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4

특별기획 04 - 중소기업의 파괴적 기술혁신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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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에서의 파괴적 혁신은 기존기술보다 성능이 획기적으로 우수하여 기존 제품을 직접적으로 대체하는 형태로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기존기술로 제공되기 어려웠던 새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새로운 경우가 많다.

또한 산업 내 저급시장 부문을 대상으로 기존 기술보다 획기적으로 낮은 원가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파괴적 혁신이 된다.



중소기업에서의 파괴적 혁신 사례

파괴적 혁신은 기존의 기술 체제와 혁신 방식과 시장접근 방식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혁신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보유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지금까지 기존의 지배적 제품과 시장을 파괴하는 혁신적 기술은 대기업보다 오히려 중소·벤처기업에서 더 많이 개발되었다.01

그리고 이러한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은 점차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신생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게 되는 이유는 이러한 혁신이 산업 내 주류 제품시장이 아니라 대기업들이 접근하기 힘든 주변부의 소규모 니치(niche)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파괴적 기술은 시장에 도입되는 초기에는 대부분 기존 기술에 비해 가격이나 성능이 떨어진다.

대기업들은 자신이 장악하고 있는 기존 시장의 주류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를 꺼려한다.

반면 대기업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의해 충족될 수 없는 니즈를 갖고 있지만 가시적인 수요는 크지 않기 때문에 기존 기업들이 무시하는 소규모 니치를 공략하기 위해 파괴적 기술을 활용하게 된다.

때문에, 중소·벤처기업에서의 파괴적 혁신은 기존기술보다 성능이 획기적으로 우수하여 기존 제품을 직접적으로 대체하는 형태로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기존기술로 제공되기 어려웠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획기적으로 새로운 경우가 많다.

또한 산업 내 저급시장 부문(Low End Segment)를 대상으로 기존 기술보다 획기적으로 낮은 원가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파괴적 혁신이 된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기존 시장을 직접적으로 대체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전형적인 대기업의 파괴적 혁신 사례라면, 중소·벤처기업인 (주)아이센스(www.i-sens.co.kr)의 자가혈당측정기는 그간 병원에서만 측정되었던 혈당 측정을 집에서도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이다.

한편 광주 소재의 (주)무진서비스(moojinsv.koreasme.com)는 업계 최초로 ‘턴키방식 수출’과 고객사를 위한 ‘무한대의 서비스’를 통해 차량 및 산업용 배터리 제조설비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을 이루었다.

딜라이트(www.delight.co.kr)는 적정기술과 틈새 마케팅을 통해 획기적으로 낮은 가격에 보청기를 판매함으로서 취약계층의 노년층도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혁신 기업이다.02

이 글에서는 애플을 제외한 3개 중소·벤처기업들의 파괴적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아이센스 사례 - 자가혈당측정기의 파괴적 혁신

(1) 혈당 측정기술의 파괴적 혁신

당뇨 환자의 검진과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혈당을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추적 관리할 필요가 있다.

최근까지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온 혈당의 측정 방법은 병원 검사실에서 숙련된 인력이 정맥에서 채혈한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원심분리기를 이용하여 혈장을 분리해 내고, 여기에 포함된 포도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환자의 혈당 측정에 있어서 신뢰성이 높은 방법이나 검사에 전문인력과 시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때문에, 당뇨 환자들이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혈당을 측정할 필요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병원 방문의 번거로움으로 인해서 자주 측정하지 못했다.

병원에서도 응급환자나 수술환자와 같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혈당을 측정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방법으로는 실시간 측정이 불가능하여 적절한 처치를 못하는 상황이었다.

1930년대 Miles Labs의 지사인 Ames 사는 혈당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위해 요당검사법을 발전시켰으며, 1965년 최초의 혈당 검사지인 Dextrostix를 개발하여 시판하였는데, 이 방법은 당뇨 환자와 의사들이 필요로 하는 정확한 혈당치를 측정할 수 없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이후 1970년 광도측정법이라는 색깔분석법을 이용한 LifeScan의 ONE TOUCH 혈당기가 개발되면서 나침바늘 형태로 혈당을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신뢰성 있는 혈당치를 얻기 위해 비교적 많은 양의 채혈이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에 환자들이 집에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기 때문에 일반 환자들에게 크게 보급되지는 못했다.

