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술경영인인터뷰

줌인리포트 -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 최영신 대표이사

 

줌인리포트에서는 혁신기업의 대표나 연구소장 등을 만나 기술경쟁력을 향한 열정과 노력을 알아봅니다.


향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기술의 해법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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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정라희(자유기고가)  I
사진 _ 김상곤(라운드테이블 이미지컴퍼니)


눈에 보이지 않는 향기로, 가시적인 효과를 내는 기업이 있다.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는 국내에 처음으로 ‘향기마케팅’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곳.

사람을 기분좋게 하는 향기에서 출발한 기술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항균’, ‘안전’, ‘친환경’ 등으로 진보하고 있다.

향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차별화된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의 최영신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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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마케팅’ 바람의 주역

최영신 대표는 ‘국내에 향기마케팅을 첫 도입한 사람’으로 통한다.

과거 인천 남동공단에서 제조업에 종사했던 최 대표는 1995년 즈음 사업가로서 위기를 겪었다.

반쯤은 이민을 마음먹고 ‘새로운 아이템을 찾겠다’며 건너간 뉴질랜드에서 그는 현지에 거주하던 지인으로부터 향기마케팅을 접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향기마케팅’이라는 용어도 개념도 생소했지만, 최 대표는 한번 더 승부수를 던져보기로 했다. 뉴질랜드 기업과 계약을 맺고 새출발을 시작했다.

“향기마케팅이 생소한 분들에게 이런 예를 들려줍니다. 중고차 매장에 가면 자동차 안에 새 차의 가죽향기를 중고차 안에 뿌려놓습니다. 그러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이 차가 나온 지 얼마되지 않은 차구나’ 하고 느끼죠. 빵집에는 빵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커피향을, 속옷매장에 섹시한 향기를 뿌려두는 등 의류매장에는 각 타겟이 선호하는 향수향을 뿌려주는 겁니다. 이를 통해 매장만의 고유한 느낌을 전달하고 고객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해 매출을 높이는 것이 향기마케팅이라 할 수 있죠.”

국내최초로 향기관리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했지만, 초창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사업시작 2년만에 IMF가 닥친 것.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터라 2배 이상 폭등한 환율을 감당할 수 없었다. 현지 공급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반응은 냉랭했다.

결국 국산화만이 답이라 여긴 최대표는 그때부터 독자기술 개발에 골몰했다. 제조업에 오랫동안 종사해왔던 터라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렇게 1996년 10월 순수 국산기술로 국내 편백나무 정유를 이용한 삼림욕 향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개발투자도 계속 이어갔다.
 
1999년 연구개발전담부서로 시작한 연구파트는 3년 후 기업부설연구소로 확장됐다. 그리고 매년 매출의 20%를 기술개발에 투자했다.

지금도 직원수 10명을 갓 넘긴 작은 회사지만 연구관련 인력만 4명에 달할 정도로 기술개발을 중요시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가 개발한 기술은 수십여종에 달한다.

이랜드그룹의 후아유 전국매장에서 나는 특유의 향기를 비롯해, 최근에는 미국 실내공기 관리 전문기업인 프롤리텍과 손잡고 글로벌기업인 아베크롬비앤피치 한국매장에도 향기를 공급하고 있다.


향기에서 출발한 기록물 관리기술

기술개발 초창기부터 화학적으로 합성된 인공향이 아닌, 천연 허브오일 향을 바탕으로 친환경 상품개발에 매진해온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향기기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그 중에서도 해충관리를 포함한 항균향기는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의 또다른 사업영역이다.

“여름철에 모기나 파리가 많지 않습니까? 해충이 기피하는 향기를 분무하면 매장 안에 모기나 파리가 접근하지 않아요. 충남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향기를 통해 향기관리의 영역을 유해 미생물 관리까지 확대했습니다. 천연식물성 약재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해 인체에도 해가 없지요.”

이 같은 향기기술은 유해 세균이나 곰팡이 제거 및 예방에도 적잖은 효과를 발휘했다.

그 가운데 국가기록원에서 ‘친환경 기록물 및 문화재 소독장비’ 개발의뢰가 들어왔다.

지금도 조선왕조실록 등 중요한 기록물은 다음 세대까지 전하기 위해 철저한 관리를 거친다.

