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술경영인인터뷰

최고기술경영인 인터뷰 - (주)에스폴리텍 이혁렬 대표이사

최고기술경영인 인터뷰에서는 기술경영인과의 대담을 통해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기술경영인의 역할과 리더십 그리고 향후계획 등을 알아봅니다.

국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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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작성_ 강석철 교수(한국기술교육대),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이종민 과장(산기협)

대 담_ 이혁렬 대표이사((주)에스폴리텍)


(주)에스폴리텍은 충북 진천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분야지만 국내 최정상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기업이 되기까지 7전 8기의 도전정신과 넘치는 에너지로 아직도 현장을 누비는 한 기업인이 있다.

30년 엔지니어 외길인생을 걷고있는 에스폴리텍의 이혁렬 대표가 바로 그 장본인이다.
 
몇 시간의 인터뷰 일정을 잡는 것조차 쉽지 않을 만큼 오늘도 해외시장을 누비며 한국의 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 이혁렬 대표의 파란만장한 기업육성 사례를 들어보기로 한다.



고성능 플라스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시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ngineering Plastic. 이하 EP)이란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플라스틱으로 내열성과 강도가 큰 공업용 플라스틱을 말한다.

세계적인 환경·에너지 이슈에 적합한 신소재로 인식되면서 자동차 및 전기전자 부문의 발전과 연계되어 연평균 약 5% 정도의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수요는 2011년 전세계 수요 950만톤 중 약 28%인 270만톤에 달하며, 2017년경 세계 수요는 약 1,250만톤(약 1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화학업계에서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동차 경량화소재의 연구개발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전자기기, 의료기기와 각종 산업용기기 부품에서부터 일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및 온실가스 저감, 부품의 성능강화에 대응하는 신소재 개발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분야에서는 연비경쟁이 심화되며 경량화를 위해 금속중심에서 EP 등의 신소재로 교체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것은 내열성 및 기계적 강도 등의 특성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 및 디자인 설계의 자유도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를 넘어선 7전 8기의 도전정신

이혁렬 에스폴리텍 대표는 충북대 화공과 졸업 후 삼영화학에 입사해 현장엔지니어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특유의 성실함과 실력 덕에 동종 관련업체 (주)세화로 스카우트되어서 38세의 젊은 나이에 공장장으로 승진하는 등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해외전시회 참관을 통해 기술추세와 경쟁사 동향 등을 상세히 살피면서 EP의 향후 성장가능성을 간파하고 1996년 말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창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IMF 외환위기로 촉발된 국가부도위기상황에서 그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운명을 겪게 된다.

“창업 1년 후의 일이었습니다. 독일 Breyer社로부터 2차 설비도입이 절실히 필요했으나,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환율이 800원에서 1,800원으로 폭등해 200만 달러 설비가 400만 달러 이상으로 급등했어요.”

제품생산을 위한 설비를 도저히 구입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여기에서 포기하면 회사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Breyer의 사장을 직접 만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국가부도위기 상태에서 이름 없는 중소기업 대표의 방문을 반겨줄리 만무했다.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지속적인 방문을 통해 상황을 설명하며 도움을 청했으나 번번이 무산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속담 하나만 믿고 지속적인 방문을 이어간 끝에 마침내 8번째의 방문에서 Breyer 사장의 면담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결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이 대표는 국내사정상 L/C(신용장) 결재는 불가능하지만 자신의 인간성과 신용을 담보로 설비를 공급해줄 경우 2년내에 반드시 상환할 것을 약속했다.

만일 상환을 못할 경우에는 자신의 아들이 장성하면 Breyer社에 보내 평생 육체적 노동의 댓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대를 이어 갚겠다는 강한 의지와 진정성으로 호소했다고 한다.

그 결과 Breyer社 사장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하였고, 그렇게 공급받은 설비비는 1년만에 모두 상환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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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폴리텍은 그날 이후 현재까지 라인 1개당 약 70억원 규모의 설비 9기를 도입하면서( 그림 1 참조) 오로지 신용을 담보로 설비들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며 돈독한 신뢰를 쌓아오고 있다.