1980년대에 접어들어, 광도측정법을 대체한 전기화학적 혈당측정 방법에 대한 연구개발이 시작되었다.

전기화학적 방법은 색소원을 사용하는 대신 전기 매개체를 이용하여 글루코스의 산화효소와 전극이 반응한 전자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최소의 혈액으로 보다 정확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1987년에 메디센스사가 전기화학적 측정기술인 바이오센서를 처음으로 이용한 혈당 측정기인 ExacTech을 출시하였으나, 측정 환경에 따라서 오차가 크게 발생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2000년대 이후 이 기술을 이용한 혈당 측정의 신뢰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기술혁신이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대표적인 전기화학적 바이오센서로는 Arkray(일본)의 Glucocard, Roche의 아큐첵 Sensor, Abbott의 Precision QID 등이며 국내에서는 아이센스가 이들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음  그림 1  는 이들 기업들이 생산하는 개인용 자가 혈당측정기의 구성 및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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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 혈당측정기 시장 규모는 약 103.7억 달러로 추정되며, 최근 7년간 연평균 4.3%로 성장하였다.

평균 수명의 연장 및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직접적 수요자인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으로서 시장규모는 2020년까지 연평균 4.7%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세∼79세 세계 당뇨병 환자 수는 2013년 전체 인구의 약 8.3%인 약 3억 8,200만 명에서 2035년 전체 인구의 10.1%인 5억 9,2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이다 (IDF,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2013년 국내 혈당측정기 시장 규모는 생산 및 수출·입 원가 기준 약 756억원으로 추정되며, 최근 5년 간 시장 규모의 증감이 있었으나 연평균 약 9%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혈당측정기 시장 분류별 시장 규모는 혈당측정 검사지(스트립)가 약 467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약 62%를 차지하고 있으며, 혈당측정기는 약 289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약 38%를 차지한다.

국내 기업은 본고에서 소개하는 아이센스를 비롯하여 인포피아, 에스디바이오센서, 올메디쿠스, 세라젬메디시스 등 16개 기업이 있으며, 해외 기업으로는 Roche Diagnostics, LifeScan, ARKRAY, Bayer Healthcare 등 17개 기업이 국내에 진출해 있다.


(2) (주)아이센스의 기술혁신 성공 사례

(주)아이센스는 광운대학교 화학과의 차근식 교수와 남학현 교수가 2000년 5월 연구개발서비스(용역)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한 실험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하였다.

회사는 설립 초기 기업으로부터 연구개발 용역을 수주하거나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센서를 기업체에 라이센싱하여 수익을 창출하고자하는 사업전략을 수립하였다.

즉, (주)아이센스는 광운대 화학센서 연구팀이 보유한 특허 및 기술들을 시제품화 하고, 생산과 판매는 대기업에게 맡기는 사업을 구상하였다. 그러나, 이 당시 연구팀이 보유하고 있는 기초 기술과 특허를 라이센싱 해 가려는 기업이 없었다.

이에 (주)아이센스는 보유 기술을 토대로 바이오센서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하였으며, 이에 필요한 자금을 한국바이오기술투자와 녹십자벤처투자사로부터 받았다.

이 당시 (주)아이센스가 제일 역량이 있던 제품분야는 임상진단 가스/전해질 분석분야 이었다.

이 분야는 (주)아이센스가 오랫동안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이 분야에 대한 특허 또한 다수 보유 중이였다.

그렇지만 이 분야는 초기 연구개발 자금이 너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따라서 (주)아이센스 경영진은 비교적 적은 인원과 개발자금을 가지고도 충분히 생존가능한 분야로 혈당분야를 선정하였다.

혈당측정센서는 바이오센서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규모가 매우 크고, 개발 후 시장 진입장벽도 다른 바이오센서 제품에 비하여 낮았다.

