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혁신 성공사례 - (주)리뉴시스템 기술혁신 성공사례
공동작성_
이동기 대표((주)SBP전략경영연구소)
이정선 전문작가(프리랜서)
대담_ 이종용 대표이사((주)리뉴시스템)
기술혁신을 통한 시장 고착(Lock-In) 탈피와 신사업의 추진
※ 정보공개를 허락하고 인터뷰에 응해주신 (주)리뉴시스템 이종용 대표이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본지는 기술 및 제품의 개발과정이 매우 제한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국내 기업환경에서 다른 기업의 성공프로젝트를 기술혁신 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기업의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도움을 주고자 2007년 8월부터 기술혁신 성공사례를 게재해 오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주)리뉴시스템의 기술혁신 성공사례에 대해 살펴본다.
ㅣGo Into
인천국제공항 1단계공사는 1992년에 착공하여 지난 2001년에 우리나라의 얼굴이자 세계 최대의 해상공항으로 개항하게 되었다.
하지만 개항 전부터 누수가 문제로 지적받아왔고,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세계 최고의 공항임을 자처하던 인천국제공항의 무려 22곳에서 누수현상이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원인은 콘크리트 방수 불량 및 미흡한 방수 마무리. 엄연한 부실공사였다.
사실이 알려지자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건설과정에서 작은 부분들을 잘 마무리 하지 못해 조그만 물방울들이 떨어지는 결함이 발생됐으나 대부분 바로 보완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누수문제는 사회이슈화가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측은 곧바로 국내의 학회 및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로서는 무명에 지나지 않았던 국내 한 기업의 방수기술에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를 통해 제2단계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첨단신소재개발회사 리뉴시스템의 이야기다. 리뉴시스템은 폐타이어와 폐고무를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신소재로 건설업계의 커다란 골칫거리 중 하나인 콘크리트 구조물의 방수 및 누수문제를 100% 해결한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인천국제공항 2단계 공사의 성공 이후 리뉴시스템은 행정중심 복합도시 공동구 및 지하차도, 한강신도시, 파주 신도시, 인천청라·송도신도시, 영종 하늘도시, 국립민속박물관, 세종문화회관에 적용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스턴 도시고속화도로, 대만 카오슝 지하철, 싱가포르 종합병원, 밴쿠버 암센터 등 해외 유명 건축·토목 구조물의 누수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며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소재 신기술로 세계최초의 완전방수를 실현하며 2012년도 제4회 국가녹색기술대상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고 2013년 대한민국 10대 신기술 선정과 대한민국 기술대상 특별상의 영예를 안은 리뉴시스템의 성공사례를 통해 신시장 개척의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ㅣ사람들은 왜 창업을 시작하는가
(1) 창업을 시작하는 이유와 동기 5가지
그림 1 는 유럽의 한 국가에서 기업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창업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동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나만의 직업을 창출하기 위하여’(4.15점/5점 만점) 그리고 ‘자기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하여’(4.02점) 등이 가장 높은 동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창업동기 설문 결과
이외에도 다양한 창업동기들이 있지만 그 내용을 종합해보면, 소위 ‘창업 동기의 펜타곤(The Pentagon of Motivation to Start a Startup)’으로 요약된다. 즉, 열정(Passion), 가치창출(Creating Value), 세상의 변화(Change the World), 통제(Being in Control) 그리고 돈(Money)의 다섯가지를 말한다.
이는 각각이 하나의 동기가 될 수도 있지만 서로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림 2 창업동기의 펜타곤
먼저, 열정(Passion)에 의한 것을 생각해보자. 어쩌면 ‘열정’이라는 것은 동기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동기에 대한 더욱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동력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기업 또는 연구소에서 성공적인 사업이나 연구결과를 창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에너지와 그에 따른 집념 또한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열정이 사업이나 연구개발활동에서 끈기와 차별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GE 등 많은 기업들이 직원채용시 가장 첫 손에 꼽는 키워드가 바로 ‘열정’ 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두번째의 동기인 가치창출(Creating Value)은 기업의 지속성장이나 새로운 도약 또는 창업을 위한 신사업이나 신기술 본연에 대한 명확한 아이디어를 말한다.