사업초기 에스폴리텍은 플라스틱 원료를 구입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에도 이대표의 진정성과 열정, 비전은 위기를 극복하는 강한 힘이 되었다.

계속되는 원료공급 요구에 쉽사리 응하지 않던 국내 굴지의 대기업 신임사장은 마침내 직접 에스폴리텍을 방문하게 되고 이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원료공급을 약속했다.

“당신을 보니 최소한 돈을 떼어 먹을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판단한 모 대기업 사장은 사후결재 방식으로 기꺼이 원재료를 공급해 주었다고 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기관(機關) 주도의 인프라사업

에스폴리텍 창업 당시 전세계 EP시장은 일본의 미쓰비시, 스미또모 그리고 미국 GE, 유럽의 바이엘, ICI 등이 분할하고 있었으며, 국내시장은 외국기업이 거의 100%를 점유하고 있었다.

당시 EP에 도전하는 국내기업들도 있었으나 보유장비와 품질수준이 열악하여 대부분 사업을 포기하고 있었다.

범용 플라스틱과 달리 EP는 이물질과 티끌들이 거의 없는 고순도를 요구하고 있어 클린룸을 통한 청정도 관리, 최우수 장비 등을 보유해야 생산이 가능했다.

또한 당시 국내에서는 대기업조차도 주원료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생산할 수 없어 GE, 스미또모, 미쓰비시 등에서 수입을 통해 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에스폴리텍은 창업 이후 본격적인 판로개척 과정에서도 큰 장애물을 넘어야 했다.

제품의 특성상 일반 고객대상인 B-to-C가 아닌 B-to-B사업이기에 사업초기 개발된 EP를 적용할 수 있는 Test-Bed 선정이 무척 어려웠다.

그러던 중 이 대표는 우연히 서울의 강변도로를 운전하다가 투명방음벽이 설치된 것을 보게 되고 그것이 미쓰비시 제품임을 확인한다.

에스폴리텍의 제품을 일부구간에 적용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찼던 이 대표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방음벽을 설치한 원청사와 시청 등을 무수히 방문해 설득했으나, 이전에 설치한 Reference가 없다보니 번번이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는 결코 쉽게 물러설 사람이 아니었다.

또 한번 필사즉생의 각오로 원청업체와 기관 등을 8개월간 쫓아다니며 설득한 결과 원청업체로부터 일부 한 구간을 맡아서 설치하라는 주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지금은 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당시 영업담당 대리는 주문서를 보고 펑펑 울었어요.”라며 그날의 감동을 회고했다.

주문이 체결된 이후 설치작업은 속전속결로 진행되었고 평가 역시 성공적이었다.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미쓰비시 제품과 비교하여 성능과 품질 등에서 전혀 손색이 없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2000년 초반부터 에스폴리텍 제품으로 교체되면서 현재 대부분의 투명방음벽에 에스폴리텍 제품이 들어가고 있다.


에스폴리텍의 제품 포트폴리오

2013년 에스폴리텍의 매출은 약 1,300억원, 영업이익률은 5%수준이며 1인당 매출액은 약 9억원에 달하는 매우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에스폴리텍은 EP를 주력사업으로 하여 목표시장은 도로변의 투명방음벽 등 다양한 건자재 분야, TV/Display의 도광판 분야와 향후 성장성이 우수한 Multi Wall 그리고 LED 조명시장용 등으로 확대·적용시켜 나가고 있다고 한다.

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주사업으로 추진중인 EP의 두가지 유형의 제품 첫째는 Sheet형태로 방음벽, 건축자재, 지하철역사 지붕, 캐노피, 채광판 등과 TV/모니터의 도광판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 사용된다.