그러나 기존 경쟁제품이 너무 많아 위험 부담도 큰 제품이었다. 차 교수는 혈당센서 시장의 이러한 모든 점을 고려하여, “기존 경쟁제품이 너무 많기 때문에 큰 돈은 벌 수 없겠지만, 신속한 제품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회사유지에 필요한 최소 자금은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주)아이센스 경영진은 혈당센서 상용제품 개발이라는 단기 프로젝트를 완료한 후, 효소면역센서와 전해질 및 대사물질 검출용 센서와 같은 미래형 제품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2001년 2월 회사는 혈당센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로슈 등 당시 시장에 제품을 이미 출시하고 있었던 다국적 기업들의 제품에 비해 더 높은 성능을 보다 낮은 가격에 구현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착수하였다.

2001년 7월 말 남학현 교수는 미국임상화학회(AACC)에 참석하였는데, (주)아이센스의 연구에 관심을 보이던 몇몇 학자들은 ‘정밀성과 정확성은 상용혈당센서의 기본 사항이며, 이 외에도 ① 측정에 필요한 혈액 양의 최소화, ② 신속한 측정시간, ③ 저렴한 가격을 만족시킬 수 있는 혈당센서여야 비로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에 회사의 연구진은 보다 저렴한 재료를 이용하여, 최소의 혈액으로 최단 시간에 보다 정확한 혈당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하였으며, 2001년 12월 회사가 개발한 신기술인 유동감지전극 기술을 적용하여 최초로 목표 사양을 만족하는 실험실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였다.

이후 1년간 실제 사용 환경에서 신뢰성 있는 측정치를 산출할 수 있는 상용 시제품 개발을 위한 실험과 연구가 병원의 의대 교수들과의 공동 연구로 이루어졌다.

한편, 2002년 9월 산업자원부의 부품소재과제에 선정된 직후(주)아이센스는 녹십자,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4~5개 국내기업들과 기술을 라이센싱하기 위한 접촉을 시작하였으나 협상이 무산되었고, ‘기술 라이센싱을 통한 생산에서 자체생산’으로 계획을 대폭변경하게 된다.

5개 창업투자사와 산업은행으로부터 모두 21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하여 혈당센서의 스트립을 대량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투자 진행하였으며, 2003년 3월 혈당센서 스트립의 대량생산 기술개발에 성공하였다.

더불어 스트립의 대량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의 설비제작 업체로부터 일부 설비를 도입하는 한편, 자동화 기계를 자체 설계하여 회사 주변의 공업사와 청계천의 기계제작소 등을 활용하여 생산설비를 제작하였다.

2003년 9월 CareSense 라는 브랜드로 자가혈당측정기를 출시하였으며, 2003년 10월 CareLance라는 제품명으로 충북대 차은종 교수팀과 공동개발 한 보다 간편한 채혈기도 출시하였다.

2004년에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유럽의 다국적 기업을 통해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병원들에서 임상실험을 하였으며, 미국 대형제약회사는 (주)아이센스의 스트립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 가격경쟁력이 있고, 성능은 선진제품에 비해 유사한 수준(Equal to the Best in the Market)으로 평가하였다.

2004년 4월에는 TUV PS로부터 ISO 9001 & 13485 (Full Quality System Assurance) 인증 받았으며, TUV PS로부터 CE - IVDD Mark를 획득하였으며, 2005년 11월에는 미국 FDA로부터 OEM스트립 인증을 획득하는 등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판매를 위해 다양한 품질 인증 획득을 추진하였다.

이후 차세대 혈당센서, 전해질센서, 면역센서 등 POCT(Point-of-Care Testing) 분야 차세대 제품의 연구개발의 상용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하였다. 2010년 병원에서 사용되는 전해질 분석기 아이스마트를 개발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품화하기도 했다.

2003년 10월부터는 국내 의료기기 대리점을 통해 자가혈당 측정기의 판매가 시작되었다. 이와 동시에 케어센스라는 자체 브랜드로 해외에도 진출하였다.

