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3

특별기획 - 웨어러블 컴퓨터 기술 현황과 전망

31.PNG


컴퓨터를 내 손안으로 옮겨 온 스마트폰은 인터넷이 가져온 혁명과 더불어 우리 삶에 큰 변화를 일으켰음에 틀림이 없다.
 
구글이 ‘구글 글래스’라는 이름으로 스마트 안경을 일반에 공개한 이후, 웨어러블 컴퓨터는 스마트폰이 이끌어 온 모바일 컴퓨팅 시대를 이을 수 있는 차세대 정보기기로 급부상하였다.

구글, 애플, 삼성 등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컴퓨팅혁명의 서막을 알리고 있으며, 많은 보고서들과 뉴스와 같은 언론매체를 통하여 연일 소개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 기술의 현황을 살펴보고, 그 미래를 예측해 본다.


 

27.PNG


컴퓨팅 패러다임의 새로운 혁명,
웨어러블 컴퓨터


과거, 시간의 개념이 중요한 시절에 종탑이나 중요한 건물에만 설치되어 있던 시계를 개인이 착용하거나 소지하게 되면서 당시 사회에 큰 변화가 있었다.

20여 년 전만 해도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다녀야만, 약속시간을 지키거나 제시간에 출근하는 등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고, 현대 사회도 과거와 다르지 않다.

또한 시계를 들고 다니는 것보다는 착용하고 다니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은 보편적인 사실이며, 웨어러블 컴퓨터의 등장으로 예고된 ‘휴대에서 착용으로’의 변화하는 컴퓨팅 환경이 더 나은 정보화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하게 만든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우리가 입고 다니는 옷이나 액세서리와 같은 형태의 컴퓨터를 의미하며, 궁극적으로는 두 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인간의 지적 능력을 보완하거나 증강시키기 위한 컴퓨팅 환경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며, 기기 사용에 따른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착용에 따른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하며, 장치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장치와 융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웨어러블 컴퓨터 기술에는 하드웨어 플랫폼 기술,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 상황인지 기술, 저전력 기술, 근거리 통신 기술 등이 포함된다.
 
특히,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과 하드웨어 플랫폼 기술은 양손에 자유를 부여하고 간편하게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하며(Hands-free), 사용자의 집중을 덜 요구하는(Distraction-free) 웨어러블 특성을 보다 잘 반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착용하므로 안정성·편안함·패션과 같은 기술 외적인 사항이 기술 수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의류·인간공학·디자인 등 IT 이외 분야와의 기술 협력 또한 중요하다.
 

32.PNG



웨어러블 컴퓨터의 과거와 현재

1950년대 MIT에서 그 개념이 정립된 웨어러블 컴퓨팅은 1981년 고등학생이었던 스티브 만(Steve Mann)이 웨어러블 컴퓨터 시스템을 제시한 이후 다양한 형태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특히 전장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동시에 다양한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군사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조금 불편하고 무거워도 전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의 장점이 월등하여 연구개발의 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기에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컴퓨터가 소형화되고,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데스크톱에서 랩톱, 그리고 PDA(Personal Data Assistant)로 진화하였다.

당시 웨어러블 컴퓨터의 활용 가치를 높이 평가한 업체들이 산업현장 근로자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상용화를 시도하였으나, 높은 가격, 어려운 사용법, 무거운 무게 등으로 인하여 PDA와 함께 시장에서 외면 받았다.

또한 PDA의 주변 기기로 손목착용형, 장갑형, 레이저 가상 키보드 등과 같은 입력기기와 HMD(Head Mounted Display)와 같은 출력기기가 다수 등장하여 전시회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는 쓰임새가 두드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PDA와 같은 길을 걷게 되었다.
 

33.PNG


지난해 봄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일반에게 공개하면서 10여 년 만에 다시 웨어러블 컴퓨터가 IT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구글 글래스는 안경에 부착할 수 있는 광학 투명 디스플레이(Optical See-through display)와 음성, 터치 인터페이스를 이용하여 증강현실 서비스를 구현했다.

이제까지 나왔던 어떤 장치보다 가벼우며, 우수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애플 또한 수년 전부터 100여 명의 팀이 스마트 시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인 실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내장한 곡면 형태를 가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은 최근에 스마트시계인 갤럭시 기어를 공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웨어러블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와 같이 구글, 애플,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 IT 기업들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스마트폰의 성능에 근접한 웨어러블 컴퓨터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미국 클라우드 펀딩인 킥스타터(Kickstarter)의 중소벤처들과 스포츠 업계는 특화된 기능을 가지는 시계, 목걸이, 단추, 의류, 신발 등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을 공개하고 상응하는 적절한 서비스 모델도 제시하고 있다.

과거 대부분의 웨어러블 컴퓨터 개발은 군사, 산업 등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용도가 확실한 분야였기 때문에 하드웨어의 개발에만 주력하였으나, 현재는 하드웨어의 혁신뿐만 아니라 기기의 효용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특화된 서비스 제공 및 디자인도 고려하여 개발하고 있는 추세다.
 

34.PNG


세간의 관심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 안경이나 스마트 시계에 집중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웨어러블 기기 산업을 견인해 온 건강관리 혹은 의료 분야에서도 신체에 부착하여 손쉽게 생체 신호를 취득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의 장점을 극대화 시킨 진보된 기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착용감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딱딱한 기구로 구성된 기기를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하여 신체에 부착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자회로를 구부리거나 늘릴 수 있는 기술(Flexible & Stretchabel Electronics)을 이용한 유연한 형태의 밴드 혹은 파스 같은 시제품들도 서서히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의 무한한 가능성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들이 휴대폰 제조사를 인수하여 하드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사실에 비춰볼 때,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확보가 중요한 이슈임에 틀림이 없다.

이 또한 IT 기업들의 차세대 정보기기 확보 전략의 중심에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까지 개발된 웨어러블 컴퓨터 제품에 대하여 효용성 면에서 일부 회의적인 시각과 사용시간, 무게 등 사용자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정보기기로서의 웨어러블 컴퓨터의 가치는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모든 기술과 기능이 통합된 컨버전스(Convergence) 기기인 스마트폰은 거대 자본을 가진 IT 기업 일부만 기술개발이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특화된 기능으로 분산된 다이버전스(Divergence) 기기인 웨어러블 컴퓨터는 중소벤처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기술로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웨어러블 컴퓨터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인간에게 더 친숙하고 근접한 형태인 의류나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하여 하드웨어적인 혁신을 이룰 것이다.

또한 애플의 Siri와 같은 지능화된 음성인식의 도입 등으로 웨어러블 컴퓨터 실현의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상에서 축적된 개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성향을 파악하여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나우’와 같은 개인화 서비스의 출현과, 사용자의 경험인 보고, 듣는 정보(음성 및 영상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구글 글래스의 등장을 통해 웨어러블 컴퓨터의 미래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지능화, 네트워크화, 자연스러운 상호작용(NUI)과 같은 컴퓨팅 기술의 메가트렌드를 고려해 볼 때, 미래에는 영화 ‘아이언맨’처럼 인간이 영위하는 모든 활동에 있어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지능적인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지능화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웨어러블 컴퓨터는 네트워크화된 컴퓨터와 교감할 수 있는, 인간에게 가장 근접한 기기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질 것으로 예측한다.
 

35.PNG

36.PNG