주기적으로 해충이나 곰팡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하고 미세한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바로 소독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국내에서 이런 문화재 등의 중요 기록물을 관리할 수 있는 장비가 전무했다.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한 장비를 국내에서 사용했죠. 그런데 과거 사용하던 약재는 메틸부로마이드나 에칠렌옥사이드라는 맹독성 약품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메틸부로마이드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로 지목되어 전세계적으로 사용이 중단되었고, 에칠렌옥사이드는 1급 발암물질로 인체에 유해해 사용여부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경친화적으로 기록물을 소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대기업을 비롯한 여러 항균, 방충 관련기업에도 제안이 돌아갔지만 결국 연구개발에 돌입한 것은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였다.

특정영역에 집중한 기술이었기에 대기업에서는 ‘시장성이 없다’며 처음부터 손을 놓았던 것. 하지만 최 대표는 이익보다 가치를 먼저 보았다.

충남대와 한국기계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장비와 약제개발에 나섰고, 결국 식물추출성분의 약제를 사용하는 세계최초 친환경 기록물·문화재 소독장비인 바이오-마스터(Bio-Master)와 서고·수장고 환경관리 시스템인 울트라-펠(Ultra-Pel)을 개발했다.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는 이 장비를 통해 국내특허는 물론 NEP(New Excellent Product, 우수 신제품)와 NET(New Excellent Technology, 우수신기술) 인증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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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지킴이로 나선
세계최초 친환경 소독장비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친환경 기록물·문화재 소독장비는 모델별 사양에 따라 60권부터 최대 600권까지 한번에 소독할 수 있다.

100% 천연식물 추출물을 주원료로 만든 친환경 소독약제 역시 특허받은 제품. 약제를 급속 기화하는 방식으로 소독해 분무방식에 비해 기록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소독시간이 짧다.

위험물자격증 소지자가 필요없어 누구나 소독작업이 가능한 데다 소독 후 별도 후처리 공정이 없어 경제성도 뛰어나다.

최 대표는 이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당시 국가기록원에서 근무하던 미생물 전공 보건연구사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했고, 한국기계연구원 부장 출신 연구원을 기획실장으로 영입하는 등 인력보강에도 나섰다.

한편으로 최 대표는 단순히 균과 해충을 없애는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의 제품을 사용했을 때 기록물 등 피소독물의 재질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고민했다.

500년, 1000년 후에도 무사히 후손들에게 기록물을 남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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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조건을 최악으로 만들어서 재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합니다. 흔히 일반 도서관에서 자주 보는 자외선 소독기는 오히려 기록물의 수명을 단축시킵니다. 보존가치가 없는 자료를 소독한다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겠지만 보존을 염두에 둔 기록물은 자외선으로 소독할 수 없어요. 우리는 국제시험방법을 적용해 소독효과와 안전성 검증을 마쳤습니다. 이제는 우리 제품을 일본에도 수출했습니다. 우리가 기술을 수입해오던 국가에 역으로 기술을 수출하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현재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의 제품은 일본은 물론 말레이시아, 오만, 리투아니아 등 여러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이제는 기록물 관리에서 시작한 기술이 다방면으로 확장 중이다.

정기소독은 일반적으로 2~3년에 한번씩 보존환경에 따라 이루어지지만 그보다 1년 365일 서고의 환경을 적정하게 유지시키는 것도 중요한 까닭.
 
(주)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상시소독 시스템은 서고와 수장고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생물학적 피해를 예방한다.

“이전에는 자격증이 없으면 기록물 소독장비를 가동할 수도 없었습니다. 유독물질을 사용해 방독면을 쓰고 작업해야 할 정도였으니까요. 또한 소독 후에는 잔류물질을 빼내기 위해 며칠동안 외부로 환기를 시켜야 했습니다. 폐기물 역시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비용이 따로 들어갔고요.”

최근에는 리투아니아 수출을 앞두고 유럽의 통합규격 인증인 CE인증까지 획득했다.

환경과 사람에게 무해한 기술로 국가적인 기록물을 장기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가치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최영신 대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초창기에는 개발시작부터 끝까지 다 관여하지요. 지금도 효과검증에는 제가 모두 참여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기술개발을 끌고나가기 어려워요.”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이제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는 최영신 대표. 향기에서 출발한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을 어디까지 바꾸어 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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