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특별기획 01 - 기업의 신뢰성경영 전략수립의 중요성과 미래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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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제는 무역위주로 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수출은 대기업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99%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 중에서 수출하고 있는 기업은 단지 2.7%에 불과01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특히 가격, 품질이나 디자인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02
 
중소기업의 수출은 대부분 B2B의 형태가 많은데, B2B 수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상대국의 구매기업과 제품일치도, 업무일치도, 믿음 등 여러가지 요소가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하여 나타낼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신뢰성인 것이다.



최근들어 제품이 고도화되고 사용환경 조건이 다양화되면서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고장이 나지 않는 완전제품을 요구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고 신소재, 신부품 및 새로운 생산기술 등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평가나 측정기술은 확보되지 않아 그로 인한 불신뢰나 불안전 요인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또한 최근 소비자의 권익보호가 강조되면서 등장한 제조물책임법의 발효, 기능안전의 요구증대 등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신뢰성을 향상시켜야 하는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어느 기업이건 신뢰성을 높이는 것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조직, 시설, 시스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노력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과 목표가 설정되어야 한다.

여기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신뢰성 향상을 위해서 어떤 정책을 수립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신뢰성경영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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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신뢰성을 확보하고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제품의 기획 및 설계단계에서부터 판매, 사용 및 폐기단계에 이르기까지 전생애(Life-Cycle)에 걸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신뢰성 경영 활동을 신뢰성 평가, 신뢰성 설계, 신뢰성 정보관리 및 신뢰성 기반구축활동 등으로 크게 분류하고자 한다.

신뢰성 평가는 대상부품 또는 제품의 신뢰성 수준이 얼마나 되는가를 확인하는 것으로 다시 신뢰성 시험, 신뢰성 예측, 고장분석 등의 활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신뢰성 시험은 대상부품의 신뢰성 수준을 시험을 통하여 파악하고자 하는 것으로, 신뢰성활동 중 가장 많은 활용을 보이고 있는 기본활동이다.

신뢰성 시험은 일정규격을 정해놓고 대상 아이템의 신뢰성 수준이 만족할만한가를 확인하는 신뢰성 인증시험, 아이템의 신뢰성 수준을 보증하기 위한 보증시험 등으로 그 목적에 따라 여러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신뢰성 예측은 신뢰성 시험을 실시하기 전 설계단계에서 아이템의 신뢰성 수준을 미리 예측하고자 하는 것이다.

신뢰성 예측방법은 FMEA, FTA와 같은 정성적 방법과 수명자료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고장률예측법과 같은 정량적 방법이 있다.

신뢰성예측 방법론은 신뢰성 시험을 계획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등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되어져야 한다.

신뢰성 평가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뢰성 정보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신뢰성 정보관리는 고장이나 수명과 같은 신뢰성 자료의 수집, 처리, 보관, 운영 등의 활동을 하여야 함은 물론 설계에 필요한 사용환경조건 정보의 관리, 시험데이터 관리, 필드 클레임 관리 등 신뢰성 평가와 설계에 관련된 제반 정보를 관리하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FRACAS의 활용을 적극 추천하고 있는데, 이는 고장이 발생하면 6하원칙에 따라 고장발생을 보고하고, 고장원인을 분석하여 시정조치를 취하고, 이들 과정을 데이터로 기록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편, 신뢰성 설계란 설계단계에서 신뢰성을 고려하여 설계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신뢰성은 결국 설계에 의해 결정되는 항목임을 감안하면 가장 효과가 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재질이나 부품의 선정, 제품구조의 결정 등과 같은 단계에서 고장발생을 적극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설계를 실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신뢰성 설계를 위한 여러가지 원칙과 절차가 제안되어 있고, DFR(Design For Reliability)과 같은 방법론이 제시되어 있지만, 설계는 대상제품에 따라, 또 그 회사의 수준에 따라 달라짐을 감안하면 각 기업마다 독특한 설계 가이드라인을 정하여 실시할 수밖에 없다.

신뢰성 설계는 신뢰성 관리활동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여러 신뢰성경영 활동들에는 그에 따른 여러가지 시설과 장비, 인력 등을 활용하여야 하고, 적용가능한 여러 기법이나 원리 등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필요하게 된다.

우리 기업에서 어떤 방향으로 이러한 활동을 실시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본의 마츠시타(현 파나소닉)가 취했던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표 1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마츠시타는 체제구축, 시험법 확립, 신뢰성 기술확립, 신뢰성 기반구축, 조직활동 등의 5가지 분야를 설정하고 이를 부품, 유닛, 완성품 등의 단계별로 구축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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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시타의 정책을 보면 신뢰성은 단지 부품이나 제품의 특성으로서만 고려된 것이 아니라, 기업 전체를 아우르는 경영활동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인식하에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발전하고 있는 신뢰성기술로는 조직의 신뢰성 수준을 평가하는 방법과 지식베이스의 구축을 들 수 있다.

사실 Set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Set-Maker만의 노력으로는 되지 않으며, Supply-Chain상의 모든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신뢰성에 관한 한 이들 기업간의 정보교류가 중요하다.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미국전기전자학회)에서는 이러한 조직적인 노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조직의 신뢰성 수준을 평가하는 표준규격을 개발하여 활용토록 하고 있다.

한편 신뢰성 향상을 위하여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신뢰성에 관한 지식이다.

자기가 만든 부품이나 제품이 고장나도록 설계하는 엔지니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품이 고장나는 이유 중 하나는 고장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제시된 방법이 다양한 신뢰성 지식을 축적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지식베이스의 구축이다.

