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연구소 총괄현황

해피프리즘 04 -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 기념행사

창조적인 기술발전의 기반,
기업연구소의 과거를 넘어 미래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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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 개막 기념행사가 열렸다.
 
1981년 기업연구소 설립신고제도 도입 당시 53개에 불과했던 기업연구소는 2014년 5월을 기점으로 3만개를 넘어섰다.
 
그 사이 기업의 R&D는 국가혁신을 이끄는 핵심주체로 자리잡았다.
 
이날 행사는 기업연구소를 통한 민간 R&D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현장이었다.



기술 불모지에서 기술 자립국으로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 개막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진행한 이번 행사는 각 기업 대표, 기업연구소장 등 산업기술인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펼쳐졌다.

행사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진 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박용현 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박 회장은 “기업연구소의 성장역사는 곧바로 우리나라 산업기술의 발전역사와 연결된다.”며, “그동안 이룬 것을 자랑스러워하되, 지금의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의 의미를 되짚었다.

미래창조과학부 최문기 장관은 축사를 통해 그동안 기술발전을 위해 애써온 산업기술인들의 노고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급격하게 변화하는 R&D환경에 주목하며, “양적인 성과에 머무르지 말고 미래설계를 위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재가동하는 데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기업연구소가 3만개로 성장하기까지의 발자취와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기술혁신 사례들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 기념영상이 상영된 후 본격적인 사례발표가 시작됐다.

첫번째 연사로 나선 LG화학 배터리연구소 김제영 연구위원은 ‘케이블형 플렉서블(Flexible) 전지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근 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웨어러블’(Wearable)이다.
 
LG화학에서는 3차원적인 유연도(Flexibility)를 지닌 와이어 타입(Wire Type) 전지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플렉서블 전자기기용 배터리를 비롯해 웨어러블한 독립전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 기존 전지가 면형으로 된 전극구조인데 반해, 이 전지는 스프링처럼 속이 비고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구조다.

해당 기술은 케이블 전지 구조, 전극, 전해질, 패키징, 집전체, 애플리케이션 관련으로 현재 70건 이상의 원천특허를 출원한 상태.
 
이미 국내외에 34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에너지 및 소재 분야의 권위저널인 < Advanced Material >(2012)과< Energy&Environment Science >(2013)에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어 기술의 독창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두번째 연사로는 아팩 심명식 대표이사 겸 연구소장이 나서 ‘친환경 접착제 개발’과 관련한 발표를 이어갔다.

친환경 접착제는 건축자재를 비롯해 다양한 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제품.

아팩은 친환경 아크릴 에멀전을 주력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2002년부터 기업연구소를 설립해 독자적인 기술개발에 전념해왔다.
 
기존 접착제는 유성인 솔벤트 베이스(Solvent Based)지만, 아팩의 친환경 접착제는 물을 주요원료로 삼고 있다.

유독성물질 방출을 근본적으로 제거한 데다 인체에 무해한 것이 장점. 친환경 벽지나 식품용 포장재 등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민간R&D 지원정책 방향을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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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발표 후에는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 민간R&D 지원정책 방향을 고민하는 정책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에 앞서 광운대학교 이병헌 교수가 발제발표에 나섰다.

이 교수는 기업연구소를 중심으로 민간R&D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는 한편, 기업연구소 3만개 시대의 의의를 고찰했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상당부분 해소됐고, 일부부문에서는 글로벌 1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양적인 성장에 비해 질적인 성장이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오늘 토론을 통해 산업계의 의견이 잘 집약되어 효과적으로 정책에 반영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덧붙였다.

이어 서울대학교 손욱 교수를 좌장으로 한국로스트왁스 장병문 연구소장, R&D경영연구소 윤석열 대표이사, 서울대학교 이우일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주진 연구위원이 패널로 나서 본격적인 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장병문 연구소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현 정책의 개선점을 되짚으며, 다양한 부문에서 중소기업의 역량강화를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을 기대했다.

윤석열 대표는 연구소 특성에 맞는 기획과 전략이 뒤따른다면, 적은 인력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각 연구소가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요청했다.
 
이우일 교수는 공과대학의 교육혁신을 위해서는 논문 외 정성적인 평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기업 역시 수동적인 수요자에서 벗어나 현장에 필요한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진 연구위원은 수요창출형 공공인프라 연구개발에 주목했다.

정부 주도 아래 범부처, 범산·학·연 관점에서 추진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중소기업에 적합한 아이템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을 살리고 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간중심의 연구개발 체제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업계가 앞장서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견해야 한다.

이날 행사는 민간R&D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우리 산업계가 가야 할 곳을 점검하는 뜻깊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