통상 두께가 2mm 이상으로 과거에는 총매출의 90% 정도까지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0.4mm 두께의 필름형태의 박형 제품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 적용이 확대되어 점차 이 분야의 매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평판형 디스플레이가 나오면서 이를 관심있게 살펴본 결과 도광판(LGP; Light Guided Plate)이 브라운관의 역할을 하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향후 평판 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선점할 경우 도광판의 성장성에 확신을 갖고 개발착수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도광판의 원재료인 고순도 아크릴(PMMA)은 거의 아사히, 미쓰비시, 스미또모에서 독점공급되었고 국산화는 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이 대표는 스미또모에 공급을 요청하게 되지만 엔지니어를 보내 현장실사를 마친 스미또모의 답변은 절망적이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원료를 공급해도 에스폴리텍은 생산기술, 환경, 공정, 설비 등 모든 면에서 정상적인 도광판을 개발/생산할 능력이 없는 기업으로 판단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이 대표가 아니었다.

국산화를 목표로 국내 몇몇 대기업을 섭외한 결과 MMA 및 PMMA를 생산하는 LG MMA와 숙의한 끝에 상호협력하여 LG가 원료를 개발하고 에스폴리텍은 도광판을 개발하기로 결정한 후 드디어 국내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도광판을 만들어 사업화하기에 이르렀다.

② Multi Wall (유기물 식물공장 및 공장용 채광벽에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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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소재로 제조된 여러겹의 형상을 갖는 시트 제품이다( 그림 2 참조).

내부에 공기층이 형성되어 단열성이 우수하고 자외선을 차단하는 특징이 있어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역으로 차 가운 외부공기를 차단하고 내부를 따뜻하게 할 수 있어서 온실(Greenhouse)용 자재로 호평 받고 있다.

몇겹으로 된 제품인가에 따라 Double Wall, Tripple Wall 등으로 불리고 있다.

유럽에서는 공장건물에 법적으로 이런 유형의 자재를 활용하여 시공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채광이 가능하며 열효율이 높아 시공시 연료비용이 크게 절감되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적용을 확대하고 있어 사업전망이 비교적 유망하다는 것이다.

해외전시회를 통해 제품샘플과 기술을 홍보하여 중동국가 중 한곳의 기차역사 지붕을 7 Wall로 공사하는 사업에 입찰하여 사빅, 바이엘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물리치고 수주하는 쾌거를 거두었으며, 카자흐스탄의 국책사업도 국내 대기업과 공동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참여하는 등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③ LED 조명시장

LED조명은 간판뿐만 아니라 형광등을 대체하는 내부조명용으로 용도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구조적으로 LED조명은 LED광원과 함께 도광판과 확산판을 핵심부품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Display산업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즉, TV나 디스플레이의 Backlight로 사용하는 확산판, 도광판의 구성품을 그대로 LED Lighting 모듈로 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LED 조명시장의 확대가 예상되고, 핵심부품 제조기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어 LED 조명사업에 본격적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핵심역량 강화의 주요요인, 장기근속자

IMF시기 에스폴리텍에는 다른 회사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 있었다고 한다.

바로 사장 부인과 간부급직원 부인들이 솔선수범해서 직접 직원들의 식사를 준비했던 것이다.
 
약 1년 6개월간의 과정 속에서 직원들의 가족애는 더욱 돈독해져 지금까지도 에스폴리텍에는 유독 장기근속자들이 많다.

이렇게 창업초기부터 함께 성장한 장기근속자들은 지금의 에스 스폴릭텍을 만든 핵심역량이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EP특유의 제조공정 때문이다.

에스폴리텍은 중소기업 수준에서 갖추기 어려운 대규모 장비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시제품개발, Pilot Line 운영이 가능하고 만들어진 제품에 대한 평가와 분석이 가능하여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제품을 단기간내에 대응이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즉, Base원료를 분석하는 고가의 장비 및 초기원료에 다양한 첨가물을 혼합한 뒤 만들어진 Pilot제품들을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들을 보유하고 또한 분석능력을 겸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술은 EP를 개발하는 에스폴리텍에게는 차별적인 강점이 되고, 매년 매출액 대비 약 3~4%대의 R&D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고가 분석장비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EP의 제조공정 흐름은 원료에 다양한 첨가제를 혼합한 후 1차 테스트 과정을 통해 나온 Pilot제품 분석과 개발을 통해 고객이 요구하는 특성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다( 그림 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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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는 충분한 현장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필요한데 에스폴리텍에는 많은 장기 근속자들이 포진되어 있어 많은 강점을 갖는다고 한다.