사업이나 기술의 가치에 대한 아이디어는 제로베이스(Zero-Base)에서 창출되기도 하지만, 보통은 다른 기술을 연구하는 과정 또는 다른 제품이나 시장을 탐색하는 과정 아니면 한 영역에서의 오랜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자신만의 고유한 기술이나 사업으로 연계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가 일반적으로 훨씬 흔하다.
세번째는 세상의 변화(Changing the World)에 대한 것이다. 인류사회는 매일 조금씩 변화하고, 그 변화의 절대량이 임계치에 도달할 경우 각 산업분야에서 신기술의 르네상스가 펼쳐지게 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꿈꾼다.
신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그 세계의 작은 변화에도 주목하게 되며, 그 시점을 어느 정도 예측하기도 한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기술선도형(Technology Push)의 경우는 자신이 가진 뛰어난 기술로 세상을 변화시키려 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동안의 기술발전 속도, 기술의 명확한 시장적 정의 등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사람의 이상향적 생각에 의해 시장과 기술이 정의되고 그에 따른 사업이나 기술의 새로운 모형이 완성되는 형태를 말한다.
즉, 플랫폼(Platform)의 혁신을 추구하는 모형이 바로 그것이다.
네번째는 신기술이나 신사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가치창출에 대해 자신 또는 자신의 네트워크내에서 추진의 토대와 인프라, 시스템의 구축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 이해력과 힘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술이나 사업모델의 전과정, 즉 시작부터 종착지점까지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정의되어야 사업적 실행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남이 그 아이디어를 모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이 통제의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노하우의 난이도와 추진에 대한 장벽의 높낮이 여부에 달려있게 된다.
그러나 좋은 사업이나 기술일수록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용력이나 네트워크 구축역량이 특정한 사람이나 전문화된 집단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지막은 돈(Money)이다. 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창업의 동기다. 그러나 이를 목표로 창업을 하는 경우는 시작 자체가 어렵거나 초기의 고객확보에 매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돈은 가장 최후에 완성되기 때문이다. 기업내 가치사슬에서 생각해 보아도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마케팅, 영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가장 최후에 이 ‘돈’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창업에서의 돈은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고객이나 시장에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하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출되는 것이다.
(2) 애플과 월마트의 성공사례
이상의 5가지 동기들은 전술한 바와 같이 서로 결합되거나 서로 연계되어 작용하게 된다. 과거 1970년대 초반, 제록스(Xerox Parc)의 버틀러 램슨(Butler Lampson)과 척 대커(Chuck Thacker)는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PC)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한대당 가격이 무려 1만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하였다.
반면, 제록스 파크를 방문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와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은 이를 3천달러 이하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와 생산을 위한 노하우와 네트워크 역량이 있었고, 결국 이것이 PC의 대중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던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월마트(Wal-Mart)의 경우 역시 당시 소매시장(Retail Market)의 규모와 수익성 등에 대한 정보는 잘 알 수 있었으나, 월마트의 능력으로 미래의 시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었다.
기존 시어즈(Sears)와 K-Mart의 고전과 새로운 강자인 코스코(Costco)와 타겟(Target)이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업이나 신사업의 추진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아이디어로 시장에서의 새로운 가치창출과 세상이나 해당 산업계에서 변화를 유도할 수 있고, 그러한 사업이나 기술에 대한 내용에 대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것이다.
(3) 신시장 창출을 위한 조건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이 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복합적인 상호 시너지에 의해 인프라가 구축되어 가지만, 이러한 기술의 지평(Horizon)이 다시 새로운 성장과 또 다른 새로운 시장을 재창출 하는 데에는 많은 영역에서의 변화와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TV의 경우 흑백TV에서 컬러TV 시장으로 새로운 성장을 이루었고, 또다시 평판 디스플레이(FPD; Flat Panel Display)를 거쳐 벽걸이 TV로 진화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IT시장에서는 1G, 2G, 3G 휴대폰 등의 세대를 거쳐 드디어는 통합적 모바일기기인 스마트폰의 세대에 이르고 있다.
