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6

특별기획06 - 중국의 신성장동력 IoT, 기회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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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도 저렴한 생산원가, 넓은 시장, 막강한 자본,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의지 등을 바탕으로 중국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선전(深圳; 심천) 등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의 혁신 제조클러스터들은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등의 혁신클러스터와 연계하여 향후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
된다.

서비스와 솔루션 분야에서 부가가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물인터넷산업의 특성상 국내기업들은 중국의 제조네트워크를 자사 서비스와 솔루션의 경쟁우위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인터넷으로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 또는 환경을 지칭한다.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 전자기기는 지금도 많이 사용되지만 사물인터넷은 이보다 한걸음 더 진보해 사람의 개입이 없거나 최소화된 상태에서 사물들간 스스로 정보를 주고받아 사람이 생활하기 편리한 환경을 조성하거나 각종 생산 및 감시 등 생산성과 관련된 환경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최근에는 딥러닝(Deep Learning)이나 빅데이터(Big Data) 등과 맞물려 기존에는 인력동원을 통해서만 가능하였던 간단한 상황인식 및 판단기반 문제해결의 영역은 물론 운송, 운전 등 복잡한 인식과 판단이 필요한 영역까지도 사물인터넷의 영역에 편입되고 있는 중이다.

사물인터넷 관련 주요기술은 블루투스나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사물간 네트워크, 센서데이터, 빅데이터 분석알고리듬, AP(Application Processor)나 SoC(System on Chip) 등의 프로세서 등이다.

가치사슬 측면에서 사물인터넷 산업은 소형센서를 탑재한 각종 제품 및 부품의 제조, 이를 사용자와 연결하는 게이트웨이(Gateway) 또는 플랫폼, 그리고 사물로부터 수집하고 게이트웨이를 통해 전달받은 데이터를 가공해 제공하는 서비스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시장성 등으로 인해 정체되어 있던 사물인터넷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의 확산으로 인한 센서 및 프로세서 기술발달 및 생산가격의 하락, 모바일 및 무선네트워크의 커버리지영역 확대 등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컴퓨터 속에서만 존재했던 인터넷이 오늘날 자동차, 전자제품, 각종 시설물 등 어떤 사물과도 융합,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주는 시대가 성큼 다가선 것이다.

특히 사물인터넷은 개인생활의 편의증진을 넘어 사회,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혁신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각국의 기업들은 물론, 정부까지도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IoT의 현주소

Marchina Research에 따르면 전세계 사물인터넷 시장의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2,000억달러(약 214조원) 규모에서 2022년에는 1,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시장의 성장이 무섭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1년 2,627억위안(약 45조 9,882억원) 규모였던 중국 사물인터넷 시장은 2012년에는 38.6% 성장한 3,650억위안(약 63조 8,969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2015년에는 7,500억위안(약 131조 2,950억원)을 넘어서며, 2020년에는 1조위안(약 17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SIM을 이용한 사물간 인터넷 연결회선 1억 8,900만개 중 중국회선의 비율은 27%인 5,000만 회선에 달하며, 이 중 3,900만개 회선이 2010년에서 2013년까지 4년간 신규로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에서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홈 영역에서는 이미 하이얼, 샤오미, 화웨이 등 전자제조업체는 물론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플랫폼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의 합종연횡을 통해 스마트홈 솔루션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도 사물인터넷의 도입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 푸동국제공항은 무선센서 네트워크를 도입, 침입탐지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우한市는 ‘스마트도시 건설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오수처리 운영 및 관리 종합플랫폼을 설치하기도 했다.


중국정부의 육성정책

중국정부는 사물인터넷 분야에 대한 육성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해왔으며, 이와 관련된 과감한 투자 및 지원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2005년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계획 개요”(2006~2020년)를 발표하면서 그 일환으로 사물인터넷을 선정하였다.

2009년 중국정부는 사물인터넷을 국가 과학연구의 중점분야로 발전시키기 위해 센서네트워크 정보센터인 ‘감지중국(感知中國)센터’를 설립하고, ‘강력한 스마트그리드(Strong Smart Grid) 발전계획’을 마련하였다.

2010년에는 M2M(Machine to Machine)을 10대 유망기술로 선정, 2010년 4월 상하이 인근에 사물지능통신센터(1,342억원 투입)를 세계최초로 구축하는 한편, 장쑤 사물인터넷 연구발전센터를 구축하고, 중국최초로 50억위안 규모의 사물인터넷산업 투자기금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2010년 10월에는 사물인터넷을 포함한 차세대 정보기술을 ‘국가 7대 전략 신흥산업’에 편입시켰다.

2012년부터는 사물인터넷이 핵심 육성아젠다로 독립되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사물인터넷에 초점을 둔 정책이 나왔다.

2012년 2월 사물인터넷 5개년 계획인 ‘사물인터넷 12차 5개년 발전규획’을 발표하면서 총 50억위안(약 8,753억원)을 지원했다.

또한 2013년에는 2015년까지 핵심기술을 확보해 기초적 사물인터넷산업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상하는 중국기업

중국정부의 주도하에 서서히 기지개를 켜던 중국의 사물인터넷 관련산업은 2013년을 기점으로 ‘기업주도’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정부의 사물인터넷산업 지원정책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사물인터넷에 대한 인지도가 확산되어 기업들의 투자가 본격화된 측면은 물론, 사물인터넷 분야가 중국내 IT기업들간 경쟁의 핵심격 전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가전 및 플랫폼 분야에서는 스마트홈 테마위주로 사물인터넷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어 가고 있다.