연구개발의 원칙은 고객의 요구로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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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폴리텍의 총매출 중 내수와 수출 비중은 각각 65%, 35% 정도이다.

지속적 성장을 위해 해외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가운데 2000년 이후 약 30개국에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창업 이후 2000년 초반까지 국내수요는 작았지만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 대부분 미쓰비시, GE, 스미또모 제품들을 수입해 사용하는 기업을 집중공략하여 기존수입품을 국산품으로 대체시키고 있다.

또한 이 대표는 선진국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향후에는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저개발 국가들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이들 국가를 집중적으로 방문해 기회를 살피고 있다.

“직원들에게 항상 국내외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고객니즈를 파악하여 연구테마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에 있어 이 대표가 가장 중요시 하는 원칙이라고 한다.

그간의 사업운영 과정에서 고객니즈로부터 도출된 연구개발 테마를 성공적으로 마칠 때 바로 매출과 기업성과로 연결된다는 확신을 얻은 그는 한달의 절반은 해외에 체류하며 고객상담과 미래사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연구소장 및 직원에게도 해외바이어 미팅시 동행을 시키거나 해외전시회 등에 자주 보냄으로써 해외경쟁사의 신제품 분석 및 기술추세 변화를 읽고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CEO-CTO 역할분담 경영강화

에스폴리텍의 종업원은 약 150명 규모로 본사인 진천공장과 제2공장인 오창공장에 근무하는 현장직 근로자 약 50%와 서울사무소를 포함한 전체 사무직 근로자가 50%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중 개발직은 약 12명 정도로 매출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창업초기부터 함께한 10년 이상의 경력사원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 조직을 총괄하는 CTO와 이 대표의 역할분담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CEO가 국내 및 해외영업과 기술적 측면에서의 측면지원 활동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의 신규개발 아이템 선정 등을 관장하며, CTO는 단기고객 대응을 위한 제품개발과 품질문제 해결 등에 책임을 지는 형태로 분담하고 있다.
 
언뜻 보면 CTO역할이 매우 미약한 것으로 보이나 이 대표가 20여년간의 다양한 현장 경험과 국내외 고객들과의 인적네트워크 등의 경험을 통해 고객접점과 연계된 대내외 활동을 책임지고, 후속으로 대응책이 필요한 내부활동을 CTO가 담당하는 형태로 균형을 맞춰왔다고 한다.

이 대표는 최근 수년간 관계를 유지해오던 우수한 인력을 영입해 CTO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지속 성장에 큰 장애물로 예상되는 중국 경쟁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이미 태양광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정부의 의도적인 대규모 지원과 저가정책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분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에스폴리텍은 중국의 경쟁기업들과의 가격경쟁보다는 타켓시장을 차별화하여 선도기업이 지향하는 고품질, 고기능 제품위주로 차별화된 시장공략 전략을 추진해가고 있다.


강소기업, 에스폴리텍의 경영철학

지난 2012년 에스폴리텍은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노사 한누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근로자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창출을 이뤄낸 강소기업이라는 것이 선정의 이유였다.