반면 수십년에 걸쳐 똑같은 기술이나 패러다임에 의한 사업이나 기술들도 있다. 의식주와 관련된 가정이나 농업 그리고 건설 및 토목현장 등에서는 과거의 기술이나 방법들이 여전히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나오면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과정이 고객들로부터의 소위 절차와 학습에 의한 프로세스상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인가(Procedural Switching Cost)에 대해 먼저 시험받게 된다. 이는 기존의 사고체계에서 얼마나 접근하기 용이한가 또는 얼마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두번째는, 재정적 전환비용(Financial Switching Cost)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대해 먼저 시장이 비용적 측면에서 감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는 아무리 좋은 제품이나 기술일지라도 너무 많은 비용이 소요되면 시장은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기술이나 제품의 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림 3 고착효과 탈피에 의한 신사업 창출
그리고, 마지막은 관계전환비용(Relational Switching Cost)에 대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지역, 사업 네트워크, 체계, 고객, 시장 등에 의하여 형성된 시스템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것에 의해 기존의 기술에 머물러 있는 것을 우리는 고착효과(Lock-In Effect)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습과 문화 또는 학습에 의해 오랫동안 지속해온 사고와 행동체계에서 벗어나는 것을 매우 어렵게 생각한다. 때문에 기업경영이나 연구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관성에 의한 아이디어 고갈을 수없이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 살펴볼 기업은 그동안의 사업과 기술의 고착효과를 탈피함으로써 창업에 성공하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시장확대와 성장을 꾀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첨단 소재 및 시공전문기업인 리뉴시스템社의 기술과 연구개발 체계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ㅣ새로운 기술혁신과 연구개발 체계
(1) 콘크리트 구조물의 누수문제를 잡아라!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가장 오래된 골칫거리 중 하나는 바로 누수문제다.
콘크리트는 소재의 특성상 열수축 팽창, 구조물을 받치는 토대의 변형 그리고 장기간에 걸친 소음이나 진동, 온도차, 습도 등 다양한 물리적 영향에 의해 균열이 발생하고 곧바로 누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누수를 막기 위한 방수재로 에폭시나 우레탄 수지 등을 활용하게 되는데, 이 역시 경화 형태라 구조물에 따라서 균열이 함께 발생하게 된다.
리뉴시스템의 창업자(이종용 대표이사)는 과거 구조물 보수·보강업체에 근무하면서 항상 부딪쳐온 이 누수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왔으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에는 소극적이라는 데 주목했고, 결국 직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가 가장 먼저 시작한 작업은 그동안 현장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목표에 대한 기본적인 컨셉을 다음의 4가지로 정의하는 일이었다.
그림 4 리뉴시스템의 차별화와 신기술 개념
(2) 누수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컨셉 4가지
첫째, 방수재는 절대 굳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기존의 경화수지들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선결조건이기도 했다.
콘크리트가 있는 한 방수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방수재가 기존과 같이 함께 굳어지게 되면 과거와의 차별성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두번째는 자기치유 기능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었다. 구조물에서 방수재와 방수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에 불과하지만, 이 누수와 방수가 건설과 토목기업을 가장 어렵게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업들은 당장의 방수작업에 치중할 뿐 향후 발생되는 누수문제는 유지보수 단계로 취급하기 일쑤였다.
이는 결국 미래의 유지보수비용 증가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결국 이의 원천적 해결을 위해서는 초기 방수재가 스스로 누수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번째는, 시공의 편의성과 초기시공 비용의 절감을 위해 물이나 습기가 있는 상태에서도 강한 점착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굳지 않으면서도 잘 붙게 하는 것이 리뉴시스템의 방수재가 가지는 역발상적 개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전제조건들이 잘 확보된다면 장기간에 걸친 유지관리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네번째 조건이었다.
(3) 100% 완전 방수의 꿈을 이룬 첨단 신소재 ‘터보씰’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다음 이슈는 이 네가지의 조건에 부합하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는데, 바로 이러한 활동들은 현재까지 리뉴시스템의 연구개발 체계로 자리잡아오고 있다.
그림 5 리뉴시스템의 연구개발 체계
이 기업은 1999년 창업과정에서 구조물 보수, 보강업체에서 획득한 시장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시작하게 되는데, 기술 아이디어에 대한 4가지 조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컨셉을 구현하기 위해 창업이전, 국내에서 최고의 기술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던 서울과학기술대학교(오상근 교수)와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하여 자체 브랜드명 ‘터보씰’을 개발(1995~1999)하기에 이르렀다.
