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5

SPECIAL THEME 05 - 매입특허 활용전략 사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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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 기술의 융복합 전개 및 혁신속도가 빠르고, 그만큼 시장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IT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애플은 자사의 특허출원 대비 공격적인 특허매입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서는 미국특허 양수도 정보를 분석하여 애플의 특허매입 활동이 어떤 특징을 갖는지 그리고 매입한 특허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ㅣ들어가며

IT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 기술의 융복합 전개 및 혁신속도가 빠르다. 그만큼 IT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유지하기 위한 기업간/세력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광범위한 기술이 적용되고, 기술의 수명주기도 짧아 자사 내부의 역량만으로 기술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지켜나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에 최근 IT분야의 기술리더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특허매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애플을 들 수 있다. 2011년 7월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리서치인모션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노텔네트웍스가 소유하고 있는 6,000개의 특허를 매입하였고, 매입하는 과정에서 록스타비드코라는 특허관리전문회사를 설립하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같은 해에 애플은 반도체회사인 프리스케일로부터 200여건의 특허를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처럼 활발한 특허매입 활동을 추진하고 있는 애플의 매입특허에 대한 몇가지 사례를 분석하여 애플의 매입특허 활용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주)윕스의 온라인 특허정보서비스인 윈텔립스를 활용하여 1970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애플이 미국에서 매입하고, 최종 양수인으로 유지하고 있는 2,793건의 특허를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ㅣ애플의 특허매입전략

애플은 2013년 6월까지 총 2,951건의 특허를 매입하였는데, 이들 중 현재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는 총 2,793건이다.

애플은 2000년 중반까지 미미한 매입활동을 추진해 오다가 2009년 이후 본격적인 매입활동을 시작했다.

1991년부터 2006년까지 매입한 특허는 총 18건에 불과하지만,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4년간 매입한 특허는 총 2,775건에 이른다.

특히, 2012년에는 전년(309건)대비 약 400% 증가한 1,623건의 특허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노텔 특허를 대량으로 인수한 결과이다.

그림 1 애플의 연도별 특허매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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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Nortel Networks, Eastman Kodak, Novell 등이 출원한 특허를 대량으로 매입했다.

애플이 이들 출원인으로부터 특허를 매입한 것은 2011년 이후이며, 노벨을 제외한 기업들은 최근 경영악화로 파산보호 신청을 하거나 타 기업에게 인수되면서 특허자산을 매각한 기업이다.

하지만, 2011년 이전의 애플의 특허 매입활동은 지금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합작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특허를 인수하거나 타 기업을 인수합병(M&A)함으로써 특허를 자산화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Taligent은 애플이 IBM과 함께 차세대 마이크로컴퓨터 운영체제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로 애플이 해당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특허들을 인수하였다.

Object Tech Licensing도 애플과 IBM이 합작하여 설립한 특허라이센싱 기업으로, 2010년에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운영체제 관련 특허를 애플이 매입했다.

한편 인수합병의 경우 2007년 동작인식제품 개발업체인 Finger Works를 시작으로 반도체 설계회사인 P.A.SEMI와 Intrinsity를 각각 인수함으로써 해당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들도 함께 소유하게 되었다.

표 1 1990~2010 VS 2011~2013
애플의 매입 특허 상위 출원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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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주로 매입한 특허는 자사의 기술적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분야의 특허들이다.
 
미국의 특허분류체계인 USPC에 따라 매입특허를 살펴본 결과, 다중통신, 통신, 정적저장장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프로세싱, 컴퓨터그래픽 등과 관련한 특허가 전체 매입 특허의 52%를 차지했다.

이는 휴대폰 시장이 기존 모바일 폰에서 앱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으로 옮겨왔다 하더라도 HW, 통신 등 휴대폰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에 대하여 적극적인 특허확보를 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최근, 기존 모바일 폰 리딩기업들이 애플이 취약한 HW, 통신분야의 특허를 내세워 압박하는 케이스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이다.


ㅣ애플의 매입특허 활용사례

애플의 특허매입 활동은 최근 3년 동안 활발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애플의 매입특허 활용전략을 명확히 결론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특허의 인용정보와 소송정보 분석을 통해 애플이 매입한 특허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1) 인용 분석

US 5754939는 전자매체 환경에서 사용가능한 개인맞춤형 전자식별시스템에 관한 발명(이하 ‘939특허’라 함)으로, 예를 들어 사용자가 관심을 갖는 단어의 빈도수에 따라 기사를 리스트업하는 뉴스클리핑 서비스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특허는 전 세계 300여개 기업이 인용하여 후속발명을 내고 있는 만큼 기술적 파급력이 매우 높다. 이 특허를 가장 많이 인용한 기업은 웹 검색·클라우드 컴퓨팅·광고를 주 사업 영역으로 하는 구글로 나타났다.

구글은 939특허를 인용하여 총 64건의 특허를 출원하였는데, 1건을 제외하고 모두 2009년 이후에 등록된 최신기술이다.
 
구글의 특허는 대부분은 데이터프로세싱과 관련된 것으로 이용자가 업로드한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처리, 전달, 타겟팅, 광고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그 밖에 939특허를 인용한 주요 기업으로 IBM, Music Choice, Microstrategy, MS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이 특허를 매입한 애플은 총 10회 정도 인용하는데 그쳤다. 이 939특허는 권리존속기간이 3년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음에도 애플이 해당 특허를 매입했는데, 그 이유를 2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2 US 6323846의 주요 피인용 기관 및 문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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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해당 특허가 자사실시기술에 있어서 영향력이 매우 높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인용분석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데이터프로세싱과 관련하여 다수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구글, IBM 등과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소지를 어느 정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사례로 US 6323846(이하 ‘846특허’라 함)를 살펴보았다. 해당 특허는 수동조작 입력을 위한 방법과 장치에 관한 것으로, 현재 애플의 여러 모바일기기에 적용되고 있는 핵심기술인 멀티터치스크린 기술이다.

