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 사이언스

Movie in Tech - 상상력과 미래 우주 산업의 실현 가능성 <토르 다크월드>

 토르 - 다크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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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등이 주연한 영화 ‘토르-다크 월드(Thor-The Dark World)가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끈 바 있다.

SF영화라기보다는, 마치 스타워즈에 반지의 제왕을 버무려 놓은 듯한 액션 판타지 영화라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여러 과학적 용어를 제법 차용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실체적 관련성이나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고 판타지적 요소의 하나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몇몇 대목에서는 현대의 첨단과학기술과 비교하여 살펴볼 만한 것들이 눈에 띈다.



에테르와 미니 블랙홀

전편에 이은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아스가르드 왕국으로 돌아간 토르는 우주의 질서를 재정립하기 위한 싸움에 나서고, 지구에 남은 제인(나탈리 포트만)은 어둠의 종족 다크 엘프의 무기인 ‘에테르’를 얻게 되는데, 다크 엘프 종족의 수장 말레키스는 에테르를 되찾기 위해 아스가르드와 제인을 공격하면서 전쟁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에테르’는 어둠의 종족인 다크 엘프가 오래 전부터 지녀 온 무기로서, 대단한 에너지와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또한 검은 색을 띠면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똑같지는 않지만 마치 ‘블랙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블랙홀(Black Hole)은 예전에는 이론적으로만 예측된 매우 신비스럽고 불가사의한 존재로 인식되었으나, 관측 천문학과 현대 물리학의 발전으로 오늘날에는 블랙홀의 존재가 다수 확인되면서 그 실체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초대형 입자가속기 등을 가동하여 인공의 블랙홀, 혹은 미니 블랙홀을 만들 수도 있다고 주장되고 있다.

원래 블랙홀이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예측된 천체의 하나로서, 빛을 내던 별이 수명을 다하면서 폭발할 때의 반지름이 매우 작아 극단적인 수축을 일으킴으로서, 밀도와 중력이 극단적으로 커진 어둠의 천체를 의미한다.

중력이 너무도 커서 어떤 물체도 이 천체를 빠져 나올 수가 없으며, 심지어 빛조차도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검게 보인다 해서 블랙홀이라 부르게 되었다.

만약 지구 정도의 질량을 지니는 천체가 블랙홀이 되려면 반지름이 거의 1cm 이하로 압축되어야만 가능하다.

블랙홀은 우주 공간에 우리의 은하계 안에서만 약 1억 개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며, 특히 여러 성단과 은하계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1천 배에서 수십억 배에 이르는 거대한 블랙홀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우주 공간에는 이처럼 거대한 블랙홀만 있는 것이 아니고, 거의 원자 하나 정도의 크기를 지니는 아주 작은 미니 블랙홀들도 다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적지 않다.

특히 아주 오래 전에 우주가 빅뱅(Big Bang)이라는 대폭발로 탄생할 때에 고온, 고압의 상태에서 수많은 미니 블랙홀들이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미니 블랙홀의 존재가 아직 명확히 확인된 적은 없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빠른 속도로 우주공간을 떠돌아다니는 미니 블랙홀이 지구 등에 충돌한다면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것과 유사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아직도 그 실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이른바 퉁구스카의 대폭발 사건, 즉 1908년 6월에 시베리아의 퉁구스카 지역에서 혜성이나 작은 소행성이 떨어져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 역시 미니 블랙홀이 떨어졌을 것이라 주장하는 논문이 유명 과학저널에 발표된 적도 있다.

최근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등이 거대 입자가속기를 가동하면서, 실험 과정에서 미니 블랙홀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혹 그렇게 만들어진 블랙홀이 지구를 빨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온 바가 있다.
 
몇 년 전에는 중국의 한 연구팀이 인공 블랙홀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와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한 적도 있는데, 그것은 대단한 중력을 지닌 엄밀한 의미의 블랙홀이 아니라, ‘메타물질로 만든 전자기적 블랙홀’ 즉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만을 흡수하는 물질이라는 의미에서 편의상 블랙홀이라 부른 것에 불과했다.


우주 엘리베이터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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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지구에서 아스가르드까지, 혹은 아스가르드 내에서도 이곳저곳을 단숨에 이동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예전에 언급했던 ‘공간이동’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아스가르드에 걸쳐져 있는 투명한 다리 모양의 건축물 등은 ‘우주 엘리베이터’를 떠올리게 한다.

우주 엘리베이터란, 1895년에 러시아의 우주 과학자 치올콥스키가 파리의 에펠탑을 우주 공간으로 향하는 탑에 비유하면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서, 유명한 SF작가 아서 클라크가 자신의 SF소설 작품에서 여러 차례 등장시키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지금은 단순한 상상이 아닌 실제적인 건설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즉 지상에서 우주 공간에 떠있는 정지궤도 위성의 높이까지, 매우 튼튼한 케이블 등을 연결하여 각종 화물과 관광객 등을 실어 나른다는 계획으로서,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풍속이 가장 느린 적도상의 한 지점에 거대한 탑을 설치한 후, 여기서 약 3만 6천km 떨어진 정지궤도 위성 높이의 상공까지 케이블을 연결하여 엘리베이터처럼 화물과 사람을 수송한다면, 로켓이나 우주왕복선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당장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몇 십 년 후에는 실제로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이를 가능하게 할 핵심적 기술로는, 이른바 나노(Nano) 소재의 강력한 섬유가 거론된다.

즉 지름이 10억분의 1m 수준이면서 강도는 철보다 100배 강한 물질로 엘리베이터 케이블을 구축해야 하는데, 탄소 나노튜브(NanoTube)는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정도 굵기로 자체 질량의 5만 배나 되는 중량을 지탱할 수 있으므로 우주 엘리베이터의 전망을 밝게 해준다.

물론 우주 엘리베이터가 완성되기까지 풀어야 할 기술적인 난제는 케이블 이외에도, 추진동력의 문제, 안전하게 엘리베이터를 제어할 수단 등등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주 엘리베이터가 실제로 만들어진다면, 우주정거장이나 우주 기지에 사용할 화물을 나를 때마다 로켓이나 우주 왕복선을 발사하지 않아도 되므로 훨씬 편리할 뿐 아니라, ‘우주 관광객’들이 상공에 건립된 우주 호텔로 여행을 떠날 때에 적은 비용으로 안전하게 우주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