(주)아이센스는 OEM 방식을 통해 스트립만을 해외 업체에 공급하였고, 세계 혈당측정기 시장의 5위 업체인 일본 아크레이사에 혈당센서 스트립을 납품,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있다.

2010년에는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에 진출하였으며, 유럽, 아시아, 북남미 등에 전체 매출액 80% 이상 수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2013년 1월 코스닥에 상장한 아이센스는 종업원 451명, 연간 매출 820억원(2014년), 당기순익 180억원으로 국내기업 중 혈당 측정 업계 1위를 당당히 차지하였으며, 2014년 World Class 300기업에 선정되었다.

㈜아이센스가 2010년 자가 혈당측정기 시장에서 로슈(Roche)와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 애보트(Abbott)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한데 있다.

회사는 혈당 측정 시스템과 관련해 52건, 전해질 분석기와 관련해 20건 등 총 82건의 국내외 등록특허와 이를 포함한 150여편의 등록 및 출원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3) (주)아이센스의 파괴적 혁신 성공요인

(주)아이센스의 파괴적 혁신 성공요인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대학 실험실의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하여,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학습을 통해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출시했다는 점이다.
 
(주)아이센스의 창업자인 차근식, 남학현 교수의 경우 매년 10편 이상 논문을 발표하는 등 꾸준히 연구에 몰입하여 세계 수준의 원천기술을 확보하였으며, 이를 통해 국내외 명성이 쌓이면서 우수 인재, 정부 지원, 인적 네트워크 등 사업화 필요한 자원이 형성되었다.

일반적으로 파괴적 혁신을 통해 시장에 출시되는 초기 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성능이 낮은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품질과 제품제조 원가를 확보하였다.

둘째, 기존 기업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있지 않지만 시장의 수요가 분명하게 존재하는 분야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주)아이센스는 설립 초기, 휴대용 혈당측정기 등 바이오화학 센서 기술을 이용한 의료기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에 몰두하였으나, 기존의 국내 제약회사들은 이 기술의 라이센싱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녹십자의 경우 투자만 했지 본 기술을 활용한 자체 사업화에는 무관심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아이센스는 기술라이센싱이라는 초기 사업모델을 변경하여, 분명한 미충족 수요가 충분한 규모로 존재하는 휴대용 혈당측정기 시장에 진입하여 독자적인 제품개발과 상용화를 추구하였다.

셋째, 제품의 생산과 판매에 필요한 보완적 자원과 역량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했다는 점이다.

시제품 개발단계에서 임상연구를 위한 병원 의대 교수들과의 공동연구, 제품의 생산설비 개발과 제작을 위한 청계천의 기계제작소와의 공동개발, 채혈기 개발을 위해 충북대 연구팀과 공동연구, 제품의 판매확대를 위해 국내외 업체에 자체 개발한 혈당 스트립을 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등 다양한 제휴 전략을 활용하여, 자사 제품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였다.

넷째,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전략의 유연한 진화를 들 수 있다.

파괴적인 기술을 라이센싱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출발한 (주)아이센스는 혈당측정기기와 핵심소모품인 스트립의 자체 생산과 판매하는 모델로 변화시켰으며, 국내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혈당센서에서 다른 의료용 측정 및 분석기기로 제품을 다각화하는 사업전략의 진화가 이루어졌다.

다섯째, 수평적인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들 수 있다.
 
파괴적인 기술의 지속적인 혁신,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전략의 유연한 진화를 위해서는 조직구성원들 간의 신뢰, 조직에 대한 헌신과 몰입, 팀워크, 외부 인력의 영입에 따른 개방성 등을 필요로 하며, 초기 두 교수가 만든 자유로운 분위기의 실험실 문화가 회사의 조직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조직 상하간의 권위와 위계 보다는 상호 존중과 신뢰의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무진서비스 사례 - 차량 및 산업용 배터리 제조설비 파괴적 혁신

(1) 무한대로 전진하라… “연구노력(硏究努力)하는 무진(武珍)”


중소·벤처기업들의 혁신은 신생의 어려움(Liability of Newness), 규모의 어려움(Liability of Smallness), 국제화의 어려움(Liability of Foreignness)를 이겨내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사업장이 소재하고 있는 경우 ‘지방소재의 어려움(Liability of Geography)’까지 더해지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소재하고 있는 (주)무진서비스는 1988년 11월 첫 사업을 시작한 이래 2014년 매출액 기준 ‘차량 및 산업용 배터리 제조설비’분야 세계 1위 등극을 기대하고 있다.