중국 토종기업인 창홍,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TV업체와 하이얼, 메이디 등 생활가전업체, 레노버, 샤오미 등 IT기기업체는 물론 알리바바, 텐센트 등의 플랫폼 및 인터넷 서비스기업들까지 스마트홈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국기업 최초로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한 하이얼은 주거생활의 쾌적함 증진을 핵심 소비자가치로 삼고 스마트홈 시스템인 U-홈(Home)을 출시했다.
 
U-홈은 통신망, 인터넷, 라디오·TV 방송망, 전력망 등을 통합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유무선을 결합해 모든 설비간에 서로 정보전달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U-홈은 PC, 통신제품, 전자제품과 스마트홈 시스템, 안전보호 시스템 등을 자동식별하고 관리할 수 있다.
 
더불어 가전, 안전보호, 조명, 가스 유출 및 용수 누수감시도 가능하다.

2014년 3월 메이디그룹은 공기, 물건강, 에너지 안전·보호 등 4대 스마트관리시스템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메이디는 30억위안(5,170억원)을 투자해 순더(順德)현에 글로벌 스마트 가구 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메이디는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알리윤과 사물네트워크 시스템 및 빅데이터 사용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 향후 메이디의 모든 시리즈 제품은 알리윤과의 협력플랫폼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스마트화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으로 히트를 쳤던 샤오미는 최근 몇년간 스마트TV, 스마트박스, 스마트 라우터 등을 잇달아 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업체 화룬완샹과 손잡고 스마트홈 플랫폼을 출시했다.

샤오미의 스마트홈 플랫폼은 공기청정기, 에어컨, 가습기, CCTV 카메라, 스위치, 콘센트, 커튼, 커피머신, 적외선 센서기 등 스마트설비 제어기능을 갖추며 화룬완샹의 고급건물에 적용될 예정이다.

텐센트는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서비스인 “WeChat”을 자사 스마트홈 전략의 구심점으로 삼고, 스마트 하드웨어에 적용되는 WeChat API를 개발하여 배포하였다.

현재는 iHealth AM3, Mambo, BonBon, Honor 등 스마트밴드 제조브랜드 4곳과 제휴하여 위챗 API를 탑재하는 등 주로 웨어러블 영역에만 국한되어 있으나, 텐센트는 향후 “WeChat”에 기반한 스마트 하드웨어 파트너십을 가전 등 스마트 하드웨어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홈 등 가정 및 소비자용 솔루션 이외의 영역에서는 중국 3대 이동통신사들이 사물인터넷 서비스 및 솔루션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은 2013년말 기준으로 이미 3,200만개의 사물인터넷 관련 서비스회선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내 31성 217개 도시와 무선도시 건설 협약(Wireless City Construction Agreement)을 맺고 사물간 통신인프라 확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지방정부들과의 견고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의료, 에너지, 농업, 광업, 교통 등 총 10개 영역을 사물 인터넷의 핵심사업 영역으로 삼고 관련 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에서 운영 중인 건축공사지역 주변소음 모니터링솔루션, 허난성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채광정보, 산둥(山東)지역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산림순찰 시스템 그리고 신장 및 산둥 지역에서 운영 중인 통합 유전관리 시스템 등이다.

중국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도 사물인터넷 활용에 적극적이다. 상하이 푸동국제공항은 약 3만개의 무선센서 네트워크를 활용한 침입탐지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우한(武漢)시는 스마트도시 건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활용하여 오수처리 운영, 관리를 위한 종합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IoT 육성활용 및 대응전략

‘세계의 제조공장’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막강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글로벌 제조업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은 이미 원가경쟁에서 기술 및 부가가치 경쟁으로 자국의 핵심역량 축을 빠르게 전환해 나가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중국정부의 자국기업 육성 우선주의에서 기인하는 높은 정책적 불확실성과 모호한 지식재산권 조항 등은 외국기업들이 마음놓고 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어 큰 장애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국의 IoT시장 성장과 관련하여 국내기업들에게는 중국시장 진출의 기회요인보다는 오히려 향후 중국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솔루션 기반 해외진출을 시도하게 될 위협요인이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제품 및 부품만으로는 부가가치 창출이 쉽지 않을 IoT산업의 특성상 단기적으로는 서비스 및 솔루션을 통한 시장진입을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나, 수익회수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점에서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노출될 가능성이 수익성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국의 사물인터넷 관련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다양한 리스크들을 사전에 철저히 고려한 후 진출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장기적으로 중국내 저렴한 IoT 관련기기 및 부품 가치사슬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국내 및 해외시장에 가격경쟁력이 높은 솔루션과 서비스를 납품하는 방향으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선전을 비롯한 중국내 다양한 지역에 형성되어 있는 산자이(山寨) 기반 제조네트워크는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등 다양한 혁신클러스터와의 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중국기업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제조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시제품, 완제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따라서 IoT에 관심이 있는 국내기업들은 이러한 중국의 제조업 혁신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국내외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솔루션, 서비스 측면에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전략적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