를 기반으로, 모터와 배터리, 제어 시스템 등이 추가된 것이다.
 
따라서 부품 업체는 특정 차종이 아니라 차세대 자동차 전체를 고려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기차를 통해 불필요하게 되는 부품이 있는 반면 전기차 진행에 지속적으로 필요한 부품도 있다.

예를 들면 브레이크, 쇼크업소버 등의 현가·제동 장치 부품 및 조명 기기 등의 전기·전자 부품, 시트나 내장품 등 차체 부품 등이다. 이러한 부품은 차량의 연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전기차, 내연기관차에 관계없이 경량화가 요구된다.

특히 전기차는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소비 전력의 억제가 필요하며 차체 및 부품의 경량화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경량화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소재의 변경에 의한 경량화, 부품의 가공 방법 변경에 의한 경량화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부품 경량화를 위해 고장력강이나 경금속(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 플라스틱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등 소재의 변경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부품의 가공 방법을 변경하여 보다 부품을 경량화하는 움직임도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움직임은 부품업체들에게 새로운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 전환에 따른 변화는 자동차 산업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부품의 변화는 엔진 부품 및 구동계 부품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업체 수를 감소시키는 한편, 배터리와 모터, 인버터 등의 부품을 생산하는 전기계통 제조업체의 자동차 분야 진출을 촉진하며 이에 따라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동차의 전기차 진전은 자동차산업의 설계형태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자동차는 통합형(Integral) 제품의 대표격이었지만 전자화 진전으로 전자 제품과 같은 모듈형(Module)의 아키텍처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인터페이스를 표준화하고 표준화된 모듈 부품을 조합하는 것으로 제품의 변형을 가져오며 이런 형태가 되면 자동차 생산에 관한 노하우가 적은 기업도 표준화된 부품을 조달하는 것으로 PC와 같이 쉽게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전기차 생산 진출 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기차를 비롯한 차세대 자동차의 출현은 자동차 부품 산업에 위협과 기회도 되며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ICT 기술과 자동차용 배터리 기술의 발달은 성숙기에 접어든 자동차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완성차와 관련 부품뿐만 아니라 미래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새로운 카테고리가 등장하는 수준을 넘어서 새로운 사회, 새로운 산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편 자동차산업의 변화로 가장 우려하는 것이 자사가 운영하는 사업영역이 축소되거나 소멸되는 것인데, 이들 기업이 차세대 자동차부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부문의 개발단계에서부터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차세대 자동차분야는 정부차원의 R&D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는데, 이에 관련 부품업체들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부품업체들이 체계적으로 차세대자동차부품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차세대자동차에 대한 확실한 시장정보 및 전망이 요구된다.

차세대자동차분야, 특히 스마트자동차분야는 중소중견 규모의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품목들이 새롭게 등장할 수 있다.

정부차원에서는 이렇게 새로운 부품들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향후 R&D 정책방향이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게 된다면, 자동차산업분야의 IT융합지원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IT융합지원에 있어 그 지원 폭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완성차 및 대형부품업체와의 연계성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동차부품업체나 IT업체가 차세대자동차부품분야에 참여하기 위해서 서로 간의 정보를 공유하고 교환하기 위한 정보교류 및 정보 제공기능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차량용 IT제품을 발굴하고, 이를 수요업체와 연계하여 지원할 수 있는 보다 폭 넓은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

정부와 완성차 및 주요 부품업체가 자동차산업에서 필요한 IT부품 리스트를 발굴하여 제시하고, 이를 차량용 IT 벤처 업체가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