100여년 정도의 업력을 가진 영국의 TBS社, 이탈리아의 SOVEMA社 등 한때 (주)무진서비스가 열심히 배우고 그 뒤를 따르던 업체를 26년이 지난 지금은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간 무진서비스는 업계 최초로 ‘턴키방식 수출’과 고객사를 위한 ‘무한대의 서비스’를 통해 차량 및 산업용 배터리 제조설비 분야 세계 1위에 도전해왔다.

2014년 예상 매출액은 약 300억원 이상, 영업이익률은 약 20%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2014년 말 기준 임직원은 42명으로 임직원 일인당 매출액이 약 7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 된다.

또한 전체 매출의 약 80% 가까운 금액을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 등 세계적 배터리 제조사들의 세계 각지 제조현장에 수출을 통해 시현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영활동을 통해 (주)무진서비스의 최은모 대표이사는 ‘3년간 영업활동이 전무하더라도 임직원의 고용을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어느 정도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 배터리 제조설비 산업에서 (주)무진서비스의 파괴적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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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혁신의 관점에서 (주)무진서비스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첫째, 글로벌 업계 최초‘단위설비의 턴키방식 수출’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차량 및 산업용 배터리 제조업체는 전통적으로 유럽과 북미 소재 기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에게 제조설비를 공급하던 회사들 역시 본 기업들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에 소재하고 있다.

즉 제조설비 업체의 기존 경쟁력은 배터리 제조사와의 ‘지리적 근접성’을 기초로 한 설비의 개별화된 개발과 유지보수에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중반부터 배터리 제조사들이 생산기지를 다원화하기 시작하면서 최은모 대표이사는 기회를 발견하였다.

배터리 제조설비 분야는 규모면에서 설비회사가 제조사와 함께 동반 해외진출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전형적인 분절산업(fragmented industry)의 특성을 지니고 있어 해외 제조현장에 표준화 되지 못한 제조설비 공급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제조사 입장에서 볼 때는 원가절감과 효율향상을 위해 해외생산기지 다원화를 추진하는데 특별히 속도나 효율성 그리고 이동성을 제고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주)무진서비스가 택한 방식은 배터리의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전과정을 단위설비화하여 턴키방식으로 배터리 제조사들의 해외생산기지에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즉, ‘표준화된 패키지 설비’를 공급함으로써 원가절감과 수율 향상 등을 목적으로 한 제조사들의 해외공장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창업자인 최은모 대표이사가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화천기공(주)에서 생산, 개발 그리고 기술영업 등 산업용 설비 분야의 현장에서 10여년정도의 경험을 통해 제조사가 필요로 하고 또 실제적으로 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간파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주)무진서비스가 처음 시도한 ‘턴키방식 수출’은 이제 주요 배터리 제조설비 업체들이 채택하는 방식이 되었으나, 본 기업은 선발자로서 앞선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이 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업체들과의 경쟁력 차이가 더욱 커 질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 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세계적 제조사들이 원가절감을 주요 목적으로 기존 유럽과 북미 지역의 현지 제조라인의 축소와 함께 아시아 지역 등으로 제조현장을 이전하는 흐름이 본격화 되었다.

앞서 기술한 것과 같이 (주)무진서비스는 브랜드, 규모, 국제화 경험, 지방소재의 핸디캡 등 해외수출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에는 제약요소가 훨씬 더 많은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지방 중소기업들은 종합상사를 통해 해외수출을 행하는데, (주)무진서비스의 경우 제조설비인 관계로 제3자를 통한 수출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최은모 대표이사는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해외시장을 개척하기로 결심하고 여러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 현재 80%에 가까운 매출액을 해외시장을 통해 시현을 하고 있다.