‘인간존중’, ‘창의개발’, ‘공존공영’ 등의 경영철학을 표방하고 있는 에스폴리텍은 사원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자부심을 갖고 오랫동안 함께 근무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특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진천 본사의 위치적 열악함을 개선하기 위해 3년전 청주시내를 오가는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어버이날에는 친가 부모와 처가 부모께 효도금을 전달하는 한편, 경조사가 발생할 경우에도 약 70%의 비용을 회사가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전체직원과 야구장 관람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24시간 가동하는 공장을 멈춰야하는 손실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여직원들에게 뮤지컬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전직급 대상으로 ‘CEO와 식사 ’ 모임을 통해 소통의 장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직원 자녀대상으로 2권의 책을 선정하여 배포하고 연말에 독후감 시상과 자녀들을 초청하여 다양한 레크리에이션과 강연, 장기자랑을 통해 회사와 직원, 자녀가 한 식구로서의 끈끈한 정을 나누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의 독거노인을 초청하여 행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데, 행사 당일 직원들이 직접 차량으로 어른들을 모시고 있다고 한다.


임직원에 강조하는 두가지

이 대표는 “시장에서 요구하지 않는 기술과 제품개발은 최대한 지양하라.”고 항상 강조한다고 한다.

이는 EP의 사업특성상 개인고객이 아닌 기업이나 기관을 상대로 하는 바, 이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가를 명확히 파악하여 개발에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프로젝트가 진행된 이후 “전 과정에 대한 관리매뉴얼을 제작하라.”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과정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간이 지난 후 동일한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연구개발책임자가 퇴직할 경우에는 사람과 함께 노하우가 유출되고 사내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어 회사 차원에서는 큰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최근에 T/F팀을 만들어서 ‘자사제품의 표준서/시방서’를 제작중이라고 한다.

즉, 시장에서 자사제품의 제조과정 등 특정사항을 표준화시켜 경쟁사가 사업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자사의 기준에 의해서 로열티를 내고 제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의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Multi Wall 제품의 경우는 자사가 독창적으로 개발했으나 국내에서는 KS기준조차 없기 때문에 자칫 잘못했다가는 장기간 개발한 독자기술이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과 제품특성상 특허, 의장, 디자인 등이 매우 필요하며 일찍 이를 간파하여 현재 140여개를 취득하였고 이를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수 신규사원 채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직자 대상으로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직자 대상으로는 해외연수 및 전시회 참석기회를 제공하고 외부 교육전문기관을 활용해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CEO경력 17년차의 조언

“업종과 산업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철저히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CEO경력 17년차인 이 대표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을 경우 Trend 리드가 가능하고, 가격책정과 출시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 대표는 “중소기업 CEO에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저돌적으로 도전하는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철학이 없으면 결국 영원히 2류, 3류에 머무르는 종속적인 기업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이나 취업준비생에게는 자기가 도전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으로 실력을 쌓는 데 노력을 경주하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 그릇의 크기는 얼마인가, 간장종지인가 아니면 크나큰 가마솥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한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지식과 지혜가 모두 필요합니다. 지식은 학교에서 습득할 수 있는 반면 지혜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다방면으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
 
회사업무는 엄청난 것을 요구하기보다 현명한 지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대부분 삶의 과정을 통해서 얻을 수 있으며, 가능한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자기의 그릇 크기를 키워야 합니다.”

“살다보면 나에게 오는 기회가 많은데, 내 그릇의 크기가 작으면 그만큼 받아 누릴 수 있는 기회 또한 작아집니다. 결국 내 능력을 종지에서 가마솥 크기로 키우려면 본인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초년생으로 경험부족과 실수도 많을 수 있으나 도전하지 않고서는 실수조차도 있을 수 없기에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배짱과 결단력, 추진력 등을 스스로 길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CEO의 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인내하고 성취하는 기쁨을 알고 있는 이혁렬 대표.

그는 분명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시름하고 있는 많은 중소기업 CEO들이 벤치마킹을 할 대상이다.

항상 시장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장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며 미래의 통찰력을 만들어가는 능력 그리고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7전 8기의 각오로 반드시 극복하는 끈기와 노력, 직원을 내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어려울 때 믿고 신용으로 거래를 해준 기업들에 대한 감사로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장학재단을 꿈꾸는 그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저력과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IMF의 극심한 위기상황에서 국내 불모지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를 개척한 에스폴리텍 이혁렬 대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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