장기간에 걸친 준비와 최고의 기술력이 기반이 되었을 때 사업의 기회는 현실이 되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리뉴시스템 역시 인천국제공항 2단계 공사 현장에서 유연성 점착제를 활용한 방수기술이 꽃을 피우게 되었다. 그때의 성공으로 터보씰 기술은 국내의 다양한 SOC 사업에서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계기를 맞이했다.
국내에서 그 기술력과 공법의 차별성에 대한 우수성이 시장에서 확인되어 가는 상황에서 글로벌 건설 설계회사로부터(PB : Parsons Brinkerhaff) 해외사업을 제안받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보스턴 지하차도의 보수공사, 즉 ‘빅딕(Big Dig) 터널 보수공사’였다.
이 공사를 수주할 당시 현지에서는 한국의 중소기업인 리뉴시스템을 알지도 못했고, 원활한 작업환경을 만들어주지도 않았으며, 시 당국이나 기관의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작업은 차량이 뜸해진 새벽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고, 차량통행이 허용된 상황에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면서 보수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듯 열악한 상황에서도 공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고 이 성공을 발판으로 글로벌화의 포문이 열렸다. 이후 샌프란시코 BART의 방수공사 수주와 캐나다 밴쿠버 암센터, 싱가포르 Marina Bay, 대만 지하철, 호주 브리즈번 하저터널, 일본 토쿄 지하고속도로 등 다양한 해외현장에 구조물의 내구성 확보를 위한 방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들이 글로벌화로 성장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는 일이다. 이를 위해 이 기업의 CEO 및 경영층 그리고 기술전략회의 과정에서 각종 방수재에 대한 샘플이나 다양한 신기술에 대한 검증작업이 연구소에 부여된다.
이러한 검증활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과 기술력이 축적되면서 이제는 세계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연구개발활동에서 탄생된 것이 바로 폐타이어 등 폐고무를 활용한 비경화 1액형 점착 도막 방수재 제조기술인 것이다.
ㅣ리뉴시스템의 성공포인트
리뉴시스템의 터보씰, 터보시트 등 방수재 및 공법 등을 활용하는 고객은 건설, 토목회사 또는 SOC사업이나 건축물의 발주자가 된다.
이 기업이 1999년 창업 이후부터 사업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구축물의 방수와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면서 나타난 성공요인을 네가지로 정리해 보자.
(1) 전문가 그룹과의 연계관계 구축
먼저, 기업(B2B) 이나 정부기관(B2G)을 고객으로 하는 사업의 추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직접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존 산업의 가치사슬내의 각 단계별 그리고 단계간 네트워크(Network)가 매우 중요하다.
실제 인천국제공항 1단계 공사에서의 누수문제 발생당시 먼저 벤트나이트 공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건설학회에 용역과제를 발주하게 되었는데, 그 수행과정에서 학회와 서울과학기술대 등의 주요 연구자와 교수들과의 협의와 협력과정에서 리뉴시스템은 자신의 터보씰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되었던 것이다.
각 사업은 그 특성에 따라 적합한 전문가들과 연계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2) 소재와 부품소싱의 유연성 확보
두번째는, 아무리 도미넌트(Dominant)한 기술일지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기술경쟁에서 시장경쟁으로 발전하게 된다.
즉, 경쟁사들도 적절한 기간이 되면 현재 리뉴시스템의 기술과 유사한 방법 또는 동일한 성능이나 기능을 개발하여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가격이나 공정의 단순화 등으로 경쟁을 유발시키기도 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다양한 기술력과 더불어 소재와 부품소싱(Sourcing)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해둬야 한다.
방수재의 주요원료인 천연 라텍스의 경우 세계적으로 물량이 한정되어 있는 소재이다. 때문에 산업별 경기의 영향에 따라서 언제 가격이 폭등하거나 공급이 부족(Shortage)한 상황에 몰리게될지 모른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는 원재료 소스 확보의 채널을 다양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리뉴시스템은 안정적인 원재료의 확보와 원가의 안정성을 꾀하기 위해 폐 고무를 활용한 방수재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이는 자사가 추구하는 3R(Re-New, Re-Form, Re-Cycle)의 개념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3) 현재의 사업과 관련한 기술력 강화
세번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장으로부터 발굴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은 다양한 사업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사업과 관련하여 기술력의 깊이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것이다.