특별히 유럽과 북미업체들을 상대로 하다 보니, 기술적 차별화와 함께 디자인 차별화 등을 함께 해야 상품성을 더욱 평가 받을 수 있는 특성이 파악되었다.

이에 10년 전부터 임직원의 ‘눈높이’를 세계화시키기 위해 가족을 동반한 해외연수를 매해 시행하고 있다.

또한 매주 화요일은 ‘임직원 학습의 날’로 지정하여 최은모 대표이사가 예외 없이 참석하는 등 기술 및 경영분야의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혁신의 속도와 효과성을 배가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셋째, ‘무한 서비스’ 철학과 실천이라 할 수 있겠다. (주)무진서비스는 제조설비를 제조·공급하는 설비 엔지니어링 회사이다.

공급한 제조설비에 문제가 발생하여 제조사들의 생산활동에 차질이 발생될 경우 제조사들에게 많은 피해가 발생되게 된다.
 
따라서 철저한 품질관리는 기본이고 제조사들의 공정과정에서 운전상의 부주의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제조사의 생산 활동에 차질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철학이 내재된 것이 ‘무한 서비스’이다.

이에 대한 의지를 담기 위해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라는 행위적 표현을 사명에 담았으며, 회사의 로고에도 ‘무한대’의 수학기호를 표현하였다.

(주)무진서비스에는 세계 각지의 제조사들에 대해 사전적 서비스(Before Service) 프로그램과 함께 제반 운전상의 문제 발생 시 회사의 비용이나 손해를 감안하지 않고 고객인 제조사 문제해결에 최우선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가 정착이 되어 있다.

(주)무진서비스의 경우, ‘단위설비의 턴키방식 수출’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업계에서 최초로 소개하였고, 경험도 없고 지방소재 중소기업이라는 핸디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한 도전적 영업활동을 전개하였다.
 
또한 고객인 제조사의 생산현장에서 문제 발생 시 비용이나 손실을 감안하지 않고 고객사의 문제해결에 최우선하는 ‘무한 서비스’의 철학과 실행도 기존 업계에서는 시도해 보지 못한 내용을 선도적으로 실행에 옮기고있다.

즉,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 시키는 ‘역발상’의 과정이었고 업계를 재편 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라 할 수 있겠다.


(3) (주)무진서비스의 파괴적 혁신 성공요인

(주)무진서비스가 ‘무명의 어려움’, ‘규모의 어려움’, ‘국제화의 어려움’ 그리고 한국적 특성에 기반한 ‘지방소재의 어려움’ 등 중소벤처 기업들이 갖고 있는 제약요인들을 극복하고 파괴적 혁신에 성공한 요인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수요자의 변화하는 니즈에 대한 통찰과 그로부터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둘째, ‘창조적 역발상’을 통해 기존 기업들과는 차별화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공하는 사업전략이다.

셋째, 니치마켓을 찾아 창업 초기부터 추진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넷째, ‘무한 서비스’라는 고객의 문제 해결을 최우선 하는 제도와 문화의 정착이다.


딜라이트 사례 - 저가보청기의 파괴적 혁신

(1) 보청기의 적정기술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통한 파괴적 혁신

딜라이트(Delight)는 “돈이 없어 듣지 못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하는 목표 아래 김정현 대표가 2010년에 창업한 보청기 개발·생산업체이다.

김정현 대표는 인도의 아라빈드안과병원(www.aravind.org) 및 오로랩(www.aurolab.com)을 벤치마킹하여, 맥도날드 방식으로 표준화와 원가절감을 통해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한 적정기술 사업모형을 구상하였다.

백내장 렌즈 및 의료용품을 생산하는 오로랩은 누구든지 이용 가능한 가격에 첨단 의료기구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표준화 및 특허권 회피 전략으로 이를 실현하여 글로벌기업에 비해 월등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가격대는 시장의 1/10 수준이다.