신뢰성 향상활동은 품질과는 달리 비교적 장기간이 소요되며, 그 효과도 시장에서 나타나게 된다.

또한 신뢰성은 고가의 분석장비와 시험장비를 필요로 하게 되므로 적절한 투자가 있어야 하며, 신뢰성 지표의 관리도 경영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을 바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여러 활동들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모든 구성원의 전원참가가 필요하며, 기업내의 신뢰성에 대한 인식이 동일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일이 제품의 신뢰성과 크게 연관되어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최고경영자의 신뢰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는 이러한 활동을 선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신뢰성과 품질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광의적으로 보면 신뢰성은 품질의 한 요소라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신뢰성경영 활동은 품질경영활동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 ISO 9000과 같은 품질보증체제를 갖추고 품질경영활동을 실시하는 것과 조화롭게 신뢰성경영 활동도 마찬가지 모습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능안전과 신뢰성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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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살펴본 신뢰성 관리활동들은 하드웨어에 초점을 맞추어 고려된 것들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모든 제품에서 전장화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됨에 따라 소프트웨어 신뢰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신뢰성은 DB나 통신 등 그 자체적으로 중요한 분야도 있지만, 특히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신뢰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왜냐하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데 사용되고, 이러한 소프트웨어가 고장이 발생하게 되면 그 결과는 하드웨어에서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인명이 살상되는 안전사고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하여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의 신뢰성까지 향상시키고자 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기능안전(Functional Safety)이다.

기능안전은 1974년에 있었던 영국 Fixborough 사고나 인도의 보팔사고 등 화학공장의 엄청난 사고를 예방하고자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단지 화학플랜트만이 아닌 설비나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어야 함을 인지하여, IEC 61508과 같은 마스터 규격이 생겼고, ISO 26262(자동차)와 같은 분야별 규격이 제시되고 있다.
 
기능안전은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시스템들이 고장이 발생하게 되면 그에 따라 안전사고가 생기게 되므로, 이러한 안전시스템들의 신뢰성을 평가하여 대책을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즉 기능안전은 안전+신뢰성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기능안전은 우선 안전사고의 위해성을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시스템의 신뢰성,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실제 기능안전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블록다이어그램, FMEDA와 같은 기법은 물론 신뢰성 예측방법도 활용하여야 하는 등 신뢰성기법들이 다양하게 활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기능안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하드웨어에 대한 신뢰성경영 활동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와 병행하여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신뢰성 향상활동들이 실시되어야 한다.

IEC 61508에 따르면 소프트웨어는 평가보다 주로 유효한 신뢰성 보증활동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신뢰성의 경우 품질과 마찬가지로 시작은 신뢰성 평가, 특히 시험과 검사에서 비롯됨을 감안하면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도 정확한 시험방법의 구축이 시작되어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경우 설계엔지니어나 코딩엔지니어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많은 방법이 제안되고 있지만, 인간은 언제든지 실수가 가능함을 감안하면 결국은 정확한 평가체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기능안전은 아직까지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있지는 않다.
 
특히 가전제품이나 완구 등에는 아직 규격이 제정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CE마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기능안전 인증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나타나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요구가 증대될 것임을 감안하면 모든 분야에서 기능안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시작초기에 있어 다양하고 정교한 기법의 활용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에는 조직의 노력이나 경영진의 의지 등 신뢰성경영에서 요구하는 활동들을 평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기업에서는 이러한 동향을 잘 파악하여 대응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맺는말

신뢰성경영이나 개선활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면 소재나 부품의 신뢰성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발견하게 된다.

사실 부품이나 소재를 외국이나 시장에서 구입하는 경우 또는 엔지니어가 관련 신뢰성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한 경우 해당 소재나 부품을 평가하거나 분석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협력업체에서 구매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실시하여야 하는 검사나 시험 또는 공정관리 등에 대하여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포드 자동차에서는 최근 제품에서 신뢰성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시스템 인터액션, 즉 부품과 부품과의 정합성, 부품과 모듈,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 문제를 들고 있다. 이것은 고장은 사용환경 조건에서 대부분 비롯된다는 과거의 이론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제품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소재나 부품의 신뢰성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최근들어 기업생태계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기업생태계란 기회환경의 테두리내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합하여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이해관계자들의 강력한 공진화를 꾀하는 일종의 경제적 공동체를 일컫는 것이다.

이제 기업들간의 관계는 산업의 구분을 뛰어넘는 기업생태계(Business Ecosystem)로 인식할 수 있으며, 기업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진화하는 체계로 생각할 수 있다.

기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해야 하며, 사업영역내에서 사실상의 표준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6시그마를 창안한 마이클 해리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려면 불량품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결국은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필요한데, 차별화의 해결책은 바로 새로운 가치창출이다.

없는 시장을 만들어내고, 기존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인력, 조직, 문화를 혁신하는 것 등이 가치창출이다.”라고 하였다.03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길목에 서있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새로운 가치창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뢰성 혁신이다.

과거 품질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세계 10위의 무역대국이 된 것처럼 이제는 신뢰성에 집중하여 선진국으로 확실하게 진입하여야 할 시대적 요청의 달성을 위하여 우리 기업은 물론 기업생태계의 모든 구성요소가 함께 신뢰성경영 활동에 참여하여야 할 것이다.
 


01 민경기, “중소기업 수출지원사업 지원체계 및 활용방안,” Machinery Industry, 34-43, 2012.9

02 한국무역협회, “최근 중소기업 수출동향과 수출확대방안,” Trade Focus, 1-34, 2013.2

03 한국경제신문(2004.6.12)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