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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아이콘 - 상상하라, 혁신이 된다 - 꿈꾸는 기업, 디즈니의 혁신 이야기

혁신의 아이콘은 기술혁신과 기업경영에 성공한 글로벌한 인물들의 성공비하인드 스토리를 분석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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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박은몽 소설가


미국의 디즈니사의 애니메이션 < 빅 히어로 >가 아카데미 시상에서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 겨울왕국 >에 이어 < 빅 히어로 >까지 흥행시키면서 디즈니사가 그 굳건한 애니메이션 명가로서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는 셈이다. 꿈의 기업 디즈니의 역사는 한마디로 혁신의 과정이다.

창업주 월트 디즈니의 남다른 창의성에서부터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결과인 것이다.



미키마우스에서 시작된 성공과 혁신

‘월트 디즈니’는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거대 글로벌 기업의 이름이면서도 동시에 그 기업을 세운 창업주의 이름이기도 하다.

기업의 이름이든 창업주의 이름이든, 월트 디즈니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이미지는 바로 꿈과 혁신의 이미지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 1901~1966년)는 꿈꾸는 사람이었고, 1920년대인 20세기 초 그가 세운 월트 디즈니란 기업은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면서 21세기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꿈의 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이 모든 성공은 수십 년 전 아주 작고 귀여운 생쥐 한 마리에서 시작되었다. 바로 ‘미키마우스’라 불리는 캐릭터에서 월트 디즈니의 혁신 역사는 시작된 것이다.

월트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제대로 교육을 받지도 못하고 자란 인물이다.
 
더구나 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아버지 밑에서 그림에 대한 재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상처로 얼룩진 성장과정을 거쳤다.

일찌감치 사업을 시작하고도 여러 번 실패의 쓴잔을 마셔야 했는데, 심지어는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토끼 캐릭터 ‘오스왈드’를 어처구니없이 다른 회사에 빼앗기는 일까지 겪어야 했다.

뉴욕의 배급사로부터 계약이 해지된 사실을 알고 나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오던 순간, 그는 또 한 편의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주인공은 생쥐였다. 생쥐를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생각해 낸 월트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생쥐 캐릭터 개발에 착수했다.

그것이 바로 1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전 세계 사람들에게서 사랑받고 있는 캐릭터 ‘미키 마우스’이다.

월트의 혁신적인 생각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 미친 비행기(Plane Crazy) >라는 제목의 이 영화 시사회에서는 오르간 반주를 깔아 상영했는데, 귀여운 미키마우스의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했고 군데군데서 환호성이 들리기도 했다.

월트는 시사회장의 환호성에 착안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바로 영화에 소리를 집어넣는 것! 당시는 무성영화 시대였는데, 월트는 무성영화에 소리를 입힐 계획을 세운 것이다.

1928년 11월의 어느 일요일, 7분짜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미키마우스가 휘파람을 불며 나타나자 사람들은 단번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월트 디즈니의 미키마우스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당시로서는 소리가 들어간 최초의 유성 만화영화였다.

누구보다 많은 실패를 경험한 월트는 끝까지 꿈을 버리지 않았고 혁신적인 애니메이션의 새 시대를 열었던 것이다.

미키마우스로 시작한 성공한 그는 1937년 <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 < 피노키오 > 등으로 흥행 신화를 이어나갔다.


상상하라, 꿈은 현실이 된다

월트 디즈니가 세운 디즈니사는 창업주가 죽은 후에도 < 인어공주 >(1989), < 미녀와 야수 >(1991) 등으로 전성기를 이어가다가 점차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전성기 때의 찬란함을 잃은 듯 보이던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명가로서의 위상을 다시 확실하게 되찾은 것이 바로 2014년을 뜨겁게 달군 < 겨울왕국 >이었다.

그 이면에는 기업의 혁신이 존재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새롭게 등장한 현대 경쟁사들의 도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던 디즈니는 2005년 ‘디즈니를 살리자’ 운동을 벌였고, 밥 아이거라는 새로운 디즈니 회장 겸 CEO가 대대적인 혁신을 벌여 나갔다.

디즈니는 2006년, 디지털 미디어의 대표 격인 픽사를 사들임으로써 고전 애니메이션에 현대적인 디지털 역량을 추가했고, 2009년에 엄청난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마블 엔터테인먼트사를 인수함으로써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콘텐츠와 캐릭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2012년에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가 세운 루커스 필름사까지 편입시켜 버렸다.

고전의 틀 안에 갇혀 있던 디즈니가 디지털 역량, 현대성을 두루 갖추는 혁신을 통해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한 것이다.

그 결정판인 < 겨울왕국 >은 디즈니의 혁신성을 잘 보여준다.

과거 디즈니의 < 인어공주 >가 원작인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의 내용을 뒤집어 슬픈 결말이 아니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처럼, < 겨울왕국 >도 원작동화인 < 눈의 여왕 >을 확 뒤집어 놓았다.

우선 상투적인 스토리 라인에서 벗어나 ‘자매애’라는 여성 중심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엘사는 모험을 떠난다.

또한, 콘텐츠 내용뿐만 아니라 비주얼 콘셉트도 확 달라졌다. 여주인공의 패션은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드레스였다.

이러한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완성도는 디즈니의 혁신이 밑거름이 되어 나온 변화였다.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2015년의 < 빅 히어로 >가 이어가고 있다.

< 빅 히어로 >는 지난 2009년 인수한 마블 엔터테인먼트사에서 발간된 동명의 만화를 활용해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왕국을 이룩한 월트가 꿈꾼 또 하나의 세상이 바로 지금 전 세계 어린이들의 꿈이 되어 있는 미국의 ‘디즈니랜드’이다.

놀이동산이나 테마파크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 월트는 황무지를 사들여 디즈니랜드를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그의 오랜 사업 동반자였던 로이 형마저 “월트가 종종 미친 짓을 하긴 하지만 이번엔 정말 미친 짓”이라면서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월트의 원대한 꿈은 그가 아버지로서 딸들과 함께 갈 만한 곳이 없다는것, 애니메이션 팬들이 그의 회사를 방문했을 때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만나서 놀면서 사진도 찍을 만한 공간이 없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처럼 그의 창조는 어찌 보면 단순하면서도 실질적인 발상에서 시작했다. 그는 말했다.

“모든 것은 두 번 창조된다. 첫 번째 창조는 가슴속에서, 두 번째 창조는 현실 속에서!”

월트는 항상 자신이 상상한 것이 현실에서 그대로 이뤄지리라 믿었던 사람이다. 그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혁신은 두 번 창조된다.

첫 번째 혁신은 가슴 속에서, 두 번째 혁신은 현실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