딜라이트는 취약계층 노인들이 보청기를 구매할 수 있기 위해서는 보청기 한 대당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수준으로 제품가격이 책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당시 34만원) 이 가격대의 저가형 제품을 만들기로 목표를 정했다.

저가 보청기를 만들기 위해서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제반 노력과 적정기술 설계 방식이 적용되었다.

딜라이트가 저가 보청기를 개발한 과정은  그림 4  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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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딜라이트 보청기의 파괴적 혁신 성공요인

딜라이트의 파괴적 혁신 성공요인은 ① 정부보조금 수준의 가격 책정 등 마케팅 전략, ② 표준화 제품의 설계 및 차이보정 방식의 적정기술 개발, ③ 기업가의 열정, ④ 외부자원의 적극 활용에 있다고 하겠다.


중소기업의 파괴적 혁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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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체보유 역량이나 자원이나 역량이 부족하다.

이러한 여건에서 중소기업이 파괴적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과 접근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이상에서 살펴본 세가지 사례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들의 파괴적 혁신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중소기업에서는 특히 기업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창업자의 기술역량과 열정, 비전, 전략에 대한 이해와 이의 수립과 실행 능력, 고객의 어려움에 대한 공감 등이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파괴적 혁신을 이끌어낸다.

(주)아이센스의 두 교수는 바이오센서라는 새롭게 대두되는 기술 분야에서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기술역량을 축적하였으며, 이를 활용하여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한 자가혈당측정기를 사업화 하고자 하는 열정과 비전을 갖고 있었다.

(주)무진서비스의 최은모 사장은 산업용 설비의 개발과 생산에서 영업 및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장 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변화하는 수요자들의 니즈를 통찰하고 ‘턴키방식’이라는 창의적인 제품/서비스 제공방식을 개발해 냈다.

둘째, 중소기업이 글로벌 마켓 리더가 되기는 어렵더라도 집중전략을 통해 틈새시장에서는 충분히 리더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포함하여 시장기회를 잘 탐색하고 찾아내는 기회창출능력이 파괴적 혁신의 핵심성공요인이다.

(주)무진서비스는 배터리 제조회사들의 해외 공장 증설에 따른 제조 설비에 대한 니즈 변화를 정확히 포착하고, 기존 기업과 다른 방식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틈새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되었으며, 딜라이트는 취약계층 노인들의 저가 보청기에 대한 니즈에 집중하여 맥도널드 방식의 보청기를 창안해 냈다.

셋째, 중소기업의 부족한 자원을 보완하는 방법은 외부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산학연협동 등 협력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파괴적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기업이 갖고 있지 않은 다양한 보완적 기술과 생산 및 판매 자원이 필요하며, 새로운 공급사슬, 기업 간 협력체계, 고객관계 구축도 요구된다.
 
(주)아이센스는 생산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제조설비 업체로부터 설비를 도입하는 한편, 국내 기계제작소들과의 공동개발을 통해 생산설비와 기술을 확보하였다.

딜라이트의 경우에도 기존업체로부터 한국인의 귀모양틀을 저렴하게 구매하여 이를 분석하여 표준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아울러 대학에서 개발한 3D 스캐닝 기술을 잘 활용하였다.

넷째, 파괴적 혁신에서 기술혁신능력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마케팅 전략이다. 가격책정(Pricing), 유통의 방식 등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마케팅 전략의 구사가 필요하다.

(주)아이센스는 국내외 의료기기 생산 및 유통업체에 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한편 독자적인 브랜드로도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혈당측정기기와 소모품인 스트립을 통합해서 제공하기도 하고, 타사의 혈당측정기에 자사의 스트립을 공급하기도 한다.

(주)무진서비스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영업활동을 전개하였으며,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고객들에 차별화된 사전, 사후 서비스 제공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중소기업은 신생/경험의 어려움, 규모/자원의 어려움, 시장/수요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의적 접근, 외부자원 활용,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파괴적 혁신에 성공하고 경쟁력을유지할 수 있다.
 



01 Timmons(1999)에 의하면, 획기적 혁신의 90%는 중소기업에 이루어졌다.

02 딜라이트는 2011년 대원제약에 인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