건설현장은 토지의 구입에서부터 기초공사 등 장기간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이며, 전 과정에서 다양한 난관이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러한 현장에서의 Needs들은 다양한 연구과제에 대한 주제가 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창출된 아이디어 중 하나로 파이프 매설을 통해 방수재를 주입하는 합벽공법 기술을 들 수 있다.
그림 6 연구관리와 역량강화 체계
(4) 높은 자유도 부여로 연구자역량 강화
네번째는 연구개발과제의 관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연구자의 독창성을 배가시키고자 스스로 생각하게 하여 돌파구(Breakthrough)를 찾을 수 있도록 가급적 많은 자유도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현재 리뉴시스템의 R&D인원은 6명(2014년 1월 기준)이다. 보통 이 정도 규모의 연구소를 보유한 기업의 연구개발활동은 주로 현 사업이나 제품생산에 대한 지원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리뉴시스템의 연구원은 1~2년에 1개의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주로 현장지원 과정에서 그리고 경영층이나 CEO 등으로부터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내부과제가 추진되기도 하고, 정부과제(중기청, 국토부, 산자부 등)를 위주로 하는 중장기 연구과제를 수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과제의 세부관리는 연구개발과정에서의 지식재산권 획득과 기술Data와 품질에 대한 규격의 인증활동을 위한 관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ㅣ시사점
이상에서 우리는 친환경 건설 신소재와 시공 전문기업인 리뉴시스템사의 기술개발 과정과 그 체계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제 출범 10년여가 지난 중소기업으로 적은 연구개발인력을 보유한 기업이지만, 오늘의 탄탄한 기술력을 중심으로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이 기업의 연구개발활동에는 우리에게 몇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다.
(1) 혁신적 기술로 승부하라!
먼저, 철저한 시장 Needs가 근간이 되어야 하지만 혁신적기술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남들과 똑같이 사고해서는 기술경쟁에서의 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뉴시스템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공요인은 독창적기술에 의한 소재와 공법의 개발이다.
이 회사의 핵심기술의 탄생은 기존의 사업경험에서 고착화되어 있던 가장 평범한 이슈를 해결하여 사업화한 것이다. 가장 잘 알고 있지만, 가장 놓치기 쉽고 그리고 개발이 가장 어려운 것이 이 부분의 기술이다. 그러나 그것을 해결하여야 최고가 될 수 있다.
(2) 핵심역량과 핵심기술은 내부에서 발전시켜라!
두번째, 산학연의 협력체계 구축과 활용을 들 수 있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이 중요한 경영의 키워드이긴 하지만 핵심기술은 지속적으로 내부에서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내부 중심적 기술전략과 외부개발 또는 공조와 협력에 의한 기술개발전략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뉴시스템은 초기 기술력은 서울과학기술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확보했지만 이후 공법에 대한 기술은 내부에서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양한 소재에 대한 노하우와 개발은 외부 협력업체와 대학,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하여 확보하고자 하고 있다.
(3)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라!
세번째는, 장기적 관점에서 길게 보고 생각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라는 것이다.
기업은 한가지 일이나 성공에 안주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기 어렵다. 기술적 자신감이 없다면 흔히 접대나 로비 등을 우선 고민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일 수 있다.
그러나 완벽한 기술력에 근거한 리뉴시스템은 그들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그 기술을 인정해 준다면 공짜로라도 시공해 주겠다고 하고 있다.
단기적 기술, 일회성 성과, 당장의 편안함에 안주하여서는 성장이나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4) 최선의 체계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지속 발전시켜라!
마지막 네번째는, 합리적 원칙에 충실한 연구관리체계를 들 수 있다. 흔히 중소기업의 연구원활동은 생산지원이나 현장지원과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일수록 ‘중소기업에게는 국가적 차원에서 혜택과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들 한다.
이미 세계는 글로벌화되어 있다. 자원과 국토가 작은 우리나라는 이러한 글로벌화의 핵심에 있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리뉴시스템은 비록 적은 연구인력이지만 그들의 현실에서 최선의 연구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다.
연구개발의 핵심활동은 사업에 대응하여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어야 하고, 그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작은 조직이지만 현업의 지원에서부터 중장기 기술개발, 대외적 협력과 공조 등 적극적 아웃소싱(Outsourcing) 그리고 기술개발 결과의 현장적용에 대한 논문활동이나 지식재산권의 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활동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