이 특허는 현재까지 76개 기관으로부터 총 538회 인용되었는데, 인용의 약 50%가 애플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Cypress Semiconductor, Smart Technologies, Synaptics, Silverbrook Research, Google 등이 해당 특허를 다수 인용하였다.

그림 3 US 6323846의 피인용 기관 및 문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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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846특허를 인용하여 출원한 특허를 살펴보면, 컴퓨터그래픽 프로세싱 등과 관련한 특허가 143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문서프로세싱/사용자인터페이스 프로세싱/스크린세이버디스플레이 프로세싱과 관련한 데이터프로세싱 특허(31건), 통신(18건)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특허가 애플의 강점분야인 휴리스틱기술 분야임을 고려할 때 애플은 이러한 기술들의 원천이 될 수 있는 846특허를 매입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특허를 개발함으로써 자사의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2) 분쟁에 활용된 매입특허

애플 매입특허가 분쟁에 활용되고 있는가를 검증하기 위해 매입특허 2,793건을 미국분쟁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매입한 특허 중 7건은 애플과 HTC간 분쟁에, 1건은 애플과 모토롤라간 분쟁에 활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종결된 분쟁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매입특허가 협상이나 소송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볼 수 없으나, 애플의 경우 분쟁에서 상대기업을 압박하는 데 매입특허를 활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애플은 2010년 3월 HTC가 자사의 유저인터페이스, 전원관리, 잠금해제 등과 관련한 자사의 소프트웨어 특허 10건을 침해했다며 델라웨어 법원 및 ITC에 소를 제기하였다.

애플이 제시한 특허 중 US 584810501, US 545559902, US 642435403, US 627598304, US 551986705은 Taligent와 Object Tech Licensing으로부터 매입한 특허이다.
 
(01 US 5848105 : GMSK Signal processors for improved communications capacity and quality)

(02 US 5455599 : Object-oriented graphic system)

(03 US 6424354 : Object-oriented event notification system with listener registration of both interest and methods)

(04 US 6275983 : Object-oriented operating system)

(05 US 5519867 : Object-oriented multitasking system)

이후 HTC의 맞고소와 애플의 추가 소가 제기되었는데, 애플은 여기서도 Motion Games, British Telecommunication로부터 매입한 특허 2건 US 708485906, US 695656407를 소송에 활용하였다.

(06 US 7084859 : Programmable tactile touch screen displays and man-machine interfaces for improved vehicle instrumentation and telematics)

(07 US 6956564 : Potable computers)

애플의 공격적인 공세로, 2012년 11월 양사는 약 2년 9개월 동안 이어온 분쟁을 종료하고 향후 10년간 유효한 특허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였다. 라이센스료는 연간 3,000억원 규모라고 알려졌다.

한편, 모토롤라가 제기한 분쟁에서도 애플은 자사가 매입한 특허를 활용했다. 2010년 10월 모토롤라는 애플을 상대로 자사의 통신, 안테나, 무선이메일, 근접센서, 앱관리, 위치기반 서비스 등을 침해했다며 미국 ITC, 일리노이, 플로리다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였다.

애플은 이에 맞서 터치스크린, 모바일 운영체제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ITC, 위스콘신법원에 제기하였는데, 이 때 Taligent로부터 매입한 모바일 운영체제 관련특허 US 537943008을 활용하였다. 모토롤라와 애플간의 분쟁은 미국, 독일 등에서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08 US 5379430 : Object-oriented system locator system)


ㅣ마치며

애플은 IT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음에도 자사가 출원한 특허의 수는 다른 경쟁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애플은 최근 3년간 공격적인 특허매입 활동을 통해 HW, 통신 등 자사의 취약점을 보강했을 뿐 아니라, 멀티터치 등과 관련한 기술분야에서도 기술성 및 시장성이 우수한 원천특허들을 매입하여 자사의 핵심기술을 완성시켜 가고 있었다.

애플의 특허매입은 2010년을 전후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1990년에서 2010년까지 애플은 합작회사가 보유하던 특허를 인수하거나 타 기업을 인수합병하여 특허를 자산화해 왔다.

그리고 이 때 매입한 특허를 바탕으로 자사의 핵심기술을 형성해 나갔다. 일례로, Fingerworks라는 회사는 델라웨어 주립대 교수가 1997년에 창업한 회사로 현재 애플의 핵심기술인 멀티터치기술 보유자였다.

애플은 이 기업을 인수하면서 관련특허를 확보하고, 이 기술을 용용한 다양한 손가락 제스처 기능 등으로 발전시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적용하였다.

한편, 애플은 2011년부터 파산기업 등으로부터 자사의 취약분야인 통신, HW 등의 특허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배경에는 애플이 2007년에 사용자 편의성과 미적 감각을 갖춘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간 만큼 애플의 기술적 취약점을 타겟으로 기존 모바일폰 리딩기업 및 후발 기업들의 특허공세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때마침 통신, 반도체 데이터네트워킹 등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혁신기업의 특허매각소식이 전해져, 애플이 적극적으로 특허매입에 나선 것이다.

애플의 특허매입 활동은 최근 3년 사이에 본격화되었기 때문에 현재 상황만으로 애플의 특허매입 전략이 무엇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본고에서는 특허정보의 분석을 통해 애플이 매입한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핵심기술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또한 자사의 약점분야를 보완하고 분쟁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애플의 매입특허 활용전략을 더 깊이 있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근 매입한 특허들의 활용사례 그리고 향후의 매입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